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가정교회선교의 현황과 과제  - 정 요 한(중국 선교사)

 

Ⅱ. 가정교회선교의 중요성

 

1. 농촌 중심이며 수적으로 다수인 가정교회

중국의 인구분포를 보면 1995년 농촌인구가 전체의 약 70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중국교회가 발전해가는 과정 속에서 가정교회는 특히 농촌을 중심으로 성장했다.
절대적인 숫자나 비율면에서 농촌에 가정교회가 많은 이유를 대만(臺灣) 따오셩(道生)신학원 원장인 천레이(陳 ) 목사는 다음 몇 가지로 설명하였다.

"첫째는 환경적인 원인으로써, 도시에 비해 정부의 통제와 제한이 그리 엄격하지 않고 특히 개혁개방 이후 농촌이 자영토지를 가진 개별농가 중심으로 바뀜에 따라 사상 통제가 이전보다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또한 자연과 밀접하게 연관된 생활속에서 종교신앙을 중시하는 전통이 도시보다 강한 까닭에 복음을 쉽게 받아들였고 가정교회로 발전한 것이다.

둘째는 주관적인 원인으로써, 50년대 샤방(下放)정책이 시행되면서 비교적 지식 수준이 높은 도시거주 기독교인들이 농촌 지역으로 이주하여 이들이 복음을 전하고 가정교회를 형성하게 된 것이다.
또한 농촌사회는 도시에 비해 농한기 같은 여가시간이 많아 이 기간에 복음전파가 활발히 이루어졌고, 더욱이 이러한 때에 나타난 기사와 표적은 가정교회의 발전을 촉진시켰다."

전체적인 인구비율과 발전양상을 볼 때, 가정교회선교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따라서 중국에서 가정교회를 대상으로 한 선교를 제외한다면 중국선교는 수박 겉�기에 불과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2. 정부 혹은 삼자교회로부터 핍박받는 가정교회

중국의 가정교회를 표현하는 여러 가지 가운데 하나가「고난받는 교회」혹은「핍박받는 교회」이다. 중국은 표면적으로 종교 자유가 헌법상 보장되어 있는 나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그러한 표현이 존재하는가 하는 것이다.
현재도 많은 가정교회들은 정부의 허울좋은 보호아래 들어오라며 등록하라는 권유를 받고 있다.

종교활동에 관한 정부규정에 따라 등록하지 않은 교회는 불법 집회이므로 보호받을 수 없으며, 도리어 단속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래서 적지 않은 가정교회들이 이러한 정부의 단속과 탄압을 모면하기 위해 등록하는 한편 합법적인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고 안심하기도 한다.

가정교회가 받는 핍박의 배경에는 정부 당국인 공안이나 종교사무국 관계자 외에도 삼자교회 관련자가 있다. 물론 삼자교회 지도자인 목사나 장로의 자질에 따라 그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농촌 지역 삼자교회의 지도자들에게서 받는 인상은 마치 초대교회의 부흥과 발전 당시의 제사장이나 서기관들과 같다는 것이다. 가정교회 부흥에 대하여 일종의 시기나 인간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정교회가 삼자교회의 방침을 따르면 교회의 본질이자 생명인 복음전파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 일부 가정교회에서는 일단 등록하여 직접적인 핍박을 면한 뒤에 정부나 삼자교회의 방침은 따르지 않겠다고 생각하며 등록하기도 한다. 그러나 더 많은 가정교회는 등록을 거부하며 정부의 삼자 방침과 타협하지 않음으로 인해 해마다 행사와 같이 치러지는 정부의 「옌다(嚴打: 엄격하게 사회치안 유지와 범죄척결)」와 숨바꼭질 하고 있다.

어느 조선족교회 사역자는 삼자에 소속된 교회를 섬기다가 션양(沈陽)의 동북신학교를 가기 위해 시험 준비를 하면서 삼자애국운동에 대한 자료들을 새삼 자세히 공부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 때 이 사역자는 삼자애국운동이나 삼자교회의 방침이 성경의 진리에 어긋난다는 것을 발견하고 과감히 삼자교회를 나와 별도의 가정교회를 인도하고 있다고 했다.

필자는 삼자교회와 연결되어 사역하는 선교사들을 비난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우리가「핍박받는 가정교회 형제」들에게 무관심하다면 주님의 책망을 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주님은「내가 주릴 때에 너희가 먹을 것을 주었고 목마를 때에 마시게 하였고 나그네 되었을 때에 영접하였고, 벗었을 때에 옷을 입혔고 병들었을 때에 돌아보았고 옥에 갇혔을 때에 와서 보았느니라(마 25:35-36)」고 하시면서 고난 가운데 있는 형제를 돌아보는 것이 바로 주님 자신을 돌아보고 섬기는 것이라고 칭찬하셨다.
반대로 고난 가운데 있는 형제를 외면하는 것은 바로 주님을 외면한 것과 같다며, 심지어 저주의 말씀까지 하셨다. 따라서 고난받고 있는 중국 가정교회 형제들에 대한 우리의 책임은 정말 크다고 아니할 수 없다.

 

3. 이단 발생 혹은 이단 침투의 취약점을 가진 가정교회

중국의 가정교회는 은밀성과 환경적인 여러 요인으로 인해 자생적이거나 외국에서 들어온 이단이 발붙이기 쉬운 상황에 있다. 그 주요 원인으로는, 주님의 주권적인 은혜와 역사로 교회는 부흥되고 있으나 정확한 성경적 가르침을 받을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중국 내 자생적 이단이나 극단파로 중국선교기관의 자료에서 많이 언급되고 있는 것으로는「영영교(靈靈敎)」, 「세 종들(三班僕人)」,「동방의 번개파(東方閃電派)」,「큰 소리로 외치는 파(呼喊派)」,「큰 빛파(大光派)」 등이 있으나 아직 전국 규모에는 이르고 있지는 못하다. 한편 해외에서 침투한 이단은 한국에서 온「엘리야선교회」가 최근 동북에서 조선족뿐만 아니라 한족에게까지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통일교」나「몰몬교」등도 침투하고 있지만 아직 확연하게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

이와 같이 가정교회의 이단 발생과 침투로 두 가지 역기능이 나타나고 있다. 하나는 중국 정부나 삼자교회에게 가정교회를 탄압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정상적인 가정교회를 핍박할 때 정부나 삼자교회가 내세우는 명목은「불법집회」말고도 자주 사용되고 있는 것이「사교 집단」혹은「이단」이다.

따라서 중국 공안국이나 삼자교회에서 규정하고 있는 이단의 근거를 보면 정확한 신학적인 관점보다는 중국 정부가 가지고 있는 정치적인 관점이 더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무조건 믿을 수는 없다. 따라서 해외 중국 선교기관들이 개별적인 자세한 이해없이 이러한 자료 등을 참고로 중국의 일부 가정교회의 계파를 이단이나 극단파로 판단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한 예로「중생파(重生派)」에 대한 중국 선교기관들의 자료와 최근에 그와 관련한 토론회 자료를 보면 더욱 정확한 이해에 대한 필요를 느낀다.
다른 하나는 이단의 침투를 우려하는 가정교회들이 지나치게 폐쇄적이고 보수적이라는 것이다. 중국 어느 변방 소수민족지역 가정교회의 젊은 지도자는 이단침투를 두려워한 나머지 다른 가정교회와의 접촉을 꺼려하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 안타까웠다.
그것은 우물 안 개구리와 같은 시각을 가지게 되어, 오히려 하나님께서 그들을 사용하실 새로운 선교적 방향이나 은사의 다양성을 스스로 거부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이단에 대하여 취약성을 가지고 있는 가정교회를 온전하고 건전한 성경적 진리의 반석 위에 서도록 돕는 것은 중국선교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4. 중국복음화와 세계선교의 희망인 가정교회

중국은 아직 복음을 들어보지 못했거나 교회가 없는 곳이 매우 많다. 또한 복음이 아직 미치지 못한 소수민족 지역도 많이 있다. 중국선교를 논할 때 이러한 미복음화 인구와 지역을 향한 복음 전파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중국선교는 당연히 공허한 구호에 불과할 것이다.

과거 허드슨 테일러나「중국 내지선교회(China Inland Mission)」의 해외 선교사들처럼 직접 중국 오지를 다니며 복음을 전하는 것은 현재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면 누가 그 일을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겠는가.
현재 가정교회는 이러한 복음 전파의 사명을 가지고 열심히 잃어버린 영혼을 찾아다니며 사역하고 있다. 많은 가정교회가 전도팀을 구성하여 파송하거나 순회 전도를 하고 있다. 중국 기독교인이 증가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가 바로 가정교회의 복음전파 결과이다.

삼자교회의 원칙적인 방침에 의하면 사람들이 수동적으로 교회에 나오는 것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가정교회는 어떤 환경과 상황에서도 모일 수 있다. 그리고「온 천하에 다니며 만민에게 복음을 전하라」는 주님의 명령을 충실히 순종하고 있다.
중국복음화의 희망은 가정교회 사역의 발전 여부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가정교회의 복음전파 사역을 효율적으로 지원하는 것이야말로 중국선교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이다.
그리고 중국 가정교회에 의한 중국복음화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자전(自傳)을 실천하는 것이다.

중국의 가정교회에는 또한 세계선교를 주제로 하는 찬양노래가 있다. 세계의 선교학자들은 중국교회가 21세기 세계선교의 주축을 이루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중국인들의 해외 출국의 문도 점차 넓어지고 있다.

벌써 몇 년 전에 필자는 이스라엘로 갈 노동인력을 모집하는 지방신문 광고를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또 어떤 지역의 가정교회는 젊은 교역자들에게 영어학습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즉 중국인들이 세계선교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문이 다양하게 열려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중동 이슬람국가에 대한 선교도 중국교회의 중요한 몫이 될 것이다.

외국의 선교사로서 우리는 중국교회 특히 가정교회가 세계선교의 주축이 되며, 이것을 준비하는 일을 도와주어야 한다. 세계선교에 대한 소명에 도전을 주고 그에 맞는 각 방면의 훈련도 도와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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