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 비가
큰 나무 감고 올라온 칡잎을 마구 때립니다
너 때문에 나무 질식해 죽는다고.


하늘 비가
저 살자고 나무 옭아매는
칡덩쿨의 등짝을 후두둑 후려칩니다

시원하구나
비오는날 툇마루에 앉아
칡덩쿨 매타작 봅니다

사과나무 감고 올라가지 말라고
잘라내고 잘라냈는데
몇일 지나면 어김없이 손을 쭈욱 뻗어 사과나무를 옭아매던 칡덩쿨.

질기기도 하지.
장대비 쏟아지는 오후 툇마루에 앉아
아직도 세상을 향한 내속의 칡덩쿨을 싹뚝싹뚝 잘라냅니다.





오랜만에 시원스럽게 내리는 폭우속에서 -----시한수-

장마가 시작된건가요
한달여 동안 가물어서 농부들의 가슴을 바싹 타게 만들더니
드디어 먼지 폴폴 날리는 논,밭이
엄마 젖을 양껏 먹은양 촉촉해지고, 배가 봉긋 부푼듯 합니다.
땅에 뿌리를 박은 고추며 옥수수 오랜만의 해갈에 쑥쑥 키가 자랐고요
제가 제일 예뻐하는 빠알간 방울 토마토는 물기를 머금은 모습이 요염하기까지 하네요.
하나 톡 따서 입안에 넣으니 온몸이 살살 녹아요......무지 맛있습니다

출처 : 무위자연
글쓴이 : 무위자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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