어유 주성분 EPA.DHA가 암 억제작용 생선섭취 많이하면 성인병 발병률도 줄어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은 특별한 질병의 상태도 아니면서 건강을 확신하지 못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뇌졸중, 동맥경화증, 고혈압, 암, 당뇨병 등 만성 퇴행성 질환의 발병률이 증가하여 주요 사망원인이 되고 있다.
현대인의 건강상태는 생활환경의 변화, 특히 식생활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최근 일본 암예방연구소가 17년간에 걸쳐 일본인 26만5천 명의 사망원인을 역학 조사한 결과 생선 위주의 식사빈도가 높을수록 장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선을 거의 섭취하지 않는 그룹은 매일 섭취하는 그룹에 비해 고혈압, 간암, 자궁암 등의 발병률이 각각 2배, 2.6배, 2.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나 생선섭취로 각종 성인병을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러면 도대체 생선의 어떤 성분이 암이나 고혈압 같은 성인병을 예방하는 것일까? 생선에는 양질의 단백질 및 각종 비타민 등이 있으나 무엇보다도 생선에서 추출한 지방의 주성분인 EPA(에이코사펜타엔산) 및 DHA(도코사헥사엔산)가 암억제작용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어유 중의 EPA는 혈소판 응집억제 작용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어 1990년 일본에서는 세계최초로 폐쇄성동맥경화증의 치료제로 시판되기 시작했다.
1994년에는 항고지혈증치료제로도 추가승인을 받아 의약품 시장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DHA는 신경계의 발달, 학습기능향상 등 다양한 약리작용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특히 DHA의 사람에 대한 임상실험에서 노인성 치매증에 대한 완화효과가 입증된 바 있다.
지금까지 밝혀진 EPA의 암억제 작용은 암의 증식, 전이, 말기의 각 단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암이 일정 크기 이상으로 증식하는 데는 산소 및 영양소의 보급을 받기 위해 혈관생성이 필요하다.
EPA는 이러한 혈관생성을 억제하는 작용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암세포의 조직활성에 관여하는 성분을 감소시켜 암전이를 억제시킨다고 한다.
DHA 또한 발암억제작용이 있다.
일본의 국립암센터 다카하시 연구팀은 대장암에 대한 DHA의 억제작용에 대해 검토한 결과, DHA는 프로스타글란딘(PGE2)의 활성상태에 깊게 관여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 물질이 체내에서 많이 작용하면 대장암으로 되기 쉬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프로스타글란딘의 활성을 저해하는 항염증제는 대장암의 억제에 유효하다는 보고가 있다.
게다가 DHA의 콜레스테롤 저하작용도 대장암억제에 한 몫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예측된다.
콜레스테롤로부터 만들어지는 담즙산은 장내세균의 작용으로 2차 담즙산이 되고 이것은 대장에 대해 발암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DHA의 섭취로 콜레스테롤이 감소하면 콜레스테롤로부터 만들어지는 담즙산도 저하하기 때문이다.
또한 DHA에는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작용이 있다.
활성산소는 세포에 공격성이 매우 강한 산소로 보통 체내에 침입하는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격퇴하는 유용한 작용도 하지만 체내에서 과도하게 생성되면 세포의 유전자를 손상시켜 세포의 암화를 촉진하는 위험인자가 되어 버린다.
일본 연구진은 위암, 방광암, 전립선암, 난소암 등에 효능이 있는 항종양제 시스플라틴의 경우 내성 때문에 그 사용량이 제한되었지만 DHA를 첨가하면 내성을 3배 이상 저하시킬 수 있어 장래 DHA를 항암제와 병용함으로써 부작용 경감이나 치료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시사한 바 있다.
이상과 같이 여러 활성이 상승적으로 작용하여 DHA가 발암억제작용을 나타낸다고 생각된다.
현대인들의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데 있어 생리활성물질의 보고인 수산물은 매우 중요한 소재임에 틀림없다.
이제 우리나라도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만큼 아픈 몸으로 오래 사는 삶이 아닌 건강하게 장수하는 삶을 누리기 위해서라도 평소에 자주 생선을 섭취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김세권 교수 = 부경대 화학과)
(부산=연합뉴스)
암을 이기는 새우젓
키틴 올리고당이 면역력 강화…베타인은 간 기능 장해 개선
새우젓은 새우를 염장한 다음 15~20℃에서 2~3개월 숙성시켜 만든 것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젓갈이다.
각종 식품조리에 중요하게 쓰이는 재료이며 김치에 특유한 맛과 향기를 내는 부원료로 많이 쓰인다.
새우젓이 발효하는 동안 새우껍데기에 존재하는 키틴이 일부 분해되어 키틴 올리고당이 되는데 이 키틴 올리고당은 면역력을 증가시켜 암의 억제 내지 전이를 방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암세포는 전이하는 성질이 있다.
이를 침윤이라 하는 데 우리 몸의 어느 한곳에서 생겨난 암세포의 수가 점점 더 불어나면서 혈관이나 림프관 속으로 들어가 주위 정상세포 내로 퍼져가는 상태를 말한다.
이렇게 정상세포로 들어간 암세포는 정상세포를 파괴하면서 새로운 증식을 시작하여 계속적인 전이가 일어난다.
암이 난치병이 된 원인의 하나가 바로 이러한 전이 때문이다.
암은 초기에 발견되면 그 발생부위를 제거시킴으로써 전이를 방지할 수 있으나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항암제를 투여하여 단지 생명을 연장시킬 수 밖에 없다.
현재 개발된 항암제는 대부분 화학물질로 부작용이 심하다.
그 이유는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손상시키지 않고 정상세포까지 파괴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능한 한 화학물질에 의한 치료보다는 면역요법에 의한 치료가 바람직한 것이다.
면역요법은 우리 몸에서 면역체계를 담당하는 세포를 직접 활성화시켜 암을 치료하거나 다른 암 치료제의 효과를 증진시켜 환자의 면역체계를 강화시키는 방법이다.
키틴 올리고당은 대식세포(침범한 병균이나 바이러스가 들어간 병든 세포 등을 잡아먹고 이를 분해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어 면역에 관여하는 세포)를 활성화시킨다든지 혹은 면역담당 세포를 강화시켜 항체생산세포로 하여금 항체를 많이 생산하도록 함으로써 암을 극복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키틴에서 화학적으로 아세틸기를 70% 이상 제거시킨 것을 키토산이라고 한다.
키틴은 녹일 수 있는 용매가 없어 일반적으로 유기산에 쉽게 녹아 활용이 가능한 키토산으로 만든다.
필자는 키토산 올리고당을 분자량 크기에 따라 세그룹(분자량 5천~1만, 3천~5천, 1천~3천)으로 만들어 이들 세 그룹을 육종종양세포가 이식된 쥐에 일정량씩 매일 계속 복강 투여하여 항암효과를 검토한 결과, 실험동물 쥐의 체중 1kg당 50mg씩 24일간 1일 1회 투여했을 때 체중변화에는 큰 차이가 없었으나 종양세포의 성장억제율은 중간크기의 올리고당(3천~5천)이 74%25로 가장 높은 항암효과를 나타냈다.
이 연구를 통하여 항암효과에 있어 키토산 올리고당의 크기가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밝혔다.
암 유발에 관여하는 효소인 MMP-2(Metrix metalloproteinase-2)에 대한 키토산 올리고당의 효과에 관한 연구에서도 중간 크기의 올리고당이 MMP-2유전자 발현을 완전히 억제시킨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또한 필자는 키토산 올리고당이 항암효과 뿐만 아니라 항노화, 항고혈압 등 다양한 생리기능성을 나타내는 것에 착안하여 게 껍질에서 키토산을 추출한 다음 이를 효소로 분해하여 키토산 올리고당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여 이를 기업체에 기술이전시켜 상품화에 성공했었다.
한편 새우젓은 발효되는 동안 베타인의 함량이 증가한다.
베타인은 옛부터 위액의 산성도를 조절하는 의약품으로 사용되어 왔으며 오늘날에는 고지혈증, 비만 등의 개선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특히 지방간이나 알코올에 의한 간 기능 장해의 개선에 좋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와 같이 수산물에는 키틴 올리고당처럼 면역능력을 활성화시켜주는 기능성 물질이 많이 발견되고 있어 평소에 어패류나 해조류 등을 자주 섭취하는 것이 암과 같은 성인병을 예방할 수 있는 장수의 비결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김세권 교수 = 부경대 화학과) (부산=연합뉴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