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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과 체제가 낳은 비극은 아이라고 비켜가지 않았다.
어른, 아이 상관없이 큰 고통이다. 오히려 어린 아이이기에 더 큰 고통일지도 모른다.
여기 천사 같은 두 아이가 자유를 위해 목숨을 건 탈출을 시작한다...
 
 
 
 
 
 
 
 

북에서 온 사람으로서 ‘새터민·탈북자·북한이탈주민’ 등 여러 이름을 들을 때마다 착잡한 마음이다. 이북 동포들은 단지 생활이 힘들거나 굶주림을 달래고자 한국에 온 것이 아니다. 모두 평양 정권의 독재와 폭압에 대한 항거로 목숨을 걸고 자유를 찾아온 사람들이다. 이들을 새터민이라는 용어 대신 탈북자라고 부르자고 한 중앙일보 6월16일자 박상봉 교수의 글을 잘 읽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일부 국민 의견을 수렴해 정했다는 새터민이라는 말은 이북에서 온 우리에게 외국에서 살길을 찾아 이주해 온 이방인으로 불리는 모멸감을 안겨준다.

이 나라는 우리 국민이 요구해 갈라진 것이 아니다. 스탈린주의자들의 욕심으로 빚어진 가슴 아픔과 쓰라림·눈물 그 자체다. 그 비극의 역사를 생각한다면 어찌 탈북 동포들을 이방인 취급할 수 있는가.

그러나 나는 탈북자·북한이탈주민이라는 용어도 혈육 또는 형제·가족이라는 관계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말이라고 생각한다. 새터민·탈북자·북한이탈주민이라는 용어 모두가 다른 나라 사람들을 부르는 말이라는 느낌을 준다. 반만년 역사에 비하면 남북의 분단 세월은 그저 짧은 순간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이런 어색한 용어로 이북 사람들을 부를 것이 아니라 형제와 혈육이라는 관계를 나타내는 말로 부르는 것이 더 좋을 것이다.

그래서 탈북동포라고 불러줄 것을 제안한다. 탈북동포라는 말은 혈육과 같은 친근감과 정이 느껴지는 용어다. 중국에서 태를 묻고 자라 한국에 돈을 벌러 온 중국동포들도 자신들을 조선족이라고 하면 얼마나 싫어하는지 모른다. 우리는 모두가 한 핏줄을 타고난 한민족이다. 공통된 생각과 마음이라면 이북 사람들을 이북동포, 이북을 떠나 대한민국에 정착한 사람들을 탈북동포, 중국에서 온 동포들을 중국동포라고 불러보자. 듣기에도 좋고 혈육의 정이 듬뿍 담겨 있다.

 

이주성 탈북동포/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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