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의(中醫)는 한국의 한의(韓醫)에 해당하는 중국의 “전통의학”입니다.

   중국에서는 선사시대(先史時代)에 음식물을 찾는 과정 중 우연히 발견된 약초나 식물에서 중의(中醫)의 기원을 찾고 있습니다. 그러니 중국의 역사가 중의(中醫)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중의(中醫)는 음양오행과 정기(精氣) 등 철학적인 사상을 담고 있으며, 사람의 장상(臟象 - 오장육부의 생리적 기능과 병리적인 변화를 나타내는 여러 가지 상태)을 살펴보기 위해,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맥(脈)을 짚는 등 인체의 감각기관을 이용한 진단 방법을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서양 의학의 소위 과학적인 진단 방법과 처방에 비한다면, 상당히 비(非) 과학적인 의학으로 인식될 수도 있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중국에서는 중의(中醫)와 양의(洋醫)가 결합된 대체의학이 한창 성행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중의(中醫)의 감각기관을 이용해 맥(脈)도 짚고, 이와 더불어 서양 의학의 첨단 의료 설비를 이용해 종합적인 진단을 내리고, 중의(中醫)에서 처방을 내려 중약(中藥)으로 치료하는 방법을 사용하는 병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답니다.


   한편, 중국에서 현존하는 최초의 중의(中醫) 이론서인 <황제내경(黃帝內徑)>과 명대의 유명한 의학자인 이시진(李時珍)이 저술한 본초학(本草學) 저서 <본초강목(本草綱目)>은 한국에서도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 중의학 서적들입니다. 하지만 한국에도 이에 맞설 수 있는 허준(許浚)<동의보감(東醫寶鑑)>이라는 뛰어난 한의학 서적이 전해지고 있어, 최근에는 전통문화 보호의 일환으로 <동의보감(東醫寶鑑)>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하기 위한 한국의 소식이 중국에까지 알려지면서 많은 네티즌들 사이에서 한창 논쟁이 되고 있답니다.


   얼마 전에도 중국에서 한창 논쟁의 도마 위에 올랐던 한국의 “단오절” 세계문화유산 등록 성공사례를 들어가며, 중국의 네티즌들은 “단오절”“중추절”에 이어, 수천 년 역사를 자랑하는 "중의(中醫)" 마저 한국에 빼앗기게 되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답니다.

   또, 몇 몇 전문가들은 “중국이 전통문화를 소홀히 하더니, 다른 나라에 하나 둘 씩 다 빼앗기게 되었다”고 울분을 토하며, 역사적 근거를 들어 중의(中醫)가 한의(韓醫)의 근원임을 주장하고 한국의 세계문화유산 등록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자국의 전통문화를 그 동안 너무 소홀히 한 것에 대해 반성하는 자성(自省)의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참고로,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한국 드라마 “대장금(大長今)”에서 강조했던 약식동원(藥食同源) 사상도 중국에서 유래되었음을 강조하고 있지요.


   그와 반대로, 한국에서는 위와 같은 중국의 민감한 반응들에 대해 중국의 또 다른 “한의학 공정”이 시작되고 있다며 맞대응을 하고 있습니다.


   중국 어느 매체의 보도에 의하면, 중국에서도 앞으로 중의이론, 중약, 침술 등 8개 항목의 중국 전통 의학을 하나로 묶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하기 위해 신청 방안을 모색하고 있답니다. 중국의 이러한 계획에 앞서 한국에서 발 빠르게 먼저 행동을 취하게 되자, 중국 측에서 당황해하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도 몇 몇 사람들은 한의(韓醫)가 원래는 중국 한(漢)나라 시대의 한의(漢醫)에서 전파되어 발전해온 의학임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물론 한의(韓醫)가 그 이후로도 계속 변형, 발전되어 한국 고유의 특징을 가진 독창적인 전통의학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을 부인하지는 않지만, 그 근원을 잊는다면 한국이야말로 오히려 중국에 대해 또 다른 “한의학 공정”을 펼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국의 뜨거운 논쟁 소식을 접한 한국의 관련 기관에서는 한국이 세계문화유산에 등록하려는 것은 “한의(韓醫)”라는 “문화유산”이 아니라 “동의보감(東醫寶鑑)”이라는 “기록유산”이라며 해명 아닌 해명을 하게 되었답니다.


   아무튼, 자국의 문화유산 보호를 위해 각기 다방면으로 노력하는 한국과 중국이 상대방의 문화도 존중할 줄 아는 성숙한 모습으로 거듭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게다가 한의(韓醫)이건 중의(中醫)이건, 사람들의 소중한 생명을 다루는 의학으로서 더 이상 형식적인 이권(利權)에만 얽매이지 말고 좀 더 많은 사람들의 건강을 위해 노력하는 학문이 되기를 바랍니다.     


   자~ 그럼, 중국의 전통의학인 중의(中醫)는 지금 어떤 모습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걸까요? 한 번 맥을 짚어 보겠습니다.

 

   얼마 전에 우리 블로그 부부가 찾아간 “똥즈먼이위앤(東直門醫院 - 동직문 병원)” 입구의 전경입니다.

   입구 왼쪽에 걸려 있는 간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병원은 북경중의약대학(北京中醫藥大學) 부설 병원이자 임상연구소로, 중의(中醫)와 양의(洋醫)가 결합된 최첨단 설비를 갖추고 있는 종합병원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국가에서 지정한 병원 등급 관리 기준에 따라, 가장 우수한 등급인 삼급갑등(三級甲等)으로 평가 받은 중의의원(中醫醫院) 중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참고로, 중국의 병원들은 중의(中醫)와 양의(洋醫) 모두 “병원 등급 관리 기준”에 따라, 1급, 2급, 3급으로 나뉘며, 각 등급은 또 다시 갑, 을, 병으로 나뉘게 됩니다. 그래서 모두 3개의 급(級)과 9개의 등(等)으로 분류가 되지요. 각 성(省) 정부와 위생부 등 국가 급 기관에 속하는 대형 병원들에는 대체로 3급의 등수가 매겨진다고 하네요.

   한국과 반대로 3급이 가장 우수한 등급이라고 하니, 조금 혼동이 되기도 합니다.

 

   2004년도의 통계에 의하면, 중국에는 정부에서 설립한 중의(中醫) 병원이 모두 2973 곳이 되는데, 그 중에서 전국적으로 105 곳의 병원만이 삼급갑등(三級甲等)에 속한다고 하니, 동직문의원(東直門醫院)의 뛰어난(?) 의료 수준을 알 수 있을 것 같네요.

 

 

    동직문의원(東直門醫院)의 “쭈안지아 터쉬먼전(專家特需門診 - 전문 명의 특수진료)” 코너의 실내복도 전경입니다.

   사람들이 복도 의자에 앉아서 초조하게 진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참고로, 우리 블로그 부부가 현재 세 들어 살고 있는 집의 안주인이 이 병원의 간호사로 근무를 하고 있답니다. 그 분의 소개로 중국에서 전국적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명의(名醫) 선생님께 진료를 받게 되었답니다.

 

    “쭈안지아 터쉬먼전(專家特需門診 - 전문 명의 특수진료)” 코너의 입구에는 연세가 많아 이미 은퇴하셨지만 아직도 명성이 자자한 중의(中醫) 전문의들의 진료시간과 약력을 소개하는 포스터가 걸려 있습니다.

 

    “먼전꽈하오(門診掛號 - 진료 접수)”를 하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

   참고로, 전문의 접수비는 100위안(약 13,000원)이랍니다.

   그리고 인터넷으로도 예약 접수가 가능하다고 하니, 예전처럼 진료 당일 날 직접 찾아가 새벽부터 줄을 서야하는 번거로움이 많이 줄어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상당수의 병원들이 당일 접수를 고집하고 있어, 중국에서 병원을 이용하기가 쉽지만은 않네요.

 

    “화지아 쇼우페이(劃價收費 - 약값 계산, 비용 지불)”을 하기 위해 역시 길게 줄을 선 사람들. 처방전에 따라 약값이 천차만별이지만, 우리 블로그 부부가 지은 몸 보양을 위한 중약(中藥)의 경우에 보통 일주일 분량의 일곱 “푸(付 - 첩)”가 100위안(약13,000원) 정도 한답니다.

 

   병원에서 진료를 받기 위해 거쳐야 하는 과정을 상세하게 도표로 소개해 놓았습니다.

   먼저 접수비를 내고 “꽈하오(掛號 - 접수)”를 한 후, 접수증을 가지고 해당 진료과에 제출합니다. 그리고 해당 진료과로 개인 병력을 기록한 문건이 전달되면 각 진료 파트로 가서 진료를 받거나, 세부 정밀 검사를 받게 됩니다.

   진료가 끝나면, 처방전을 들고 “화지아(劃價 - 가격 계산)”을 합니다. 그리고 약값을 지불한 영수증을 들고 약방으로 가서 약을 받아오면 모든 진료 과정이 끝나게 됩니다.

 

    올해 1월 초에 우리 블로그 부부가 찾아갔던 “콴지에(寬街 - 말 그대로, ‘넓은 거리’라는 뜻이지요)”에 위치한 북경중의의원(北京中醫醫院)의 전경입니다.

   이 병원 역시 북경시 소속의 삼급갑등(三級甲等) 중의의원(中醫醫院)으로, 중의(中醫)와 양의(洋醫)가 결합된 최첨단의 종합병원이랍니다. 수도의과대학(首都醫科大學) 부설 병원으로도 유명한 곳이지요. 하지만 개인적인 견해로는 이곳의 서비스와 친절도가 다른 병원에 비해서 좀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병원에 대한 인상이 그다지 좋지는 않답니다.

 

   이 병원의 일층 로비에도 전문 의사들의 진료항목과 진료시간이 소개된 팻말이 이렇게 걸려 있습니다. 위에서 소개해 드린 동직문(東直門) 의원에 비해 상당히 깔끔한 시설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우리 동네에 위치한 북경 동인당(同仁堂) 약방 왕징(望京) 분점입니다.

   우리 블로그 부부는 병원에서 처방전을 받아와 동네에서 “쭝차오야오(中草藥 - 한방약과 민간약을 통틀어 이렇게 부른답니다)”를 전문으로 하는 동인당(同仁堂) 약방에서 중약을 따로 지었습니다.

 

    참고로, 한국에도 분점을 두고 있는 중국의 “라오쯔하오(老字號 - 전통 있는 가게)”동인당(同仁堂)은 현재 북경 전문(前門) 근처의 약방이 대외적으로 널리 알져져 있습니다. 그리고 북경에만 해도 87 개의 체인점이 있다고 합니다.

 

    이층 동인당(同仁堂) 약방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세워져 있는 “환절기 건강관리”에 관한 포스터입니다. 그 내용을 살펴보니, 입추(立秋) 즉 가을로 들어서는 환절기에 주의해야 할 7 가지 건강관리 방법에 대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첫째, 아무런 질환 없이 무분별하게 약으로 몸을 보양하지 말 것!

둘째, 몸의 허(虛)하고 실(實)한 상태를 제대로 분별하여 보양할 것!

셋째, 너무 많은 약을 과다 섭취하지 말 것!

넷째, 보양에는 대체로 육식이 빠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버릴 것!

다섯째, 약으로 음식을 대신한다는 생각을 버릴 것!

여섯째, 보약을 섭취하는 데만 신경 쓰지 말고, 배변도 소홀히 하지 말 것!

일곱째, 몸 상태에 상관없이 항상 같은 보약으로만 보양하는 것을 삼가 할 것!

 

   정말 맞는 말인 것 같네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항상 즐거운 마음가짐”으로 생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건강관리 방법인 것 같습니다.

 

   우리 동네의 동인당(同仁堂) 약방에도 이렇게 “쭝이먼전(中醫門診 - 중의 진료)” 코너를 설치해 놓았네요. 그리고 한국 사람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왕징(望京) 분점의 특성을 살려 한국어로도 소개를 해놓았군요.

 

    이곳에 처방전을 보여주면 우리가 보는 앞에서 직접 중약(中藥)을 담아 줍니다.

   상당히 정결하게 약재들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근무하는 약사들은 친절이 몸에 배어있어, 아픈 몸을 이끌고 왔어도 돌아갈 때는 항상 기분이 좋아집니다.

 

   우리 블로그 부부의 중약(中藥) 처방전입니다.

   이 처방전 한 장만 있으면, 의사의 처방전을 다시 받아오지 않고도 언제든지 같은 약을 수시로 지어먹을 수가 있답니다. 하지만 부작용이 심하지 않은 한방약이라고 할지라도 약물을 과다 복용하는 것은 좋지 않겠지요?

 

    우리 동네의 동인당(同仁堂) 약방에서 “따이찌앤(代煎 - 대신해서 달여주다)”해서 팩으로 포장해준 중약(中藥)입니다. 한 첩 당 1위안(약 130원)의 수고비를 받고 있지요.

   사실, 집에서 직접 약을 달여 먹는 게 가장 좋겠지만, 바쁜 생활에 쫓기는 현대인들은 오랜 시간 정성을 들여 약을 달일 만한 여유가 나지 않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포장 팩을 선호한다고 합니다. 물론, 시간은 많지만 게으른 우리 블로그 부부 역시 포장 팩 중약(中藥)으로 몸 보양을 하고 있습니다.  

 

출처: 중국에서 살아가기

http://blog.daum.net/freedom6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