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억 중국인 선교의 사명은 한국교회에 있다”

중국선교 통해 세계를 섬기는 성광교회 조영준 목사 [2006-04-15 09:00]

  • ▲중국 선교의 큰 비전을 품고 있는 성광교회 조영준 목사. ⓒ송경호 기자

2007년 창립 30주년을 맞는 서울시 금천구 독산본동 성광교회(담임 조영준 목사)가 인구가 14억에 달하는 중국을 복음화하기 위해 힘있는 걸음을 내딛고 있다. 성광교회는 최근 중국에 조선족과 한인(漢人)들을 위한 교회를 연달아 세우고, 학교를 설립하는 등 개교회로서는 상당한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중국 선교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성광교회가 이처럼 중국 선교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담임인 조영준 목사의 강력한 비전과 의지 때문이다. 조 목사는 교회 개척 15주년을 맞은 1992년 “이제 교회가 잘 성장했으니 지역사회와 세계를 위해 봉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중국 선교에 눈을 뜨게 됐다. 그리고 먼저 조선족 선교를 시작했다.

한국과 문화와 언어 같은 2백만 조선족 전도 시작

“당시에는 동남아 선교 붐이 일어나던 시기였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동남아는 대부분 불교나 회교 국가인 데다가 우리와는 문화와 언어까지 다르니 선교가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교회가 서서히 일어나려고 하던 중국을 찾았고, 우리와 문화와 언어가 같은 2백만 조선족을 한국교회가 책임져야겠다고 생각했죠.”

일단 마음을 먹자 조 목사는 과감하게 실행에 옮겼다. 그는 즉시 교인들의 선교 헌금을 모아 모 지방에 7백여평의 땅을 임대, 150평 규모의 조선족교회를 세웠다. 그 교회는 현재 성장을 거듭해 지교회를 몇 군데 세우고도 450여명의 성도를 확보한 교회로 우뚝 섰다.

해외에 교회 하나를 세우고 운영하는 것만도 쉽지 않았지만 성광교회의 조선족 선교 사역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조영준 목사는 “교회를 세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현지인 지도자를 세우는 것”이라는 지론을 내세워 또다시 예산을 대거 투입, 현지인 목회자 양성을 위해 부지 400여평에 300평 규모의 건물을 갖춘 신학교를 설립했다.

4년제로 운영되는 이 신학교는 이미 지난해 1기 졸업생 15명을 배출했고, 현재 2기 31명이 졸업을 준비 중이다. 성광교회가 속한 교단에서도 이 신학교의 활동과 의미를 높이 평가해 최근 연회의 공식 기관학교로 인준했다. 아직 법적인 문제 때문에 안수는 줄 수 없지만 얼마 전 중국기독교 모 양회에서 졸업생 중 일부를 안수해 주겠다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14억 중국인들 향해 눈을 돌리다

조 목사는 이어 중국인 선교에도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조선족들이 어려운 환경으로 인해 출산율이 높지 않은 데다가 해외 이주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 인구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영준 목사는 조선족 선교는 이제 한계에 이르렀다고 판단하고 중국의 14억 인민들을 향한 열정을 드러냈다.

“중국 기독교 인구를 많게 잡으면 1억에 달합니다. 하지만 아직도 13억이 선교의 대상이죠. 그렇다면 그들을 선교할 사명은 누구에게 있겠습니까? 이미 선교의 열정이 식어버린 유럽? 중국과는 문화도 언어도 전혀 다른 미국? 자국의 복음화율도 낮은 일본? 저는 그들에게 중국 선교의 사명은 적다고 봅니다. 실제로 그들이 중국 선교에 나서는 사례도 드뭅니다. 결국 14억의 중국인들을 끌어안을 수 있는 것은 오직 한국교회 뿐입니다.”

중국인 선교도 일단 결정을 내리자 조금도 지체 없이 진행됐다. 조 목사는 성광교회 교인 중 음악을 전공한 선교사를 현지로 파송해 중국인교회 지도자를 도와 사역케 했다. 이 교회는 현재 음악과 춤 등을 통한 예배로 중국 젊은이들을 빠른 속도로 끌어들이며 ‘젊은이들을 위한 교회’로 자리잡았다. 올해 여름에는 한국에서 교사들을 단기파송해 여름성경학교와 수련회 등도 개최할 계획이다.

목회 인생 마지막 과제는 중국 선교센터 설립

이제 조영준 목사에게 남은 꿈은 중국 수도인 베이징에 교단을 대표할 수 있는 한인교회, 즉 선교센터 역할을 감당할 교회를 설립하는 일이다. 그래서 중국교회들이 한국교회와 정보를 교류하고, 선교 정책을 논의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러나 이는 개교회가 아닌 교단 차원에서 나서야 할 문제이기에 힘이 모자라 안타까울 뿐이다.

“중국 선교센터를 통해 한국교회가 중국인들에게 좋은 본을 보여주고 나아갈 길을 지도해 줘야 합니다. 제가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았는데 이제 정년이 2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좀더 이 일에 뜻을 같이 하는 이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성광교회는 조영준 목사가 1977년 20여평의 건물에 단 3명의 성도로 개척을 시작, 이후 전도할 대상을 미리 정해 40일간 기도하며 전도하는 ‘지명 전도’를 통해 현재 성도수가 2천여명에 달하고 건물을 세 번이나 재건축할 정도로 성장을 거듭해 왔다.

성광교회는 개척 15주년을 맞았던 92년부터 지역사회 섬김을 본격 시작해 성광교회가 소속된 교단이 취약한 목포에 지교회로 목포성광교회를 세우고, 불우이웃을 위한 기금을 조성하며, 강화도에 800여평 규모의 수도원을 건립하는 등의 활동에 나서고 있다.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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