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동포들이
굶어 죽어버린 후라면..."
-박 ○○ 북한선교사 인터뷰-
최근 북한의 굶주림에 대한 참상이 전해지면서 교회나 교단, 통일운동 단체별로 북한을 돕자는 캠페인이 전개되고 있는데, 현재 북한선교사로서 어떤 일들을 하고 계십니까?
1993년부터 현재까지 연변 조선족 자치주에서 조선족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북한선교를 한 건 아니지만 몇 년 동안 중국선교 사역을 하던 중에 자연스럽게 만나게 된 탈북자들을 돌보다가 북한선교로 방향을 바꾼 것입니다. 현재 왕청, 연길, 현시 등지에서 50가정 정도의 탈북가정을 돌보고 있으며, 주일예배나 가정심방, 성경쓰기운동 등을 통해 그들의 신앙생활을 돕고 있습니다. 또한 빵공장이나 참기름공장을 운영하여 북한의 고아원이나 아오지 탄광에 식품을 지원하고 있으며 유지연변 조선족 자치주 도문시 민족연구소와 연결해서 함경북도 온성군과 경원군, 그리고 종성군, 무산시에 식량과 생활필수품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교역자신학교에서 중국 조선족 청년들을 교역자로 키우는 일도 중요한 사역 중 하나입니다.
우리가 통일을 그토록 염원하여 꿈에도 소원은 통일이라고 노래하면서도 막상 북한의 실상에 무감각한 게 현실입니다. 우리가 품어야 하는 통일에 대한 마음가짐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현재 성결교단에서도 북한의 무너진 교회들을 지정해놓고, 통일 후 그 교회의 재건을 위해서 기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사람을 살리는 일이죠. 북한동포들이 다 굶어 죽어버린 후 무너진 교회를 다시 짓는다는 건 소용없는 일입니다. 어떤 이는 북한에 다녀와서 지금까지 200만 명이 굶어 죽었다고 보고했다지만, 실제로는 적어도 이미 300만에서 400만 명이 죽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북한 주민들은 굶주림으로 계속 희생되고 있습니다. 북한 마을을 보면 어둑해질 저녁이면 전기가 들어오는 집이 하나도 없으며, 각 가정 굴뚝에서 연기가 나지 않은 지도 오래되었습니다. 그들 천만 명의 영혼을 끌어안는 마음으로 기도하면서 모금, 지원 활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혹시 우리의 도움이 북한 주민들에게 전해지지 않고 모두 군비나 군식량으로 빼돌려질까봐 염려합니다. 확실한 전달 체계는 있습니까?
현재 사람들이 북한에 지원하는 것을 망설이는 것은 주로 두 가지의 불신 때문입니다. 첫째는 군비로 쓰일 것이다라는 생각에서 북한 정부를 불신하구요, 둘째는 그것들을 전달하는 선교사들을 불신합니다. 북한 현지에서 막상 도움을 청하는 그 눈빛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가 그런 막연한 불신 때문에 도움을 망설이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그래서 몇 년 전부터는 도문시에서 민족사업을 하고 있는 이00 박사의 도움을 받아서 함경북도 온성군 군당위원장인 군수(마을의 대표)를 도문(중국과 북한의 국경 지역)까지 나오게 하여 물품 지원자를 그들과 직접 만나도록 연결해 주고 있습니다.
실제로 서울신대 음악선교회에서는 북한어린이돕기 정기연주회 수익금으로 양말 5천 개를 직접 전달하기도 했으며, 아현교회, 신촌교회, 뉴욕교회 등 여러 교회나 단체에서 빵, 국수 같은 식량이나 치약, 비누, 옷가지 같은 물품들을 직접 전달한 바가 있습니다. 언제라도 북한에 전달할 식량이나 물품을 준비하여 연락하면 북한 군수를 직접 만나 전달할 수 있으며, 그 작은 손길들로 인해 북한 주민들을 굶주림으로부터 한 명 한 명 구해낼 수 있는 것입니다. (문의:총회본부 선교국 김상균 목사 02-501-7072, 3)
굶주림 때문에 목숨을 걸고 탈북한 이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요?
지금도 연변 조선족 자치주에 많은 탈북자들이 유리방황하고 있습니다. 북에서 이곳의 교회에 가면 먹을 것을 얻을 수 있다는 소문을 듣고 무작정 탈북한 사람, 부모가 죽거나 가출하여 배고픔을 못 견뎌 탈북한 어린이, 청소년들, 식당이나 공장에서라도 일해 보려고 탈북한 젊은 여성들... 이들에게는 정착금(대개 미화 200불)이 없기 때문에 다시 북으로 돌려 보내지거나 중국 전역으로 떠돌이가 되어버리기 일쑤입니다. 이들이 두 달 동안 생활할 수 있는 비용은 약 70불인데요, 이들에게 우리의 복음을 제시하고 교육하며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 시급한 실정입니다. 이 또한 모금 등의 도움이 손길이 절실하며, 2-3명의 선교사가 파송되어야 효과적으로 이 사역들을 이룰 수가 있습니다.
지금의 사역들이 북한의 교회와 연계되어 있습니까? 또 그 영향력은 어느 정도입니까?
사중복음으로 잘 양육된 중국 조선족 전도원을 통하여 현재 북한 전역에 몇 개의 지하교회를 돕고 있습니다. 더욱 많은 전도원을 양육하여 북한 지하교회를 돕고 싶지만 본인 혼자의 힘으로는 너무나 많은 한계상황을 겪고 있어 힘에 겹습니다. 추수할 곳은 많은데 추수할 일꾼은 부족하기만 합니다. 탈북자 사역을 통하여 함경북도 일대에 한국 소식과 복음이 들어가면서 그 여파로 공산당 사상성이 흐려지고 공산당에 속았다는 현실에 대한 자각이 일어나고 있으며, 김정일은 개방정책을 펴지 않으면 커다란 위기를 겪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남북 이산가족 상봉 이후 계속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머물 것이 아니라 앞으로 더욱 많은 교단의 관심과 80만 성결인의 기도와 경제적인 후원으로 이어져서 통일과 더불어 무너진 북한교회의 재건을 앞당기는 데 밑거름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현재 연변지역에는 북한 공안(북한 안기부) 요원이 많이 활동하고 있어서 늘 위험한 가운데 사역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역이 발각되면 우리가 돕던 탈북자들은 물론 북한의 지하교회까지 모두 다 위험에 처하게 됩니다. 보안을 꼭 지켜 주실 것을 당부하면서,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북한선교 사역과 그와 관련한 모든 이들의 안전을 위해 계속하여 기도해 주실 것 또한 부탁드립니다.
<취재정리:권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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