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사진은 작년에 중국 북경의 한국대사관 정문에서 벌어진 장면입니다. 한국대사관에 진입하려는 탈북자 가족을 중국 경찰인 공안이 강제로 저지하며 끌어내는 상황입니다. 중국인 경찰의 허리춤을 잡고 끌려가며 아우성을 치는 엄마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저 남루한 옷차림의 북한 어린이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혹시 당신과 나의 조카일지도 모를 저 어린이의 머리를 저렇게 묶어주며 엄마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그리고 저 아이는 지금 어떻게 되어 있을까요. 가슴이 아픕니다.

오른쪽 사진은 이라크전쟁에서 미군이 포로로 잡은 이라크 시민과 그 아들입니다. 어떤 상황에서 잡힌 것인지 모르지만, 머리에 검은 비닐을 씌워서 그냥 따가운 모래밭에 앉혀놨습니다. 철조망이 살벌합니다. 왜 어린이까지 잡혀와 있는 것일까요. 왜 아이는 남루한 운동화를 벗어놨을까요. 아이는 울다 지친 것인지 열병이라도 난 것인지 힘없이 아빠에게 안겨 있습니다. 볼 수도 없는 아이의 머리를 앙상한 손으로 어루만지며 저 아빠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아이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고개를 숙인 아빠의 머리가 만드는 각도와 두 사람의 신발, 아이의 힘없는 표정에서 한없는 절망이 느껴집니다. 아무런 현실적 힘이 없는 아빠에게 기대어 있는 아이의 기대, 그 기대를 알면서 머리나 쓰다듬어줄 수밖에 없는 포로 아빠의 절망이 가슴 아프게 다가옵니다.

어떤 복잡한 정치적 논리나 수사가 저 어린 아이들의 고통 앞에서 힘이 될 수 있을까요.

출처:http://deulpul.egloos.com/12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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