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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을 여는 발걸음

<앵커 멘트>

백내장 등 안질환으로 고생하는 북측 주민들을 위해 한 대북지원단체가 나섰습니다.

이미 30여명의 북측 주민이 수술을 받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조정연 리포터가 만나고 왔습니다.

<리포트>

네. 대북지원단체 새누리좋은사람들이 평양의과대학 안과병동에 안질환전문센터를 설립하고 백내장, 녹내장, 각막이식 수술까지 가능한 설비지원 및 기술 전수를 통해 의료환경 개선에 힘쓰고 있습니다.

또, 남북 의료진의 지속적인 교류와 협력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저와 함께 만나보시죠.

안과 의사 김현승 씨가 수술에 앞서 북측 의료진과 이날 수술 일정에 관해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녹취> “오늘은 심한 환자들이 많아가지고 시간이 더 걸릴 거에요.”

<녹취> “예.”

<녹취> “시력이 안 좋은 사람도 많고.”

김현승씨가 수술하는 곳은 자신의 병원이 아닌 북쪽에 있는 의료원.

환자는 백내장에 걸려 시력이 거의 상실된 북한 주민, 이 수술을 돕는 의료진들도 북한 의사들입니다.

북한에서 가장 권위 있는 평양의대 교수진들로 남한 안과의사의 수술을 지켜보기 위해 이렇게 모였습니다.

<녹취> “아버님, 제 말씀 들리시죠.”

<녹취> “네.”

<녹취> “가운데만 보고 계세요.”

김 씨가 북한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이 곳은 바로 평양의과대학 내 안과 진료소로 남한의 의료 장비를 갖춘 안질환 전문센터입니다.

대북지원단체가 지난 2006년말부터 2007년 까지 1년에 걸쳐 남한의 안과 진료장비와 의료 시설을 지원해 마련했습니다.

김현승 씨는 두 번의 방북에서 안과 수술 뿐만 아니라 평양의대 북측 의료진에게 최신 안과 수술기술도 전수합니다.

<녹취> “오른쪽은 어떻게 하면 좋습니까”

<녹취> “오른쪽 눈은 크게 하신 것 같고 저것도 아까 말 한대로 진행하셨으면..”

북한 의료진들은 남한의 최신 안과 수술 테크닉을 하나라도 놓칠까 신경을 곤두세우고 유심히 살펴봅니다.

김 씨도 놓치기 쉬운 부분에서는 정성껏 설명을 덧붙입니다.

<인터뷰> 김현승(안과 의사) : “선생님들도 수술하는 동안 전부 들어오셔서 그 수술을 보고 이렇게 굉장히 열심히셨고 환자들 또한 남측에 와서 수술하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좋은 반응을 보였습니다.”

김씨의 의료 봉사활동은 ‘새누리좋은사람들'이라는 대북지원단체의 제의를 받아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지난해 12월과 올 6월 두 번에 걸쳐 백내장 환자와 안질환 환자 24명을 치료했습니다.

이 가운데 23명은 심한 백내장을 앓고 있어 거의 시력이 상실되고 있었다는데요.

<인터뷰> 김현승 씨 : “요즘에는 남측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 시술 방법인데 그걸 하고 있고 이번에 새로운 기구들이라든가 그 모든 게 들어갔기 때문에 그걸로 바꾸면 결과도 훨씬 좋고..”

사실 북측은 많은 남측 단체에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 편입니다.

그러나 이 안과 지원은 북측 평양의대의 요청에서 시작됐습니다.

40여 년 간 국내외 간질환자 지원 사업을 펼친 이 단체가 2000년 어린이급식지원사업을 시작으로 평양의대 내 간질보건센터까지 설립하게 되면서 인연이 됐습니다.

오랜 시간 치료 사업을 펼치며 활동한 이 단체에 믿음을 갖게 된 것입니다.

3년 째 30여명의 북측 주민의 눈을 뜨게한 새누리 좋은사람들.

질병으로 어려움을 겪는 북쪽 사람들에게 큰 힘이되고 있습니다.

안과의사 김민호 씨도 이 단체의 권유로 북한에서 의료 활동을 펴게 됐습니다.

자신의 병원도 바쁘게 돌아가고 있지만 심각한 의료 환경을 직접 보고 개안수술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최근 들어 남측에서는 백내장과 같은 질환자의 경우 대부분 간단한 수술로 완치가 가능하지만 북측은 달랐습니다.

안질환 관련 전문 의료시설과 의약품이 없는데다 그나마 남아 있는 의료 장비도 구식이어서 수술과 치료가 쉽지 않습니다.

<인터뷰> 김민호(안과 의사) : “북한에 장애자를 100%라고 봤을 때 시각 장애가 20% 정도 되거든요. 그 중에서 백내장으로 인해서 실명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러나 김 씨는 3년 동안 새누리좋은사람들을 통해 최신 안과 의술과 의료장비 전수를 하고 있고 특히 북측 평양의대 의료진들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희망적인 의견을 내비쳤습니다.

<인터뷰> 김민호 씨 : “개안수술을 하거나 안과적으로 가서 치료하는 게 북측 환자를 위하는 것도 있지만 민간적으로 하나의 외교적인 것으로 북측의사들과 좋은 연관성도 가지게 됐고요, 그리고 이런 여러 가지 민간 차원에서 같이 하게 되면 정부에서 하는 일 못지 않게 많은 비중을 둘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보는 눈과 마음을 이어주는 사랑의 매듭 새누리좋은사람들이 내건 이 슬로건처럼 계속해서 북측에 밝은 빛을 전달할 수 있는 단단한 매듭이 지어졌으면 합니다.

네, 대북지원단체지만 한번 방북하기가 여의치 않다고 합니다.

치료를 받길 원하는 북측 환자들은 많지만 새누리좋은 사람들은 한정된 시간과 의료 환경 때문에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을 줄수 없어 안타깝다고 전했습니다.

이 지원이 활발하게 이뤄져 많은 북측 안질환자들이 새로운 빛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열렸으면 좋겠습니다.

조정연 리포터,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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