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소수민족의 다양하고 재미있는 결혼 풍습
중국의 소수민족은 한족을 포함해 56개 민족으로 다양한 민족만큼이나 각각 독특한 문화와 생활풍습이 전해져 오고 있다. 그중 결혼풍습은 각 민족의 오랜 역사와 함께 그들만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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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징퍼족 신랑신부 |
나뭇잎으로 전하는 사랑
윈난(云南)의 징퍼(景颇)족은 남녀가 처음 만나 사랑을 전할 때 나뭇잎을 이용해 자신의 마음을 전달하는 독특한 풍습이 전해진다. 나뭇잎이 연애편지인 셈이다.
징퍼족 연인들이 사용하는 나뭇잎 중 '푸셰(蒲榭)' 잎은 "그대가 어디에 있든 꼭 찾아내 함께 할 것"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스건하(石根哈)'잎은 "그대를 진정으로 사랑합니다. 부디 저를 거절하지 말아 주세요"의 의미로 프로포즈를 할 때 전한다.
또한 '무커(木克)'잎은 "우리의 사랑은 영원하며 당신만을 사랑할 것을 맹세합니다"라는 의미로 변치 않는 영원한 사랑을 맹세할 때 이용된다.
또한 나뭇잎은 사랑을 거절하는 용도로 이용되기도 했는데 만일 '머나(莫那)'잎을 받으면 "나는 그대와 함께 할 수 없습니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어 상대가 마음에 들지 않거나 사랑을 받아들일 수 없음을 전해진다.
벽을 사이에 둔 사랑
구이저우(贵州)의 리버(荔波)에 모여 살고 있는 헤이쿠야오(黑裤瑶)족 가정에서는 딸이 16~17세가 되면 대문 옆 '결혼 상담방'으로 거처를 옮기게 하고 바깥쪽으로 향한 벽에 작은 구멍을 뚫어 놓는다.
'혼인 상담방'에 거하는 여성을 그 동안 마음에 두고 있었던 마을 남성들은 늦은 밤 '결혼상담 구멍'을 찾아와 여성에게 사랑을 고백하는데 여성이 남성을 받아 들이겠다는 의향을 보일 경우 결혼을 전제로 본격적으로 대화를 주고 받을 수 있지만 반대로 남성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뜻을 표시했을 때 남성은 깨끗이 물러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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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으로 사랑을 표현하는 하니족 |
꽃송이에 담긴 사랑의 성공 여부
징퍼족의 연인들이 나뭇잎을 이용했다면 윈난 서남부 지역에 살고 있는 하니(哈尼)족의 청춘 남녀들은 꽃을 이용해 자신의 마음을 전했다.
먼저 남성이 마음에 드는 여성에게 탐스럽고 싱싱한 생화 한 다발을 사랑의 징표로 보내면 꽃을 받은 여성은 며칠 후 사랑의 마음을 받아들이겠다는 답례로 남성에게 꽃을 보내면서 사랑이 이루어진다.
하지만 꽃을 받았다고 해서 사랑이 모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주고 받는 꽃이 몇 송이인가에 따라 사랑에 성공 여부가 달려 있다. 만약 여성에게서 받은 꽃 다발의 꽃 송이가 짝수일 경우는 사랑을 받아들이겠다는 의미지만 홀수일 경우는 거절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남자친구 집에서 ‘결혼 실습’타이완(台湾)의 아메이(阿美)족 연인들은 사랑하는 마음을 확인하고 결혼을 결정하면 여성이 남성의 집에서 집안 일을 도우며 그 가정의 문화와 풍습을 익히는 과정을 거치는 '미다비에(米达别)'를 해야 한다.
'결혼 전에 한 가지 고비를 넘긴다'는 뜻인 '미다비에'는 가정에서 여성의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한 풍습으로 아메이족은 가정의 경제와 가사 등 집안의 모든 일은 전적으로 주부가 책임지고 있는 데서 기원됐다.
이로 인해 아메이족은 며느리를 맞는 일은 가정을 책임지고 이끌어갈 사람을 '선발'하는 것으로 가정사에서 가장 중요한 일로 여겨져 왔다. 쉽게 말해 예비 며느리의 살림솜씨를 미리 테스트하는 풍습인 셈이다.
아메이족은 이 과정을 통해 새로운 가족이 될 며느리와 가족 간의 사랑과 시댁의 가풍을 이해하고 몸으로 익히는 '결혼 실습'을 통해 철저한 신부 수업을 받게 되는 것이다.
여성의 '결혼 실습'은 매일 아침 시댁에 '출근'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하루 종일 남자친구의 가족들과 집안 일과 식사 등을 함께 하며 하루를 보내고 저녁이면 자신의 집으로 '퇴근'한다.
여성의 '결혼 실습' 기간은 대부분이 남성의 집에서 결정하는데 약 2~3개월에서 길게는 1년까지이다. '결혼 실습' 중 여성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남성의 가정에서는 여성이 납득할 수 있는 충분한 이유와 함께 집안 일을 한 것에 대한 노동의 대가를 계산해 보수를 지불해야 한다.
하지만 예비 며느리가 마음에 들지 않아 대가를 치르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대부분의 여성들은 '결혼 실습' 과정을 거쳐 결혼에 이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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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묘족의 결혼식 풍경 |
결혼을 위한 노래 ‘주가(酒歌)’후난(湖南)의 묘족(苗族)자치현과 광시(广西) 룽성(龙胜) 일부 지방의 묘족의 결혼 풍습은 신랑 신부 양측 소리꾼들의 '주가(酒歌)'부르기로 시작된다.
'주가'는 고정된 곡조와 10절의 가사로 이루어진 노래로 부부의 인연을 맺게된 것에 대한 감사를 시작으로 민족의 풍습, 3대 조상의 개황, 결혼에 이르기까지의 과정, 신랑신부 훈시 등으로 소리꾼은 노래를 통해 결혼을 축하하며 마지막으로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들의 합창을 끝으로 신랑은 신부를 데리고 시댁으로 가게 된다.
데릴사위 맞기
광시(广西)의 시린(西林), 톈린(田林) 일대의 오지에서는 아직도 '데릴사위' 풍습이 전해지고 있다. 이 지방은 무남독녀 가정뿐 아니라 아들이 있는 가정에서도 자신의 아들을 데릴사위로 보내고 딸의 결혼으로 인해 데릴사위를 맞고 있는데 결혼 후 태어난 자녀들은 어머니의 성을 따르게 된다. 철저한 모계사회의 풍습을 따르는 것이다.
'데릴사위' 결혼은 결혼에 필요한 혼수나 주택 등을 모두 여자 측에서 준비하며 결혼 첫날 밤 데릴사위는 아내의 성씨에 따라 성과 이름을 고쳐야 한다. 또한 아내의 오빠나 남동생이 있을 경우 자형, 매부 등의 호칭이 아닌 친형제처럼 형님, 동생이라는 호칭을 사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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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한얼족을 그린 중국 우표 |
‘이혼’은 가장 불행한 인생동북의 다한얼(达翰尔)족의 결혼 풍습은 신랑이 태양이 솟아 오를 때에 맞춰 신부를 데리고 오는 것으로 시작된다. 새로운 가정이 늘 떠오르는 태양처럼 희망차고 밝은 행복한 가정으로 일구어 가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다한얼 민족에게는 '이혼서를 쓴 곳에는 3년 동안 풀이 안 난다'는 속담이 전해져 온다. 이로 인해 다한얼족은 이혼을 인생의 가장 큰 불행으로 여기고 있다.
만약 남편이 이혼을 강요할 경우 반드시 이혼 의식을 거쳐야 하는데 남편이 땅에 엎드리고 아내가 그의 목을 넘어간 후 남편의 집 부엌과 굴뚝에 흰 천을 매달아 남편의 죽음을 상징적으로 표시한 후에야 정식 이혼이 성립된다. [온바오 김경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