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많은 교회와 선교단체팀에서 방학과 휴가를 이용해 선교지로 단기선교를 떠나고 있다.
전후 아프가니스탄은 국제사회의 외면과 위험하다는 이유로 외국인이 잘 찾아가지 않는 선교지역이었다. 이 지역을 지속적이며, 전문적으로 단기 선교하는 조성수 팀장(서울우리치과 원장, 43세)을 만나보았다.
치과원장, 간호사, 초등학교 선생님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이 팀은 지난 3월말에서 4월초까지 휴가를 내어 의료팀을 구성해 아프가니스탄 북부지역인 마자리샤리프와 수도 카불에서 의료선교활동을 펼쳤으며 지속적으로 마자리샤리프를 중심으로 단기의료사역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미주지역에서 동일하게 마쟈리샤리프로 의료선교팀이 구성돼 전문분야를 통해 한 지역, 민족을 섬기는 사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은 조성수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사역팀을 구성하게 된 동기는 무엇입니까?
아프가니스탄 현지에 있는 C선교사님이 직접 치과에 찾아와서 치과 단기팀의 필요성을 이야기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처음에는 다른 원장님이 가려 했으나 그 원장님이 다른 사정이 생겨 제가 대신 가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도 원래 단기선교사역을 가고 싶었습니다.
의사로써 마음대로 살다가 1주일 정도 열심히 봉사활동을 통해 자기만족이나, 공명심이나, 나도 뭘 했다라는 생각이었는지 돌아보며 잠시 고민했지만, 처음 의료선교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쉽게 가기로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사역팀 어떻게 구성되었나요?
막상 단기선교를 가려고 생각하니 같이 갈 사람을 찾게 되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아내도 같이 가려 했으나 둘이 함께 움직이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어서 일단 한 명은 남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에 같이 가게 된 자매는 치과에 진료받으러 온 자매였습니다. 간호사자매였는데, 진료하며 같이 가자고 이야기했고 이후 기도했습니다. 알고 보니 실은 자매도 의료선교에 대한 뜻이 있어 결국 같이 가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가족모임으로 생각했는데, 의외로 가려는 동역자가 계속 늘어났습니다. 어떤 자매는 개인적인 삶의 계기를 만들고 싶은 동기로 선교지로 가보고 싶은 경우도 있었고, 또 그 자매와 교제하고 있는 형제도 덩달아 같이 가게 되었습니다. 또 아프가니스탄 버미안을 품고 있는 집사님, 병원을 마침 휴직한 간호사가 동참해 같이 가게 되었습니다.
다양한 동기로 6명이 사역팀이 구성되었고, 이중 2명은 단기사역을 마치고 현지에 남아 계속 사역하고 있습니다.
-사역은 어떤 식으로 이루어졌나요?
일단 처음에는 간단하게 언어를 배웠습니다. 그리고 진료하는데, 통역하는 분이 있어서 어렵지 않게 사역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 외 간단한 몇 마디 말과 바디랭귀지로 이야기했습니다. 실제로 영어를 하는 분을 만나 그분에게는 직접적으로 복음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사역은 의료진료하고, 만나는 이들을 위해 기도해주는 식으로 진행했습니다. 고아원에서는 치과체어에 앉히고 선교사님께서 아이의 이름을 불러서 기도해주시고, 간단한 검진을 하고 모든 아이들을 가벼운 잇몸치료를 해주었고 급한 통증이 있는 아이들을 치료해주었습니다.
대략적인 일정은 카불에서 선교사님과 교민을 위한 진료, 마자리샤리프에서 현지 오리엔테이션(마지리, 아프간, 언어공부), 발크성방문(예배, 찬양, 선포), 알리모스크방문, 저녁마다 함께 예배, 알리오봇(인근마을), 고아원 방문 진료 등이었습니다.
의료사역과 함께 현지인과의 만남을 통해 오히려 우리가 많은 은혜를 받았습니다.
-단기사역을 통해 어떤 효과가 있었나요?
단기사역이 기간이 짧아 장기사역보다 가볍게 생각되지만 단기선교의 경우도 한 지역으로 집중적으로 사역하면 현지를 섬기는 역할을 일부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단기사역을 통해 장기사역자가 지역사회에서 신뢰를 형성하는 기회가 됩니다.
또 전문인으로서 그 지역 내 직업인을 섬기고, 네트워크하고 교육하며 현지 리더십을 세우고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사역이 가능합니다.
이들에게 실제적 필요를 채우고 복음을 전하기에 매우 효과적입니다.
비록 단기사역자들이 지역전문성 없이 감정적으로 사역했을 경우, 오히려 사역에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지만 장기사역자와 지역에 대한 이해를 가지고 지혜롭게 사역한다면 훨씬 좋은 효과를 가져다 줍니다.
남미에서 만들어진 단기팀의 경우 몇 년에 걸쳐 계속적으로 한 지역을 사역해, 그 지역에 교회가 세워진 경우도 있습니다. 아프가니스탄의 경우도 지속적으로 섬기고 싶습니다.
선교는 필요를 보고 채우는 것이라는 말처럼 아프가니스탄의 영적, 신체적 필요를 채워주는 사역을 하고 싶습니다.
장기로 가고 싶지만 지금은 여러 가지 상황상 그렇게 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단기사역으로 현장을 섬기며 동역자를 세우고 싶습니다. 또한 매년 상반기 하반기 단기팀과 함께 집중적으로 한 지역을 섬기고 싶습니다.
앞으로 한달-두 달 정도 섬기는 사람을 파견하고 함께 단기팀이 협력하는 방식으로 사역을 확장하고 싶습니다. 사실 1주일 기간 동안 사역해보니 안타까운 마음이 컸고 오히려 우리 팀에 더 큰 유익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단기팀을 보낸다면 그 지역의 변화와 함께 그 민족과 지역을 품는 많은 동역자를 세울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전문인들이 단기로 사역하는 것에 대한 조언 및 방법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일단은 떠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창의적 접근지역이라고 이야기하는 선교지역은 전문인 사역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꼭 의료사역이 아니더라도 막상 현지에 가보니, 교육, 보건, 건설, 비즈니스 등 다방면에 걸친 섬김의 손길이 필요했습니다.
선교지 대부분은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 어려움을 헤쳐가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일단 가는 것 자체가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고민했지만 막상 가보니 매 순간 하나님께서 인도하시고, 역사하시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현장에 가니 마음 문을 열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분야를 통해 섬길 수 있었습니다.
-최근 한국장병이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는데, 아프가니스탄 현지상황은 어떠했나요?
사실 비자를 받을 때, 한국장병이 사망하는 사건으로 비자가 잘 나오지 않을 것을 우려했습니다. 하지만 별 어려움 없이 비자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처음 수도 카불에 도착했을 때, 아직 외국인에 대해 경계하는 모습이 보였지만 이것은 일부분이고, 대부분 아프간인들은 우리를 환영하고, 우리를 손님으로 반겨주고, 대접하기를 좋아했습니다.
외국인과 이야기할 경우가 있을 때, 자신의 나라를 생각하며 눈물을 글썽거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카불 인구가 6백만이라고 하는데, 치안이 불안하지만 큰 무리 없이 질서를 잘 지키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외국인들, 특히 군인들에 대한 테러가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지만 아프가니스탄 안에서는 오히려 그러한 소식을 접하기가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한국도 한국전쟁이 끝난 후 상당 기간 지리산 등지에서는 빨치산 잔당들의 지역적인 테러와 토벌작전이 있었고, 오랜 기간 군사분계선에는 정기적으로 도발이 있었지만 우리나라 안에서 이를 전쟁상황으로 이해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다른 나라에서 한국에 대한 제한된 정보만 접할 때 한국을 방문하는 것이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것과 마찬가지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아프가니스탄은 세계 어느 곳보다 위험한 곳 중의 하나에 속하지만 세상 어느 곳이라고 정말 안전한 곳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
카불이나 마자리 여기저기에서는 건물 공사가 한창이었습니다. 한 선교사님 말씀으로는 이제는 아프가니스탄 현지인이 건물을 만들기 시작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는 것입니다. 평화에 대한 기대감이 그만큼 크다는 것입니다. 28년간의 전쟁이 끝나고 2002년 이후 5년간 평화가 지속되며, 평화에 대한 기대함이 곳곳에서 느껴졌습니다.
지난 몇 년간 많은 비가 내리면서 가물었던 땅에 푸른 생명의 기운이 돌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하나님께서 아프간 땅에 다시 축복을 내리시기 시작했다고 믿습니다. 작년 평화축제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많지만 혈과 육에 대한 싸움이 아니라 영적 전쟁이라는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아프간의 영적기류가 변화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이 있다면?
짧은 기간이었지만 여러 가지 일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 중 한가지는 두바이에서 카불까지 캄에어라는 아프간 민간항공사 비행기를 타는데, 짐이 엄청나게 많았습니다. 항공사 공항직원이 많은 부분 오버차지 비용을 면해주었지만 많은 짐을 기내에 실을 수 밖에 없었는데, 비행기 직원이 밖으로 짐을 빼려 했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처음 보는 아프가니스탄 어른이 아프가니스탄에 온 손님이라고 이야기하며 짐을 실어달라고 부탁을 해주었습니다. 항공직원도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봐주겠다고 이야기하며 따뜻한 정과 함께 한국에 대한 호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 마자리로 가는 길이 많은 비로 끊겨서 다음 날 특별기로 이동하게 되었는데 카불 공항에서 A라는 하자라족 형제와 만나 이야기하며 이 형제가 자신의 민족에 대한 애정과 열정으로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나라를 도우러 먼 곳에서 온 우리에 대해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이 형제에게는 영어로 복음을 전했는데, 지금도 이 형제가 복음을 받아들이길 기도하고 있습니다.
-향후 비전과 소망은 무엇입니까?
마자리샤리프로 가는 미주팀 외 다양한 팀과 네트워크를 이루어 이 지역을 섬기길 소망합니다.
앞으로 봄, 가을 일년에 두 번씩 이런 단기팀을 만들어 마자리샤리프를 섬기길 소망합니다 장기적으로 아프간을 섬기는 치과의사 장기사역자가 나오길 소망하고 있습니다. 한국-아프가니스탄의 친선을 상징하는 치과가 세워져서 아프가니스탄 치과 의사들과 교류하며 섬기고 사역자들과 함께 동역해나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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