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주도국과 대상국 사라진 21C, 필수 요소는?
세계 선교 지도자들, 연구 및 지도자 개발 논의 [2010-05-18 08:42]
- ▲앞줄 오른쪽부터 풀러신학교 선교대학원 전 원장 폴 피어슨 박사, 풀러신학교 선교대학원 박기호 교수, 제삼세계선교협의회 설립자 조동진 박사, USCWM 사무총장 데이브 데이트마 박사, 풀러신학교 선교대학원 제후 핸슬스 교수, 뒷줄 오른쪽부터 중남미선교협의회 회장 데시오 드 카발호 박사, 아프리카선교협의회 대표 셋 아뇨미 박사, 아시아선교학회 회장 데이빗 하르토노 박사, 동서선교연구개발원 공동대표 조용중 박사, 아시아선교협의회 사무총장 이은무 박사. ⓒ이지
동서양의 선교학자 및 선교 지도자들이 미완성 선교과업 성취를 위해 협력선교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선교 연구와 지도자 개발 등을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
제1세계 서구교회와 제2,3세계 비서구교회를 대표하는 선교학자 및 선교 지도자 60여명은 최근 한사랑교회에서 개최된 2010 동서선교포럼에서 협력선교 시대를 맞아 각 대륙별 선교운동과 리더십을 발표하고 구체적인 협력 방안에 대한 활발한 토론을 벌였다. 동서선교연구개발원, 조동진선교학연구소(DCMI)가 공동주최한 이 행사는 동서선교연구개발원 사역의 활성화와 조동진선교기념관 개관 1주년을 기념해 마련됐다.
‘비서구교회의 선교운동’을 주제로 한 이번 포럼에서는 풀러신학교 선교대학원 제후 핸슬스(Jehu J. Hanciles) 교수의 세계 교회와 선교 동향에 대한 주제 강연을 시작으로 풀러신학교 선교대학원 전 원장 폴 피어슨(Paul Pierson) 박사, 제삼세계선교협의회 설립자 조동진 박사가 각각 서구교회와 비서구교회의 선교운동에 대해 발표했다. 또 아프리카선교협의회 대표 셋 아뇨미(Seth Anyomi) 박사, 중남미선교협의회(COMIBAM) 회장 데시오 드 카발호(Decio de Carvalho) 박사, 동서선교연구개발원 공동대표인 풀러신학교 선교대학원 박기호 교수는 각각 신흥선교운동이 일어나고 있는 아프리카와 중남미, 아시아 교회의 선교운동을 소개했다.
폴 피어슨 박사는 이번 포럼에서 “우리는 과거 복음 때문에 희생당한 수많은 선교사들을 기억하고 그들처럼 생명을 바치려는 헌신의 자세로 선교적 과업을 수행해야 한다”고 말하고 “향후 어느 나라, 지역이든 선교를 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하고 필수적인 요소는 ‘협력’”이라고 강조했다. 피어슨 박사는 “과거 서구 선교사가 일방적으로 복음을 전하면서 비판을 받았는데, 지금 아시아나 아프리카 교회가 파송한 선교사들이 방법은 다르지만 여전히 자신들이 주고 싶은 것을 주는 일방적인 선교를 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선교지 사람들의 필요를 고려하지 않는 공급자 중심의 선교에서 벗어나 서구교회와 비서구교회가 각각 다른 선교 자원을 가지고 협력선교를 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조동진 박사는 70년대 초부터 협력선교의 중요성을 깨닫고 국제적인 선교 네트워크를 구축하려 했으나 당시 서구교회에서 ‘피선교국에서 무슨 협력을 이야기 하느냐’며 거절해 결국 아시아 선교 지도자들과 선교 네트워크를 형성한 경험을 이야기하며 “이제 제3세계 교회의 권위가 높아졌으니 새로운 선교 환경에서 어떻게 협력선교 모델을 만들어 나갈 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기호 교수도 “과거에는 영국 등 유럽 주도로 선교가 일방적으로 이뤄져 왔지만 지금은 오대양 육대주에서 선교가 이뤄지고 있다”며 “더 이상 선교 주도국과 선교 대상국을 구분해 일방적으로 흐르는 선교는 바람직하지 않으며, 모든 대륙이 다방면에서 협력하는 동반자 사역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무엇보다 서구교회와 비서구교회가 선교 연구와 지도자 개발을 위해 정보를 교환하고 각자의 사명을 깨달아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작년 소천한 랄프 윈터 박사가 후계자로 지목한 미국세계선교센터(USCWM) 사무총장 데이브 데이트마(Dave Datema) 박사는 이번에 서구교회의 선교 연구와 지도자 개발에 대해 USCWM과 윌리엄캐리국제대학교의 사례를 들어 설명했으며 동서선교연구개발원 공동대표 조용중 박사는 비서구교회의 선교 연구와 지도자 개발을, 아시아선교협의회 사무총장 이은무 박사는 조동진 박사의 선교 여정을 각각 소개했다. 또 아시아선교학회(ASM) 회장 데이빗 하르토노(David Hartono) 박사가 전체 발표 내용을 요약한 뒤 참석자들은 서구교회와 비서구교회가 어떻게 협력선교를 할 것인지 라운드테이블 토론을 가졌다. 포럼 마지막날 참석자들은 조동진 박사의 50년 사역의 역사 자료와 문헌을 보존한 조동진선교기념관을 방문해 제3세계 선교운동을 한 눈에 보는 시간을 가지고 양화진 방문, 고궁문화 체험 등을 하며 교제를 나누고 결속을 다졌다.
조동진선교학연구소 소장이며 조동진 박사의 딸인 조응옥 박사는 이번 포럼에 대해 “동서 구분 없이 전 대륙의 교회가 효과적인 선교 사역을 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는 데 모두가 인식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조동진 박사 등 1세대 주요 선교 지도자들이 대부분 은퇴하고 세계 선교계에도 세대교체가 이뤄지면서 2~3세대 젊은 선교 지도자들이 이번 행사에 많이 참석했다고 밝히며 “서구교회와 비서구교회 간 네트워크뿐 아니라 1~3세대 선교 지도자들을 아우르는 폭넓은 선교 네트워크를 형성한 것도 성과 중 하나”라고 말했다.
동서선교연구개발원은 1973년 아시아 14개국 교회와 선교 지도자들이 참석한 ‘범아시아선교지도자컨설테이션’ 결의에 따라 선교 연구와 아시아 선교사 훈련을 목적으로 같은 해 조동진 박사에 의해 설립됐다. 조동진 박사가 원장으로 있던 1973년부터 1999년까지 25년간 총 2천명 이상의 아시아 선교사 후보생과 목회자들을 현장 선교사 및 석박사 과정의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선교학자로 육성해 아시아 교회가 서구교회의 미완성 선교과업을 성취하는 데 큰 기여를 해왔다.
하지만 1999년 조동진 박사가 은퇴한 후 조직이 느슨해지면서 활동이 다소 정체되었다가, 2004년 초기 졸업생들이 ‘동서선교연구개발원 재활성화준비위원회’(위원장 박기호 박사)를 구성하고 작년 미 캘리포니아 주 정부에 법인 등기를 마치는 등 본격적인 활동 재개를 준비하여 이번에 첫 공식 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70~80년대에 주로 아시아 선교 발전에 집중해 온 동서선교연구개발원이 지금의 세계교회가 처한 상황에서 어떤 역할을 감당할 것인지 현실적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이지희 기자
기독일보 http://sea.christianitydaily.com/view.htm?code=mw&id=185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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