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교회건축<28> 유럽·독일 교회건축 |
유럽 현대 교회건축 답사 및 독일 교회건축대회 참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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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3년 독일 베를린 중심부에 전쟁으로 파괴된 교회당 터에 지은 교회당으로, 과거와 전쟁의 흔적으로 남은 종탑과 공존하도록 새로 지은 기념예배당임.(사진제공 정시춘) |
| 오랜만에 ‘아름다운 교회건축’ 기사를 쓰게 되어 이 기사에 관심을 가지고 기다리는 독자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저는 그동안 유럽의 현대 교회건축들을 답사하고, 독일에서 개최되는 교회건축대회에 참석하고 돌아왔습니다. 미국에 비해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유럽의 교회건축에서 배울 것이 많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오래 전 북유럽(특히 핀란드)의 현대 교회건축들을 둘러본 일이 있었습니다. 저는 교회건축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아이디어와 건축의 예술성은 물론, 현대기독교의 신학과 교회의 새로운 사회적 역할에 대해 고민한 흔적을 보았습니다. 또 몇 년 전에는 미국의 교회건축들을 답사했습니다. 그곳에서는 실용주의와 검소함 그리고 수요자 중심의 새로운 시대에 적응해가는 교회건축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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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32년 독일 퀠른에 건축된 교회당으로, 회중의 예배 참여를 강조한 전례운동의 정신을 반영한 교회건축임. (사진제공 정시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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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 정시춘) |
| 그래서 종교개혁의 본거지이며 개신교 발전의 중심축에 있었던 독일과 그 영향권의 나라에서 교회건축의 현대화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비록 기독교가 쇠락한 유럽이지만 새로운 교회건축이 이루어지고 있고, 교회건축대회를 열어 교회건축의 다양한 문제들을 논의하고 미래 교회건축의 지향점을 제시하는 ‘Kirchbautag’이라는 모임이 있어 그 현황을 보고 싶었습니다. 그 대회는 3년마다 열려 올해 75년이 되는 해라고 합니다.
저의 연구소 팀장들과 함께 렌터카를 빌려 약 11일에 걸쳐 독일 전역과 오스트리아 그리고 스위스 등지에 건축된 20세기 이후의 현대 교회건축들을 답사하고, 4일에 걸쳐 진행된 독일 교회건축대회를 참관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느낀 것을 여러분과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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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회건축 근대화 초기의 작품 -1930년에 독일 아헨에 건축된 교회당으로, 과거 고딕과의 단절과 근대건축의 모더니즘을 반영한 교회이며, 예배와 선교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기초로 회중공간과 성소의 통합과 교회건축의 다목적성 그리고 무 장식성을 추구한 최초의 교회건축임.(사진제공 정시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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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 정시춘) |
|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는 교회건축
먼저 독일권의 현대 교회건축들은 역사 속에서 고민하며 발전해왔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먼저 그리스도로 상징되는 ‘빛’은 중세 교회건축으로부터 현대 교회건축까지 그들의 교회 건축공간 속에서 항상 중심 과제였습니다. 다만 중세 교회의 빛이 저 멀리 천국에 존재하는 거룩한 신성을 신의 차원에서 표현한 것이라면, 현대 교회건축의 빛은 우리 안에 충만한 성령의 신을 인간의 차원에서 표현한 것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중세 교회가 천국에 계신 하나님께로 나가는 통로였다면, 현대교회는 우리와 함께 계신 하나님을 느끼는 장소였습니다.
한편 그들의 교회는 일찍부터 세상과 함께하는 교회이길 원했습니다. 20세기 전반에 이미 그들의 교회들은 교회의 세속화를 고민했고, 예배에 회중들의 참여를 통한 민주화를 고민한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세상의 중심이라고 하면서 더 이상 세상으로부터 고립된 교회가 아닌, 세상 속에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사역을 감당하는 교회로서의 교회당의 모습과 예배의 본질을 담고 표현하기 위한 예배 공간의 구성을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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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57년 독일 베를린 교외 주거지역에 지은 교회당으로 예배공간에 후원의 자연경관을 도입한 예배당이며, 예배실 후면에 배치한 친교실과는 이동식 칸막이로 공간을 통합 또는 분리하여 사용할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음.(사진제공 정시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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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 정시춘) |
| 오늘날 단지 교회 성장이라는 목표를 위해 열린 교회·열린 예배를 말하는 한국교회의 노력이 조금 가볍게 느껴지는 것은 저의 생각일까요? 이러한 그들의 교회당의 모습은 설계를 담당한 건축가들만의 생각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것은 진정으로 교회의 역할을 걱정하는 성직자들의 고민이 건축가들에 의해 건축이라는 도구로 표현된 것입니다. 오늘날 교회건축 설계자 선정이 그 비전을 표현하기에 합당한 건축가를 찾기보다는, 설계자 선정의 공정성이나 설계비 같은 비본질적 문제들 때문에 설계 경쟁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부러운 점은 그들은 과거의 교회건축들을 보존하고 사용하며 후손에게 물려줘야 할 유산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중세로부터 대대로 건축된 교회가 한 도시나 하나의 건물 안에 공존하고 있음은 물론, 20세기 초반에 콘크리트와 철로 지은 근대 교회건축물들도 잘 보존되어 지금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오래된 건물들을 사용하고 있음을 자랑스러워했습니다. 70~80년대에 지은 대부분의 교회건물들을 아낌없이 헐고 신축하는 우리와는 너무도 대조되는 모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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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7년 독일 스투트가르트 인근 휄 바하에 건축된 교회로, 원형의 예배공간을 만들고 천장의 원형 창을 통해 빛을 도입함으로써, 회중의 예배 안에 임재하신 그리스도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교회임. (사진제공 정시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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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 정시춘) |
| 교회건축대회는 신학자·목회자·철학자·건축갇건축 교육자·도시건축정책전문가 등이 강사로 나와 독일의 교회건축의 문제들을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하고 미래를 제시했습니다. 당장 교회당을 지을 교회의 건축위원들을 모아 놓고 건물을 싸게 짓는 방법이나 은행에서 대출하는 방법을 소개하거나, 설계나 공사, 냉난방설비 기계나 음향기기 공사를 수주하기 위한 방편으로 벌이는 우리의 천편일률적인 상업주의적 세미나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진정으로 교회건축의 미래를 걱정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한국 교회건축의 미래를 위해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앞으로 수회에 걸쳐 보고 느낀 것들을 그들의 교회건축 작품들과 함께 소개하려 합니다. 교회건축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주시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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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년 2001년 오스트리아 스타이어에 건축된 현대 교회로, 강단 중심의 공간배치를 통해 회중의 예배에의 참여를 강조하고, 밝고 따뜻하고, 단순한 그리고 물과 수목 등 자연 요소를 도입한 예배공간이며, 최근 유럽현대 교회건축의 흐름을 잘 보여주는 교회당임.(사진제공 정시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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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 정시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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