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가정교회에 불어닥치는 위기  

 오랫동안 핍박을 견뎌오며 믿음을 지켜왔던 가정교회였는데, 이제 문을 닫게 된지 4달이 되었습니다. 이 문제로 감옥에 끌려가기도 하였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노목사님의 얼굴표정이 무거웠다. “저희 교회도 얼마 전 어린이들을 모아놓고 드리던 예배가 정부의 방해로 없어졌습니다. 물론 그들은 지금도 교회 문을 닫으라고 강요합니다.” 곁에 있던 젊은 지도자 또한 심각하게 말을 하였다.

 “우리가 이런 환경에서 지금까지 신앙을 지켜올 수 있었던 것이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제가 공안에 끌려가자 온 가족들이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3살된 어린 손녀딸도 ‘하나님, 우리 할아버지 돌아오게 해 주세요.’ 라고 기도하면서 ‘할아버지가 돌아올 때까지 기도할거예요.’라며 자지 않고 계속 기도하였습니다.”

 감옥에서 나올 수 없는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새벽 3시가 되었을 때 공안들은 갑작스럽게 저를 집으로 돌려보내줬습니다. 제가 집에 돌아오니 어린 손녀딸이 “할아버지, 집에 돌아오게 해 달라고 기도하고 있었어요.”하면서 제 품에 안겼습니다. 이런 모양으로 하나님의 위로를 받으며 믿음을 지켜온 것입니다. 믿는 사람들이 많지 않으니 서로 가족처럼 지내게 됩니다.”

 최근 중국의 내륙 깊숙한 몇몇 곳을 방문하여 가정교회 지도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그들을 만나 가장 먼저 나누게 되는 대화가 중국정부로부터 압력을 받고있는 등록문제였다. 그것은 어디를 가나 예외일 수 없었다. 온갖 핍박과 고난 가운데서도 삼자교회에 등록하지 않고 어렵게 믿음을 지켜온 가정교회에 대하여 중국정부는 삼자연합(중국기독교 삼자애국 운동 위원회)이 아닌 중국 정부에 직접 등록하라는 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가정교회 지도자들은 앞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대하여 고심하고 있다. 문제는 정부에 등록하면서 단순하게 교회만을 등록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 성도님들의 자세한 신상을 요구하는 것이다. 어느 정도냐면 교회에 출석하는 성도들의 이름, 나이, 주소, 직장, 하는 일 등등의 세밀한 신상을 제출할 것을 강요당하고 있다. 가정교회에 출석하는 중국 성도들은 정부의 이러한 자료요구는 바로 자신들에게 불이익을 주기 위한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가 찾아갔던 교회들 가운데 정부 등록문제를 놓고 성도들간에 찬반양론이 대두되면서 갈라지는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회들도 있었다. 뿐만 아니라 수시로 공안들이 교회를 방문하여 온갖 것들을 간섭하면서 모든 것을 통제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어느 특정지역만이 아닌 중국전역의 가정교회들이 겪는 문제이다.

 이것은 중국정부의 고도의 전략으로 보여진다. 왜냐하면 삼자교회를 대표하는 중국기독교 삼자애국 운동 위원회가 아닌 중국정부에 등록하는 것이란 교묘한 방법으로 성도들을 안심시키면서, 통제를 하겠다는 분명한 목적과 의도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온갖 핍박가운데서도 굴하지 않고 순전하게 신앙을 지켜온 가정교회들이 정부등록문제로 갈라지게 만들고, 서로 불신하게 하는 것으로 가정교회를 어려움에 직면하도록 만들고 있다.

 다음은 이러한 중국정부의 등록요구와 함께 가정교회가 겪는 또다른 어려움은 바로 이단들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는 문제이다. “이곳에 헌신된 젊은이들이 있는데 그들을 지도할만한 사람이 없습니다. 그래서 부탁인데 혹시 그들을 데려다 훈련시켜 줄 수 있는 그런 과정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집을 떠나오려는데 할머니가 방문을 닫고 조용하게 말씀하셨다. 우리가 방문했던 할머니의 교회도 이단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신앙이 검증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부탁할 수 없어 우리들에게 부탁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최근 중국의 가정교회를 대표하는 한 단체에 동방산전이라는 이단들이 침투하여 지도자들을 감금하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이들은 가정교회를 파괴할 목적을 두고 1년 전부터 치밀한 작전과 전략을 강구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지도자들 감금하여 폭행과 구타를 일삼을 뿐만 아니라 사람들을 2-3명씩 분리하여 감금하고, 수시로 장소를 옮겨 추적을 피하는 주도면밀하고 치밀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일종의 깡패집단과 같은 양상을 나타내는 이들은 가정교회가 어려움에 처하더라도 공안에 신고할 수 없는 약점을 교묘하게 이용하기도 한다. 이처럼 중국 곳곳에 온갖 이단들이 침투하여 가정교회를 어지럽히고 미혹하는 사례들이 빈번해지면서 지도자들과 성도들이 긴장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이 문제가 가정교회에 얼마나 절박하고 실제적인 문제인지 그들을 만나지 않았다면 도저히 피부로 느낄 수 없는 문제였다. 우리가 만났던 한 단체에서는 촉망받던 젊은 지도자부부가 이단에 빠지게 되면서, 교회 어른들의 실망이 대단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이것은 비단 이단의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외부인들에 대한 극도의 거부반응을 보이게 만들면서, 복음을 전하는 선교에도 장애요소로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들이 말씀에 굳게 서서 미혹하는 이단의 세력을 분별하고 대적할 수 있기를 위해 기도하고, 가정교회에 건전한 지도자들이 세워질 수 있기를 위하여 우리의 기도가 필요하다.

 여기에 한가지 더 언급하고자 하는 것은 만주지역의 상황이다. 최근 중국정부는 만주(동북삼성)의 중요한 몇몇 지역에 종교국장들을 새로 교체하였다. 이는 중국정부가 탈북자들을 단속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사역하는 선교사들의 활동을 대대적으로 단속하기 위한 사전작업으로 비춰진다. 이러한 단속과 감시는 현지사역자들과 탈북자들에게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그러므로 올 여름 동북 3성을 중심으로 한 만주지역으로의 단기선교를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러한 현지상황을 감안하여 조심스럽게 진행할 것을 제안하는 바이다. 한해 한국에서 5만명 정도가 중국단기선교에 참여한다. 1인당 700달러 정도의 비용이 소요된다고 추산해 볼 때 이것을 통하여 중국이 얻는 경제적 이익은 막대하다. 중국정부도 모르는 바가 아닐 것이다. 중국정부의 오만한 태도를 견제하는 측면에서도 중국지역으로 단기선교를 계획하는 팀들이 다른 국가나 지역으로 단기선교를 계획하는 것도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렇게 되면 극도로 긴장된 상황에 처해 있는 현지선교사나 탈북자들에게도 북적거리지 않고 조용한 시기를 보낼 수 있어 더욱 좋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중국 당국이 부인하고 있을지라도, 여전히 중국에서는 수천명의 중국 기독교인들이 체포와 고문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당국의 가정교회 탄압 방법이 전략적으로 바뀌어 정보원들을 고용하여 가정교회에 침투시키고, 통신을 단절시키며, 교회 건물과 집 등의 자산을 몰수하는 방법으로 교묘하게 지도자들을 괴롭히고 있다. 또한 인터넷을 감시하고 정보를 수집하기 위하여 “Gdden Shield”라는 국가적 컴퓨터 네트웍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중국의 종교정책이 변화되고 있다고 장담할 수 있겠는가?

 최근 중국을 방문하는 성도들은 물론 현지 사역자들조차도 중국의 경제개방 분위기에 휩쓸려 지금까지 조심스럽게 해오던 사역들을 경솔히 다루려는 경향이 있음을 보게 된다. 중국이 비록 경제를 개방한다손 치더라도 정치가 개방되기까지는 아직도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할 것이다. 공산당 기득권 세력이 그들의 체제를 고수하기 위해서라도 이면에서의 탄압은 더욱 정교하게 진행될 것이다. 아직 방심은 금물이다. 복음이 중국 전역에 편만해지기까지 지금까지 달려온 우리의 수고와 헌신이 무너지지 않도록 잠잠히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르며 지혜롭게 선교사역을 감당해야 할 것이다. 

 

「카타콤 소식」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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