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조선족 복음화와 북한선교

조선족 복음화는 중국 대륙과 북한 복음화의 지름길

 

조선족은 하나님이 중국과 북한선교를 위하여 예비하신 비장의 그릇이다. 한국교회가 조선족 복음화를 성공적으로 수행한다면 중국선교와 북한선교의 거점을 확보하고 선교의 동역자를 얻는데 크게 유익할 것이다. 그러나 실패한다면 중국선교와 북한선교의 거점과 선교의 동역자를 동시에 잃게 될 것이다. 한국교회는 많은 선교사를 파송하였고, 목회자들과 평신도 사역자들이 중국의 동북삼성을 방문하여 나름대로 조선족 복음화에 헌신하였으며 예배당 건축과 사역자 훈련 등에 상당한 액수의 선교비를 드렸다. 그럼에도 기대했던 나름의 열매를 거두지는 못하였다. 그래서 지금은 조선족 복음화에 대하여 뜨악하게 여기게 되었다. 그러나 조선족 복음화는 포기하거나 방관할 수 없는 한국교회의 사명이다. 하나님은 한국교회에 조선족의 대거 방한이라는 놀라운 기회를 주셨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외국에 나가야만 선교를 할 수 있다는 고정관념에 빠져 하나님이 주신 기회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였다. 이제라도 방한 조선족 복음화와 복음화된 조선족 지체들로 중국과 북한 복음화에 헌신하도록 한다면 중국과 북한의 복음화는 지금보다 크게 진일보할 것이라고 믿는다.

1. 방한 조선족의 선교적 잠재 역량
그동안 우리는 방한 조선족을 부담을 주는 친척으로 치부하거나 값싼 양질의 노동력으로 간주했다. 교회들도 조선족이 찾아올 경우 따뜻하게 대해주었을 뿐 선교적 차원에서 접근한 것은 별로 없었다. 이는 조선족의 선교적 잠재역량을 간과하였기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생각된다. 방한 중인 15만 조선족의 선교적 잠재역량은 생각보다 크다. 복음화된 조선족은 한국교회가 중국과 북한복음화를 수행함에 큰 도움을 줄 원군일 뿐만 아니라 조선족 스스로가 중국과 북한 복음화에 기여할 수 있는 선교의 역군이 될 수 있다.
조선족이 중국 복음화에 적합한 근거는 1) 조선족은 한족과 소수민족에게 복음을 전하는 선교를 수행함에 있어서 언어상의 장애가 없거나 적다. 2) 한족과 복음커뮤니케이션을 하는데 조선족이 적합하다. 3) 중국이라는 타문화권에서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선교하는데 가장 짧은 시간에 적응할 수 있다. 4) 조선족이 선교하면 한국인이 선교하는 것 보다 정치적인 마찰을 피하기가 쉽다. 5) 선교비 측면에서 조선족이 선교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6) 조선족은 평생에 걸쳐 한족과 소수 민족들과 같이 살면서 선교를 할 수 있다.
조선족이 북한 복음화에 적합한 사역자인 것은 1) 조선족은 북한 동포와 한국인보다 더 친밀하다. 2) 조선족과 북한 동포들은 공산당의 통치를 받은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3) 조선족은 북한 동포들을 접촉함에 장애가 적거나 거부감이 적다. 4) 조선족은 북한을 왕래할 수 있는 기회가 한국인보다 많고, 북한에서 활동함에 한국인 보다 제약이 적다. 5) 조선족이 북한 복음화에 헌신하는 것이 선교비 면에서 효율적이고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러한 방한 조선족의 선교적 잠재역량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한국교회가 중국과 북한 복음화에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선교전략이라고 생각한다.

 

2. 방한 조선족 복음화의 현 주소
조선족이 방한한 초창기에는 여러 교회들과 선교단체들이 그들을 돕고 복음을 전하기 위하여 나름대로 노력을 하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가면서 적극적인 노력은 시들해지고 지금은 추석이나 설 연휴 기간에 특정한 조선족 동포들을 초청하여 잔치를 베풀어주거나 수련회를 하는 정도인 것 같다. 그대신 조선족을 사역의 대상으로 하는 교회들이 여기 저기 설립되었고, 조선족의 인권과 복지를 섬기는 단체들이 생겨나게 되었다. 노무송출 등으로 한국인에게 사기를 당한 조선족 동포들을 도우려는 운동이 교계에서 뜨겁게 일어나기도 하였고, 약간의 성과도 있었다. 그럼에도 한국교회의 방한 조선족 복음화에 대한 관심과 열의는 상당히 식어졌다고 보여진다. 심지어 방한 중국인 노동자 선교를 하는 어느 사역자는 한족을 대상으로 사역을 하면서도 조선족은 기피한다고 하는 가슴 아픈 이야기도 하였다.
과거 방한 조선족의 복음에 대한 수용성은 비교적 높은 편이었다. 그러나 현재 그들의 복음에 대한 수용성은 낮아지고 있고, 앞으로 이러한 현상이 더 심화될 것이라고 예상된다. 조선족이 방한할 때 가졌던 고국에 대한 기대가 무너지고, 고국에서 몸과 마음에 상처를 받게 되며 금전적인 착취로 인해 한국인에 대한 친근감이 적대감으로 바뀌게 된 것도 이러한 현상에 일조하였다. 이제 조선족들은 한국인이나 한국교회에 별 기대를 갖지 않고 돈을 벌어 귀국하기만을 기대하고 있고, 그마저도 여의치 않은 조선족들은 절망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3.방한 조선족을 어떻게 복음화할 것인가?
언제까지 하나님이 그물채로 한국교회에 붙여주신 방한 조선족을 모른 채 할 것인가? 하나님은 한국교회가 방한 조선족을 주님께 인도하기를 기대하며 요구하신다.
방한 조선족을 복음화하기 위해 우리가 할 일은 무엇인가?
1) 조선족 동포들의 상처받은 마음을 싸매어 주는 일을 힘써야 한다. 조선족 동포들은 한국인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다. 동족인 한국인들에게 당한 쓰라린 경험들이 그들의 마음을 굳게 닫아놓게 하고 있다. 조선족 동포들의 마음의 문이 열리지 않으면 어떠한 방법으로 복음을 전한다고 하여도 열매는 아주 초라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쓴 기억으로 상처받은 마음을 여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그러나 굳게 닫힌 마음도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섬김은 열리게 한다. 조선족 동포들을 섬기는 것은 우리가 그들의 상처받은 자존심과 현실적인 문제들을 하소연하는 것을 잘 들어주는 것으로 시작하여야 한다. 하소연을 공감하면서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그들의 마음은 열리기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아픔을 같이 아파해 주면서 현실적으로 가능한 도움을 주어야 한다. 이 일은 개인적으로도 할 수 있지만 선교단체나 신앙공동체들이 하려고만 하면 할 수 있다.
2) 지역 교회들이 다양한 계기로 연결되는 조선족 동포들을 사랑으로 끌어 안아주어야 한다. 조선족이 같은 언어를 사용한다해도 교회에서 현실적으로 볼 때는 그렇게 매력있는 존재는 아니다. 그러나 섬기라고 교회에 보내준 조선족 동포를 섬김의 대상으로 삼을 때 그들도 천하와 바꿀 수 없는 귀한 성도가 될 것이다. 모든 교회가 조선족을 섬기고 복음화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나 조선족을 접할 수 있는 교회들도 상당 수 있다. 지역 교회를 찾아온 조선족들을 외국근로자처럼 대하지 말고 한 형제로 대한다면 크게 유익할 것이다. 그래서 조선족 동포들이 교회에서 이방인처럼 느끼지 않고 신앙공동체의 일원으로 느껴질 때 마음 문을 열고 신앙적으로 크게 발달하고 성숙하게 될 것이다. 교회가 그들의 문제를 모두 해결해 줄 수는 없지만 소자에게 냉수 한 그릇 떠주는 심정으로 섬긴다면 큰 부담이 되지 않으면서도 상호간에 유익을 얻을 것이다.
3) 조선족의 계층에 따라 적합한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 같은 방한 조선족이라도 다양한 계층이 있다. 노무송출로 와서 불법체류자가 된 동포들, 한국인에게 시집 와서 한국 국적을 취득한 자매들, 유학이나 다양한 목적으로 방한한 합법적인 신분을 갖고 있는 동포들로 방한 조선족을 구분할 수 있다. 그들의 처지나 정서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대상에 따라 그들을 연구하고 그들에 맞는 접근법을 사용하여 복음을 전한다면 전도의 열매를 맺기가 보다 용이할 수 있을 것이다.
4) 조선족 성도들이 공동체를 이루어 신앙생활을 하는 곳들이 여러 곳에 있다. 조선족은 자기들끼리 모여서 예배를 드리고 신앙생활을 하는 것에서 정서적 안정감을 얻는다. 그래서 조선족 동포들이 따로 모여 신앙생활하는 것을 백안시하지 말고 그들을 도와서 신앙공동체로서의 정체성을 갖고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배려하고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이미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그들을 격려하여 동류의식이 강한 믿지 않는 조선족 동포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우리가 복음을 전하는 것보다 그들이 복음을 전하는 것이 여러모로 유익하고 열매도 많이 맺을 것이다. 다만 그 신앙공동체가 건전한 곳인지, 그리고 운영을 맡은 사역자가 신실한 사람인지를 검증한 후에 후원해야 할 것이다.

 

4. 조선족 사역자들이 중국과 북한복음화에 헌신하도록 섬김
현재의 조선족 신앙공동체는 중국과 북한의 복음화에 헌신하고 있기는 하지만 기대이하이다. 조선족이 중국과 북한 복음화에 역동적으로 헌신하기 위해서는 한국교회의 격려와 섬김이 요청된다. 특히 방한 중인 조선족 지체들을 중국과 북한복음화에 헌신하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준비하도록 섬겨야 한다.
1) 조선족 지체들을 은사와 달란트, 부르심에 따라 그에 부합된 훈련과 교육의 기회를 제공해 주어야 한다. 평신도 훈련을 받아야 할 사람인지, 평신도 사역자 훈련을 받아야 할 사람인지, 신학교육을 받아 전임 사역자가 될 사람인지 잘 분별하여 그에 적합한 훈련과 교육을 받도록 해야 할 것이다. 평신도 훈련을 받아야 할 사람에게는 신앙생활하고 전도하는데 필요한 훈련을 할 필요가 있고, 평신도 사역자는 자기 직업을 갖고 시간을 내서 전도와 제자훈련, 그리고 교회를 개척하여 섬길 수 있는 수준의 성경공부와 설교작성, 사역의 훈련이 필요하며, 전임 사역자로 헌신할 사람은 기초적인 신학교육과 성경공부, 설교작성, 사역 훈련이 필요하다.
2) 전임사역자로 헌신할 수 있는 사람들 중에 목회나 선교에 헌신할 사람은 조선족들만 따로 신학교육을 시키는 기관에 위탁하거나, 그런 기회를 만들어 신학교육과 사역자로서 필요한 실천 목회와 선교훈련, 영성훈련등을 실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전임사역자 중에 교수요원으로 헌신할 사람은 일정 기간 조선족 사역자 양성학교 등에서 훈련을 한 다음에 입학을 허용하는 건전한 신학교에서 정규 신학교육을 받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목회나 선교에 헌신할 전임사역자를 국내신학교에 보내는 것은 문제가 있다.
3) 한국에서 신학교육을 받은 조선족 사역자들의 선교자원 활용을 모색해야 한다. 그들의 중국에서의 사역할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삼자교회와 관계없이 신학을 이수한 조선족 사역자들은 선교사들의 조수가 되거나 한국교회의 후원을 받아 사역을 할 수는 있지만 그렇게 효과적인 방안은 아니다. 그들이 큰 장애 없이 중국선교를 위해 헌신할 수 있는 것은 동북삼성이 아니라 조선족에 대한 인식이 희미하거나 잘 모르는 지역에 가서 한족이나 소수민족을 대상으로 사역을 하는 것이다. 그런 지역에서는 조선족 사역자도 민족적 장애 없이 중국 복음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방한 조선족 복음화는 포기할 수 없다. 과거의 경험에서 교훈을 얻되 그것에 집착하지는 말자. 쓴 기억들을 떨치고 일어나 새롭게 행하시는 하나님을 기대하면서 방한 조선족 복음화에 진솔하게 헌신함으로 중국과 북한복음화를 앞당기는 한국교회가 되기를 기도한다.

 

인병국 목사님의 심층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