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의 맛과 냄새에 대하여 | ||||||||||||||||||||||||||||||||||||||||||||||||||||||||||||||||||||||||||||||||||||
야생버섯의 신비(40) | ||||||||||||||||||||||||||||||||||||||||||||||||||||||||||||||||||||||||||||||||||||
버섯을 먹을 때나 다른 음식을 먹을 때 느끼는 음식 맛(flavor)은 그 음식이 가진 맛과 씹는 감촉(texture), 온도, 양념, 냄새 등의 복합현상으로 생기는 것이다.
그 가운데서도 맛(taste)은 음식 맛의 한 구성 요소로 단맛, 신맛, 짠맛, 쓴맛 외에도 구수한 맛(savory) 등 다섯 가지 맛으로 구분된다. 이 다섯 가지 맛을 느끼게 해주는 감각기관은 입 안의 입천장과 인두 및 혀에 자리 잡고 있다.
구수한 맛이나 고기 맛(meaty)은 아미노산 또는 단백질로 대표되는 맛이다. 아미노산이 풍부한 음식은 버섯, 생선, 고기, 치즈와 도마도 같은 채소류이다. 이 구수한 맛은 일반 식품첨가제인 모노 소디움 글루타민(MSG)이라고 부르는 화학 성분이 그 좋은 예이다. 이 MSG는 아미노산, 글루타민, 그리고 짠맛을 내는 소디움으로 구성되어 있다.
음식 맛의 마지막 구성요소는 양념과 온도와 음식이 가진 조직에 대한 일반적인 씹는 감촉인데 이것들은 모두 삼차신경(trigeminal nerve)에 의하여 느끼게 된다. 양념 맛(spiciness)은 박하에서 느끼는 비교적 순한 맛에서부터 청양고추를 씹었을 때나 냄새무당버섯(Russula emetica)을 맛보았을 때 느끼는 타는 것 같은 강한 매운맛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야생버섯도감에서 흔히 버섯의 "맛"에 대하여 설명할 때 이 모든 맛의 요소들을 모두 사용하여 그 맛을 형용하고 있다. 버섯도감들은 대체로 버섯의 냄새나 맛을 버섯동정의 특징으로 잘 설명하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책자들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미국농림성 영양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익히지 않은 양송이 100g에는 수분 92.43g, 단백질(아미노산) 3.09g, 지방 0.34g, 당분 1.65g, 섬유질 1.0g, 광물질 422.39mg, 그리고 비타민 7.83mg이 함유되어 있다고 한다.
이 버섯에는 우리 몸 안에서 합성할 수 없는 10종류의 기본 필수 아미노산을 모두 함유하고 있고, 20종류의 아미노산 가운데 식물에 많이 들어있는 아미노산의 일종인 아스파라긴(asparagine)과 글루타민을 제외한 18종류의 아미노산이 들어 있다.
거기다가 양송이가 함유하고 있는 아미노산 가운데 채식주의적 식사에서 섭취하기 가장 어려운 아미노산인 리신(lysine)이 다섯 번째로 가장 많이 함유되어 있다. 그래서 양송이 100g에는 하루 2000칼로리 식사에서 일일 필요 정량 가운데 단백질 6.18%, 지방질 0.52%, 섬유질 4%가 함유되어 있다.
이처럼 양송이는 지방질이 적으면서도 풍부한 양의 단백질을 공급해 주고 있어서 특별히 대체적 기본 필수 아미노산이 필요한 채식주의 식사를 할 수 밖에 없는 많은 사람들에게 그 이익과 혜택이 크다.
그리고 지역에 따라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는 자연산 꾀꼬리버섯(Cantharellus cibarius)에는 10%의 단백질이 들어 있다고 한다. 위에 말한 버섯들 가운데 고도로 농축된 글루타민산이 들어 있다. 표고버섯에는 생선 가운데 연어에 들어 있는 단백질 양과 거의 맞먹는 양이 들어 있고 닭고기에 들어있는 단백질 가운데 거의 3분의 2 가까이 들어 있다.
모노 소디움 글루타민(MSG)과 다른 아미노산은 음식의 맛을 증가시켜 주는 중요한 것이다. MSG를 음식에 첨가하면 그 맛을 증가시켜준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인데, 연구 결과를 보면 어떤 음식은 그 맛을 증가시켜 주지만 어떤 음식은 오히려 그 맛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미있는 사실은 아미노산이 풍부한 음식에 MSG를 첨가하면 그 맛이 훨씬 더 증가한다는 점이다. 이 말은 아미노산이 풍부한 음식에 버섯을 넣으면 전체적으로 그 맛이 증가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나 반대로 시어리얼(cereal)이나 우유제품 또는 단맛을 낸 음식에 MSG를 첨가하면 그 맛이 나빠진다. 그렇다면 이러한 음식에 버섯을 넣으면 그 맛이 떨어진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이 점은 각자 시험해 볼 수밖에 없다.
새송이를 대상으로 많이 피어난 부분(large fruiting body)과 적게 피어난 부분(small fruiting body), 줄기(대)의 밑동아리 부분(base) 등 셋으로 나누어 아미노산 함유율을 조사해 본 결과 많이 피어난 부분과 적게 피어난 부분의 아미노산 함유율은 거의 비슷하지만 밑동아리 부분은 아미노산이 56% 적게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그러나 버섯의 밑동아리 부분에는 당분이 65%나 더 많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처럼 버섯의 각 부분에는 영양소가 각 각 다르게 포함되어 있지만 모두 다 식용할 수 있기 때문에 조리할 때 버섯의 모든 부분을 포함시키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이들은 곰보버섯에서 33종류의 맛을 내는 성분을 추출해 낸 다음 맛의 특징에 따라 분류하였다.
구수한 맛을 내는 물질 5가지, 신맛을 내는 것 7가지, 단맛을 내는 것 10가지, 쓴맛을 내는 것 6가지, 짠맛을 내는 것 5가지 성분들이 그것이다. 그 다음 그 각각의 맛을 내는 물질을 시험 참가자들에게 나누어 주어 맛을 보게 한 다음 그 맛을 감지해 낼 수 있는 지 그 여부를 조사하였다.
그 결과 33가지 맛 성분 가운데 오직 한 가지 구수한 맛을 내는 성분, 5가지 신맛을 내는 성분, 한 가지 단맛을 내는 성분을 감지해 낼 수 있었고 나머지 26가지 맛 자극성분은 감지해 내지 못하였다고 한다.
이들의 연구 제 2부에서는 자연산 곰보버섯처럼 맛을 내도록 자극하는 33가지 화학성분을 한 농축기 안에서 섞어 합성물을 만들어 내었다.
이 합성물을 가리켜 인공 맛모조품(artificial taste imitate)이라고 불렀다. 그런 다음 이 합성물에서 조직적으로 한 가지 또는 여러 가지 맛 성분을 빼고 참가자들에게 맛을 보게 하였다.
실험 결과 곰보버섯의 독특한 맛은 여러 맛을 내는 화학성분이 서로 복합적인 작용을 통하여 이루어내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이 실험이 보여주는 결과를 토대로 머지않아 식품점 선반에서 곰보버섯 맛을 내는 조미료를 팔게 될지도 모른다.
흔히 신맛을 내는 것은 상한 음식이기 때문에 쉽게 버리게 된다.
보라쓴맛그물버섯(Tylopilus felleus)과 갈황색미치광이버섯(Gymnopilus spectabilis)은 쓴맛을 내는 대표적인 버섯들이다. 쓴맛은 대체로 독성분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쓴맛을 내는 버섯은 쉽게 피할 수 있다.
왜 버섯이 쓴맛을 내는지, 다른 식물이 가진 쓴맛과 같은 성분인지는 더 연구해 보아야할 과제이다. 버섯에는 당분이 아주 적게 포함되어 있어서 일반적으로 버섯이 달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꾀꼬리버섯(Cantharellus cibarius)과 굵은방망이싸리버섯(Clavariadelphus trunicatus, 영어속명 Truncate Club Coral)은 단맛이 있는 대표적인 것이다.
짠맛을 내는 것은 오직 하나 뿐이며 유럽(이탈리아)에서 돋는 그물버섯의 일종인 Aureoboletus gentilis의 갓 표면을 핥아 보면 짠맛이 난다고 하는데 예외적인 존재이다.
버섯도감에 타는 것 같이 매운맛을 가지고 있다는 설명이 있는데, 혀 안에 있는 신경을 자극하고 그것을 뇌에 전달함으로써 생기는 맛 느낌이다.
그런 맛을 내는 버섯들 가운데 냄새무당버섯(Russula emetica)이 그 대표적인 것이다. 맛을 보기 위하여 한 조각 떼어내어 앞니로 조근 조근 씹어보면 금방 혀끝이 타는 것 같아 침을 여러 번 뱉어내어도 한동안 입안이 아릴정도로 맵다.
버섯의 냄새도 양념종류가 다양한 것만큼 다양하다. 비누냄새가 나는 할미송이(Tricholoma saponaceum. 그래서 영어속명이 Soapy Tricholoma라고 한다.
이지열 한국버섯도감에는 풀잎냄새가 난다 했고 식용버섯이라고 하나, 미국 버섯도감에는 먹을 수 없고 독버섯으로 추정하고 있다. 학명 saponaceum이란 Soapy 라는 뜻이다.)로부터 설명하기 어렵지만 계피 냄새 비슷한 냄새를 가진 미국 송이(Tricholoma matsutake 영어속명 American Matsutake)처럼 맛 좋고 향기로운 버섯에 이르기 까지 다양하다.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의 경우 실은 냄새를 잘 맡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한 연구에 따르면 미각결함을 가진 547명 가운데 48명(8.8%)만이 실제로 미각결함을 가지고 있고, 완전 미각장애를 가진 사람은 오직 두 명뿐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거의 대다수인 366명(70%)이나 되는 사람들이 사실은 후각결함을 가지고 있었고, 이 후각결함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가운데 174명이 완전한 후각장애 즉 아노스미아(anosmia 후각상실 또는 무후각증)를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후각상실은 결국 미각상실을 가져오는데, 그런데도 이 사람들은 아직 맛을 느끼고 있다. 예를 들면 감기가 들어서 냄새를 잘 맡지 못하지만 여전히 음식을 잘 먹는 것과 같다. 맛을 느끼는 데 큰 결함을 가지고 있지만 맛을 느끼는 체계가 아주 마비된 것은 아니다. 그래서 맛을 모르겠다고 불평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후각기관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1987년 150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본 결과 응답한 1.2%의 사람들이 영구적으로 후각을 상실한 사람들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62.4%는 일시적으로 후각을 상실했다고 한다.
후각상실의 중요 원인은 상기도의 염증 또는 감기, 두부외상, 비강염, 그리고 투약 등이다. 특히 두부외상으로 말미암은 후각상실이 가장 심각하다. 후각상실은 버섯을 동정하는 일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삶의 질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아주 중요한 것이다.
두 번째 원인은 질병이나 약물투여로 일어난다. 처방약, 방사선 치료, 화학치료 등이 그 주요 원인이다.
셋째 원인은 우울증, 게걸병(다식증), 파킨슨씨병 등의 원인으로 정상 미각에 장애를 가져온다. 물론 미각상실도 삶의 모든 면에 지장을 준다. 특별히 쓴맛 미각상실은 버섯을 조리하여 먹는 일(mycophagy)에 특별히 관계되어 있다.
약 25%나 되는 사람들이 어떤 종류의 쓴맛을 내는 물질을 감지해 내지 못한다고 한다. 이러한 사람들은 쓴맛을 내는 버섯 동정에 지장을 준다하며, 특히 버섯 동정에 맛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배웠을 경우에 더욱 그러하다고 한다.
1930년대 초에 병리 실험실에서 일어난 사고를 조사해 본 결과 쓴맛을 감지하지 못하는 직원의 실수였음이 들어 났다. 1931년 Fox는 처음으로 쓴맛을 가려내지 못하는 사람에 대하여 보고하였는데, 10명 가운데 6사람이 그가 조사하려는 물질의 쓴맛을 감지하지 못하였다고 한다.
가장 최근 검사에서는 좀 전에 말한 대로 25%의 사람들이 쓴맛을 가려내지 못했다고 하며, 그래서 Kim 등은 그 유전자(gene)를 밝혀내기도 하였다.
어느 사람은 보라쓴그물버섯의 쓴맛을 감지해내지 못하였는데, 그의 아들 역시 그러했다는 것이다. 이 사실은 어떤 종류의 쓴맛에 대한 미각장애가 유전적임을 시사해주고 있다. 더구나 25%나 되는 사람들이 쓴맛결함을 가지고 있다면 버섯동정에서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물론 보라쓴맛그물버섯을 잘못 먹고 병이 났다든지 사망했다는 보고가 없지만 그 쓴맛을 모르고 왕그물버섯(Boletus edulis) 먹듯 보라쓴맛그물버섯을 많이 먹는다면 문제가 다르지 않을까?
(노란 뽕나무버섯 유균)
두 사람 다 환각작용에 빠져드는 중독증상을 보였다. 갈황색미치광이버섯은 상당히 쓴맛을 가지고 있어서 그렇지 않은 뽕나무버섯과 아주 다르다. 그러나 두 버섯 다 생긴 모양과 색깔, 돋는 장소, 돋는 시기가 비슷하기 때문에 잘못 혼동하기 아주 쉽다. 한 가지 확실하게 구분하는 방법은 두 가지 버섯 다 조금 떼어내어 맛을 보는 일인데, 하나는 쓰고 다른 하나는 쓰지 않다. 그런데 하필이면 두 사람 가운데 쓴맛 결함을 가진 사람이 버섯의 맛을 보았기 때문에 식용버섯을 잘못 가려냄으로써 두 사람 다 중독된 것이다.
나이가 들어 갈수록 짠맛과 쓴맛에 대한 감지가 퇴조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매우 쓴맛을 가진 키니네(금계랍)를 74세 노인과 26세 청년에게 먹여본 결과 노인이 청년보다 훨씬 덜 쓰게 느꼈다고 한다.
그렇다면 고령의 노인과 젊은이가 똑같은 버섯을 먹었을 때 그 맛을 다르게 느낄 수도 있다는 점이다. 짠맛을 내는 버섯은 없기 때문에 별문제가 되지 않지만 쓴맛을 내는 것은 많기 때문에 아주 중요하다. 그래서 나이 많은 사람이 쓴맛을 가진 버섯을 동정할 때에는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구수한 맛에 대한 연령별 감지실험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아서 잘 알려져 있지 못하다. 그러나 미각결함과 후각결함은 신체적 손상이나 감각기관의 이상 및 유전자적 결함에서 온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버섯을 관찰 연구하시는 분들은 버섯의 맛과 냄새를 감지하는 일에 개인차가 많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아주 쓴맛을 가진 버섯을 맛보았을 때 어느 분은 아주 쓰다고 느끼는 한 편, 연노하신 분들은 조금 쓰다고 느낄 것이며 아예 쓴맛을 감지해 낼 수 없는 분들은 쓰지 않다고 할 수도 있다.
중요한 사실은 이러한 미각의 차이가 어느 특정 버섯동정에 큰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더구나 미각이나 후각의 결함을 가진 사람들이 버섯을 맛과 냄새로 동정할 경우 잘못 동정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 ||||||||||||||||||||||||||||||||||||||||||||||||||||||||||||||||||||||||||||||||||||
최종수(미국) [2008-07-22 01:07: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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