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증언, 95년 북한어린이들 굶주림에 죽어나가

2005.02.22

북한에서 고등중학교에서 교사를 지낸 탈북자 박광일 씨는 지난 1995년 북한의 극심한 식량난으로 인해 수많은 북한의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이 죽어갔다고 제6회 북한인권.난민문제 국제회의에서 증언했습니다. 박 씨는 남한사람들은 북한의 실상을 직시하고 그들의 인권을 찾아주는데 힘써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박광일 씨는 자신은 북한에서 고등중학교 교원이었다고 소개합니다.

 

박광일: 저는 인권의 불모지인 북한체제에서 1974년 함경남도 함흥시에서 고등중학교 교원(교사)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함흥시 성천구역 룡흥인민학교와 성천강고등중학교를 거쳐 평양 김형직사범대학을 졸업하고, 1995년 11월부터 1997년 3월까지 고향에 있는 성천강고등중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아이들을 가르쳤던 경험이 있습니다.

우연히 비디오를 본 것이  화근이 되어 진정한 자유와 민주주의를 찾아 1998년 10월 중국으로 탈북 하여 숨어살다가 중국공안에 의해 체포되어 북한으로 강제북송 된 후 1999년 1월 다시 두만강을 넘어 탈북하여 중국에서 떠돌아다니던 청소년 약 70여명과 1년 동안 했었습니다. 중국에서 2년 이상 떠도는 생활 끝에 2001년 3월 남한으로 귀순하여 지금은 북한의 인권회복과 민주화를 위하여 투쟁하는 ‘북한민주화운동본부’에서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박 씨는 지난 1995년부터 수많은 북한의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이 죽어 갔다고 증언합니다.

 

박광일: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나라의 왕’, ‘미래의 역군’이라고 역설하는 북한체제 하에서 과연 지금 북한청소년들은 어떤 운명에 처하여 있는가, 분명한 것은 북한의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은 굶주림과 영양실조로 인하여 죽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고향에서 고등중학교에서 교원을 할 당시(1995년 11월부터 1997년 3월까지) 굶주림으로 인하여 학교에 출석하지 못하는 학생의 수가 45%에서 55%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었고 특히 1995년부터 극심한 북한의 식량난으로 인하여 수많은 북한의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이 죽어갔으며 지금 이 시각에도 죽어가고 있습니다.

 

박 씨는 지난 1995년 고등중학교 교원 시절 결석자가 속출했다고 했습니다.

 

박광일: 제가 대학을 졸업하고 함경남도 성천구역당위원회 간부과로부터 성천강고등중학교 교원으로 임명을 받고 첫 교원생활을 시작했던 때가 1995년 11월이었을 겁니다. 제가 배치 받은 학교는 이미 제가 고등학교시절의 모교라 많은 선생님들이 저를 반겨주었고 별로 어려움이 없이 학급도 배정 받았습니다. 당시 저는 4학년 학생들(14살-15살) 담임이었습니다. 저의 학급 제적수가 그 당시 32명이었습니다. 학급을 담임하고 첫 출석을 체크할 때 출석한 학생들의 숫자가 25명도 못 미치는 것을 발견하게 됐습니다.

 

박 씨는 당시 왜 학생들이 결석을 하는 지를 소개합니다.

 

박광일: 북한의 학교들에는 청년동맹위원회라든가 소년단위원회라는 정치적인 조직이 있고 학교의 출석을 관리하는 교무과에서는 학교에 출석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모두 찾아 학교에 데리고 오라고 담당교사들을 독촉하곤 했습니다. 오전에는 학급에서 수업을 하고 오후에는 또 학교 각 청년조직 정치조직 행정조직에서 진행하는 학습회의들에 참가하고 오후 5시면 일정이 끝납니다.

오후 5시부터는 학교에 출석하지 않는 학생들을 찾아다니는 이런 일을 해야 했습니다. 학생들의 집집마다 방문한 결과 집들이 비어 있었으며 또 먹고살기 위해 부모를 찾아 장마당에 나가있는 학생들이 많았음을 발견하게 됐습니다. 또 학교에서 공부를 하자고해도 공부할 볼펜 책 한 권 없어서 학교에 나오지 못하는 학생도 있었고 학교에 나오고 싶어도 입을 옷이 없고 굶주려서 못나오는 학생들이 대다수였습니다.

 

박 씨는 당시 밤이면 학생들을 찾아 나섰다고 했습니다.

 

박광일: 당시 북한에서는 당, 정권기관, 사회단체, 안전부 공동으로 당시 연합의 임시 조직인 9.17상무라고 조직이 결성이 돼서 당시 방랑하는 청소년들을 찾아내서 학교로 데리고 가는 일들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저희 학급의 학생들이 많이 안나오기 때문에 10명 정도 안나오기 때문에 9.17 상무에 동원되어 가지고 밤이면 기차 역전이나 함흥시 같은 경우는 성천강 유보도 공원이라든가 또 여름에는 학생들이 잘만한 공공장소를 찾아서 찾곤 했습니다.

 

박 씨는 굶주린 자녀들을 밖으로 쫓아내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박광일: 분명한 것은 집을 떠나서 학교를 떠나서 방황하는 아이들은 세상에 버려진 아이들이라는 것입니다. 오직 했으면 부모가 먹고살기 힘들어서 자기 자녀를 키우기 힘들어서 그 자녀를 집에서 밖으로 내쫓는 부모들도 있습니다. 부모들 무릎에서 굶어 죽이기보다는 밖에 나가서 자신이 먹고살라고 부모가 자식을 집에서 내쫓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어린이들을 ‘나라의 왕’이라고 떠들어대는 북한사회의 아비규환과도 같은 현실 속에서 과연 한참 배우며 자라야 할 청소년들의 운명이 어떻게 제대로 될 수가 있겠습니까?

 

박 씨는 자신이 맡은 학급생이 굶주림 때문에 결국 죽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했습니다.

 

박광일: 제가 담임했던 학급에서만 4명의 학생들이 굶어죽은 모습을 제가 직접 목격했습니다. 그 중에 한 가지 예를 들겠습니다. 1996년 4월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때 한참 학교들에서는 이미 죽어서 지옥에 간 독재자 김일성의 생일을 맞으며 행사 준비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김일성은 죽어도 그는 북한민족의 태양이기 때문에 죽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학교마다 김일성 김정일 생일 때가 되면 대대적인 정치 행사 등을 조직하는데 그날도 한참 바삐 행사준비 때문에 골머리를 썩고 있는데 제가 담임한 학급의 한 학생이 영양실조로 ‘함흥시 소아과병원’에 입원했는데 상태가 매우 위급하다는 통보를 받고 급히 병원으로 가보게 됐습니다. 병원에 들어서니 입원실마다 갓 태어난 아기들로부터 어른들까지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깜짝 놀라게 된 사실은 병원에 입원한 아이들의 90% 이상이 굶주림으로 인한 여러 가지 질병으로 입원해 있으며 입원한 대다수는 살아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놀라운 사실이었습니다.

저희 학급 학생도 몇 달간을 계속 풀 죽으로 연명하다가 하도 배가 고파서 장마당에 나가 밀가루로 만든 건빵 한 개를 사먹을 것이 제대로 소화되지 않아 그것이 급성간염으로 전환되어 결국은 죽게 되었던 것입니다. 학생의 어머니는 죽어 가는 자식의 모습 앞에서 기절하고 말았습니다. 이러한 어머니들의 모습 아무 죄도 없이 너무나도 비참히 죽어가고 있는 자식들의 죽음 앞에서 울부짖고 있는 북한의 어머니들의 마음속에 쌓인 북한정권에 대한 원한은 하늘을 찌를 것입니다.

 

박 씨는 북한은 독재자 개인의 권력유지와 향락추구로 결국 어린이들이 죽어나가고 있다면서 우리는 그들을 살려내고 그들의 인권을 찾아줘야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박광일: 이미 저 지옥의 세상으로 간 북한의 독재자 김일성은 생전에 북한의 어린이들을 두고 늘 이런 말을 했습니다. ‘어린이들은 우리 조국의 미래이며 나라의 왕입니다.’ 그리고 김일성은 살아있는 동안 북한체제하에서 자라는 청소년들로부터 아낌없는 찬사와 영광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과연 북한체제가 그 곳에서 자라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있어서 미래로서 왕으로서의 대접을 해주고 있는가에 대해서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여러분들은 잘 알아야 할 것입니다.

북한은 자국의 청소년들에게 나라의 왕으로서의 삶인 천국의 삶을 안겨주는 것이 아니라 굶겨 죽이고 병들어 죽이는 지옥의 고통을 안겨주고 있는 죽음의 땅입니다. 누가 이렇게 북한사회를 암흑의 나라, 죽음의 나라로 만들고 있습니까? 나라의 장래를 떠메고 나갈 우리의 어린이들의 생명을 죽이면서까지 자신들의 권력유지와 향락만을 추구하고 있는 21세기의 시대의 독재자 그가 과연 누구입니까?

 

박 씨는 북한의 참혹한 인권부재의 독재상황을 모르고 남한사회 일각에서는 김정일에게 아부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에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박광일: 저는 학교를 들어오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누구를 위해 북한의 인권을 외치는 가’라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습니다. 우리는 북한의 청소년들을 살리기 위해서 인권을 외치고 그들에게 참된 인권을 찾아주기 위해서 이 자리에 모인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잘못됐다고 합니다. 진실을 말하는 자는 잘못됐고 진실을 왜곡하고 김정일에게 아부하는 자들은 잘하는 자가 되고 이것이 오늘날의 대한민국사회가 아닌가 오늘 생각해 보게 됩니다.

 

서울-이현기기자  자료출처: 자유아시아방송 http://www.rfa.org/korean/simcheongbodo/2005/02/22/nk_childr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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