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이 구해낸 6살 `구걸꼬마`...`슬픔이여 안녕...`

“조그만 애가 밤낮없이 역 앞에서 구걸을 하고 있는데 너무 불쌍해요”

18일 SBS ‘긴급출동 SOS 24’는 이런 제보로 시작됐다. 6살 어린 여자아이가 한겨울에도 얇은 홑겹 옷을 입고 하루 종일 동냥을 구하고 다닌다는 것.

제작진이 만난 아이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심각한 상태였다. 구걸을 거절 당하면 심한 욕설을 내뱉는가 하면, 거리 아무데서나 바지를 내리고 용변을 봤다. 그 나이 또래에 맞는 교육을 받은 흔적이 전혀 없어 보였다.

수소문 끝에 제작진이 찾은 아이의 보호자는 할머니였다.


그러나 할머니 역시 아이와 함께 구걸을 다녔고 심한 알코올 중독 증세까지 보였다. 아이 아빠는 있었으나 일을 하러 전국을 떠돌아, 집에는 거의 들어오지 않았다.

놀라운 점은 아빠를 제외하고 온 가족이 구걸로 생계를 유지한다는 사실. 아이의 삼촌조차도 제작진을 보고 ‘방 하나만 얻어 달라’고 매달렸다.

아이는 제작진을 보고 처음엔 `지금 이대로가 좋다`고 말해 어이없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내 아이는 "유치원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할머니나 아빠가 보내주지 않으니 언니(제작진)가 보내달라`고 졸랐다. 천진난만하게 뛰어놀고 있을 또래 아이들을 두었을 시청자들로선 기가막힐 대목.

방송을 통해 전문가들은 아이의 미래를 걱정했다. 그대로 클 경우 정상적인 사회인으로 살아갈 수 없다는 판단였다. 간단하게 돈을 버는 가치관이 형성되면 성인이 된 후 근로활동이 불가능하다는 것.

아이 부모에겐 ‘방임에 의한 명백한 아동학대’로 진단 내려졌다.

아이에겐 안전한 거처와 교육환경이, 할머니에겐 건강검진과 알코올 치료가 절실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선 보호자인 아이 아빠의 동의가 필요했다. 제작진은 수소문 끝에 어렵게 아이의 아빠를 만날 수 있었다.

방송에 따르면 아빠는 막일을 하고 있었고, 아이가 할머니와 구걸을 하러 다닌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아빠의 동의하에 아이는 치료를 받게됐다. 아이는 또래에 비해 상당히 산만했고 지능과 사회 성숙도 또한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나 앞으로 교육과 함께 치료를 계속해 나간다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전해졌다.

이날 방송에서 가장 안타까웠던 장면은 아이가 보호시설에 입소하는 날의 모습이었다.

아이는 아빠와 헤어지면서 떼를 쓰지 않고 어른스럽게 울음을 참았다. 하지만 끝내 “안녕히 가요. 아빠”라며 눈물을 쏟았다. 그 모습은 안쓰럽고 안타깝기 그지 없었다.

아이를 두고 돌아서는 아빠의 마음 역시 무거울 터. 아빠는 ‘앞으로는 달라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안방에 던진 아빠의 말은 시청자들에게도 희망을 심게했다.

“어머니하고 딸하고 다시 화목하게 살아야죠…”

[TV리포트 유인경 기자]carrot_10@hotmail.com

출처 : 김영빈의 동물사랑 이야기
글쓴이 : 펫러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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