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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우만 맞는 말이라고?
요즘 들어서 "장애우"라는 말이 많이 들린다. 장애인에 대한 어느 논쟁을 봐도 그런 말은 한 두마디씩 튀어나온다.
"장애인이 아니라 장애우 입니다. 똑바로 불러주세요"
하지만, 이 말은 그리 맞는 말이 아니란 것을 알아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의 논쟁을 거쳐간 "장애우 / 장애인" 논쟁이긴 하지만, 혹시 모르시는 분은 그냥 들어주시기 바란다.
장애인을 지칭하는 말의 변천 : 불구자 → 장애자 → 장애인
최근 출간된 김도현씨의 책 "차별에 저항하라"에 따르면 1950년대와 1960년대에는 "불구자"란 명칭이 공식적이었다. 심지어 1954년 설립된 단체의 이름은 "한국 불구자 복지협회"였다고 한다. (현재는 한국 장애인 재활협회로 바뀌었다.)
그러다가 1981년에 "심심 장애자 복지법"제정을 계기로 "장애자"로 바뀌었으며, 1989년 장애인 복지법으로 개정되면서 "장애인"이란 용어가 사용되었다고 한다. [관련기사 보기 2007.4.16 연합뉴스 <불구자에서 장애인까지>]
불구자에서 장애자로 (1981년)
지금도 그렇지만, 불구자라는 말은 그리 긍정적인 말이 아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불구라는 말은 좀 점잖은 말이고, 우리는 "병신"이란 말을 - 지금까지도 - 사용하고 있다. 이 말이 사람을 비하한다는 것에는 토를 달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1981년 "심신장애자복지법안"이 5월 19일에 통과되고 1981년 6월 5일 공포되면서 "불구자"란 단어는 "장애자"로 바뀌게 된다. (이는, 일본에서 "장해자"로 쓰고 있는 것을 우리말로 바꾼 것이라고 한다. 지금도 "장해"라는 단어는 종종 쓰이고 있다)
장애자에서 장애인으로 (1989년)
국회의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심신장애자복지법개정법률안(대안)은 1989년 12월 1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1989년 12월 30일에 공포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1987년이란 주장도 있으나, 국회의 자료에 따르면 1989년이 맞다)
▶ 참고 : http://likms.assembly.go.kr/bill/jsp/BillDetail.jsp?bill_id=011437
이렇게 바뀐 이유는 "장애자"가 "놈 자(者)"를 씀으로써 사람을 비하한다는 이유였다. 사실, "기자" "학자"등에도 '놈 자'자가 쓰이고 있지만, 비하는 아니다. 하지만, 유독 장애자에 대해서는 그것이 비하라는 인식이 든 것은 사회적인 분위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또한, 여기에는 "장애우"란 단어가 한 몫을 한다.
▶ [근거자료] 장애인 명칭의 유래 - 하사가 장애인 상담넷
장애자에서 장애우로 (1987년)
그런데, 장애인으로 바뀌기 이전인 1987년에 "장애우 권익 문제 연구소"란 것이 생기면서 장애우란 단어가 생겨난다. 그들의 설명을 빌리면..
함께걸음 창간호인 88년 3월호에 실린 이성재 현 이사장(당시 소장, 변호사)의 창립취지문 「장애우들에게도 문명의 건강한 동반자로서 살아갈 능력과 권리가 있다」는 이렇게 서술하고 있습니다.“저희들은‘장애자’라는 단어의 개념이 이 사회 속에서 잘못 전달되고 있다는 사실에 착안하여‘장애우’라는 단어를 선정했습니다 (아래의 근거 자료에서 발췌)
장애자란 단어가 이미 이 사회에서 잘못 전달되고 있어서, 대체할 용어가 필요했고, 그 용어로 "장애우"라는 단어를 쓴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 단어는 장애인의 인권을 이야기하는 자리에서는 늘 등장했고, 지금까지도 널리 쓰이고 있다.
장애우는 틀린 말이다? - 장애인과 장애우 논쟁
위의 근거자료 장애인 명칭의 유래 - 하사가 장애인 상담넷 를 읽어보면, "장애우"란 말은 틀린 말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한 자료는 참 많은데, 가장 중심이 되는 것은 두가지이다.
먼저, 장애우는 "나"를 지칭할 수가 없다. "나는 장애인 입니다"는 말이 되지만 "나는 장애우 입니다"는 말이 되기가 참 힘들다. (나는 "학우입니다"란 말을 생각하면 이해가 된다)
그리고, 장애우는 어르신을 지칭할 수가 없다. "우리 아버지는 장애우입니다"라는 말 자체가 성립이 안된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서는 2003년에 아주 격렬하고 심도 있는 논쟁이 오갔다. 그 논쟁은 인터넷에 보물처럼 남아 있으니, 먼저 읽어보기 바란다. 이러한 자료를 읽지 않고서 처음부터 다시 논쟁을 시작하는 것은 한국 사회의 아주 나쁜 습관인 듯 하다.
장애인, 장애우를 같이 쓰면 어떨까?
사실, 이런 논쟁에 비전문가이지만, 실제로 말을 사용하는 나로서는 두 주장에 모두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다. (무슨 황희정승 패러디? ^^) 하지만, 여기서 날을 세워서 누가 맞다고 말하는 것은 참 위험한 발상일 것 같다.
먼저, 두 주장에서 "불구, 장애자, 병신" 등의 단어는 분명히 장애인(장애우)을 비하하는 의미가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사회 인식임을 인정했다.
그리고, 그에따른 대안을 찾으면서 "友(벗 우)"냐 "人(사람 인)" 이냐를 가지고 논쟁하는 것인데, 이 논쟁이 깊어질수록 이데올로기이니 운동이니 하는 머리아픈 이야기가 나온다.
사실, 장애인이나 장애우나 모두 장애가 있는 분들을 존중하는 의미라는 뜻은 명확하지 않은가? 그러면 좀 혼돈되더라도 그냥 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공식 용어가 장애인이므로 장애인을 주로 쓰되, 굳이 어떤 운동의 의미를 내고 싶으면 장애우를 쓰는.. 그런 선택의 방식이 어떨까 한다.
사실,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장애자"란 말이 아무런 거리낌 없이 쓰이고 있다. (검색창에 "장애자"를 쳐보시라. 수백 수천개의 뉴스 결과가 나온다) 이것도 무조건 지적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비하하는 뜻으로서의 '장애자'가 아닌, 그저 일반적인 단어로서 '장애자'를 사용한 것을 가지고 '의식이 있니 없니' 하고 몰아 붙이는 것은 옳지 않다. 이런 방식은 오히려 반발만 가져온다.
어차피 비장애인 (장애인의 반대말은 정상인이 아니고 비장애인이다)들도 모두 "잠재적 장애인"인데, 굳이 미래의 자신을 비하하는 말을 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마치 "간호원"이란 말을 들으면 어쩐지 우울해진다는 간호사분을 위해서 "간호사"라고 불러주는 것.. 별로 어려운 일은 아니지 않는가? 청소부와 '환경미화원'은 정말 큰 차이가 있었던 것 같이, "명칭"만 바꾸더라도 그 사람에 대한 태도가 달라진다.
물론, 호칭이 달라진다고 모든 것이 해결된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아무리 '장애인'으로 불러도 그 바탕에 '불쌍한, 쓸모없는' 등의 수식어를 깊이 간직하고 말을 한다면, 그건 그냥 앞에서 욕을 하는 것보다 나쁘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태도인 것 같다.
장애인, 장애우. 좋다. 이런 말에 집착하지 말고, 이제 "함께 사는 우리"로서 서로를 바라보았으면 한다. 같이 사는 세상 아닌가!
굳이 밝히자면,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그래서 요즘 장애인 기사가 많은 것이다) 1년에 하루 만이라도,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가져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반짝 관심이 아예 관심이 없는 것보다는 조금 더 낫다는 생각을 한다.
한글로. 2007.4.18.
http://blog.daum.net/wwwhangu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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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따따따 쩜 한글로 - 세상을 향해 소리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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