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 만에 소설 완결한 불구의 조선족 노인 화제

37년 만에 소설 완결한 불구의 조선족 노인 화제


                                                         갖은 악조건에도 37년 간 불굴의 끈기 선보여  


                                   ▲ 불구의 몸으로 37년 동안 소설을 써 온 박운규 할아버지와 현채영 할머니


불구가 된 손을 이끌고 30여 년이 넘도록 글 쓰기에 전념해 실화 소설을 출간한 의지와 끈기의 조선족 노인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중국 연변조선족자치주의 연길시 북산가두에 거주하는 박운규(84세) 할아버지는 지난 51년 항미원조 전쟁에 나갔다가 오른팔과 오른 다리에 부상을 입고 불구가 돼 제대를 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고향인 왕청현 배초구진에 돌아와 생활하던 박 노인은 후대들에게 혁명 열사들의 투지와 정신세계를 보여주기 위해 1970년부터 자신의 전쟁경험을 담은 <회고와 전진>이라는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러나 소설은 빠르게 진척되지 못했다. 오른 팔과 다리에 부상을 입었던 박운규 할아버지는 왼손을 이용해 힘들게 글을 써야 했으며, 더군다나 나중에는 한쪽 눈의 시력까지 잃어 일상 생활을 하는 것도 힘든 지경이 되었다. 특히 지난 1997년에는 중풍까지 걸리면서 악재가 겹쳤지만 박 노인은 글 쓰기를 포기하지 않고 꿋꿋하게 진척시키는 끈기를 보였다.

이러한 불굴의 끈기와 노력으로 한 글자씩 이어나간 박 노인은 총 23장, 30만 자에 달하는 <회고와 전진> 소설을 처음 글을 쓴지 37년 만에 완결 지었으며 현재 출간을 앞두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인 박운규 할아버지는 “선대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생생하게 전달해주기 위해 경제 형편이 어려움에도 자비를 털어 책으로 출판을 하게 됐다”며 이 책을 통해 후대들이 많은 것을 알게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평생 박노인을 도와 글 쓰기 및 수발을 들어준 현채영 할머니는 “80이 넘는 고령임에도 글을 쓸 때면 먹고 자는 것을 잊을 정도의 집중력을 보인다”며 할아버지의 이런 멈출 줄 모르는 끈기에 감동을 받아 글 쓰기를 도와주게 됐다고 전했다.

박운규 할아버지의 장편 실화소설 <회고와 전진>은 한달 후에 출간될 예정이다.

온바오 2007-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