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 파이프(PAN PIPE)라고도 불려지는 이 악기는 인류가 만들어낸 최초의 목관악기이다. 여러 개의 관을 뗏목처럼
차례로 연결시켜 놓고, 한 쪽을 막아 놓은 원시적인 특징을 가집니다. 이처럼 원시적인 형태의 악기였으므로 초기에는
민속 음악을 연주하는 범주를 지나지 못했다. 그러나 개량되고 발전되면서 경음악은 물론 pop, 클래식 음악까지 연주
할 수 있게 되었다. 요즘 흔히 보는 팬플룻은 길이와 구멍 크기가 다른 대나무를 차례로 연결시켜, 한쪽 구멍을 코르크로 막아 코르크의 높낮이로 음을 조율할 수 있게 되어있다. 팬플룻은 70년대초 '로스 차코스'라는 인디오 앙상블이
'환상의 플로네이즈'를 발표함으로써 근래 새로운 관심을 끌기 시작하여 70년대 중반 루마니아 출신의 '게오르그 장피
르'라는 연주자의 등장으로 팬플룻의 대중화가 이루어졌다. 그는 '외로운 양치기', '여름비' 등을 작곡 발표했고 연주
기법을 개발하는 등 지대한 공헌자로 평가되고 있다.
팬플룻의 어원은 그리스 신화의 목신인 팬(PAN)의 이름에서 비롯되었다. 여기에는 아름다운 사랑이있는 신화가 있다.
팬은 요정 시링크스(Syrinx)를 몹시 사랑했다. 하지만 시링크스는 팬을 매우 싫어하고 증오했다. 왜냐하면 팬은 위는
사람의 모습을 아래는 동물이였기 때문에 팬을 좋아하지 않았다. 팬은 사랑을 고백했지만 시링크스는 그 고백을 받아
주지 않자 시링크스를 강제로 잡아두려고 했다. 그러자 시링크스는 견디다 못해 어느 날 강의 신에게 가서 팬의 손으로
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빌었다. 그래서 강의 신은 시링크스를 강가의 갈대로 변하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팬은 이
미 갈대로 변해버린 시링크스를 그리워하며 매일 강가에 나가 갈대를 꺾어 불며 그리움을 달랬다. 이러한 신화를 가지
고 생겨난 악기가 바로 팬플룻이다.
팬플룻의 역사는 아주 오래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BC 5세기경의 것으로 추정되는 이탈리아의 '보르냐 벽화'를 보면
팬플룻 모양의 악기와 고대 하프를 연주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이는 그 당시에도 팬플룻과 비슷한 악기들이 존재했고
또 연주되었음을 보여준다. 또한 중앙 아메리카에서 몇몇 자료들이 원시인이 갈대관을 서너개씩 묶어서 불었으며
그후 아마존강 유역에서 자생하는 갈대를 이용 관의 길이를 조절하여 소리를 내는 수준까지 발전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팬플룻의 기원을 추적하였던 독일의 음악자 '쿠르트싹스'는 중국 한나라 시대에 사용되었던 관악기를 팬플룻의
시조로 보고 있다. 중국의 팬플룻은 그 전래된 역사가 밝혀지고 있지는 않지만, 그리스의 팬플룻이 바로 이 중국의
팬플룻을 모방하고 있어서 어떤 면에서는 동양의 관악기였던 팬플룻이 서양으로 전래되었다가 최근에 와서 역으로
수입되고 있는 느낌마져 듭니다.
'호머'의 서사시 중 '양 떼 뒤를 갈대를 엮은 피리를 불면서 따라간다'라는 싯구는 팬플룻 연주의 오랜 역사를 보여준다.
그러나 이것을 팬플룻이 예술적인 음악행위에 쓰인 최초의 기록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팬플룻은 이후, 다발로 엮어서
가지런히 늘어놓은 뗏목형에 이르러서야 비로서 선율을 연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팬플룻은 중국을 기원으로
해서 그리스와 페루 그리고 중동과 유럽 전역에서 쓰였던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또한 팬플룻은 상당히 광범위한
분포를 보이고 있다.때문에 팬플룻은 지역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즉 유럽 대륙에서는 '팬플룻', 영어권
에서는 '팬파이프', 중국에서는 '피샤오', 페루에서는 '얀타라', 에콰도르 지역에서는 '론다도르', 오세아니아 지역에서는 '가달카날'로 불리운다. 우리나라에도 팬플룻과 비슷한 악기기 존재하는데, 바가지 통에다 대나무의 리드를 여러 개
꽂은 것으로 취구를 통해 바가지 통에 바람을 불어넣었습니다. 뺏다하며 소리를 내는 악기로서, 파이프의 수가 적어
연주자가 들고 불기에 적당한 것을 '생황'이라 하며 그 수가 많아 세워놓고 불게 되어있는 악기를 '생', 또는 '우'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생황을 풍류에 포함시켜 물놀이를 갈 때, 혹은 학무를 할 때 불었다는 기록이 있다. 금속성의
특이한 음색으로 사랑을 받았으며, 화음을 내는 악기라 하여 특별한 취급을 받았는데 이 악기는 화음이라기보다는
여러 개의 소리를 낼 수 있는 악기라 함이 옳을 것이다. 지금도 일본이나 여러 동양 나라에서는 생황을 사용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생소병주라 하여 과거에는 많이 사용되었으나, 지금은 병주 정도로만 사용되고 있다.
이렇게 생황의 음악이 퇴화하고 있는 것은, 이 악기를 가지고 복잡한 선율을 자유롭게 구사하는 것이 무척 어려울 뿐만
아니라 현재로는 생황 전공의 연주자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와같이 팬플룻은 특정 국가나 민족의 악기라 하기엔
너무나 광범위하다. 그 중, 루마니아는 다른 나라에 비해 팬플룻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이 매우 많은 편인데,
지리적으로 구릉지대의 낮은 언덕을 낀 농장이 많으며, 특히 '카르피타아' 산맥 남부에서 '다뉴브'강에 이르는 지역은
이 악기의 재료로 쓰이는 갈대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근방에서 생활하고 있는 '디아'인들이 이 갈대 피리를
즐겨불며 생활해 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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