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됐나요: 북한 어린이 남한보다 한뼘 정도 작다

2007.01.22

주간 기획 '어찌됐나요' 이 시간에는 북한의 식량난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북한 어린이들의 영양상태에 대해 알아봅니다. 북한은 올해도 여전히 외부로부터 100만 톤가량의 식량지원을 받지 못하면 식량난을 맞게 될 것이라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북한 정부에서 운영하는 한 보육원에서 유엔이 제공한 쌀로 한 여아가 점심을 먹고 있는 모습 - AFP PHOTO/HO/Gerald Bourke/WFP

 

 

우선 북한 어린이들의 성장발육 상태는 어떠한지, 정말 유엔기구가 발표하는 것만큼 심각한 것인지 부터 알아보기 위해 두 달 전 북한에서 나왔다는 8세 된 남자 아이를 만나본 북한민주화운동본부 박상학씨의 말을 들어봤습니다.

 

박상학: 여기 아이들은 8-9세가 되면 키가 120cm 정도이고 한데 그 아이는 100cm 정도 되더라고요. 남한 아이들 보다 키도 한 15cm 작고, 몸무게도 23kg 정도는 나가야 하는데 그 아이는 15kg 정도 밖에 안 되고, 얼굴은 까마짭짭 하고 일단은 아이가 엄청 작아요. 식사를 할 때 보니까, 고기를 주니까 3일 연속으로 먹더라고요. 남한 아이들은 고기 두 끼 정도면 안 먹는데 그 아이는 3일을 먹더라고요. 소고기는 거기서 구경도 못했데요. 돼지고기는 일 년에 두 번, 세 번 정도고.

 

그는 북한에서 갓 나온 이 아이의 겉모습만을 보고도 북한에서 왔다는 것을 알았으며 짧은 몇 마디 대화를 나누고서 확신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박상학: 남조선에 가기만 하면 미국 놈들을 다 잡아 죽인답니다. 유치원에서 다 배운 겁니다. 1학년까지 다녔으니까. 아주 철부지지... 얘기 하는 것을 들으면.

 

북한의 계속되는 식량부족으로 인해 북한 어린이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은 남한 입국 탈북자들이나 국제적, 인도적 차원의 대북지원 단체, 남한의 지원단체들에 의해서도 사실로 확인이 되고 있습니다.

또 다른 남한 입국 탈북자로 북한 소식에 밝은 이금용씨도 북한의 일반 주민들은 끼니마다 옥수수밥을 먹는 것조차 행복해 할 정도라며 북한어린이들이 영양상태는 심각한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이금용: 우선 아이들이 유치원엘 못갑니다. 밥을 싸 가야 하는데 싸 갈 밥이 없으니까... 북한은 일단 모유 수유고, 젖이 안 나오는 산모는 암죽을 쒀 먹입니다. 돈이 있는 사람은 찹쌀 죽을 먹이고 돈이 없는 사람은 밀가루 죽을 먹이죠. 어쨌든  어쨌든 애들이 발육이 안돼서 남한 아이들과 비교하면 절반 차이라고 볼 수 있죠.

 

유니세프, 즉 국제연합아동기금은 전 세계 156개 개발도상국에서 어린이 보건과 영양 등의 구호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 기구는 북한 보건성 등과 함께 북한 전역 어린이들의 영양 실태를 조사해 발표하고 있습니다. 유니세프 한국지부 이현우 홍보차장으로부터 북한 어린이의 영양상태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들어 봤습니다.

 

이현우: 98년 당시는 북한에 기근이 심했던 때라 어린이 영양실조가 심각한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2002년, 2004년에 실태 조사를 다시 했고, 98년도에 61퍼센트에 달했던 어린이의 발육 부진율은 2004년 기준으로 37퍼센트까지 내려가서 많이 개선이 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국제사회의 지원이 북한에 많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중증 영양실조의 경우는 어린이의 생명이 위험할 정도로 심한 영양결핍입니다. 98년 16퍼센트에서 2004년에는 7퍼센트 까지 내려갔습니다.

 

호흡기 내과 전문의인 남한의 백재중 박사는 북한 어린이에 대한 영양실태 보고서에서 1-5세 시기는 성장 발육이 급속도로 진행이 되고 여러 가지 중요한 기관이 자릴 잡기 때문에 신체발달에 아주 예민한 시기라고 말했습니다. 이 시기의 영양 공급은 아이의 성장 과정에 절대적 영향을 준다는 것입니다.

 

백재중: 생후 1년은 애기가 엄마 뱃속에 있을 때 엄마의 영양 상태가 어땠는가에 영향을 미치는 시점입니다. 엄마가 임신 중에 먹는 것이 부실했으면 태어나서 1년 정도는 그 영향을 받는 것이고 좀 지나고 나면 태어나서 영양상태가 어떤가에 영향을 받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볼 때 영양문제로 해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요오드 문제입니다. 이것이 갑상선에 문제를 미치는데 갑상선 쪽에 기능장애가 오면 정신지체로 문제가 됩니다. 전 세계적으로도 문제가 되는 것인데 북한에서도 문제가 된다는 보고도 있었습니다. 아주 예민한 시기에 영양공급이 부족해지면서 정신적인 문제까지도 올 수 있다는 겁니다.

 

남한 통일연구원 북한인권문제연구센터의 임순희 소장은 남북한 청소년의 영양 상태를 간접 비교해 본 결과 이미 큰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임순희: 국내 질병관리본부에서 탈북자를 대상으로 해서 신체계측 결과를 내놨는데 15-19세 남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우리는 키가 173.5cm인데 북한 남자들은 159.4cm로 나왔습니다. 또 여자는 남한이 160.5cm 북한 여자는 152cm로 나왔습니다.

 

임 소장은 이러한 북한 어린이들의 영양결핍으로 인한 발육부진 문제는 앞으로 더욱 심각한 남북한간의 이질화를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북한 당국이 어린이 영양공급 문제에 좀 더 적극적 자세로 임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임순희: 과연 남북한의 한반도를 짊어지고 갈 주역들이 합심해서 하나가 돼 일을 해나갈 수 있을까? 일단 외모에서 남북한이 위화감을 느끼게 되겠죠. 북한이 대북지원을 받는 자세에 있어서도 좀 달라져야 되지 않나 이런 것이 있습니다.

 

남한의 인도적 대북지원 창구 역할을 하고 있는 우리민족 서로돕기 운동본부의 강영식 국장도 북한 어린이 영양문제는 앞으로 또 다른 남북간의 이질감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요소라며 자신의 단체에서 추진하는 북한 어린이 돕기 대북사업을 소개했습니다.

 

강영식: 직접적인 북한 어린이 대상 급식 사업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영양실조를 치료할 수 있는 영양제와 어린이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초 의약품 제조공장 사업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저희가 평양 적십자병원 내에 약물병동 그리고 정성제약 내에 알약 공장을 건설해서 어린이 영양제를 생산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신의주, 회령, 평양 인근 지역에 어린이들을 위한 육아원 탁아소에 직접적인 급식지원 등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는데...

 

지난 1997년부터 10년째 북한 어린이들에게 영양식 공급 사업을 펼치고 있는 남한의 인도적 대북 지원단체인 JTS 현희련 간사도 90년대 말의 상황보다는 나아졌을지 몰라도 북한 어린이의 영양 상태는 아주 심각하다면서 어린이에 대한 인도적 지원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현희련: 무조건 지원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 다른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인도적 지원은 인도적인 지원 상황이 있는 한 계속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어린이의 경우는 인류의 미래잖아요. 태어난 생명들이 자신 생명을 누리고 살 수 있도록 지원을 하는 것은 사람의 양심이라고 생각입니다. 어떤 이유에서라도 아이들이 굶주리고 있고 제대로 성장을 하고 있지 못하다면 돕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워싱턴-이진서

자유아시아방송; http://www.rfa.org/korean/features/what_happened/2007/01/22/nk_children_hung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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