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한계 극복하는 ‘평화공동체’ 성격으로 변해야
 
 
이동희 기자 dong423@googood.com 
 
 

 

▲ 중동지역의 끊임없는 전쟁과 테러의 해결책은 이스라엘의 자진 해산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사진제공 Lebanon Embassy in Washington) 


중동지역은 ‘지구촌의 화약고’라고 불리며, 전쟁과 테러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의 상당수 크리스천들은 이러한 중동지역의 분쟁에 대해 ‘이스마엘과 이삭으로부터 이어진 것’이라고 이해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미국의 친이스라엘 정책을 당위성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이렇듯 팔레스타인 갈등에 대해 이스라엘 편향적인 시각으로만 바라보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며,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또다른 시각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있어 눈길을 끈다.

 

성서의 뜻은 이스라엘의 국가 해체

 

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과 한민족평화선교연구소는 28일 ‘팔레스타인에서의 무력분쟁과 팔레스타인의 평화를 위한 기독교의 과제’라는 주제로 평화마당을 기획했다. 이 자리는 중동지역 분쟁에 대한 역사적•성서적 고찰을 통해 기독교인들이 팔레스타인의 평화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스코틀랜드 에버딘 대학에서 구약학을 전공한 이영재 박사는 ‘팔레스타인 지역 분쟁에 대한 성서적 고찰’을 통해 “그리스도인들은 대개 이스라엘의 국가 건설이 성서에 입각해 이루어졌다고 생각하지만, 시온주의는 성서에 기초하지 않은 인간적 시도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국가를 자발적으로 해체하는 것이 성서 중심의 뜻이라는 것이다.

 

구약 특히 토라의 내용과 그 중심 사상을 볼 때 성서는 어떠한 국가의 건설도 지지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땅에 국한 되지 않고 평화적 공동체를 이루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박사는 “토라는 세상에서 높은 자가 되지 말고 몸을 낮추어 살면서 평화와 사랑을 내용으로 하는 야훼신앙의 실천을 가르치기 위해 저술된 책”이라며 “잃어버린 성지를 회복하겠다는 시온주의 이데올로기는 이러한 토라의 신학에 견주어 볼 때 아무런 성서적 근거가 없는 공염불”이라고 말했다.

 

토라의 형성사를 볼 때 땅의 신학은 종말론적 희망의 땅으로 전개되어 갔으며, 그것은 곧 이스라엘의 사명이라는 것이다.

 

이 박사는 “하나님의 법은 이스라엘 공동체가 가난하고 궁핍한 사람들을 도울 것을 의무로 규정하고 있다”면서 “레위인은 이 법을 실천해야 할 사람들인데, 이 레위인들은 인류역사 최초로 등장한 사회복지사들의 모델로서 디아스포라 공동체를 지도하는 영적 교사들”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그 땅에서 평등과 평화를 실현해 가야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땅에 집착하면서 자신과 다른 자들을 천대하고 차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스라엘이 사명을 저버리고 자기 집단의 생존을 위해 같은 땅에 사는 이웃을 박해하고 차별하는 데까지 나아갔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스라엘이 성서의 뜻대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국가의 한계를 극복하는 평화공동체 성격으로 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성서는 이스라엘에 ‘제사장 나라로서 국가 없이 발빠른 이동식 성소를 지니고 열국광야를 떠돌아다니면서 고난 시대를 헤쳐 나가는 것’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곧 거룩한 백성이며 제사장 나라라는 것이다.

 

이 박사는 “이스라엘이 띠고 있는 국가적 형태가 성서의 뜻과는 위배된다”면서 “국가가 아닌 작은 평화공동체들이 비정부기구(NGO) 형태로 많이 설립돼 역사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이 성서의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이것이 디아스포라 유대인 공동체의 존재방식이며, 국가의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평화운동의 활동이라는 설명이다.

 

이 박사는 이스라엘 내에서도 이스라엘의 시온주의를 부정하며 이스라엘의 국가 해체를 주장하는 단체가 있음을 소개했다.

 

정통유대교 단체인 이들은 최근 자신들의 홈페이지를 통해 유대주의와 시온주의의 차이점은 명백하다며 시온주의를 비판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유대주의는 토라를 계시하신 유일하신 하나님을 믿으며, 하나님의 섭리를 인정하기에 유대인의 포로사건을 죄에 대한 형벌로서 고백한다. 하지만 시온주의는 창조주인 그분의 계시, 보상과 형벌을 부정하면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박해하고, 유대인 포로기가 군사적 공격으로 종식될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우리는 소위 ‘이스라엘 국가’를 반대한다”며 “통치권을 지닌 유대인 국가라는 개념 자체가 유대인의 토라에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구굿닷컴.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출처 :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눈
글쓴이 : 이동희 기자 원글보기
메모 :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