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선교의 동력 여성선교사
석은혜
선교와 여성사역자
세계선교를 감당하는데 있어서 여성선교사들이야말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동력 중 하나이다. 한국선교연구원(krim)의 조사에 따르면 2005년 현재, 한국선교사들은 160개국에서 12,874명이 사역을 하고 있다. 성별로는 남자가 47.8%이고, 여자가 52.2%로 여성 사역자의 비율이 남성 사역자보다 높다. 전 세계 선교사들 중에서도 여성 선교사의 비율은 65%로 남성 선교사보다 훨씬 높다. 이렇게 볼 때 세계선교에 미치는 여성 사역자들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가를 알 수 있다.
한국선교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2005년), 한국 선교사들이 가장 많이 사역하고 있는 나라가 중국으로 현재 1,482명이 사역하고 있다. 정확한 남녀 비율에 대한 통계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전체적인 비율로 볼 때 중국선교에 있어서도 여성선교사의 수가 남성선교사의 수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또한 한국교회의 각 교단 선교부나 선교단체에서 여성선교사 후보생 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힘을 필요로 하는 과거사회는 남성들의 중요성이 강조되었고, 많은 곳에서 남성들을 필요로 했다. 그러나 디지털시대로 변화된 현대 사회에서는 민감하고 섬세한 성품을 가지고 있는 여성들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으며, 각 분야에서 여성들을 필요로 하고 있다. 변화된 사회에서 여성을 필요로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중국인들을 친구로 사귀면서 선교적 접근을 해야 하는 중국선교에 있어서도 선천적으로 섬세하고 자상한 성품을 소유한 여성선교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여성선교사는 일반적으로 남편과 함께 선교지에 나가서 사역하는 부인선교사와 독신선교사로 나눌 수 있다. 필자는 본고에서 중국에서 사역하는 여성선교사 전체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중국선교 역사 속의 여성선교사들
일찍이 부르심을 받고 중국선교 사역에 참여했던 여성선교사들은 참으로 많았다. 여기에서 는 과거 중국 복음화에 헌신했던 여성선교사들 중 대표적인 몇 명만을 살펴보고자 한다.
해외 선교지에서 여성의 사역이 시작되던 초창기에 중국에 나간 여성선교사로는 아델 필드(Adel Fielde)라는 선교사가 있다. 그녀는 선교지에서 설교를 했다는 것 때문에 선배(남자) 선교사들로부터 문책을 당하기도 했지만 그것에 좌절하지 않고, 오직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하여 중국에서 복음을 전하는 사역을 끝까지 잘 감당하였다.
남북전쟁이 끝난 1873년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중국 북부로 가서 복음을 전한 여선교사는 로티 문(Lottie Moon)이라는 선교사이다. 평생 독신으로 살면서 중국옷을 입고, 공단으로 만든 중국 신발을 신고, 중국 음식을 먹으면서, 가난한 중국인들을 섬기면서 그들에게 복음을 전했다. 1911년 신해혁명이 일어나자 미국 대사관측은 로티 문에게 귀국을 강권했지만, 그녀는 돌아가지 않고 중국에 남아서 중국인들을 도왔다. 1912년, 결국 돌아가라는 압력에 굴복하여 쇠약해진 몸으로 고국으로 돌아가다가 그녀는 배 안에서 숨을 거두었다.
1888년 중국 땅을 밟은 프리실라(훗날 WEC의 창설자인 C.T.스터드와 결혼)와 3명의 독신 여성선교사들은 주변 사람들의 온갖 방해에도 불구하고 겁내지 않고 담대하게 선교사역을 해나갔다. 선배 여성선교사들은 중국의 열악한 환경 가운데서도 그 부르심에 순종하여 맡겨주신 사역에 최선을 다했던 것이다.
그 외에도 영국 여성 선교사인 글래디즈 아일워드(Gladys Aylward)는 불가능한 조건 아래서 중국으로 가라는 부르심을 받고 중국에 가서 평생을 독신으로 살면서 중국 고아들을 돌보는 사역을 하였다(참조: 「작은 여인」, 전도출판사). 또한 중국 소수민족 선교를 한 이소벨 쿤(참조: 「이소벨 쿤의 자서전」, 생명의말씀사)과 선교사 자녀학교와 고아원 사역을 감당한 폴린 헤밀톤(참조: 「다른 행진곡」, 죠이선교회출판사) 등이 중국에서 선교사역을 한 여성 선교사이다.
최초의 한국 여성선교사로 중국선교를 감당했던 선교사는 김순호이다. 그녀는 전국 여전도회 연합회 후원을 힘입어 1931년 산둥성에 파송되어 중국선교 사역을 감당하였다. 그러다가 1951년 중국 공산화 이후 공산당원에 의해 순교 당했다.
중국 여성선교사들의 사역
현재 중국에서 사역하고 있는 여성선교사들의 사역을 살펴보자. 중국에서 사역하는 부인선교사들 중 일부는 언어공부를 하면서 자녀들을 양육하고 남편을 내조하며, 고국에서 방문하는 방문자들이나 단기선교 팀원들을 섬기는 사역 등을 하고 있다. 그러나 언어 준비가 다 된 부인선교사들은 남편의 사역을 도우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은사대로 사역을 하고 있다. 그들의 사역은 언어가 준비된 독신 여성선교사와 비슷하기 때문에 함께 포괄해서 여성선교사들이 어떤 사역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첫째, 교회개척 사역 및 교회건축과 증축 지원 사역을 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교회개척 사역은 남성선교사들만 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일부 여성선교사들도 이 사역을 훌륭하게 잘 감당하고 있다.
둘째, 캠퍼스 사역을 하고 있다. 언어가 준비된 여성선교사들은 부인선교사든 독신선교사든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캠퍼스 사역을 하면서 그들을 제자훈련 시키고 그들을 돌보면서 영적인 필요를 채워주는 사역을 하고 있다.
셋째, 가정교회 지도자 훈련사역을 하고 있다. 일정한 장소에서 일정한 기간 동안 집중적으로 가정교회 지도자를 훈련시키는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또 어떤 여성 선교사는 가정교회들을 순회하면서 부흥집회를 개최하는 등 가정교회의 영적인 필요를 채워주는 사역을 하고 있다.
넷째, 번역출판 사역을 하거나 이미 출판된 신앙도서를 보급하는 문서사역을 하고 있다. 번역사역은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한 것으로 어떤 부인선교사들은 남편과 같이 이 사역을 하고, 일부 독신 여성선교사들은 조선족이나 중국인 성도들과 협력하여 이 사역을 하고 있다.
다섯째, 주일학교 교사를 양성하는 사역을 하고 있다. 언어가 준비된 여성선교사가 직접 주일학교교사 양성사역을 하거나 한국에서 어린이 사역 전문가들을 초청하여 중국 가정교회에 연결해 주는 사역을 하고 있다. 또한 주일학교에 필요한 교육 자료와 교육기기 등을 공급하는 사역도 함께 하고 있다.
여섯째, 선교사 자녀교육 사역을 하고 있다. 장기 여성 선교사나 단기 여성선교사들이 선교사 자녀들을 위해 한글학교의 교사로 사역을 하고 있거나 그들을 위한 주일학교 사역을 하고 있다. 또한 단기 여선교사들이 방학기간을 이용해 선교사 자녀들을 위해 여름성경학교를 개최하여 어린이들에게 말씀 가르치는 사역을 하고 있다.
일곱째, 다양한 전문인 사역을 하고 있다. 교육기관의 행정요원, 의료인(의사, 간호사, 물리치료사), 교사(유치원, 피아노, 한국어, 컴퓨터 등), 비즈니스 등 전문적인 기술이나 재능을 통한 사역을 하고 있다.
여덟째, 기독교 음악사역을 담당하고 있다. 중국교회의 음악사역을 담당할 일꾼을 양성하기 위해 기타 연주, 피아노 반주, 성가대 지휘, 찬양인도 하는 법 등을 가르치는 사역을 하고 있다.
아홉째, 장학사역을 하고 있다. 공부를 하고 싶어도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어서 공부를 할 수 없는 중국 농촌학생들이나 가정교회 지도자들의 자녀에게 학자금을 지원해 주고 이들에게 삶의 희망을 불어넣은 희망프로젝트 사역을 하고 있다.
열 번째, 가정교회의 필요를 지원하는 사역을 하고 있다. 각 가정교회의 필요에 따라 성경이나 신앙도서나 성가대복, 반주기, 드럼, 컴퓨터 등 필요한 물품들을 지원하는 사역을 하고 있다.
여성선교사들이 겪는 어려움
선교사는 선교지에 간 지 1~2년 사이에 스트레스 400이 넘는 갑작스런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되어 문화적, 정신적 충격을 받게 된다. 이렇게 되면 기혼 선교사들은 부부간에 큰 갈등을 경험하게 되고 자녀교육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가족이 함께 있어도 충격이 큰데 독신 여성선교사가 받는 충격에 대해서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그럼 여기에서 여성 선교사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서 살펴보자.
첫째, 외롭다는 것이다. 독신 여성선교사들은 문화가 다른 선교지에서 홀로 있어야 하기 때문에 지적, 감정적, 육체적, 정서적 필요를 채울 수 없어서 외로움을 느낀다. 부인 선교사는 가족이 있어서 독신 여선교사 보다는 조금 나을 수 있지만 그들도 외롭기는 마찬가지이다. 대부분의 부인 선교사는 자녀 양육 문제로 인해 남편보다 언어의 진보가 더뎌 현지인과 교제할 때 소외되기 쉽다. 또한 남편이 사역에만 몰두하거나 순회사역을 위해 자주 여행을 떠나게 될 때 그들도 여전히 외롭다. 여성선교사가 자신의 정체성을 하나님께 두고, 복음 안에서 정체성과 비전을 확실히 하면서 동역자들과 지체의식을 가지고 서로 돕고 섬길 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둘째, 문화적인 차이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중국은 동양 문화권이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러나 중국에서도 여전히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살고 있다. 여러 분야에 걸쳐서 한국과 다른 행정제도, 느린 행정처리, 언어의 장벽, 자전거 등을 자주 도둑맞는 것, 중국 상품의 품질 저하, 한국에서 구입한 기기가 고장 났을 때 수리 문제 등등 작은 일부터 큰일에 이르기까지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독신 여선교사일 경우에는 스트레스의 정도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이사를 해야 하거나 컴퓨터 등 기계가 고장 나거나 새로 구입한 물건을 조립해야 하거나 할 때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남편으로 하여금 독신 여선교사를 돕도록 하는 부인 선교사가 생각보다 많지 않기 때문이다! . 독신 여선교사의 지혜로운 처신과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셋째, 팀 사역을 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이것은 독신 여선교사들이 겪는 어려움인데 대부분의 남자 선교사들은 자신과 동일한 학력과 경력을 가진 독신 여선교사일지라도 그녀를 동역자로 인정하기 보다는 자신의 보조자 정도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성 독신 선교사는 대응한 위치에서 남자 선교사들과 팀 사역하기가 어렵게 되고, 자신이 새롭게 사역을 개발하지 않는 한 자신의 은사를 활용할 사역의 기회가 줄어들게 된다. 선교지에서도 여전히 가부장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남자 선교사들의 의식이 변해야만 팀 사역이 더욱 번창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넷째, 관계의 어려움이다. 이것도 대부분 독신 여성선교사가 경험하는 어려움이다. 독신 여성선교사는 다른 독신 여성선교사와의 관계, 독신 남성선교사와의 관계, 기혼 남성 선교사와의 관계, 부인 선교사와의 관계 등에서 어려움이 많다. 극단적인 예를 들자면, 다른 독신 여성선교사와는 사역적으로 비교하거나 경쟁하는 대상이 되어 좋은 관계를 갖게 되기가 어렵다. 남자 독신선교사와 친한 관계를 가지면 다른 사람들의 구설수에 오르내리가 쉽기 때문에 조심스럽다, 또 기혼 남자선교사와 가까이 지내면 부인 선교사에게 눈치를 받게 되거나 경계의 대상이 되고, 부인 선교사와 가까이 지내기에는 공통되는 화제를 찾기가 어렵다. 그러다 보면 결국 독신 여성선교사는 결국 혼자 있는 시간이 더 많아지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없게 ! 된다.
다섯째, 영성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이것은 부인 선교사나 독신 여성선교사 모두가 경험하는 어려움이다. 보안 문제로 인한 환경적인 어려움과 주어진 나쁜 일정 속에서 자신의 영적 행보를 유지하기가 그다지 쉽지 않다. 대부분의 중국 선교사들은 비자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생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부인 선교사들은 학교공부와 자녀양육을 겸해서 해야 하는 경우가 많고, 독신 여성선교사들은 학교공부와 사역을 겸해서 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과 의지를 드리지 않으면 영적으로 성장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규칙적인 묵상과 말씀연구와 예배가 있어야만 계속해서 영성을 유지할 수 있다.
여성선교사의 잠재력을 극대화하자
위에서 먼저 중국선교 역사 속에서 사역했던 선배 여성선교사들에 대해서 살펴본 후에 현재 한국교회 여성선교사들이 중국에서 하고 있는 사역들을 하나하나 체크해 보았다. 그리고 중국에서 사역하는 여성 선교사들이 어떤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현재 중국교회의 신도 중 70%이상이 여성이고, 『Spotlight on China』지의 보도에 의하면 중국의 1,160명의 안수 받은 성직자 중 24%가 여성성직자라고 한다. 또한 최근 성경학교나 신학교에서 공부하는 학생의 반 수 이상이 여학생이며, 주일학교 교사도 반 수 이상이 여성들이다. 중국교회 여성 신도들을 양육하는 사역과 여성 지도자를 세우는 사역이야말로 여성선교사들의 몫이다. 따라서 중국선교에 있어서 여성선교사의 역할은 남성선교사 보다 더 크고 중요하다. 여성 선교사도 중국교회 지도자를 양성하면서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는 하나님의 일꾼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한국인 선교사의 경우 중도에 탈락하는 선교사가 많은데, 여성선교사의 탈락률이 그중에서도 높다고 한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몇 가지를 살펴보면, 첫째, 선교사로 나가기 전에 적절한 훈련과정을 통하여 소명을 재점검하며 사역에 대한 충분한 준비가 있어야 하는데 준비 없이 열정만 가지고 나간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둘째, 선교지에서 여성선교사의 위상과 역할, 여성 리더십에 대한 이해가 낮기 때문이다. 셋째, 여성선교사들을 돌보고 관리하기 위한 한국교회의 교단선교부나 선교단체들의 체계적인 정책이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는 여성 사역자를 중국선교 동역자로 부르셨다. 이제 한국교회의 교단선교부나 선교단체는 하나님의 동역자인 여성사역자들의 잠재력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선교정책을 세워야 한다. 여성선교사들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와 여성선교정책 수립, 독신 여성선교사 및 부인선교사에 대한 목회 관리와 중도탈락 방지를 위한 상담활동, 선교지에 당하는 어려움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 연구 등을 강구해야 한다. 중국 여성선교사들의 사역을 극대화 할 수 있도록 여성사역자를 전문적으로 돕는 사역이 속히, 구체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석은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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