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와 프로이드의 그물버섯
야생버섯의 신비(44)
 

 

 

황갈색그물버섯
www.naturei.net 2008-09-19 [ 최종수 ]

(황갈색그물버섯. Boletus bicolor var. bicolor Peck 영어속명 Red and Yellow Bolete 또는 Two-colored Bolete. 이름 그대로 갓은 빨갛고 포자 나오는 관공부분은 노란색이다. 상처내면 서서히 청변한다. 식용버섯이지만 주의해야 할 것은 어떤 사람에게는 위장장애가 있고 아주 비슷하게 생긴 것 가운데 상처내면 즉시 청변하는 독성을 가진 것이 있기 때문이다. 이 사람은 작년 2007년과 금년 2008년 여름에 좀 채취하여 밀가루를 씌워 전을 부쳐 먹었는데 맛이 괜찮고 아무 탈도 없었다.)

최근 본인이 사는 지역에 거대한 헌책방이 두 군데나 문을 열었다. 아주 싼 값에 책을 판다는 대대적인 전면 광고가 매주일 집에 배달된다. 하루는 어슬렁어슬렁 버섯을 사냥하는(mushroom hunting) 마음으로 그 책방에 가서 책이나 뒤져볼까 하여 잠시 들렀다. 제일 먼저 찾은 책 선반은 물론 자연에 관한 책들이 꽂힌 선반이다. 혹시 소장하고 있지 않은 버섯 책이라도 있을까? 과연 버섯 책이 서너 가지 꽂혀 있었다. 허지만 모두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뿐이다. 북미주 버섯에 관한 좋은 책(Mushrooms of North America)이 10여 권이나 주욱 꽂혀 있는데 모두 새 책이고 이 사람이 소장한 것은 염가 보급판인 종이 표지(paperback)였으나 이 책들은 모두 두꺼운 표지(hardcover)로 된 것이었다. 가격을 보니 $ 15.95. “야, 이거 엄청 싸네!” 나는 종이표지로 된 것도 $ 29.95에 포장 송료까지 합산하여 거의 35불 이상을 지출하였다. 그 책을 가지고 있는데도 욕심이 난다. 그런데 마침 뒤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면서 버섯을 식별할 수 있게 하는 작은 버섯 책자(David Arora, All That the Rain Promises, and More)가 눈에 띄기에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이지만 한 권 뽑아 들었다. 이 책은 미국 서부지방의 버섯을 안내하는 책이라, 마침 캘리포니아에 사는 분에게 보내주고 싶었던 것이다.

융단쓴맛그물버섯
www.naturei.net 2008-09-19 [ 최종수 ]

(융단쓴맛그물버섯[이지열]. Tylopilus alboater. 영어속명 Black Velvet Bolete. 갓은 암회갈색에서 흑색이며 노균은 색이 엷어진다. 처음에는 검은 융단 같고 나중에 갓이 갈라진다. 자르거나 상처내면 회적색에서 흑색으로 변한다. 맛은 온화하고[왜 한국명에 쓴맛이라는 말이 들어갔을까?] 식용버섯이다. 색깔이 검기 때문에 시식해 볼 엄두를 내지 못하였다.)

그 다음 찾은 선반은 미국 문학 책들이 있는 곳이다. 거의 40년 동안 월트 휘트먼(Walt Whitman)의 유일한 단권시집 “풀잎”(Leaves of Grass)을 수집해 오고 있는 터라 혹시나 희귀본이 있나 싶어서다. 희귀본은 없어도 내게 없는 것들이 있기에 두 권을 뽑아 들고 나서,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Anna Karenina)를 찾았다. 이 소설 가운데 버섯에 관한 언급이 세 곳이나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출판사에서 발행한 책들이 수 십 권이나 꽂혀있었다. 그 가운데 가격이 저렴한 종이표지로 된 것을 한 권 뽑았다. 그러나 자그마치 900쪽이나 되는 소설 어디에서 그 버섯에 관한 언급을 찾아낼 수 있단 말인가?! 한국어로 된 것도 아니고 영어로 된 소설을 이제부터라도 다 읽어야 한단 말인가?

그물버섯
www.naturei.net 2008-09-19 [ Giovanni Pacioni ]

(그물버섯. Boletus edulis. 영어속명 King Bolete. 황갈색 갓에 백색에서 황색의 그물부분과 흰색에서 갈색의 대를 가지고 있고 대 밑으로 갈수록 둥글게 굵어진다. 그물버섯 가운데 가장 유명하고 가장 맛이 좋다고 한다. 본래 미 동부지역에서는 보기 힘들다고 하는데, 이 사람은 동북 펜실베이니아에 살 때 1999년 10월 5일 침엽수[Eastern Hemlock] 밑에서 수 십 송이를 발견하여 시식해 보았다. 특별히 이 해에는 여기 저기 여러 공원에서 돋아난 것을 볼 수 있었다.)

마침 이 어려운 일을 해 낸 분의 글이 있기에 여기에 잠시 소개함으로써 안나 카레니나 전체를 다 읽는 것은 잠시 뒤로 미루기로 한다. 주인공 가운데 한 사람인 코즈니셰브(Koznyshev)는 방금 바렌카(Varenka)에게 청혼할 기회를 놓친 다음, 사랑 이야기는 잠시 접어두고 돌연 버섯에 관한 이야기로 말꼬리를 돌리는 대목이다.

“하얀 버섯과 자작나무버섯 사이의 차이점은 뭐죠?”
“갓에는 별다른 차이가 없지만 줄기가 달라요” 하고 대답하면서 바렌카의 입술이 흥분으로 떨렸다. 그런 말들이 오고 간 순간 두 사람은 말해야만 할 것을 말하지 못한 채 모든 것이 다 끝났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평정을 되찾은 코즈니예브는 말했다.
“자작나무버섯의 줄기는 이틀이나 수염을 깎지 않은 가무잡잡한 남자 턱의 다박나룻을 생각나게 해 주죠.”

거친껄껄이그물버섯
www.naturei.net 2008-09-19 [ 최종수 ]

(거친껄껄이그물버섯. Leccinum scabrum. 영어속명 Birch Bolete. 갓은 회색에서 회갈색 또는 암갈색이며 습하면 끈적인다. 살색은백색이며 공기 접촉하면 분홍색으로 된다. 대는 회색 바탕에 회갈색에서 흑색의 작은 껄껄이 인편이 있다. 마치 2, 3일 깍지 않은 수염모습이다. 자작나무 밑에 주로 돋는다.)

두 사람의 말은 옳다. 톨스토이는 버섯에 관하여 잘 알고 있다. 여기서 “하얀 버섯”이라고 한 것은 이른바 그물버섯 가운데 가장 맛이 좋다는 그물버섯(Boletus edulis)을 말한다. 미국에서는 영어 속명으로 "King Bolete" 라고 부르고, 이탈리아에서는 ”뽀르찌니(Porcini)라고 부르며, 독일에서는 “Steinpilze”라고 부른다. 그리고 “자작나무버섯”이라고 한 것은 “거친껄껄이그물버섯”(Leccinum scabrum)을 가리키는 것이다. 영어 속명으로 "Birch Bolete"이라고 부른다. 그물버섯의 줄기는 희거나 엷은 갈색이지만, 껄껄이그물버섯의 줄기는 우리 한국 이름 그대로 까무잡잡한 그물형태의 줄무늬나 무수한 검은 점들을 보여주고 있다. 영락없이 한 이틀 깎지 않은 수염 모습 그대로다. 물론 이 거친껄껄이그물버섯도 식용버섯이다. 자작나무 밑이나 그 근처에, 또는 자작나무를 심었던 땅위에 잘 돋기 때문에 “자작나무버섯”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등색껄껄이그물버섯
www.naturei.net 2008-09-19 [ 최종수 ]

(등색껄껄이그물버섯. Leccinum aurantiacum 갓의 색깔이 주황색 즉 오렌지색이기 때문에 영어속명이 Orange Birch Bolete이다. 역시 대에 껄껄이 무늬를 볼 수 있다. 식용버섯이다)

그리고 거의 평생 심리학을 공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 사람이 정신분석학의 창시자라고 할 수 있는 지그문트 프로이드(Sigmund Freud)가 버섯채취가였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프로이드는 자기 자식들과 손 자녀들과 함께 야생버섯을 채취하러 자주 숲을 찾았다고 한다. 여기 프로이드의 아들 마르틴(Martin)이 아버지 프로이드에 관하여 쓴 책(Sigmund Freud: Man and Father, New York, 1958)에 보면 대충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고 한다.

대굽은등색그물버섯(필자임시명명)
www.naturei.net 2008-09-19 [ 최종수 ]

(대굽은등색그물버섯[필자임시명명). Boletus longicurvipes. 영어속명 없음. 갓은 노란색이나 갈색이 섞인 오렌지색인데 표면은 점성이 있고 빛나며 약간 홈이 파져있다. 살은 흰색에서 엷은 황색을 띄우고 맛과 냄새 특별한 것이 없다. 상처내면 갈색으로 변한다. 대는 길고 흔히 구부러져 있는 것이 특징이고 밑으로 갈수록 약간 굵어진다. 대 위쪽은 흰색인데 밑으로 갈수록 약간 핑크색 나는 갈색에서 적갈색의 껄껄이 같은 점이 있기 때문에 등색껄껄이버섯과 혼동하기 쉽다. 소나무와 참나무가 섞인 혼합림 땅위에 돋는다. 학명 longicurvipes란 길고 굴곡이 있다는 뜻. 식용버섯이다.)

우리는 두려움이 없었다. 아버지는 버섯에 대하여 상당히 많은 것을 가르쳐 주셨다. 내 기억에 아버지에게 검사받기 위하여 독버섯을 채취하여 가져 간 적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 버섯에 대한 우리들의 공격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아버지는 버섯이 많이 돋는 곳을 찾기 위하여 일찍 탐색전을 마친 뒤였다. 내 생각에 아버지께서 사용한 버섯 찾기의 한 방법은 빨간 버섯 갓 위에 흰 점들이 있는 화려한 색깔의 독버섯(Amanita muscaria라는 광대버섯을 말함)을 먼저 찾는 것이다. 우리가 즐겨 찾는 “Steinpilze”(그물버섯)은 눈에 잘 뜨이지 않는데 비하여 그 독버섯은 눈에 금방 잘 뜨이고, 또 우리가 찾는 그물버섯과 언제나 함께 나타나기 때문이다. (중략)

붉은비단그물버섯
www.naturei.net 2008-09-19 [ 최종수 ]

(붉은비단그물버섯. Suillus pictus. 영어속명 Painted Bolete. 갓 표면과 대 아래 부분에 황갈색에서 적갈색을 띄운 섬유상의 인편이 많고 흰색 턱받이가 있기 때문에 동정 식별하기 아주 쉽다. 식용버섯이다.)

일단 버섯이 많은 곳을 찾아낸 다음 아버지는 군인들을 지휘할 준비가 된 것이다. 어린 군인들은 각자의 위치에 서서 마치 잘 훈련된 보병들이 숲속을 헤쳐 가며 공격하는 것처럼 적당한 간격을 두고 전초전(前哨戰)을 벌인다. 우리는 요리조리 잘 빠져 도망가는 동물을 쫓는 것처럼 사냥을 벌이는 것이다. 누가 가장 으뜸가는 사냥꾼인지 언제나 경쟁을 벌렸는데, 아버지가 언제나 우승이었다.

선홍색그물버섯
www.naturei.net 2008-09-19 [ 최종수 ]

(선혈색 또는 선홍색그물버섯[필자임시명명]. Boletus Frostii. 영어속명 Frost's Bolete. 이 그물버섯은 동정하기 아주 쉬운 버섯으로 갓이 선홍색이며 매끄럽고 윤기가 나고 그물부분도 암적색인데 건드리기가 무섭게 암청색으로 변한다. 냄새는 별로 특이한 것이 없지만 그 맛이 시다. 그리고 대에 거친 홈이 파인 것이 특징이다. 이렇게 새빨간 그물버섯이 식용이라고 하는데 그물부분이 빨간 것 가운데 독 그물버섯이 있기 때문에 시식해 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이 그물버섯의 이름은 야생버섯 연구가 취미였던 버몬트의 구두 만드는 제화업자 Charles C. Frost를 기념하여 붙인 것이다. 이 분은 여러 그물버섯에 대하여 처음으로 연구 설명한 분이다.)

아버지께서는 보통 우단모양의 보드라운 털이 있는 회색빛이 도는 초록색 모자를 쓰셨는데, 그 모자에는 진한 초록색을 가진 넓은 명주 리본이 달려 있었다. 진짜 좋은 버섯을 발견하시면 졸병들을 불러 모으기 위해 짧은 반코트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호각을 불기 전에 먼저 달려가서 자기 모자를 벗어서 그 버섯 위에 던지신다. 그러면 우리는 모두 호각 소리가 나는 곳으로 달려가고, 모두 집결을 마치고 나서야 아버지는 모자를 치우고 우리가 그 버섯을 관찰하게 하신다.

젖비단그물버섯
www.naturei.net 2008-09-19 [ 최종수 ]

(젖비단그물버섯. Suillus granulatus. 영어속명 Dotted-Stem Slippery Jack. 습하면 강하게 끈적거리는 황갈색에서 황토갈색 갓을 가지고 있고 그물부분은 노란색이며 대는 노란색 바탕에 갈색 반점이 많이 퍼져있어서 영어속명 가운데 Dotted-Stem이라는 말이 들어 있다. 소나무 밑에서 주로 돋는 식용버섯이나 껍질을 벗기고 식용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우리가 버섯을 채취하러 갈 때면 아버지는 언제나 조용히 숲속으로 들어가라고 말씀하셨다. 떠들어서는 안 되고 버섯들이 보지 못하게 버섯자루를 접어서 겨드랑이 밑에 숨겨야 한다고 하셨다. 버섯을 발견하면 아버지는 재빨리 나비라도 잡는 것처럼 모자를 벗어서 버섯 위에 덮으시곤 하였다. 아버지의 손자녀들이 어렸을 때는 아버지의 말씀을 모두 곧이들었으나, 다 자란 놈들은 그러한 할아버지의 고지식함에 대하여 웃을 뿐이다. 손녀에게 숲 근처에 있는 성모 사당(祠堂)에 신선한 꽃을 바치면 버섯 찾는 것을 도와줄 것이라고 말씀하시군 하였다. 버섯을 발견하는 아이들에게는 동전을 주셨고, 가장 좋은 것을 발견하면 은전을 주셨다. 버섯의 많고 적음은 문제가 아니고 버섯의 품질이 문제였다.......................

귀신그물버섯
www.naturei.net 2008-09-19 [ 최종수 ]

(귀신그물버섯. Strobilomyces floccopus. 영어속명은 재미있게도 Old Man of the Woods
또는 솔방울 같이 생겼다 하여 Pine Cone Bolete라고 한다. 갓 표면에 회색에서 흑색을 띄운 인편이 많고 그물부분은 회색을 거쳐 차차 흑색으로 된다. 식용버섯이지만 맛도 별로 없고 포자색이 검어서 음식을 검게 만들기 때문에 식용하기에는 좀 그렇다. 하지만 재미있는 버섯이라 숲에서 만나면 언제나 반갑다.)

정신분석의 대가요 꿈의 해석자로 유명한 분이 자녀들과 함께 이토록 재미있게 버섯을 채취하는 모습은 정말 부러운 장면이라 아니할 수 없다. 버섯 사냥은 가족들 사이의 유대관계를 공고하게 해 줄 뿐만 아니라, 그야말로 정신건강에 좋은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사시나무포플러껄껄이그물버섯(필자임시명명)
www.naturei.net 2008-09-19 [ 최종수 ]

(사시나무포플러껄껄이그물버섯[필자임시명명]. Leccinum insigne. 영어속명은 이 버섯이 주로 사시나무포플러[Aspen] 밑에서 돋기 때문에 Aspen Bolete 또는 Aspen Scaber Stalk이라고 한다. 갓은 적갈색 또는 오렌지 갈색이며 대에 갈색에서 흑색의 껄껄이 점들이 무수하다. 살은 상처내면 자갈색에서 자흑색으로 변하고 그물부분은 건드리면 잘 변하지 않거나 서서히 갈변한다. 등색껄껄이그물버섯과 아주 흡사다. 그러나 등색껄껄이그물버섯은 상처를 내면 흑색으로 변하기 전에 먼저 붉은색 또는 포도주 같은 분홍색을 띄우는 것이 특징이다. 맛좋은 식용버섯이지만 개인에 따라 위장장애가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한다.)

최종수(야생버섯애호가,미국
[2008-09-19 10:30:15]
최종수(야생버섯애호가

 

 

 

 

출처 : 무식한 촌놈
글쓴이 : 오솔길 원글보기
메모 :

버섯으로 지구 다시 살리기(Mycorestoration)
야생버섯의 신비(45)
 

 

 

쌍둥이 쓰가불로초
www.naturei.net 2008-10-07 [ 최종수 ]

(쓰가불로초. Ganoderma tsugae, 영어속명 Hemlock Varnish Shelf. 죽은 Eastern Hemlock나무뿌리 근처에 쌍둥이로 돋은 것이 아주 귀엽게 생겼다. 영지의 일종으로 약용버섯이다. 이 버섯은 그 맛이 전혀 쓰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재미있는 것은 해 갈이를 하는 듯 홀수 해[이를테면 작년 2007년]에는 많이 돋고, 짝수 해에는 그다지 많이 돋지 않는다는 점이다.)

문외한의 눈으로 보아도 자연농업의 기본취지에는 자연 속에 깃들어 있는 신비를 찾아 '자연은 자연으로 키운다,' 또는 '자연은 자연이 치유한다,' 아니면 '자연의 자정력, 자생력을 믿는다'는 신념에서 말하자면 자연의 살아있는 생체의 정기와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농업이라는 뜻이 들어 있지 않을까? 자연이 가지고 있는 상생원리에 힘입어 자연의 순리를 따라 먹을거리를 길러내고 그것을 먹는 우리의 몸도 자연스럽게 강건해진다....뭐 이런 뜻일 것이다.

자연의 지혜와 풍성한 생산력을 통하여 인간의 지나친 영악함이 가져온 지구온난화는 물론 환경파괴와 화학적 독극물로 말미암은 오염이라는 저 무서운 결과로부터 지구를 다시 살리고 우리 자신을 구원하기 위한 방도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러한 때에 알게 된 책이 한 권 있다. 인간이 병들게 한 지구를 치유하기 위하여 어떻게 자연과 더불어 일해야 하는가를 알려주는 책이다. 버섯으로 지구라는 별을 구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얼마 전에 "버섯과 지속가능성"이라는 글을 쓸 때 잠간 언급한 Paul Stamets라는 분이 쓴 Mycelium Running: How Mushroom Can Help Save the World(Berkeley/Toronto: Ten Speed Press, 2005)라고 하는 책이다.

독청버섯아재비
www.naturei.net 2008-10-07 [ 최종수 ]

(독청버섯아재비. Stropharia rugoso-annulata. 영어속명 그 갓 색깔이 검붉기 때문에 Wine-cap 또는 Burgundy-cap이라고 부르며 집에서 재배할 수 있는 종균을 King Stropharia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고 있다. 나무부스러기 위에 뿌려 크고 단단한 버섯을 다량 채취해 식용할 수 있다. 갓은 적갈색에서 암갈색이며 대에 주름진 턱받이가 있고 기부가 굵어진다. 포자색은 거의 검게 보이는 자갈색이다. 봄에 일찍 돋는 아주 맛좋은 식용버섯 가운데 하나로 이 사진 역시 5월에 주립공원의 나무 부스러기로 멀칭한 곳에 많이 돋은 것을 찍은 것이다. 가을에도 돋아 뉴저지 체리힐에 살 때 캠든 카운티 공원 사무실 옆 나무부스러기로 멀칭한 곳마다 수 백송이가 돋은 것을 감탄하는 눈으로 관찰한 적이 있다.)

현미경으로나 보아야 잘 보이는 세포들 가운데 버섯이나 균류의 균사(mycelium)가 있는데 바로 이 균사체의 열매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버섯이라는 자실체이다. 균사체가 식물이나 동물이 만들어 내는 찌꺼기를 분해하는 과정에서 탄소, 질소와 기타 원소들을 재활용하여 비옥한 흙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자연농업에서 토착미생물을 활용하는 것과 똑같은 원리이다. Stamets가 발견한 사실은 이러한 균사체의 소화력 또는 분해력을 극대화하여 독극물과 오염물질을 분해하고(mycoremediation), 하상(河床 streambed)의 모래보다 곱고 진흙보다 거친 침적토(침니 沈泥 silt)를 줄이고 농공업용 폐수를 여과하여 거기서 나오는 병원체를 잡아내거나(mycofiltration), 화학 살충제 대신 해충의 증가를 통제하며(mycopesticides), 일반적으로 우리의 산림이나 과수원, 또는 채마밭의 건강성을 증진시키는 일(mycoforestry 또는 mycogardening)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버섯 균사체를 이용한 네 분야를 통틀어 mycorestoration(버섯을 이용한 지구복원)이라고 부른다. 우리 자신의 건강과 환경의 건강에 영향을 끼치는 중요문제들을 새롭고도 해롭지 않는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는 것이다. 이제부터 버섯을 이용한 이 네 분야에 대하여 간단히 발췌 설명해보려고 한다. 더 깊이 연구하기 원하는 분들이나 더 자세한 것을 알기 원하는 분들은 위에 말한 이 분의 책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붉은덕다리버섯
www.naturei.net 2008-10-07 [ 최종수 ]

(�은덕다리버섯. Laetiporus sulphureus. 이 버섯을 찢어보면 마치 닭고기 흰 살 찢는 것과 같다. 그래서인지 영어속명이 Chicken Mushroom이다. 갈색부후균이다. 맛도 닭고기 맛이라고 한다. 5월에서 11월에 걸쳐 숲속 썩은 나무 등걸이나 산 나무 주변 묻혀있는 죽은 뿌리 위로 다량 돋는다. 어린 것은 맛이 좋다 하나 그 돋는 나무가 어느 나무냐에 따라 입술이 부풀러 오르는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다고 한다. 노균일수록 소화하기 힘들고 특히 유칼립터스 eucaliptus 나무 위에 돋은 것은 위장장애를 일으킨다고 한다.)

1. 마이코여과법(Mycofiltration)

늘 남의 땅에서 버섯을 채취해 오던 Stamets는 바다가 가까운 해수 만(灣 bay) 근처에 땅을 사서 이사하게 되자 그 스스로 버섯을 가지고 여러 가지 실험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웃 사람 한 분은 상업용 조개와 굴을 양식하고 있었다. 해마다 전기 회사에서는 전기 줄 근처에 무성한 나뭇가지들을 전지하게 된다. Stamets는 전기회사에 부탁하여 많은 양의 갈아 낸 나무 조각들(wood chips)을 얻어서 몇 트럭분의 나무 조각들을 50ft(약 150m) 넓이에 200ft.(약 600m) 길이의 땅에 푹신할 정도로 깔아 버섯 단지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 위에 맛 좋은 식용버섯인 독청버섯아재비(Strpharia ruguso-annulata) 버섯의 종균을 몇 봉지 뿌리고 나서 갈퀴로 긁어 나무 조각 깊이 섞어두고 우물물을 뿌려주었다. 이듬해 여름 엄청난 양의 버섯이 돋아서 실컷 먹게 되었다.

치마버섯
www.naturei.net 2008-10-07 [ 최종수 ]

(치마버섯. Schizophyllum commune. 한 주름이 그 끝부분에서 반으로 갈라진 것이 특징이어서 영어속명이 Common Split Gill 이라고 부른다. 부채모양의 갓에 미세한 털이 있고 흰색에서 약간 분홍색을 띄우는 회갈색이기도 한다. 역시 갈색부후균으로 봄으로부터 가을에 걸쳐 죽은 나무 위에 돋는다.)

그런데 당시 그 지역 주택의 정화조는 처음 개척자들이 건조한 것이라 측백나무로 만들었거나 원시적인 방법으로 만든 것이었기 때문에 오물로 오염된 폐수가 들판을 거쳐 바다 쪽으로 흘러들어 갔다. 그래서 배설물 대장균이 직접 조개나 굴 양식장을 위협하였다. 더구나 소 여섯 마리에 닭과 돼지들을 기르고 있어서 굴 양식장에 박테리아를 공급하는 격이었다. 이사한 지 몇 달 지나지 않아 경찰이 그 지역 주민들에게 2년 안에 정화조를 다시 건조하든지 아니면 다른 곳으로 이주하라는 법원의 통지서를 배달해 주었다. 그런데 정화조를 고치기 전 버섯밭을 만든 지 일 년밖에 지나지 않았고 또 가축 수를 늘렸는데도 정화조 수질 검사에서 대장균 수치가 백배나 줄어드는 놀라운 결과를 보여주었다. 수질 검사원조차 깜짝 놀라게 되었고, 결국 이 사실이 알려져 워싱턴 주 한 연구소에서 버섯으로 수질정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공식 연구하게 되었다고 한다.

한마디로 마이코여과법이란 버섯을 이용하여 독극물 여과하기, 다시 말하면 박테리아와 같은 미생물이나 오염물질과 침니(沈泥)를 여과하기 위하여 버섯의 균사체를 얇은 막으로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균사체를 혼화(混和)한 생태환경은 하천 미립물질의 흐름을 격감하고 침식을 완화하며 박테리아와 원생동물을 여과해 주며 토양 속으로 물의 흐름을 조절해 준다. 이 실같이 가는 균사 필라멘트들이 세포망 역할을 하여 아주 작은 소립자도 잡아내고 경우에 따라서는 삭혀버린다. 기질(基質 효소의 작용을 받는 물질. substrate)을 삭일 때 미세한 동공을 형성하고 공기나 물을 채워 광범위한 표면에 부력이 있는 호기성 기반(buoyant, aerobic infrastructure)을 조성한다. 유기질 부스러기가 풍부한 흘러넘치는 물은 세포망을 통과하여 걸러지고 정화된다. 물이 흐르지 않을 때 균사체는 뻗어가는 손가락 같은 세포를 통하여 멀리서 가져오는 습기의 통로가 된다.

느타리버섯
www.naturei.net 2008-10-07 [ 최종수 ]

(느타리버섯. Pleurotus ostreatus. 영어속명 Oyster Mushroom. 대체로 봄과 가을 두 번 돋지만 일 년 중 기후조건만 맞으면 어느 때라도 돋고 1월 겨울에도 돋는다. 우리 한국 사람에게는 이 버섯이 가장 인기 있는 버섯 가운데 하나이다. 느타리버섯은 백색부후균이다.)

이 마이코여과법은 여러 면으로 활용할 수 있는데 마이코여과막(mycofiltration membrane)은 단세포로 된 원생동물(protoza), 박테리아, 바이러스를 포함한 병원체는 물론 침니와 화학적 독극물을 걸러낼 수 있다. 그리고 마이코여과막은 농장, 교외, 도시지역, 두 강이 분기하는 유역, 공장, 도로, 파헤쳐진 영양을 상실한 생태환경에 설치함으로써 아래와 같은 유기질 부스러기들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즉 산림에서 나오는 잡목, 나뭇가지 친 것, 갈아낸 나무 조각들(wood chips), 펄프, 제지공장에서 나오는 각종 섬유소, 카드보드, 폐지 및 도시 농촌 재활용센터에서 나오는 폐기물들, 농장에서 나오는 짚, 옥수수대, 솜나무, 커피찌꺼기, 양조장에서 나오는 각종 곡물 찌꺼기와 산업장에서 나오는 각종 유기질 페기물 등등이다.

잎새버섯
www.naturei.net 2008-10-07 [ 최종수 ]

(잎새버섯. Grifola frondosa. 영어속명 Hen of the Woods. 무수한 가지를 가지고 있고 그 크기가 지름 30cm에 무게가 1-2kg 정도 된다. 유균일 때는 그 색깔이 검은색-흑회색-흑갈색으로 되고 주름이 없는 구멍장이버섯이라 동정하기 쉽다. 살은 흰색이며 어린 것은 그 맛이 달고 닭고기 튀기듯 튀겨 먹을 수 있다. 비슷한 것으로 왕잎새버섯이 있는데 건드리면 흑색으로 변하고 몹시 질기기 때문에 구별된다. 역시 백색부후균으로 식용으로도 맛이 좋지만 항암성이 높은 약용버섯이기도 하다.)

2. 마이코산림관리(Mycoforestry)

버섯, 다시 말하면 균류(fungi)가 없다면 삼림도 없다. 마이코산림관리랄 산림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하여 버섯을 이용하는 것이다. 마이코산림관리는 다음과 같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다.
* 토종 삼림을 보존하기 위하여
* 숲에서 나오는 모든 부스러기들을 재활용하고 숲을 회복하기 위하여
* 다시 옮겨 심은 나무들을 건강하게 자라게 하기 위하여
* 생태계의 지속성을 강화하기 위하여
* 실용식물의 다양성(economic diversity)을 확보하기 위하여

마이코산림관리는 산불을 방지하기 위하여 버섯을 이용한다. 산불방지책으로 솎아 낸 나무를 이용하여 버섯을 재배하고, 버섯 재배에 사용하였던 나무나 그 부산물들은 부드러워 가축사료나 지렁이를 기르는 일에 다시 사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마이코여과법을 함께 사용하여 버려진 벌목운반용 도로들을 변형시켜서 폭우가 쏟아질 때 마구 흘러내리는 침니를 막을 수도 있다. 무너진 길 주변에 나무 조각을 뿌려서 버섯의 균사가 뻗어가게 하여 침식과 사태를 막을 수도 있다.

운지(구름버섯)
www.naturei.net 2008-10-07 [ 최종수 ]

(운지[雲芝 구름버섯], Trametes versicolor, 영어속명 Turkey Tail. 역시 백색부후균으로 항암성이 높은 약용버섯이다.)

3. 마이코치료법(Mycoremediation)

인간은 자기가 만들어 낸 독극물에 익숙한 존재들이지만 동시에 우리의 환경으로부터 그 독극물들을 제거하는 데는 서툴고 무능한 존재들이기도 하다. 미국 공영교육방송(PBS)의 한 프로그램에서 빌 모이어가 2001년 보도한 바에 따르면 자기 피검사결과 잘 알려진 150종의 산업독극물들 가운데 84종이 검출되었는데, 그 가운데 다수가 발암불질이었다고 한다. 모두가 화학혁명이 남겨준 유산이었던 것이다. 만일 그가 1930년대에 피검사를 하였더라면 고작 납 정도가 검출되었을 것이다. 불행하게도 이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도 똑같은 피검사 결과를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추세로 나아가면 환경오염이 증가함에 따라 위험한 화학물질에 노출될 가능성 또한 더 높아질 것이다. 이른바 "환경론자들의 쓸 데 없는 걱정"이라고 여기던 일이 이제는 의학적으로도 항다반사가 되어 버렸다. 한마디로 오염은 살인적 환경병이 되고 만 것이다.

이러한 때에 마이코치료법은 환경으로부터 독극물을 제거하거나 그 농도를 낮추기 위하여 균류(버섯)를 이용하는 것을 말한다. 버섯은 저항성 높은 독극물을 좀 더 단순하고 독성이 덜한 화학물질로 잘게 분해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마이코치료는 버섯의 균사체를 오염된 토양 속에 섞어주어 중금속도 제거하는 일에 상당한 희망을 보여주고 있다. 어떤 종류의 버섯이 가지고 있는 강력한 효소는 나무의 주성분인 목질소(ligin)와 섬유소를 삭혀준다. 이 삭임성(소화성) 효소는 또한 놀랍게도 나무속에 들어있는 화학 접착물처럼 접착성이 있는 광범위한 독극물을 분해할 수 있다. 이런 버섯들 가운데 우리가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은 갈색부후균인 붉은덕다리버섯(Laetiporus sulphureus)과 치마버섯(Schizophyllum commune)이 있고, 백색부후균인 느타리버섯(Pleurotus ostreatus)과 잎새버섯(Grifola frondosa), 운지(구름버섯 Trametes versicolor), 잔나비걸상(Ganoderma applanatum) 등 이 그 예이다.

잔나비걸상
www.naturei.net 2008-10-07 [ 최종수 ]

(잔니비걸상. Ganoderma applanatum. 포자가 나오는 관공부분이 흰색일 때 그림을 그려 넣어 집 장식용으로 사용할 수 있기에 영어속명이 Artist's Conk이다. 죽은 활엽수에 돋는 역시 백색부후균으로 약용버섯이다.)

마이코 치료법은 버섯을 이용하여 쓰레기 처리장의 독극물오염, 기름유출로 인한 기름오염 토양은 물론 농약오염 토양, 생화학무기나 탄약 등 폭발물로 인한 화약오염 토양, 질산염오염 지하수 등 여러 독극물을 제거하는 방법인 것이다. 그 밖에도 버섯의 중금속 흡수력을 이용하여 중금속 오염이나 심지어 방사능오염도 제거하는 방법들을 개발 중이라고 한다. 우리는 러시아의 체르노빌에서 발생한 원전사고로 말미암은 비극적 결과에 대하여 잘 알고 있다. 그 결과가 주변 나라들에까지 미치고 있다. 프랑스 당국은 불가리아에서 수입한 버섯에서 허용양보다 4배나 높은 방사능물질인 세시움(cesium)이 발견되어 모두 압류하였다고 한다. 일본에서도 이탈리아에서 수입한 그물버섯(Boletus edulis)에서 역시 그 세시움 함령이 너무 높아 모두 압류 처분하였고 다른 모든 식품도 조사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어떤 종류의 버섯은 카드미움(cadmium), 수은, 비소, 납, 심지어 세시움 134와 137 같은 핵발전소나 핵무기 산업에서 발생하는 방사능물질을 흡수케 하여 그 오염을 줄일 수 있다.

4. 마이코살충법(Mycopesticides)

지금부터 100년 전에 지은 목조건물이 오랜 세월 해묵은 나무 숲 한 가운데 서 있다. 초기 미 서부 개척자들은 그 목조건물 주변에 있는 고목들을 베어내어 햇볕을 얻고자 하였다. 그 베어 낸 나무 그루터기들이 여기저기 남아 있었는데, 그 그루터기에 잔나비걸상(Ganoderma applanatum)이라는 버섯들이 많이 돋아 있었다. 1984년 이 집을 사서 이사 온 Paul Stamets는 이 버섯의 균사가 땅속으로 뻗어 집 마루 밑까지 들어 온 것을 알게 되었다. 이 균사체가 통로가 되어 물기(습기)를 끌어와 마룻바닥이 썩기 시작하고 버섯으로 말미암아 부드럽게 된 마루에 흰개미(termite)와 목공 개미(carpenter ant, 학명 Camponotus modoc)들이 몰려와 집이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그는 인터넷에서 곤충에 기생하는 균류를 찾아 Metarhizium anisopliae라고 하는 푸른곰팡이를 흰개미를 죽이는 데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찾게 되었다. 즉시 배양된 곰팡이가 들어 있는 시험관을 주문하여 나름대로 다시 많이 배양하여 배양된 균사체를 접시에 담아 목공 개미들이 드나드는 곳에 두었다. 밤중에 우연히 발견한 사실은 그 균사체 위에 개미가 잔뜩 엉겨 붙어있는 것 아닌가! 놀라운 것은 몇 주 뒤 우리 집에서 개미가 사라졌다는 점이다. 이렇게 해서 얻은 아이디어로 여러 경로의 실험 끝에 마침내 2003년 12월 두 종류의 흰개미와 목공 개미 퇴치를 위한 마이코살충제의 특허를 얻게 되었다.

큰번데기동충하초 모음
www.naturei.net 2008-10-07 [ 최종수 ]

(큰번데기동충하초, Cordyceps militaris. 영어속명 Trooping Cordyceps. 나비목 번데기에 돋는 약용버섯이다. 여름에 숲속 초록색 이끼가 덮인 땅위에 오렌지 색 뾰족한 것이 돋아 있어서 한 번만 이 버섯을 찾아내면 그 뒤로 쉽게 찾을 수 있다. 잡아 뽑으면 안 되고 주황색 버섯이 돋은 주변을 넓게 파낸 다음 이끼와 흙을 털어내면 번데기에 달린 버섯을 함께 채취할 수 있다. 곤충에 기생하는 기생균이다.)

2004년 7월 하순부터 8월 한 달 동안 주립공원마다 큰번데기동충하초(Cordyceps militaris)가 수도 셀 수 없을 만큼 많이 돋아나, 이 글을 쓰는 사람이 채취한 것만 1000여개가 넘는다. 뿐만 아니라 한 공원에는 온 산에 큰번데기동충하초가 덮여있다고 할 만큼 많이 돋아 있어서 친구들을 오라고 하여 저마다 3-400개씩 캐어 갔다. 온 산에 그 버섯이 돋아 난 것을 보고 그 때 막연한 생각이지만 동충하초균이 결국 나무에 해로운 벌레들을 통제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었다. 그 뒤 우연히 산 속에서 주립산림보호지역의 어느 곤충관리원 여성을 만나게 되었다. 이런 저런 이야기 끝에 카메라에 잡힌 동충하초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해충통제에 버섯을 이용하는 것에 관하여 의견을 나누게 되자 그 여성 곤충관리원은 대단한 흥미를 보이면서 이메일 주소를 주고받게 된 적이 있었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 버섯을 이용한 곤충통제의 현실을 보는 것 같아 반가운 것이다.

마이코살충제의 이로운 점은
* 유독성 화학살충제 대신 해롭지 않은 효과적인 자연방법으로 흰개미, 목공 개미, 파리 등을 퇴치할 수 있다는 점.
* 유독성 화학살충제의 오염으로부터 지하수와 생태계를 보호할 수 있다는 점.
* 퇴치목표 곤충 이외의 다른 이로운 곤충들을 보호할 수 있다는 점.
* 버섯의 포자가 계속하여 장기적으로 해충들을 물리칠 수 있다는 점.
* 생태계의 다양성을 보존할 수 있다는 점, 등등

운지,느타리, 도장버섯
www.naturei.net 2008-10-07 [ 최종수 ]

(죽은 나무 그루터기에 느타리버섯, 운지, 도장버섯이 함께 사이좋게 돋아 있다.)

이처럼 버섯을 이용하여 효력 있는 친환경적 방법으로 해충들을 통제함으로써 곤충과 전면 화학전을 펼쳐 이로운 곤충들을 포함한 모든 곤충박멸 보다는 지혜 있게 인간에게나 건물이나 환경에 해로운 해충만 집중 통제하여 생태계의 조화를 우선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을 수 있다. 이미 2005년도 미 농림성 보도에 따르면 Beauveria bassiana 라는 균류(fungus)를 캐놀라 기름(canola oil)에 섞어서 메뚜기가 출몰하는 곳에 뿌리면 이 균류 포자가 메뚜기 다리나 그 밖의 기관에 붙어 일주일 안에 메뚜기를 죽인다는 것을 발표하였다. 마찬가지로 위에서 언급한 Metarhizium anisopilae var. acridum 이라는 균류도 농작물에 큰 피해를 주는 모든 종류의 미국 메뚜기와 귀뚜라미 퇴치에 Beauveria 보다도 더 유효하다고 한다. 이 처럼 앞으로는 모든 것에 해로운 화학제품보다 자연은 자연이 고치도록 하는 길을 더욱 열심히 찾아 연구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인간은 단독으로 존재할 수 없다. 반드시 다른 생명체에 의존하여 살아 갈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생물계에서 오직 인간만이 소비자이기 때문이다. 식물들처럼 광합성 작용으로 탄수화물을 만들어낼 수도 없고, 버섯이나 균류처럼 모든 유기물들을 분해하여 다른 식물들이 건강하게 살아가도록 비옥한 토양을 만들어내지도 못한다. 인간은 버섯이나 식물들이 생산해낸 것에 의존하여 살아간다. 이러한 소비자일 뿐인 인간이 할 일이란 그 지혜를 사용하여 자연이 자연을 다시 살리도록 돕는 일이다. 그런 일들 가운데 버섯이 지구를 다시 살릴 수 있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

www.naturei.net 2008-10-07 [ 최종수 ]

이끼도룡뇽
www.naturei.net 2008-10-07 [ 최종수 ]

(지난 2005년 한국 계룡산에서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발견되었다고 하는 이끼도룡뇽[Plethodontid salamander. 영어속명은 허파가 없이 피부로 숨을 쉬기 때문에 Lungless Salamander라고 부른다.]이 각각 한 마리는 버섯 갓 위에 있는데 그 꼬리가 잘려나갔고, 또 한 마리는 갈색 뽕나무버섯 위에 있다. 미국 동부지역에서는 버섯을 채취할 때 가끔 만나던 것이었는데, 처음에는 도마뱀인 줄 알았더니, 최근 KBS1TV 환경스페셜, "최초보고-이끼도룡뇽, 원시의 신비를 벗다"[2008년 9월 24일 수요일 밤 방영]를 시청하고 나서, 이것이 도마뱀이 아니라 이끼도룡뇽임을 알게 되었다. 마침 버섯을 채취하는데 발견되어 여기 독자들과 함께 그 사진을 나누고 싶어 싣는다. 그런데 왜 버섯 주변에 이끼도룡뇽이 있는 것일까? 버섯을 먹는 것 같지는 않다. 그렇다면 버섯 주변에는 언제나 여러 종류의 벌레들이 많이 모여들기 때문에 쉽게 이 벌레들을 잡아먹을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최종수(야생버섯애호가,미?기자
[2008-10-07 22:56:39]

 

 

 

출처 : 무식한 촌놈
글쓴이 : 오솔길 원글보기
메모 :

연지버섯의 예쁘고 귀여운 모습
야생버섯의 신비(46)
 

 

 

미국에서 돋는 연지버섯
www.naturei.net 2008-10-20 [ 최종수 ]

(연지버섯1, Calostoma cinnabarina, 영어속명 Stalked Puffball-in-aspic.)

버섯관찰은 눈높이를 낮추는 일이다. 언제나 저 높은 곳, 더 좋은 곳, 더 많은 곳, 더 높은 지위만 바라보던 눈을 돌이켜 낮은 곳, 이 땅위로 그 방향을 바꾸는 일이다. 내가 살고 있는 땅, 그 주위를 살피는 일이다. 세상의 아름다움, 전혀 관심 밖의 아주 작은 것들 중에도 미물에 주목하고 한껏 주의를 기울여 그것들이 말없이 보여주는 아름다움에 놀라움으로 흠뻑 취하는 일이다. 그 작은 것들이 보여주는 아름다움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 만끽하는 일이다. 그리고 귀를 땅에 가까이 대고 그 미물들, 말하자면 오랜 세월 그 곳에서 제 할일을 수행하면서 자기 존재의 의미를 들어내고 있는 버섯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일이기도 하다. 이렇게 되면 버섯관찰은 단순한 취미를 넘어서서 모든 생물체가 생존하기 위하여 어떻게 서로 돕고 도움을 받는지에 대한 생태학적 지식을 얻는 일이기도 하다. 그리고 버섯이라는 미물 또한 우리와 더불어 살아가야할 우리의 한 이웃임을 깨닫게 된다. 뿐만 아니라 버섯은 인간을 포함하여 모든 생물체들을 위하여 지속가능한 삶을 보장해 주는 아주 중요한 것이라는 것도 주목하게 된다.

연지버섯 빈 포자주머니
www.naturei.net 2008-10-20 [ 최종수 ]

(작년에 돋아 그 포자가 모두 방출되고 남은 연지버섯의 빈 포자 주머니)

지난 2008년도 7월 초, 땅을 바라보며 산 위를 오르다가 등산로에서 이상한 콩 껍질처럼 생긴 것을 발견하였다. 허리를 굽혀 가만히 살펴보니 그것은 작년에 돋았던 연지버섯의 포자주머니임을 알게 되었다. 아하! 여기 이렇게 연지버섯이 돋는구나! 그 때부터 그 지역을 지나갈 때마다 일부러 들러 연지버섯을 만나기 위하여 산을 올랐다. 가만히 등산로를 살피며 혹시라도 연지버섯이 돋았는지 살피게 되었다. 대충 가을에나 돋아날 것을 예상은 하고 있었으나 놓치고 싶지 않아 계속 7, 8월 온 여름동안 그 곳을 일부러 찾아 관찰하던 끝에 드디어 9월에 피어난 연지버섯을 발견하게 되었다. 오래 기다려서인지 그 반가움이 더 컸다. 이모저모 사진을 찍으며 그 신기함에 눈길을 빼앗기고 있었다. 버섯도감에서 연지버섯을 찾아 공부하는 동안 미국에는 최소한 3종류가 돋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특히 미국 동부지방, 특히 동남부지방에서 돋는다는 것이다. 그 뒤부터 산에 가면 정말 한동안 땅만 바라보고 걸었다. 그리하여 드디어 그 3종류를 모두 발견할 수 있었는데, 여러 분들이 사진을 보고 싶다하셔서 여기 미국 연지버섯에 대한 사진만 설명을 붙여 따로 올리기로 하였다. 편의상 연지버섯1, 연지버섯2, 연지버섯부치라고 나누어 설명하기로 한다.

1. 연지버섯1

연지버섯1
www.naturei.net 2008-10-20 [ 최종수 ]

(연지버섯1, Calostoma cinnabarina, 영어속명 Stalked Puffbal-in-aspic 또는 Gelatinous Stalked Puffball, Hot Lips, Red Slimy-Stalked Puffball. 젤리[아교질]로 덮여있고 빨간 외피가 벗겨지면서 그 조각들이 젤리 속에 남아 마치 석류씨알 모습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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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세미 같은 균사다발을 볼 수 있다. 제법 질긴 것을 느낄 수 있었다.)

www.naturei.net 2008-10-20 [ 최종수 ]

(열구가 벌어진 모습을 볼 수 있다. 포자가루는 엷은 노란색이다.)

전체 자실체는 크게 네 부분으로 되어있다. 자실체 전체를 둘러싸고 있는 투명한 아교질 젤리가 있고, 포자를 담고 있는 어느 정도 타원형의 둥근 두부를 둘러 싼 바깥 덮개 층(外皮)과 안쪽 덮개 층(內皮), 그리고 이들을 떠받쳐 들어 올려주는 균사다발로 이루어진 대 등이다. 처음에 자실체 두부는 미끈적 거리는 두텁고 투명한 아교질 젤리로 덮여 있다가 차차 포자 주머니의 연골질 바깥 덮개 층(외피)은 흐물거리는 아교질과 함께 조각조각 부서져 떨어져 나가는데 아교질의 걸쭉 걸쭉한 것 안에 박혀있던 연골질 외피 조각들은 밑으로 떨어지면서 마치 석류 씨알처럼 보인다. 포자를 담고 있는 두부의 표피는 아교질이 아니기 때문에 계속 그대로 남아 있으며 처음에는 빨간색의 비듬 같은 가루처럼 보이지만 흔히 비듬 같은 가루가 벗겨지면서 주황색-노란색-담황색이 된다. 그런 다음 네다섯 개 가지를 가진 별 모양의 암적색에서 진홍색의 능선으로 이루어진 포자 방출 열구를 터뜨리면서 포자를 방출하게 된다. 포자 주머니가 열리기 전 진홍색의 열구는 마치 오므린 입술에 연지를 바른 것 같아 아주 예쁘게 생겼는데, 그래서 귀엽게도 우리 한국 이름이 연지버섯이다. 두부를 떠받들고 있는 대는 1.5-4cm 정도의 길이로 스폰지 같기도 하고 길쭉한 그물 같기도 하며 마치 수세미 같기도 한 제법 질긴 섬유질 균사속 10여개가 뒤 엉켜 있는데 처음에는 균사속 바깥쪽에 붉은 색 아교질 층으로 덮여 있다가 차차 벗겨지면서 황갈색으로, 더 희미하게 변색된다. 늦여름에서 가을에 걸쳐 미 동부 또는 남부 지역 숲 속 비옥한 땅 나무 밑이나 등산로 위에, 또는 길가 끝 주변에 단생 또는 군생한다. 이 사진은 숲 속 길가 경사진 곳 이끼가 많은 곳에 돋았다. 이 연지버섯은 전체가 빨간색인 것이 특징이다.

2. 연지버섯2

연지버섯2
www.naturei.net 2008-10-20 [ 최종수 ]

(연지버섯2, Calostoma lutescens. 영어속명 모름. 역시 투명한 젤리로 둘러싸여 있으나 그 포자주머니가 엷은 갈색인 것이 특징이다.)

www.naturei.net 2008-10-20 [ 최종수 ]


www.naturei.net 2008-10-20 [ 최종수 ]

(열구는 별 모양의 빨간 색이다.)

다른 연지버섯에 비하여 좀 더 긴 섬유질 대를 가지고 있어서 포자가 담긴 둥근 두부를 땅위로 밀어 올린다. 두부의 색깔은 엷거나 밝은 노란색을 가지고 있고 포자 방출 열구만 별모양의 빨간색 입술이 돋아 있다. 이 연지 버섯 역시 앞에서 본 연지버섯1과 같이 두부 바깥에 투명한 아교질로 덮여 있고 모든 생김새가 같지만 단지 그 색깔이 빨갛지 않고 엷은 노란색이다. 역시 숲속 길가에 돋는다. 그 특징은 두부 밑에 두부와 대의 경계를 이루는 넓고 분명한 깃(collar)이 있다고 하는데, 이 사진에는 깃collar이 묻혀있어서 그런지 보이지 않는 것이 유감스럽다.

3. 연지버섯부치

연지버섯부치
www.naturei.net 2008-10-20 [ 최종수 ]

(연지버섯부치[이태수 한국 기록종 버섯 총목록], Calostoma ravenelii. 영어속명 모름. 외피가 벗겨지면서 별모양의 빨갛고 예쁜 입술을 보여준다. 젤리는 없다. 벗겨진 외피에도 연지자국이 묻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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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수세미 같은 균사 다발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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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 등산로 이끼 주변에 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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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눈에 띄자 여러 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오른쪽 맨 밑에 반으로 갈라 본 포자주머니가 엷은 노란색의 포자가루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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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피가 벗겨지고 나서 포자주머니가 완전히 들어나 곧 터질 것 같다.)

다른 연지버섯에 비하여 그 크기가 작고 처음에는 알 형태로 많이 돋아난다. 아교질 덮개 층 없이 두부에 황토가 묻어있는 것처럼 보이는 거친 갈색의 외피가 있어서 성숙하여 감에 따라 이 외피가 갈라져 벗겨지면서 빨간 열구의 연지도 묻어 함께 떨어져나간다. 마침내 꽈리의 외피처럼 생긴 비교적 질긴 외피를 가진 두부에 빨간 연지 입술을 보여주게 된다. 두부는 갈색에서 노란색을 띄우고 있고 포자방출 열구는 다른 연지 버섯처럼 별모양의 빨간 입술처럼 보이며 그 열구가 열리면서 약간 노란색 포자를 쏟아내게 된다. 이것도 역시 숲속 길가에 돋는다. 이 연지버섯부치가 한국이나 일본의 연지버섯 Calostoma japonicum과 아주 흡사하다.

연지버섯부치 유균
www.naturei.net 2008-10-20 [ 최종수 ]

(8월 중순 알 형태의 연지버섯부치가 돋아나고 있다. 이제 한 달 뒤이면 모두 피어날 것이다.)

www.naturei.net 2008-10-20 [ 최종수 ]

(연지버섯부치의 피어나기 전 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그 알을 반으로 갈라보면 위쪽에 빨간 입술 열구부분을 볼 수 있다.)

그동안 연지버섯은 그 생긴 것이 마치 말불버섯(puffball)과 비슷하기 때문에 복균강(Gasteromycetes)에 속하는 것으로 분류되었으나 DNA 검사방법이 발달한 지금 연지버섯에 대한 DNA 검사에 따르면 그물버섯속(Boletes) 또는 최소한 그물버섯속에 아주 가까이 관련이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연지버섯은 부생균(saprobe)으로 생각해 왔으나 사실은 공생균(mycorrhizal)이라는 것도 밝혀졌다. 캐나다의 Andrew Wilson, Erick Hobbie, 그리고 David Hibbett 세 사람은 Canadian Journal of Botany(85:385-393) 최근호에서 이러한 사실을 발표하였다. 부생균이나 공생균은 탄소와 질소를 다른 공급원으로부터 얻게 된다. 이 세 사람은 이러한 사실에 입각하여 연지버섯이 어디서 탄소와 질소를 얻는지 그 근원을 추적하였더니 참나무(Oak, Quercus)에서 온다는 것을 밝혀낸 것이다. 즉 연지버섯은 참나무와 공생관계에 있었던 것이다.

오늘도 땅을 내려다보며 숲속을 걸으면서 많은 수목들이 내뿜는 정기(精氣)라도 들여 마시려는 듯 심호흡과 더불어 마음 속 하나 가득 감사함이 넘친다. 앞으로 얼마나 더 오래 살지는 모르지만 은퇴하고 나서 지난 5년 동안 버섯을 관찰하며 보낼 수 있었던 것은 참으로 특권이요 기쁨과 경이감, 놀람의 연속이었으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더구나 버섯도감에서나 볼 수 있었던 버섯들을 하나하나 실제 자연에서 만날 때마다 혼자 탄성을 지른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버섯이 보여주는 저 신기한 천 가지 얼굴들은 참으로 다양하고 놀랍다. 날마다 산에 가서 새로운 버섯을 만날 때마다 이에서 더 큰 선물이 또 어디 있겠는가 싶기만 하다. 자연농업 웹 페이지를 통하여 그 기쁨을 여러분들과 함께 나눌 수 있었던 것도 얼마나 다행하고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 이렇게 아름답고 좋고 놀라운 세상은 나 혼자만 즐기라고 주어진 것이 아니리라. 많은 사람들이 두고두고, 또 오고 오는 세대마다 길이길이 즐길 수 있도록 돌보고 가꾸고 보전하여야할 책임을 깨닫는다. 그냥 방치하기엔 이 세상이 너무나 좋고 아름답고 신기하기만 하기 때문이다. @

최종수(야생버섯애호가,미국)
[2008-10-20 01:07:59]

 

 

 

출처 : 무식한 촌놈
글쓴이 : 오솔길 원글보기
메모 :

버섯과 함께 농사짓기
야생버섯의 신비(47)
 

 

 

좀밀먹물버섯
www.naturei.net 2008-11-01 [ 최종수 ]

(좀밀먹물버섯 Coprinus plicatilis. 영어속명은 이 버섯이 마치 일본 우산 같다하여 Japanese Umbrella Inky라고 한다.)

자연농업에서는 이미 토착미생물을 크게 활용하고 있다. 만일 식용버섯이나 약용버섯과 함께 채소를 농사지을 수 있다면 작황도 더욱 개선될 뿐만 아니라 식용버섯이나 약용버섯을 함께 수확할 수 있어서 일석이조라 아니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뜻에서 정원사나 농부들을 생물교향악단의 지휘자라 할 수 있다. 토착미생물에 부생균과 공생균은 물론 내생균(endophytic)마저 농업무대에 등장시키면 토양의 활성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역시 좀밀먹물버섯
www.naturei.net 2008-11-01 [ 최종수 ]

(역시 고추를 심은 밭에 많이 돋아난 좀밀먹물버섯)

이 글을 쓰는 사람의 경험담부터 이야기해 보자. 2008년 2월초 집 옆에 서 있는 노후한 쥐엄나무(Locust)를 베어내게 되었을 때 퇴비를 만들 요량으로 그루터기를 갈아달라고 하였다. 3월 초 이 사람의 큰 실수로 그만 그 나무 부스러기들을 한 손수레씩 텃밭에 섞어 갈아 두었다. 그런 다음 5월 초에 고추모를 심었더니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금년 고추농사는 완전히 망치게 되었다. 아직 퇴비가 되지 못한 생나무 부스러기가 뜨느라고 열을 낸 탓에 고추가 뿌리를 내리지 못한 것이라고 추정하며, 아직 고추가 살아있기에 혹시 가물어서 그런가 싶어 열심히 물을 주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6월 하순부터 8월 두 달 동안 고추를 심었던 밭에 좀밀먹물버섯(Coprinus plicatilis)이 밭 하나 가득 수도 셀 수 없이 많이 돋는 것이 아닌가! 버섯이 두 달 동안 돋았으니 나무부스러기들을 모두 분해하여 질 좋은 토양을 만들어 주지 않았을까 하고 속으로 생각하였다. 8월 하순에 그 밭에다가 아무런 거름도 주지 않은 채 김장 배추와 총각무 씨를 심었더니 발아 상태만 좋을 뿐 아니라 맹렬한 기세로 잘 자라고 있다.

필자의 텃밭
www.naturei.net 2008-11-01 [ 최종수 ]

(손바닥만한 우리 집 텃밭의 배추와 총각무가 잘 자라고 있다.)

모든 농부는 이미 버섯 재배자라고 할 수 있다. 단지 그 점을 인식하지 못할 뿐이다. 부생균 버섯이나 공생균 버섯과 함께 농사를 지으면 소출도 증가하고 비료사용이 감축되며 장기간에 걸쳐 토양구조도 좋게 된다. 버섯의 균사는 토양을 푸석푸석하게 풀어주고 미세한 공간을 만들어 줌으로써 수분흡수의 좋은 통로가 되게 한다. 버섯의 균사체가 방출한 이산화탄소는 토양 속에 흠뻑 흡수되어 작물을 잘 자라게 한다. 이산화탄소로부터 만든 탄소는 작물 세포조직 속으로 흡수된다. 이 닫힌회로는 버섯과 작물 모두를 강화한다. 작물과 버섯 사이에 당분이 유동함에 따라 과학자들도 잘 이해하지 못하는 다른 생화학적 교환이 일어난다. 우리는 인습적 농사짓기 방식에서 볼 수 있는 화학비료 남용으로 망가진 토양을 버섯을 이용하여 되돌릴 수 있는 것이다.

독청버섯아재비
www.naturei.net 2008-11-01 [ 최종수 ]

(독청버섯아재비는 그 버섯 크기도 크고 맛도 좋다고 한다.)

버섯과 채소 궁합 맞추기: 채소는 부생균 버섯이나 공생균 버섯의 활동으로부터 여러 가지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동유럽 헝가리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독청버섯아재비의 종균으로 접종된 짚을 옥수수 그루터기와 섞어서 몇 년에 한 번 씩 옥수수 밭에 넣어 갈아엎는다고 한다. 버섯의 균사체가 증식하면서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어 줄 뿐만 아니라 옥수수 사이사이에 독청버섯아재비가 무수히 돋아난다. 결국 질 좋은 옥수수만 수확할 뿐 아니라 맛좋은 식용버섯까지 함께 수확하게 된다. 이렇게 옥수수와 독청버섯아재비는 그 궁합이 잘 맞아 찰떡궁합이라는 것이 Stamets의 실험에서도 입증되었다고 한다.

1999년 봄 유럽 오스트리아의 한 대학교에서 온 크리스치안(Christiane Pischl)이라는 여성은 Stamets의 농장에 기거하면서 석사학위 논문을 위하여 어느 버섯이 어떤 채소와 그 궁합이 잘 맞는지 조사 연구하였다. 그 지방에서 흙을 구입하여 분석해 보니 영양분이 그리 높지 않은 척박한 흙이어서 이 흙을 가지고 실험에 돌입하였다. 여러 종류의 부생균 버섯 균사와 채소 사이에 어느 짝짓기가 가장 버섯과 채소에 모두 유익한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조사한 것이다. 먼저 버섯을 선정하였다.

잎새버섯
www.naturei.net 2008-11-01 [ 최종수 ]

(잎새버섯은 맛도 좋고 항암성을 가지고 있어서 식용 약용 겸용버섯이다.)

볏짚버섯spp.(Agrocybe aegerita), 신령버섯(Agaricus brasiliensis), 알몬드 아가리쿠스(Agaricus subrufescens), 잎새버섯(Grifola frondosa), 느티만가닥버섯(Hypsizygus ulmarius, 영어속명 Elm Oyster), 민자주방망이버섯(Lepista nuda), 새송이(Pleurotus eryngii), 느타리버섯(Pleurotus ostreatus), 독청버섯아재비(Stropharia rugoso-annulata) 등 9종류의 버섯을 선정하여, 각각 종류별로 톱밥 버섯 종균을 만들었다. 그런 다음 가로 60cm 세로 120cm(2x4ft.) 크기의 묘판 36개를 만들었다. 그리고 아주 작은 꼬마 양배추(Brussels Sprouts), 브로콜리, 고추, 콩 등 4종류에 채소를 그 묘판에 심었다. 어떤 채소들은 오직 한 종류의 버섯균사를 가진 묘판에 함께 심었다. 36개의 묘판 가운데 27개의 묘판에 처리되지 않은 알더(alder, 오리나무속의 일종)나무 톱밥을 한 켜 깔고 그 위에 버섯 종균을 약 2파운드씩 뿌려주었다. 그리고 다시 그 위에 톱밥을 또 한 켜 깔고 추가 종균을 뿌린 다음 다시 톱밥을 덮고 그 위에 느슨하게 짚을 덮어 두었다. 그리고 축축하게 물을 뿌리고 채소가 발아하자 햇빛을 보도록 짚을 살짝 반쯤 걷어 두었다.

민자주방망이버섯
www.naturei.net 2008-11-01 [ 최종수 ]

(민자주방망아버섯은 늦가을 초겨울 버섯으로 추운 기후를 좋아하여 눈 속에서도 돋는다.)

한 달이 되자 채소가 싹터서 자라고 있는 근처에 느티만가닥버섯이 돋기 시작하였는데 채소도 아주 건강하게 보였고 버섯과 가까이 접촉하였는데도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았다. 몇 달이 지나자 다른 버섯들도 돋기 시작하고 4개월이 지난 다음에 채소와 버섯 모두 수확을 마치게 되었다. 잎새버섯과 새송이 두 종류의 버섯 균사체는 눈에 띄지 않았는데 아마도 죽은 것 같다. 말린 버섯 무게로 알몬드 아가리쿠스 26g, 볏짚버섯 류 49g, 느타리버섯 114. 5g, 느티만가닥버섯 170g을 수확하였다. 말린 버섯의 무게는 말리기 전 생 버섯 무게의 10분의 1에 해당함으로, 느티만가닥버섯은 1.7kg의 생 버섯을 수확한 셈이다. 나머지 두 종류 독청버섯아재비와 신령버섯은 채소 뿌리 주변에서 왕성하게 뻗어가고 있었다. 특히 독청버섯아재비는 종균 접종 뒤 일 년이 지나야 돋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연구 결과 이상적인 찰떡궁합은 느티만가닥버섯과 꼬마 양배추, 브로콜리 두 종류 채소와 맞춘 궁합이었다. 그래서 버섯과 함께 재배하지 않은 것에 비하여 약 4-6배 가량의 더 높은 수확을 보여주었다. 그런 반면에 느타리버섯은 오히려 채소 성장과 소출에 감소 영향을 주었다. 크리스치안의 연구 결과 부생균 버섯의 균사체가 채소 발육에 큰 영향을 준다는 점이 밝혀졌다. 케사르(Caesar-Ton That)라는 사람과 다른 연구자들도 지난 2000년도에 버섯이 농경지 토양에 큰 도움을 준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느타리버섯
www.naturei.net 2008-11-01 [ 최종수 ]

(이 느타리버섯은 2008년 봄 5월에 돋은 것이다.)

공생균 버섯 역시 화학비료에만 의존하는 것을 줄이기 위하여 점차 더 많이 이용되고 있다. 채소 씨앗은 발아하자마자 곧바로 공생균을 찾는다. 자연 속에는 공생균이 많고 또 풍부하지만 그것을 채취하기가 어렵다. Glomus sp.와 Rhizopogen sp.(알버섯 류)가 가장 적합하다. 공생균은 채소가 양분을 빨아들이는 일을 돕고 다른 기생균의 침입을 막아주는 대신 공생균은 채소로부터 당분이나 호르몬 등을 얻는다. 채소 씨앗에 공생균 포자를 묻혀 심으면 채소 씨와 포자가 함께 발아하게 되고 피차 양분을 주고받으면서 서로 보호하고 양육하게 된다. 공생균 제조업자들은 그 다양한 용도에 따라 포자를 알약형태, 가루, 액체형태로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영지
www.naturei.net 2008-11-01 [ 최종수 ]

(영지. Ganoderma lucidum. 영어속명은 중국어 그대로 음역하여 Ling Chih라고 한다. 죽은 활엽수에 돋고 그 맛이 몹시 쓰다. 지금 살고 있는 지역에서는 만날 수 없었는데 이 영지는 집에서 4시간 운전 거리에 있는 델라웨어 반도 저 남쪽 끝에 있는 Ocean City 근교에서 최근 5년 만에 만난 것을 찍은 것이다.)

그리고 토착공생균(native mycorrhizae)의 사용은 이미 우리 자연농업에서 널리 사용하고 있는 토착미생물 사용과 동일함으로 여기 다시 설명할 필요가 없을 줄 안다. 그리고 앞으로 농업에 도움이 되는 내생균류(endophytic fungi) 사용의 가능성이나 부생균, 공생균, 내생 균 모두를 함께 사용하는 방법 또한 더욱 연구 개발될 가능성이 높다. 바야흐로 우리는 농사짓기를 위한 버섯혁명(mycological revolution) 전야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우리 세대뿐만 아니라 미래세대에게 지속가능한 지구를 물려주려면 농약사용이나 화학비료 사용으로 망가진 토양을 치유 회복하기 위하여 토착미생물 이용방법과 더불어 이 버섯과 함께 농사짓기 분야의 지식을 더욱 연구 개발하고 크게 실천해야할 과제를 안고 있다. 

(버섯밭 mushroom patch 만들기를 위한 장소 선정의 중요성과 장소 선정 방법, 뒤뜰에 버섯밭 만들기, 버섯묘판(mushroom bed) 만드는 방법 등에 대한 구체적 설명과 사진들, 버섯과 채소를 짝지어 재배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들을 더 자세히 보기 원하는 분들은 Paul Stamets, Mycelium Running: How Mushrooms Can Help Save the World, pp. 187-200, chapt. 12, "Gardening with Gourmet and Medicinal Mushrooms"를 참고하시기 바란다.)

최종수(야생버섯애호가,미국)
[2008-11-01 22:43:43]

 

 

 

출처 : 무식한 촌놈
글쓴이 : 오솔길 원글보기
메모 :

버섯이 보여주는 천 가지 얼굴-그 다섯째
야생버섯의 신비(48)
 

 

 

미국갓버섯(필자 임시명명)
www.naturei.net 2008-11-16 [ 최종수 ]

(미국갓버섯[필자임시명명] Lepiota americana. 영어속명 American Lepiota 또는 상처내면 그 색깔이 붉게 변한다 하여 Reddening Lepiota. 갓의 크기가 커서 6인치(15cm)까지 자라고 주름은 대에서 떨어진 형. 턱받이가 댕글댕글 달려 있고 갈색 인편 사이사이 살색은 희다. 상처내면 처음에는 노랗다가 주황색을 거쳐 적갈색으로 변하는 것이 주된 특징이다. 대는 밑으로 갈수록 굵어져서 마치 볼링대를 세워 놓은 것 같고, 반 갈라보면 속이 비어 있다. 역시 처음에는 노란색이다가 적갈색으로 변한다. 6월 말에서 10월까지 톱밥이나 나무를 갈아서 만든 멀칭한 곳, 주차장 주변 또는 공공건물 주변에 멀칭한 곳에 다량 돋는다. 본인은 2008년 7월 2일 월마트 주차장 멀칭한 곳에서 다량 발견하였다. 맛 좋은 식용버섯이라고 하며 비교적 동정하기도 쉬운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이와 비슷한 갓버섯 가운데 맹독성을 가진 것도 있어서 갓버섯은 시식해보기 쉽지 않다.)

주발버섯
www.naturei.net 2008-11-16 [ 최종수 ]

(주발버섯[이지열], Peziza vesiculosa, 영어속명 Bladder Cup. 3-7cm깊은 컵 모양 또는 긴 보트형이다. 엷은 갈색 또는 황갈색에서 엷은 회갈색을 가지고 있고 갓 가장자리가 안으로 말려 있다. 살은 질기다. 숲속 비옥한 땅위 열린 곳이나 동물의 분뇨 위에 다수 모여 돋아서 서로 눌려 불규칙한 모양을 보여준다. 식용불명이다.)

고무버섯
www.naturei.net 2008-11-16 [ 최종수 ]

(고무버섯[이지열]. Bulgaria inquinans. 영어속명 Black Jelly Drops. 색깔은 까맣고 고무같이 탄력이 있고 마르면 가죽처럼 질겨진다고 한다. 대는 없고 겉 표면은 갈색을 띄우고 위 표면은 매끄럽고 윤택이 나며 점점 납작해진다. 껍질이 많은 쓰러져 죽은 활엽수 특히 참나무 위에 많이 돋는다. 식용버섯이라고 하는 버섯도감도 있으나 그 색이 검기 때문에....)

콩두건버섯
www.naturei.net 2008-11-16 [ 최종수 ]

(콩두건버섯[이지열], Leotia lubrica. 영어속명 Orchre Jelly Club 또는 Common Jelly Baby. 갓 부분은 황토색, 황갈색 등 여러 가지 색깔이 있고 아교질, 육질이며 갓은 둘둘 말려 있다. 여름에서 가을에 걸쳐 숲 속 땅위에 다발로 돋는다. 동정하기 비교적 쉬운 버섯이다. 식용불명이다.)

주황색창싸리버섯(필자 임시명명)
www.naturei.net 2008-11-16 [ 최종수 ]

(주황색창싸리버섯[필자임시명명], Clavulinopsis aurantio-cinnabarina(Schwein.) Corner 또는 Clavaria aurantio-cinnabarina. Schwein. 영어속명 Orange Spindle Coral. 노란창싸리버섯과 그 모양이 똑 같지만 오직 그 색깔이 주황색이다. 크게 자라면 그 높이가 5인치(12.5cm)까지 자란다. 대 속은 비어있고 잘 부스러지기 쉽지만 구부러지기도 한다. 숲속 땅위에 여기 저기 다발로 돋는다. 독성은 없으나 식용가치가 없다.)

미국가시말불버섯(필자 임시명명)
www.naturei.net 2008-11-16 [ 최종수 ]

(미국가시말불버섯[필자임시명명], Lycoperdon americanum(Demoulin), 영어속명 Spiny Puffball. 외피는 약 6mm의 침으로 덮여있고, 유균일 때는 백색이지만 노균이 되면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갈색으로 변하는 것이 그 특징이다. 늦봄에서 가을까지 흔히 숲 속 가장자리 또는 풀밭 위에 단생 혹은 몇 개가 그룹으로 돋는다. 유균은 식용할 수 있다. 비슷한 것으로 Lycoperdon pulcherrinum은 거의 똑같이 생겼으나 노균이 되어도 갈색으로 변하지 않는다. 또 비슷한 것으로 L. curtirii는 좀 더 작고 잔디위에 무리지어 돋는 것이 특징이다.

계단겨우살이버섯
www.naturei.net 2008-11-16 [ 최종수 ]

(계단겨우살이버섯[이태수], Coltricia montagnei(Fr.) Muril. 또는 Polyporus montagnei Quel. 영어속명 Montagne's Polypore. 한국 이름 "계단겨우살이버섯"은 Coltricia montangnei var. greenii라는 변종일 가능성이 높다. 갓 크기는 4-12.5cm로 평평하고 가운데가 약간 오목 들어간 황갈색-적갈색-흑갈색이다. 표면은 거칠고 울퉁불퉁하며 우단 또는 약간 털이 있는듯 보이는데 약간 환문이 있다. 살은 가죽처럼 질기고 냄새는 별로 없으나 그 맛이 쓰다. 갓 밑에는 주름처럼 보이는 것이 세로가 아니고 가로로 나 있어서 마치 계단 같은 것이 그 특징이다. 계단 주름은 희거나 회갈색으로 노균에 되면 검어진다. 대는 2.5-7.5cm로 거칠고 색은 갓 색깔과 비슷하다. 포자색은 엷은 갈색이다. 여름에서 가을에 걸쳐 활엽수나 혼합림 땅위에 단생 또는 몇 개가 같이 돋는다. 식용불명이다. 어차피 질겨서 식용할 수 없다.)

가는대눈물버섯
www.naturei.net 2008-11-16 [ 최종수 ]

(가는대눈물버섯[이지열], Psathyrella gracilis. 영어속명 Graceful Psathyrella. 갓 표묜은 매끄럽고 습하면 갈색에서 무딘 황갈색이며 건조하면 약간 붉은 색이 섞인 담갈색이된다. 포자가루가 덮여 회색을 띄우기도 한다. 살은 앏고 부서지기 쉽니다. 대는 6-12cm로 길고 흰색인데 위아래가 같고 가늘며 곧게 뻗는다. 턱받이는 없다. 포자색은 암자갈색에서 거의 흑색에 가깝다. 숲속 나뭇가지 많이 떨어진 곳이나 나무 조각(wood chips) 많이 뿌려놓은 공원 길에 많이 돋는다. 이 사진은 펜실베이니아 Colonel Dening 주립공원 자연학습로(nature trail)에 수천 개가 주-욱 길을 따라 돋아 있는 모습이다. 너무 얇고 잘 부서져서 식용가치가 없다.)

끈적비단그물버섯
www.naturei.net 2008-11-16 [ 최종수 ]

끈적비단그물버섯. Suillus americanus. 영어속명 Chicken-fat Suillus 또는 American Slippery Jack. 갓은 노랗고 계피색-붉은 줄무늬나 섬유상의 인편이 특히 갓 가장자리에 붙어 있다. 습하면 매우 끈적거리고 살은 노란색인데 건드리면 자갈색 얼룩이 진다. 맛과 냄새는 별로 특이한 것이 없다. 관공은 방사상의 타원형으로 제법 크며 때때로 각이 지기도 한다. 대는 가늘고 아래외가 비슷하고 약간 속이 비어있는데 질기고 그 색은 갓 색깔과 비슷하다. 소나무와 공생하는 관계로 한 여름에서 가을까지 미국 동부지방 소나무(White Pine) 밑에 무리지어 돋고 두 세 개가 겹쳐 돋는 것이 특징이다. 이 사진은 우리 집 앞에 서 있는 큰 소나무 밑에 소나기 많이 온 다음날 약 100여송이가 돋은 것 가운데 몇 송이를 찍은 것이다. 개인에 따라 이 버섯을 만지면 피부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조심해야 하고 식용이지만 인기는 없다고 한다.

마귀숟갈버섯
www.naturei.net 2008-11-16 [ 최종수 ]

(마귀숟갈버섯. Trichoglassum hirsotum. 영어속명 Velvety Black Earth Tongue. 포자를 만드는 머리 부분과 대가 비교적 뚜렷하게 구분되고 마치 숟갈처럼 생긴 것이 그 특징이다. 흑색에서 흑갈색이고 우단 같은 미세한 털이 있고 건조하다. 대가 긴 편이고 기부는 약간 흰색이다. 여름에서 가을에 걸쳐 물이끼가 자라는 습한 풀밭이나 땅위에 돋는다. 이끼 주변에 있는 많이 썩은 나무에 돋았다. 색깔이 검기 때문에 잘 발견되지 않고 지나치기 쉬운데, 일단 한 개 눈에 띄자 계속 그 주변에 많이 돋은 것을 볼 수 있었다. 독은 없으나 식용가치는 없다. 색깔이 검은데다가 숟갈처럼 생겨서 아마 한국 이름 마귀숟갈버섯이라는 재미있는 이름이 생긴 것 같다.)

골진갓눈물버섯(필자 임시명명)
www.naturei.net 2008-11-16 [ 최종수 ]

(골진갓눈물버섯[필자임시명명], Psathyrella delineata. 영어속명 Wrinkled-cap Psathyrella. 갓은 짙은 적갈색인데 자라면 약간 주황색을 띄운 갈색으로 되고 가장 큰 특징은 갓 위에 무딘 주름처럼 골이 져 있다. 갓 위에 흰 섬유가 덮여 있다가 곧 사라지고 갓 가장자리에 베일이 남아있다. 어린 것은 갓과 대 사이에 하얀 섬유로 막혀있다. 대 가운데가 굵어지고 속이 비어있으며 흰색에서 엷은 갈색의 표면 섬유가 밑으로 갈수록 갈색이 된다. 살은 두터우나 잘 부서지고 맛과 냄새는 별로 없다. 주름은 붙은 형이고 짙은 갈색이다. 포자색은 자갈색이다. 7월에서 9월까지 많이 썩은 활엽수 위에 돋는다. 식용한다고 하는 책도 있고 식용불명이라고 한 책도 있다.)

황금색포자그물버섯(필자 임시명명)
www.naturei.net 2008-11-16 [ 최종수 ]

(황금색포자그물버섯[필자임시명명], Boletus auriporus(Peck.) 또는 Boletus viridiflavus(Coker & Beers). 영어속명 없음. 갓은 분홍색을 띄운 계피색에서 어두운 적갈색이며 갓 가장자리는 그 색이 약간 엷다. 갓 표면은 매끄럽고 습하면 끈적거린다. 갓 겉 껍질을 벗길 수 있고 혀를 대 보면 신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살은 흰색에서 엷은 황색이고 겉껍질 안쪽은 무딘 분홍색을 띄운 갈색 또는 자회색이다. 포자가 나오는 관공부분은 아주 밝은 황색이다가 차츰 황금색을 거쳐 약간 녹색을 띄우는 황색이 된다. 상처내면 서서히 벽돌색으로 변한다. 대는 밑으로 갈수록 약간 굵어지나 거의 아래 위가 비슷하며 기부 없는 황색에서 적갈색 줄무늬가 있다. 여름에서 가을에 걸쳐 참나무 밑 땅위에 단생 또는 산생한다. 식용버섯이다. 학명 auriporus는 "황금색 관공" golden pores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같은 황금색 관공을 가진 아래의 Boletus innixus와 혼동하기 쉽다.)

다발그물버섯(필자 임시명명)
www.naturei.net 2008-11-16 [ 최종수 ]

(다발그물버섯[필자임시명명], Boletus innixus(Frost) 또는 Boletus caespitosus(Peck). 영어속명 Clustered Brown Bolete. 갓은 엷은 적갈색 또는 엷은 계피색 또는 황갈색이고 가장자리가 흔히 자색 또는 붉은 색이며 표면은 윤기가 없고 건조하면 약간 우단처럼 보인다. 젖어도 약간 미끄러울 뿐이다. 노균은 흔히 갓이 갈라진다. 살은 흰색에서 노란색이다. 관공은 어릴 때 밝은 황색이며 상처를 주어도 색이 변하지 않는다. 대는 단단하고 곤봉모양이며 중간이 약간 굵어지다가 기부가 가늘어진다. 노란색 띄우는 갈색 줄무늬가 있다. 초여름에서 가을에 걸쳐 참나무 밑에서 돋고, 영어속명이 보여주는 바와 같이 두 송이 또는 그 이상 다발로 돋는 것이 그 특징이다. 학명 innixus란 "기운다"reclining는 뜻인데 다발로 서로 기대어 돋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위의 B. auriporus와 달리 갓이 건조하고 그 껍질이 벗겨지지 않으며 그 맛이 시지 않고 약간 짠듯한 느낌을 받았다. 위의 두 그물버섯은 한국 미기록종으로 생각되어 비교적 자세히 설명하였다.)

남색젖버섯(필자 임시명명)
www.naturei.net 2008-11-16 [ 최종수 ]

(남색젖버섯[필자임시명명], Lactarius indigo. 영어속명 Indigo Latarius 또는 Blue Milk Mushroom. 갓은 다소 끈적거리고 어린 갓은 안으로 말려 있다가 펴지면서 깔때기 형으로 갓 중안이 움푹 들어간다. 약간 청색을 띄우는 남색이며 짙은 반점이 있다. 살은 남색이며 자르면 남색으로 얼룩진다. 남색의 약간 묽은 젖 액이 나와 나중에 짙은 녹색으로 변색한다. 주름은 대에 붙은 형이며 약간 내린 형이기도 하다. 갓 색깔처럼 상처내면 남색-짙은 녹색으로 변색한다. 참나무와 소나무 혼합림에 주로 돋는다. 이 버섯도 참나무와 소나무가 많은 숲속 물이 고였던 곳에서 발견하였다. 아주 동정하기 쉬운 식용버섯이다.)

이끼벚꽃버섯
www.naturei.net 2008-11-16 [ 최종수 ]

(이끼벚꽃버섯[이지열], 이끼꽃버섯[박완희], Hygrocybe psittacina 또는 Hygrophorus psittacinus Fr. 영어속명은 Parrot Mushroom 또는 Parrot Waxcap[Geroge Barron]. 학명이 그리스어로 "앵무새"parrot를 뜻하기 때문에 붙여진 속명이지만 사실은 그 갓 색깔이 초록색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갓은 처음에 녹색의 점액으로 덮여있으나 자라감에 따라 점액은 없어지고 그 색깔이 황록색-갈색-황색으로 변해 가고 갓 가장자리에 녹색 방사선을 나타낸다. 주름살은 황색이다. 대는 길이가 3-6cm이며 끈기가 있고 위쪽은 녹색이고 아래쪽은 황색이다. 혼합림 숲속 이끼 위에서 4송이를 처음 발견하였다. 유균에서 노균으로 자라감에 따라 그 색깔이 변하기 때문에 다른 버섯으로 오인하기 쉽다. 식용버섯이다.)

최종수(야생버섯애호가,미국)
[2008-11-16 12:15:52]

 

 

 

출처 : 무식한 촌놈
글쓴이 : 오솔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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