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비자법 개정 외국인 체류기한 축소… 한국 선교사 현지활동 타격
러시아 정부가 지난해 10월 비자법을 개정, 영주권이 없는 외국인 체류 기한을 최대 6개월까지 제한하고, 한 번 머물 수 있는 기간도 3개월로 한정해 한국 선교사들의 활동에 제동이 걸렸다. 이에따라 영주권이나 취업비자를 취득해 활동을 계속하는 방안과 함께 타국으로의 재배치까지 거론되는 등 국내 선교담당자들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가 지난해 10월17일 발표한 개정 비자법에 따르면 1년 상용 혹은 인문 비자를 받은 사람들은 최대 6개월간 머물 수 있으며, 3개월씩 나눠 체류하도록 했다. 3개월 체류 후에는 러시아 영외 지역에서 3개월간 체류한 뒤 다시 입국이 가능하다. 그러나 러시아 영외 지역에서 3개월 체류한 것이 증명이 안 되면 한국에서 비자를 연장해야 한다.
그동안 선교사들은 러시아 개신교단과 여행사에서 발행한 초청장을 통해 1년 인문 복수비자로 연 2회 6개월씩 거주등록을 받아 체류해왔다. 하지만 이번 비자법 개정으로 상당수 선교사들이 선교활동에 타격을 입게 됐다. 이와 관련,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통합, 고신, 대신, 합신, 합동정통 등 6개 교단 선교회 총무들은 지난 16일 모임을 갖고 대책을 논의했다.
선교회 총무들은 장기적으로 러시아에 단일 장로교연합회를 세워 공동대처한다는 의견을 모았으며, 구체적인 대책으로 세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러시아 선교사 명의로 부동산을 구입해 영주권을 얻는 방안이다. 하지만 선교사가 많이 모여 있는 모스크바는 부동산 가격이 상승해 외곽지역으로 나가야 할 형편이다. 둘째, 비즈니스 비자를 발급받는 방법이다. 셋째, 러시아 주변 국가로 선교사를 재배치하는 방안이다.
교단들은 이들 방안 중 한 가지로 확정하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에 해당 선교사에게 세가지 방안을 제시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교단 총무들은 3월 26∼29일 열리는 모스크바 선교사대회에서 이 문제를 공식 발제하고 의견을 모으기로 했다. 6개 장로교단이 러시아에 파송한 선교사 가정은 모두 84가정이다. 이 가운데 4분의 3은 영주권이 없는 상태다. 지난해 12월 말 현재 러시아에 파송된 한국 선교사는 모두 58개 단체, 544명(가족 포함)에 이르고 있다.
GoodNews paper ⓒ 국민일보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6개 장로교단, 러시아 비자법 공동 대처
러시아 정부가 최근 비자법 개정을 통해 영주권이 없는 외국인의 체류 기한을 1년에 최대 6개월까지로 제한함에 따라 러시아에서의 선교 활동이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러시아에 선교사를 파송하고 있는 주요 장로교단들이 공동대책 마련에 나섰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해 10월 외국인들의 체류기간을 제한하는 내용의 비자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개정된 러시아 비자법에 따르면 영주권이 없는 외국인이 한 해 동안 러시아에 머물 수 있는 기간은 최장 180일로 제한된다. 게다가 정해진 180일 가운데 연속해서 머물 수 있는 기간은 90일에 불과해 3개월에 한 번은 비자를 다시 발급받아야 한다.
이처럼 비자법이 까다롭게 바뀌면서 러시아에 파송돼 사역 중인 선교사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러시아에 선교사를 파송한 각 교단들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먼저 발 빠르게 움직인 교단은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총회다. 기성 총회는 러시아에 모두 7가정을 선교사로 파송하고 있다. 이 가운데 영주권을 갖고 있는 선교사 가정은 3가정뿐이다. 기성 총회는 영주권이 없는 4가정 가운데 2가정은 인근 지역 국가로 보내기로 했다. 또 나머지 2가정은 국내로 불러들인 뒤 당사자들과 협의를 거쳐 다른 지역으로 파송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러시아에서 운영 중이던 신학교는 잠정 폐교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장로교단들은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예장 합동과 통합, 고신, 합동정통, 대신, 합신 총회 관계자들은 16일 대책마련 회의를 갖고 개정된 러시아 비자법에 공동 대처하기로 결정했다.
이들 교단들은 우선 러시아에 장로교 연합총회를 초교파적으로 세워 구체적 방안을 마련해나가기로 했다. 강대흥 예장합동 총회세계선교회 총무는 "러시아 비자법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러시아 공의회를 기점으로 하여 모스크바 장로회 총회로 발전시키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들 장로교단들이 비자법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대책은 크게 3가지로 모아진다. 먼저 러시아에서 사역 중인 선교사 명의로 부동산을 구입해 영주권을 획득하도록 돕는 방안이다. 하지만 선교사들이 주로 많이 모여 있는 모스크바 지역은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올라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교단들은 외곽지역의 값싼 부동산을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음으로 선교사가 3개월에 한 번씩 국내에 들어오지 않더라도 다른 방법으로 비자를 연장 받는 방안을 찾고 있다. 러시아에 진출한 각 기업들과 연계해 취업 비자를 발급받는 방법도 고려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 같은 방법이 어려울 경우 러시아와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주변 국가로 선교사를 재배치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현재 6개 장로교단이 러시아에 파송한 선교사 가정은 모두 84가정이다. 이 가운데 4분의 3은 영주권이 없는 상태여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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