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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이런 교회도 있다’/“세상 바꿀 새 기독문화 창조를…”
이의용 지음
“당신 교회는 몇 명이 모입니까?”목회의 성공 여부를 숫자로 결정짓던 때가 있었다. 수단∙방법 안가리고 양적 성장만 이루어내면 최고의 교회로 인정받았다.
성장지상주의는 물질만능을 낳았으며, 그 결과 교회는 빛을 잃고 짠맛을 잃어버린 소금처럼 되어 버렸다. 이런 와중에도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교회들이 있다. 참다운 교회의 제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건강한 교회들이 바로 그들이다. 여기에 <세상에는 이런 교회도 있다>(이의용 지음)를 중심으로 건강 교회들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소개한다.
건물 없는 교회들/주님의∙경향∙한영∙삼일 등
많은 교회들이 개척을 시작하면 자기 예배당 짓는걸 지상목표로 여긴다. 이런 상황에 건물이 없는 교회들이 늘어나고 있다. ‘주님의교회’는 정신여고에 강당을 지어주고 집회 시에만 임대해서 사용한다. ‘경향교회’는 경향고등학교를 운영하며 강당을 예배실로 사용한다. ‘한영교회’는 한영고등학교 강당을 빌려서, ‘다일교회’는 대광고등학교 강당을 빌려서, ‘삼일교회’는 숙명여대 강당을 예배실로 빌려쓴다. 영등포 광야교회는 예배당을 환자와 노약자, 가출자의 숙소를 겸해서 쓰기도 한다. 양철 지붕의 깡통 교회로 잘 알려진 전주 안디옥교회는 검소한 예배당 시설로 만족하고 교회본연의 사역에 힘을 쏟고 있다. 분당 샘물교회는 여러 상가 건물을 임대해 예배당 시설로 사용하면서, 예배당 건물 대신 학교를 짓기도 했다. 그동안 한국 교회들은 양적 성장에 치중해 서로 큰 예배당 짓기에만 온 힘을 쏟아왔고 교인들의 수에 관심이 컸다. 주보마다 표지에는 예배당건물 그림 일색인 것도 그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건물’의 소유가 아니라‘정신’의 변화이다.
홈페이지에 재정 공개/높은 뜻 숭의 교회
김동호 목사가 시무하는 높은뜻 숭의교회는 2002년 1월부터 매월 재정의 수입과 지출사항을 교회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특히 지출 내역은 매우 구체적이다. 재정의 사용처를 거의 100개 세목으로 나누어서 자세히 공개하고 있다. 몇몇 교회가 주보를 통해 비교적 상세히 지출 사항을 공개해 왔으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기는 이 교회가 처음이다. 홈페이지를 통한 재정 공개는, 교인들이 시간과 공간의 제약에서 벗어나 교회 재정을 제대로 사용했는지를 검토해 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교회의 재정 관리방식이나 항목의 분류, 그리고 연간예산을 온 세상에 공개한다는 점에서 대단히 획기적이다.
목회에 서비스 개념 도입/두레교회
목회에 서비스 개념을 도입한 교회가 있다. 영등포 당산동 두레교회(오세택 목사)가 바로 그 교회다. 이 교회는 매년 말 목회 평가제를 실시한다. 전 교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한 해동안의 목회에 대해 객관적인 평가를 받는 것이다. 평가 내용은 △성도 개인들의 경건 생활 △예배, 설교 △양육 △친교 △구제, 봉사 △지역사회에 대한 이해와 필요 인식도 등 114개 항목이다. 오세택 목사는 이 결과를 다음 해 목회에 반영하고 있다. 3년 연속 정체현상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책임을 진다는 각오다 이 평가제는 △성도 개개인의 영적 상태와 교회 전체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진단할 수 있다 △목회자의 자세를 군림하는 목회에서 섬기는 목회로 새롭게 할 수 있다 △책임 목회에 대해 좀 더 적극적인 자세를 갖게해 준다 △교인들의 목회자에 대한 개인적인 이해와 판단으로부터 오는 갈등을 막아준다 등의 장점을 갖는다. 오 목사는“목회는 대접받는 먹회가 아니고 섬기고 베푸는 서비스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교인이 없으면 목회도 없는 법”이라고 말하고 있다.
온 주민이 합동추모예배/안산 화정교회
온 동네가 그리스도 이름 아래 합동 추모예배를 드리는 교회가 있다. 안산에선 유일한 전원 교회인 안산 화정교회(박인환 목사)가 바로 그 곳이다. 2004년 창립 100주년을 맞은 농촌 교회로서 지역사회에 뿌리를 깊이 내린 건강한 교회이다. 이 교회는 지역사회에 기독교 문화를 완전히 토착화시킨 특별한 교회로 소문이 자자하다. 지역주민들은 교회 건물을 지을 때 모두 나와 일손을 거들었을 뿐 아니라, 마을 행사 때에도 교회에 특별한 행사가 있는지 먼저 문의할 정도다. 온 동네 주민들이 교회 일을 마을 일로, 교인들도 동네 일은 교회 일이라고 생각한다.
화정교회는 26년 전부터 추석과 설날 등 명절에 합동 추모예배를 드린다. 어느덧 이 추모예배는 온 동네 주민들이 모두 참석하는 마을 행사가 되어 버렸다. 박인환 목사는 주5일 근무제가 실시 되면 도시로 나간 교인들이 주말에 고향 교회를 찾아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래서 이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느라 고심하고 있다.
풀빛 쉼터 만드는 교회/덕수.송제동.소망교회
‘교회’하면 어떤 모습이 떠오르는가? 40대 이후는 농촌 전원의 작은 예배당이 언뜻 생각날 것이다. 높은 종탑이 있고 주위에 나무와 꽃들이 가득하고 새소리가 나는 그런 작은 예배당 말이다. 그러나 도시화의 물결 속에서 에배당은 이제 삭막한 콘크리트 구조물의 모습만 덩그러니 드러내고 있다. 많은 교회들이 높은 담 속에 묻혀 있다. 주일이면 온 동네가 교통 문제와 주차 전쟁으로 고통을 받지만 평일엔 아무도 없어 문을 잠가 버린다. 삭막함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작은 화단 하나 구경하기 힘들다. 이런 삭막한 교회와는 달리 도심 속의 전원 교회를 꿈꾸며 새로운 예배당들이 등장하고 있다. 자연친화적인 설계로 건축물이 낮고 자연에 어울리는 조형미를 갖춘 교회들이다. 물론 주변에는 나무와 꽃이 어울린 정원이 갖추어져 평소 주민들에게 쉼터로 개방되고 있다.
서울 성북동 덕수교회(손인웅 목사)는 교회 건물을 낮게 설계하고 정원에 수천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한옥집과 양옥집이 조화를 이루면서 정원에는 물레방아가 돌고 연못에는 물고기들이 가득하다. 또한 다람쥐들도 뛰어 놀고 있어 주민들의 쉼터로 각광받고 있다.
김제 송제동교회(장현식목사)는‘돌아오는 전원 교회’를 목표로 10년 전부터 자연 속에서 안식하는 교회, 평안함과 기쁨이 있는 교회를 지향하고 있다. 1000여 평의 잔디 밭에는 메뚜기, 방아깨비 등 풀벌레들로 가득 차있고 야외풀장, 등나무 그늘, 자연석 분수대, 사과 배 등 각종 유실수 등이 있어 주민들은 물론 아
이들에게 더 할 나위 없는 공간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전주 소망교회는 담이 없다. 교회 내에 나무를 심어 정원을 조성하고 있다. 200여 그루의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
낭만이 가득/아가페교회…카페∙문화센터 운영
서울 노원구 서울여대 정문 부근의 아가페교회(최순남 목사)는‘J-Land Coffee House’란 문화센터와 카페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여기서‘JLand’란‘Jesus-Land’의 약자다. 이 교회는 하나님의 사랑을 세상에 나누는 교회를 지향한다. 주민들과 쉽게 만나고, 주민들을 섬길 수 있다는 생각에서 이같은 쉼터를 만들었다. 예배당 1층에 마련된 카페에는 오르간, 컴퓨터, 신앙서적, 그랜드 피아노, 작은 무대 등으로 꾸며져 있다. 제빵선교회가 빵을 제공하고, 쿠키와 치즈머핀, 호두머핀 등 메뉴도 다양하다. 문화센터는 도예, 메이크업 같은 과목을 진행한다. 비신자
들이 문화센터에 등록할 때, 그리고 문화센터를 마치고 나서 교회가 마음에 들어 등록할 때, 카페에 온 손님이 교회 주보를 구해 갈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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