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지버섯의 예쁘고 귀여운 모습
야생버섯의 신비(46)
 

 

 

미국에서 돋는 연지버섯
www.naturei.net 2008-10-20 [ 최종수 ]

(연지버섯1, Calostoma cinnabarina, 영어속명 Stalked Puffball-in-aspic.)

버섯관찰은 눈높이를 낮추는 일이다. 언제나 저 높은 곳, 더 좋은 곳, 더 많은 곳, 더 높은 지위만 바라보던 눈을 돌이켜 낮은 곳, 이 땅위로 그 방향을 바꾸는 일이다. 내가 살고 있는 땅, 그 주위를 살피는 일이다. 세상의 아름다움, 전혀 관심 밖의 아주 작은 것들 중에도 미물에 주목하고 한껏 주의를 기울여 그것들이 말없이 보여주는 아름다움에 놀라움으로 흠뻑 취하는 일이다. 그 작은 것들이 보여주는 아름다움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 만끽하는 일이다. 그리고 귀를 땅에 가까이 대고 그 미물들, 말하자면 오랜 세월 그 곳에서 제 할일을 수행하면서 자기 존재의 의미를 들어내고 있는 버섯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일이기도 하다. 이렇게 되면 버섯관찰은 단순한 취미를 넘어서서 모든 생물체가 생존하기 위하여 어떻게 서로 돕고 도움을 받는지에 대한 생태학적 지식을 얻는 일이기도 하다. 그리고 버섯이라는 미물 또한 우리와 더불어 살아가야할 우리의 한 이웃임을 깨닫게 된다. 뿐만 아니라 버섯은 인간을 포함하여 모든 생물체들을 위하여 지속가능한 삶을 보장해 주는 아주 중요한 것이라는 것도 주목하게 된다.

연지버섯 빈 포자주머니
www.naturei.net 2008-10-20 [ 최종수 ]

(작년에 돋아 그 포자가 모두 방출되고 남은 연지버섯의 빈 포자 주머니)

지난 2008년도 7월 초, 땅을 바라보며 산 위를 오르다가 등산로에서 이상한 콩 껍질처럼 생긴 것을 발견하였다. 허리를 굽혀 가만히 살펴보니 그것은 작년에 돋았던 연지버섯의 포자주머니임을 알게 되었다. 아하! 여기 이렇게 연지버섯이 돋는구나! 그 때부터 그 지역을 지나갈 때마다 일부러 들러 연지버섯을 만나기 위하여 산을 올랐다. 가만히 등산로를 살피며 혹시라도 연지버섯이 돋았는지 살피게 되었다. 대충 가을에나 돋아날 것을 예상은 하고 있었으나 놓치고 싶지 않아 계속 7, 8월 온 여름동안 그 곳을 일부러 찾아 관찰하던 끝에 드디어 9월에 피어난 연지버섯을 발견하게 되었다. 오래 기다려서인지 그 반가움이 더 컸다. 이모저모 사진을 찍으며 그 신기함에 눈길을 빼앗기고 있었다. 버섯도감에서 연지버섯을 찾아 공부하는 동안 미국에는 최소한 3종류가 돋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특히 미국 동부지방, 특히 동남부지방에서 돋는다는 것이다. 그 뒤부터 산에 가면 정말 한동안 땅만 바라보고 걸었다. 그리하여 드디어 그 3종류를 모두 발견할 수 있었는데, 여러 분들이 사진을 보고 싶다하셔서 여기 미국 연지버섯에 대한 사진만 설명을 붙여 따로 올리기로 하였다. 편의상 연지버섯1, 연지버섯2, 연지버섯부치라고 나누어 설명하기로 한다.

1. 연지버섯1

연지버섯1
www.naturei.net 2008-10-20 [ 최종수 ]

(연지버섯1, Calostoma cinnabarina, 영어속명 Stalked Puffbal-in-aspic 또는 Gelatinous Stalked Puffball, Hot Lips, Red Slimy-Stalked Puffball. 젤리[아교질]로 덮여있고 빨간 외피가 벗겨지면서 그 조각들이 젤리 속에 남아 마치 석류씨알 모습처럼 보인다.)

www.naturei.net 2008-10-20 [ 최종수 ]

(수세미 같은 균사다발을 볼 수 있다. 제법 질긴 것을 느낄 수 있었다.)

www.naturei.net 2008-10-20 [ 최종수 ]

(열구가 벌어진 모습을 볼 수 있다. 포자가루는 엷은 노란색이다.)

전체 자실체는 크게 네 부분으로 되어있다. 자실체 전체를 둘러싸고 있는 투명한 아교질 젤리가 있고, 포자를 담고 있는 어느 정도 타원형의 둥근 두부를 둘러 싼 바깥 덮개 층(外皮)과 안쪽 덮개 층(內皮), 그리고 이들을 떠받쳐 들어 올려주는 균사다발로 이루어진 대 등이다. 처음에 자실체 두부는 미끈적 거리는 두텁고 투명한 아교질 젤리로 덮여 있다가 차차 포자 주머니의 연골질 바깥 덮개 층(외피)은 흐물거리는 아교질과 함께 조각조각 부서져 떨어져 나가는데 아교질의 걸쭉 걸쭉한 것 안에 박혀있던 연골질 외피 조각들은 밑으로 떨어지면서 마치 석류 씨알처럼 보인다. 포자를 담고 있는 두부의 표피는 아교질이 아니기 때문에 계속 그대로 남아 있으며 처음에는 빨간색의 비듬 같은 가루처럼 보이지만 흔히 비듬 같은 가루가 벗겨지면서 주황색-노란색-담황색이 된다. 그런 다음 네다섯 개 가지를 가진 별 모양의 암적색에서 진홍색의 능선으로 이루어진 포자 방출 열구를 터뜨리면서 포자를 방출하게 된다. 포자 주머니가 열리기 전 진홍색의 열구는 마치 오므린 입술에 연지를 바른 것 같아 아주 예쁘게 생겼는데, 그래서 귀엽게도 우리 한국 이름이 연지버섯이다. 두부를 떠받들고 있는 대는 1.5-4cm 정도의 길이로 스폰지 같기도 하고 길쭉한 그물 같기도 하며 마치 수세미 같기도 한 제법 질긴 섬유질 균사속 10여개가 뒤 엉켜 있는데 처음에는 균사속 바깥쪽에 붉은 색 아교질 층으로 덮여 있다가 차차 벗겨지면서 황갈색으로, 더 희미하게 변색된다. 늦여름에서 가을에 걸쳐 미 동부 또는 남부 지역 숲 속 비옥한 땅 나무 밑이나 등산로 위에, 또는 길가 끝 주변에 단생 또는 군생한다. 이 사진은 숲 속 길가 경사진 곳 이끼가 많은 곳에 돋았다. 이 연지버섯은 전체가 빨간색인 것이 특징이다.

2. 연지버섯2

연지버섯2
www.naturei.net 2008-10-20 [ 최종수 ]

(연지버섯2, Calostoma lutescens. 영어속명 모름. 역시 투명한 젤리로 둘러싸여 있으나 그 포자주머니가 엷은 갈색인 것이 특징이다.)

www.naturei.net 2008-10-20 [ 최종수 ]


www.naturei.net 2008-10-20 [ 최종수 ]

(열구는 별 모양의 빨간 색이다.)

다른 연지버섯에 비하여 좀 더 긴 섬유질 대를 가지고 있어서 포자가 담긴 둥근 두부를 땅위로 밀어 올린다. 두부의 색깔은 엷거나 밝은 노란색을 가지고 있고 포자 방출 열구만 별모양의 빨간색 입술이 돋아 있다. 이 연지 버섯 역시 앞에서 본 연지버섯1과 같이 두부 바깥에 투명한 아교질로 덮여 있고 모든 생김새가 같지만 단지 그 색깔이 빨갛지 않고 엷은 노란색이다. 역시 숲속 길가에 돋는다. 그 특징은 두부 밑에 두부와 대의 경계를 이루는 넓고 분명한 깃(collar)이 있다고 하는데, 이 사진에는 깃collar이 묻혀있어서 그런지 보이지 않는 것이 유감스럽다.

3. 연지버섯부치

연지버섯부치
www.naturei.net 2008-10-20 [ 최종수 ]

(연지버섯부치[이태수 한국 기록종 버섯 총목록], Calostoma ravenelii. 영어속명 모름. 외피가 벗겨지면서 별모양의 빨갛고 예쁜 입술을 보여준다. 젤리는 없다. 벗겨진 외피에도 연지자국이 묻어 있다.)

www.naturei.net 2008-10-20 [ 최종수 ]

(역시 수세미 같은 균사 다발을 볼 수 있다.)

www.naturei.net 2008-10-20 [ 최종수 ]

(숲 속 등산로 이끼 주변에 돋았다.)

www.naturei.net 2008-10-20 [ 최종수 ]

(한 번 눈에 띄자 여러 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오른쪽 맨 밑에 반으로 갈라 본 포자주머니가 엷은 노란색의 포자가루를 담고 있다.)

www.naturei.net 2008-10-20 [ 최종수 ]

(외피가 벗겨지고 나서 포자주머니가 완전히 들어나 곧 터질 것 같다.)

다른 연지버섯에 비하여 그 크기가 작고 처음에는 알 형태로 많이 돋아난다. 아교질 덮개 층 없이 두부에 황토가 묻어있는 것처럼 보이는 거친 갈색의 외피가 있어서 성숙하여 감에 따라 이 외피가 갈라져 벗겨지면서 빨간 열구의 연지도 묻어 함께 떨어져나간다. 마침내 꽈리의 외피처럼 생긴 비교적 질긴 외피를 가진 두부에 빨간 연지 입술을 보여주게 된다. 두부는 갈색에서 노란색을 띄우고 있고 포자방출 열구는 다른 연지 버섯처럼 별모양의 빨간 입술처럼 보이며 그 열구가 열리면서 약간 노란색 포자를 쏟아내게 된다. 이것도 역시 숲속 길가에 돋는다. 이 연지버섯부치가 한국이나 일본의 연지버섯 Calostoma japonicum과 아주 흡사하다.

연지버섯부치 유균
www.naturei.net 2008-10-20 [ 최종수 ]

(8월 중순 알 형태의 연지버섯부치가 돋아나고 있다. 이제 한 달 뒤이면 모두 피어날 것이다.)

www.naturei.net 2008-10-20 [ 최종수 ]

(연지버섯부치의 피어나기 전 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그 알을 반으로 갈라보면 위쪽에 빨간 입술 열구부분을 볼 수 있다.)

그동안 연지버섯은 그 생긴 것이 마치 말불버섯(puffball)과 비슷하기 때문에 복균강(Gasteromycetes)에 속하는 것으로 분류되었으나 DNA 검사방법이 발달한 지금 연지버섯에 대한 DNA 검사에 따르면 그물버섯속(Boletes) 또는 최소한 그물버섯속에 아주 가까이 관련이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연지버섯은 부생균(saprobe)으로 생각해 왔으나 사실은 공생균(mycorrhizal)이라는 것도 밝혀졌다. 캐나다의 Andrew Wilson, Erick Hobbie, 그리고 David Hibbett 세 사람은 Canadian Journal of Botany(85:385-393) 최근호에서 이러한 사실을 발표하였다. 부생균이나 공생균은 탄소와 질소를 다른 공급원으로부터 얻게 된다. 이 세 사람은 이러한 사실에 입각하여 연지버섯이 어디서 탄소와 질소를 얻는지 그 근원을 추적하였더니 참나무(Oak, Quercus)에서 온다는 것을 밝혀낸 것이다. 즉 연지버섯은 참나무와 공생관계에 있었던 것이다.

오늘도 땅을 내려다보며 숲속을 걸으면서 많은 수목들이 내뿜는 정기(精氣)라도 들여 마시려는 듯 심호흡과 더불어 마음 속 하나 가득 감사함이 넘친다. 앞으로 얼마나 더 오래 살지는 모르지만 은퇴하고 나서 지난 5년 동안 버섯을 관찰하며 보낼 수 있었던 것은 참으로 특권이요 기쁨과 경이감, 놀람의 연속이었으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더구나 버섯도감에서나 볼 수 있었던 버섯들을 하나하나 실제 자연에서 만날 때마다 혼자 탄성을 지른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버섯이 보여주는 저 신기한 천 가지 얼굴들은 참으로 다양하고 놀랍다. 날마다 산에 가서 새로운 버섯을 만날 때마다 이에서 더 큰 선물이 또 어디 있겠는가 싶기만 하다. 자연농업 웹 페이지를 통하여 그 기쁨을 여러분들과 함께 나눌 수 있었던 것도 얼마나 다행하고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 이렇게 아름답고 좋고 놀라운 세상은 나 혼자만 즐기라고 주어진 것이 아니리라. 많은 사람들이 두고두고, 또 오고 오는 세대마다 길이길이 즐길 수 있도록 돌보고 가꾸고 보전하여야할 책임을 깨닫는다. 그냥 방치하기엔 이 세상이 너무나 좋고 아름답고 신기하기만 하기 때문이다. @

최종수(야생버섯애호가,미국)
[2008-10-20 01:07:59]

 

 

 

출처 : 무식한 촌놈
글쓴이 : 오솔길 원글보기
메모 :

버섯과 함께 농사짓기
야생버섯의 신비(47)
 

 

 

좀밀먹물버섯
www.naturei.net 2008-11-01 [ 최종수 ]

(좀밀먹물버섯 Coprinus plicatilis. 영어속명은 이 버섯이 마치 일본 우산 같다하여 Japanese Umbrella Inky라고 한다.)

자연농업에서는 이미 토착미생물을 크게 활용하고 있다. 만일 식용버섯이나 약용버섯과 함께 채소를 농사지을 수 있다면 작황도 더욱 개선될 뿐만 아니라 식용버섯이나 약용버섯을 함께 수확할 수 있어서 일석이조라 아니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뜻에서 정원사나 농부들을 생물교향악단의 지휘자라 할 수 있다. 토착미생물에 부생균과 공생균은 물론 내생균(endophytic)마저 농업무대에 등장시키면 토양의 활성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역시 좀밀먹물버섯
www.naturei.net 2008-11-01 [ 최종수 ]

(역시 고추를 심은 밭에 많이 돋아난 좀밀먹물버섯)

이 글을 쓰는 사람의 경험담부터 이야기해 보자. 2008년 2월초 집 옆에 서 있는 노후한 쥐엄나무(Locust)를 베어내게 되었을 때 퇴비를 만들 요량으로 그루터기를 갈아달라고 하였다. 3월 초 이 사람의 큰 실수로 그만 그 나무 부스러기들을 한 손수레씩 텃밭에 섞어 갈아 두었다. 그런 다음 5월 초에 고추모를 심었더니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금년 고추농사는 완전히 망치게 되었다. 아직 퇴비가 되지 못한 생나무 부스러기가 뜨느라고 열을 낸 탓에 고추가 뿌리를 내리지 못한 것이라고 추정하며, 아직 고추가 살아있기에 혹시 가물어서 그런가 싶어 열심히 물을 주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6월 하순부터 8월 두 달 동안 고추를 심었던 밭에 좀밀먹물버섯(Coprinus plicatilis)이 밭 하나 가득 수도 셀 수 없이 많이 돋는 것이 아닌가! 버섯이 두 달 동안 돋았으니 나무부스러기들을 모두 분해하여 질 좋은 토양을 만들어 주지 않았을까 하고 속으로 생각하였다. 8월 하순에 그 밭에다가 아무런 거름도 주지 않은 채 김장 배추와 총각무 씨를 심었더니 발아 상태만 좋을 뿐 아니라 맹렬한 기세로 잘 자라고 있다.

필자의 텃밭
www.naturei.net 2008-11-01 [ 최종수 ]

(손바닥만한 우리 집 텃밭의 배추와 총각무가 잘 자라고 있다.)

모든 농부는 이미 버섯 재배자라고 할 수 있다. 단지 그 점을 인식하지 못할 뿐이다. 부생균 버섯이나 공생균 버섯과 함께 농사를 지으면 소출도 증가하고 비료사용이 감축되며 장기간에 걸쳐 토양구조도 좋게 된다. 버섯의 균사는 토양을 푸석푸석하게 풀어주고 미세한 공간을 만들어 줌으로써 수분흡수의 좋은 통로가 되게 한다. 버섯의 균사체가 방출한 이산화탄소는 토양 속에 흠뻑 흡수되어 작물을 잘 자라게 한다. 이산화탄소로부터 만든 탄소는 작물 세포조직 속으로 흡수된다. 이 닫힌회로는 버섯과 작물 모두를 강화한다. 작물과 버섯 사이에 당분이 유동함에 따라 과학자들도 잘 이해하지 못하는 다른 생화학적 교환이 일어난다. 우리는 인습적 농사짓기 방식에서 볼 수 있는 화학비료 남용으로 망가진 토양을 버섯을 이용하여 되돌릴 수 있는 것이다.

독청버섯아재비
www.naturei.net 2008-11-01 [ 최종수 ]

(독청버섯아재비는 그 버섯 크기도 크고 맛도 좋다고 한다.)

버섯과 채소 궁합 맞추기: 채소는 부생균 버섯이나 공생균 버섯의 활동으로부터 여러 가지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동유럽 헝가리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독청버섯아재비의 종균으로 접종된 짚을 옥수수 그루터기와 섞어서 몇 년에 한 번 씩 옥수수 밭에 넣어 갈아엎는다고 한다. 버섯의 균사체가 증식하면서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어 줄 뿐만 아니라 옥수수 사이사이에 독청버섯아재비가 무수히 돋아난다. 결국 질 좋은 옥수수만 수확할 뿐 아니라 맛좋은 식용버섯까지 함께 수확하게 된다. 이렇게 옥수수와 독청버섯아재비는 그 궁합이 잘 맞아 찰떡궁합이라는 것이 Stamets의 실험에서도 입증되었다고 한다.

1999년 봄 유럽 오스트리아의 한 대학교에서 온 크리스치안(Christiane Pischl)이라는 여성은 Stamets의 농장에 기거하면서 석사학위 논문을 위하여 어느 버섯이 어떤 채소와 그 궁합이 잘 맞는지 조사 연구하였다. 그 지방에서 흙을 구입하여 분석해 보니 영양분이 그리 높지 않은 척박한 흙이어서 이 흙을 가지고 실험에 돌입하였다. 여러 종류의 부생균 버섯 균사와 채소 사이에 어느 짝짓기가 가장 버섯과 채소에 모두 유익한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조사한 것이다. 먼저 버섯을 선정하였다.

잎새버섯
www.naturei.net 2008-11-01 [ 최종수 ]

(잎새버섯은 맛도 좋고 항암성을 가지고 있어서 식용 약용 겸용버섯이다.)

볏짚버섯spp.(Agrocybe aegerita), 신령버섯(Agaricus brasiliensis), 알몬드 아가리쿠스(Agaricus subrufescens), 잎새버섯(Grifola frondosa), 느티만가닥버섯(Hypsizygus ulmarius, 영어속명 Elm Oyster), 민자주방망이버섯(Lepista nuda), 새송이(Pleurotus eryngii), 느타리버섯(Pleurotus ostreatus), 독청버섯아재비(Stropharia rugoso-annulata) 등 9종류의 버섯을 선정하여, 각각 종류별로 톱밥 버섯 종균을 만들었다. 그런 다음 가로 60cm 세로 120cm(2x4ft.) 크기의 묘판 36개를 만들었다. 그리고 아주 작은 꼬마 양배추(Brussels Sprouts), 브로콜리, 고추, 콩 등 4종류에 채소를 그 묘판에 심었다. 어떤 채소들은 오직 한 종류의 버섯균사를 가진 묘판에 함께 심었다. 36개의 묘판 가운데 27개의 묘판에 처리되지 않은 알더(alder, 오리나무속의 일종)나무 톱밥을 한 켜 깔고 그 위에 버섯 종균을 약 2파운드씩 뿌려주었다. 그리고 다시 그 위에 톱밥을 또 한 켜 깔고 추가 종균을 뿌린 다음 다시 톱밥을 덮고 그 위에 느슨하게 짚을 덮어 두었다. 그리고 축축하게 물을 뿌리고 채소가 발아하자 햇빛을 보도록 짚을 살짝 반쯤 걷어 두었다.

민자주방망이버섯
www.naturei.net 2008-11-01 [ 최종수 ]

(민자주방망아버섯은 늦가을 초겨울 버섯으로 추운 기후를 좋아하여 눈 속에서도 돋는다.)

한 달이 되자 채소가 싹터서 자라고 있는 근처에 느티만가닥버섯이 돋기 시작하였는데 채소도 아주 건강하게 보였고 버섯과 가까이 접촉하였는데도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았다. 몇 달이 지나자 다른 버섯들도 돋기 시작하고 4개월이 지난 다음에 채소와 버섯 모두 수확을 마치게 되었다. 잎새버섯과 새송이 두 종류의 버섯 균사체는 눈에 띄지 않았는데 아마도 죽은 것 같다. 말린 버섯 무게로 알몬드 아가리쿠스 26g, 볏짚버섯 류 49g, 느타리버섯 114. 5g, 느티만가닥버섯 170g을 수확하였다. 말린 버섯의 무게는 말리기 전 생 버섯 무게의 10분의 1에 해당함으로, 느티만가닥버섯은 1.7kg의 생 버섯을 수확한 셈이다. 나머지 두 종류 독청버섯아재비와 신령버섯은 채소 뿌리 주변에서 왕성하게 뻗어가고 있었다. 특히 독청버섯아재비는 종균 접종 뒤 일 년이 지나야 돋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연구 결과 이상적인 찰떡궁합은 느티만가닥버섯과 꼬마 양배추, 브로콜리 두 종류 채소와 맞춘 궁합이었다. 그래서 버섯과 함께 재배하지 않은 것에 비하여 약 4-6배 가량의 더 높은 수확을 보여주었다. 그런 반면에 느타리버섯은 오히려 채소 성장과 소출에 감소 영향을 주었다. 크리스치안의 연구 결과 부생균 버섯의 균사체가 채소 발육에 큰 영향을 준다는 점이 밝혀졌다. 케사르(Caesar-Ton That)라는 사람과 다른 연구자들도 지난 2000년도에 버섯이 농경지 토양에 큰 도움을 준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느타리버섯
www.naturei.net 2008-11-01 [ 최종수 ]

(이 느타리버섯은 2008년 봄 5월에 돋은 것이다.)

공생균 버섯 역시 화학비료에만 의존하는 것을 줄이기 위하여 점차 더 많이 이용되고 있다. 채소 씨앗은 발아하자마자 곧바로 공생균을 찾는다. 자연 속에는 공생균이 많고 또 풍부하지만 그것을 채취하기가 어렵다. Glomus sp.와 Rhizopogen sp.(알버섯 류)가 가장 적합하다. 공생균은 채소가 양분을 빨아들이는 일을 돕고 다른 기생균의 침입을 막아주는 대신 공생균은 채소로부터 당분이나 호르몬 등을 얻는다. 채소 씨앗에 공생균 포자를 묻혀 심으면 채소 씨와 포자가 함께 발아하게 되고 피차 양분을 주고받으면서 서로 보호하고 양육하게 된다. 공생균 제조업자들은 그 다양한 용도에 따라 포자를 알약형태, 가루, 액체형태로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영지
www.naturei.net 2008-11-01 [ 최종수 ]

(영지. Ganoderma lucidum. 영어속명은 중국어 그대로 음역하여 Ling Chih라고 한다. 죽은 활엽수에 돋고 그 맛이 몹시 쓰다. 지금 살고 있는 지역에서는 만날 수 없었는데 이 영지는 집에서 4시간 운전 거리에 있는 델라웨어 반도 저 남쪽 끝에 있는 Ocean City 근교에서 최근 5년 만에 만난 것을 찍은 것이다.)

그리고 토착공생균(native mycorrhizae)의 사용은 이미 우리 자연농업에서 널리 사용하고 있는 토착미생물 사용과 동일함으로 여기 다시 설명할 필요가 없을 줄 안다. 그리고 앞으로 농업에 도움이 되는 내생균류(endophytic fungi) 사용의 가능성이나 부생균, 공생균, 내생 균 모두를 함께 사용하는 방법 또한 더욱 연구 개발될 가능성이 높다. 바야흐로 우리는 농사짓기를 위한 버섯혁명(mycological revolution) 전야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우리 세대뿐만 아니라 미래세대에게 지속가능한 지구를 물려주려면 농약사용이나 화학비료 사용으로 망가진 토양을 치유 회복하기 위하여 토착미생물 이용방법과 더불어 이 버섯과 함께 농사짓기 분야의 지식을 더욱 연구 개발하고 크게 실천해야할 과제를 안고 있다. 

(버섯밭 mushroom patch 만들기를 위한 장소 선정의 중요성과 장소 선정 방법, 뒤뜰에 버섯밭 만들기, 버섯묘판(mushroom bed) 만드는 방법 등에 대한 구체적 설명과 사진들, 버섯과 채소를 짝지어 재배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들을 더 자세히 보기 원하는 분들은 Paul Stamets, Mycelium Running: How Mushrooms Can Help Save the World, pp. 187-200, chapt. 12, "Gardening with Gourmet and Medicinal Mushrooms"를 참고하시기 바란다.)

최종수(야생버섯애호가,미국)
[2008-11-01 22:43:43]

 

 

 

출처 : 무식한 촌놈
글쓴이 : 오솔길 원글보기
메모 :

버섯이 보여주는 천 가지 얼굴-그 다섯째
야생버섯의 신비(48)
 

 

 

미국갓버섯(필자 임시명명)
www.naturei.net 2008-11-16 [ 최종수 ]

(미국갓버섯[필자임시명명] Lepiota americana. 영어속명 American Lepiota 또는 상처내면 그 색깔이 붉게 변한다 하여 Reddening Lepiota. 갓의 크기가 커서 6인치(15cm)까지 자라고 주름은 대에서 떨어진 형. 턱받이가 댕글댕글 달려 있고 갈색 인편 사이사이 살색은 희다. 상처내면 처음에는 노랗다가 주황색을 거쳐 적갈색으로 변하는 것이 주된 특징이다. 대는 밑으로 갈수록 굵어져서 마치 볼링대를 세워 놓은 것 같고, 반 갈라보면 속이 비어 있다. 역시 처음에는 노란색이다가 적갈색으로 변한다. 6월 말에서 10월까지 톱밥이나 나무를 갈아서 만든 멀칭한 곳, 주차장 주변 또는 공공건물 주변에 멀칭한 곳에 다량 돋는다. 본인은 2008년 7월 2일 월마트 주차장 멀칭한 곳에서 다량 발견하였다. 맛 좋은 식용버섯이라고 하며 비교적 동정하기도 쉬운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이와 비슷한 갓버섯 가운데 맹독성을 가진 것도 있어서 갓버섯은 시식해보기 쉽지 않다.)

주발버섯
www.naturei.net 2008-11-16 [ 최종수 ]

(주발버섯[이지열], Peziza vesiculosa, 영어속명 Bladder Cup. 3-7cm깊은 컵 모양 또는 긴 보트형이다. 엷은 갈색 또는 황갈색에서 엷은 회갈색을 가지고 있고 갓 가장자리가 안으로 말려 있다. 살은 질기다. 숲속 비옥한 땅위 열린 곳이나 동물의 분뇨 위에 다수 모여 돋아서 서로 눌려 불규칙한 모양을 보여준다. 식용불명이다.)

고무버섯
www.naturei.net 2008-11-16 [ 최종수 ]

(고무버섯[이지열]. Bulgaria inquinans. 영어속명 Black Jelly Drops. 색깔은 까맣고 고무같이 탄력이 있고 마르면 가죽처럼 질겨진다고 한다. 대는 없고 겉 표면은 갈색을 띄우고 위 표면은 매끄럽고 윤택이 나며 점점 납작해진다. 껍질이 많은 쓰러져 죽은 활엽수 특히 참나무 위에 많이 돋는다. 식용버섯이라고 하는 버섯도감도 있으나 그 색이 검기 때문에....)

콩두건버섯
www.naturei.net 2008-11-16 [ 최종수 ]

(콩두건버섯[이지열], Leotia lubrica. 영어속명 Orchre Jelly Club 또는 Common Jelly Baby. 갓 부분은 황토색, 황갈색 등 여러 가지 색깔이 있고 아교질, 육질이며 갓은 둘둘 말려 있다. 여름에서 가을에 걸쳐 숲 속 땅위에 다발로 돋는다. 동정하기 비교적 쉬운 버섯이다. 식용불명이다.)

주황색창싸리버섯(필자 임시명명)
www.naturei.net 2008-11-16 [ 최종수 ]

(주황색창싸리버섯[필자임시명명], Clavulinopsis aurantio-cinnabarina(Schwein.) Corner 또는 Clavaria aurantio-cinnabarina. Schwein. 영어속명 Orange Spindle Coral. 노란창싸리버섯과 그 모양이 똑 같지만 오직 그 색깔이 주황색이다. 크게 자라면 그 높이가 5인치(12.5cm)까지 자란다. 대 속은 비어있고 잘 부스러지기 쉽지만 구부러지기도 한다. 숲속 땅위에 여기 저기 다발로 돋는다. 독성은 없으나 식용가치가 없다.)

미국가시말불버섯(필자 임시명명)
www.naturei.net 2008-11-16 [ 최종수 ]

(미국가시말불버섯[필자임시명명], Lycoperdon americanum(Demoulin), 영어속명 Spiny Puffball. 외피는 약 6mm의 침으로 덮여있고, 유균일 때는 백색이지만 노균이 되면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갈색으로 변하는 것이 그 특징이다. 늦봄에서 가을까지 흔히 숲 속 가장자리 또는 풀밭 위에 단생 혹은 몇 개가 그룹으로 돋는다. 유균은 식용할 수 있다. 비슷한 것으로 Lycoperdon pulcherrinum은 거의 똑같이 생겼으나 노균이 되어도 갈색으로 변하지 않는다. 또 비슷한 것으로 L. curtirii는 좀 더 작고 잔디위에 무리지어 돋는 것이 특징이다.

계단겨우살이버섯
www.naturei.net 2008-11-16 [ 최종수 ]

(계단겨우살이버섯[이태수], Coltricia montagnei(Fr.) Muril. 또는 Polyporus montagnei Quel. 영어속명 Montagne's Polypore. 한국 이름 "계단겨우살이버섯"은 Coltricia montangnei var. greenii라는 변종일 가능성이 높다. 갓 크기는 4-12.5cm로 평평하고 가운데가 약간 오목 들어간 황갈색-적갈색-흑갈색이다. 표면은 거칠고 울퉁불퉁하며 우단 또는 약간 털이 있는듯 보이는데 약간 환문이 있다. 살은 가죽처럼 질기고 냄새는 별로 없으나 그 맛이 쓰다. 갓 밑에는 주름처럼 보이는 것이 세로가 아니고 가로로 나 있어서 마치 계단 같은 것이 그 특징이다. 계단 주름은 희거나 회갈색으로 노균에 되면 검어진다. 대는 2.5-7.5cm로 거칠고 색은 갓 색깔과 비슷하다. 포자색은 엷은 갈색이다. 여름에서 가을에 걸쳐 활엽수나 혼합림 땅위에 단생 또는 몇 개가 같이 돋는다. 식용불명이다. 어차피 질겨서 식용할 수 없다.)

가는대눈물버섯
www.naturei.net 2008-11-16 [ 최종수 ]

(가는대눈물버섯[이지열], Psathyrella gracilis. 영어속명 Graceful Psathyrella. 갓 표묜은 매끄럽고 습하면 갈색에서 무딘 황갈색이며 건조하면 약간 붉은 색이 섞인 담갈색이된다. 포자가루가 덮여 회색을 띄우기도 한다. 살은 앏고 부서지기 쉽니다. 대는 6-12cm로 길고 흰색인데 위아래가 같고 가늘며 곧게 뻗는다. 턱받이는 없다. 포자색은 암자갈색에서 거의 흑색에 가깝다. 숲속 나뭇가지 많이 떨어진 곳이나 나무 조각(wood chips) 많이 뿌려놓은 공원 길에 많이 돋는다. 이 사진은 펜실베이니아 Colonel Dening 주립공원 자연학습로(nature trail)에 수천 개가 주-욱 길을 따라 돋아 있는 모습이다. 너무 얇고 잘 부서져서 식용가치가 없다.)

끈적비단그물버섯
www.naturei.net 2008-11-16 [ 최종수 ]

끈적비단그물버섯. Suillus americanus. 영어속명 Chicken-fat Suillus 또는 American Slippery Jack. 갓은 노랗고 계피색-붉은 줄무늬나 섬유상의 인편이 특히 갓 가장자리에 붙어 있다. 습하면 매우 끈적거리고 살은 노란색인데 건드리면 자갈색 얼룩이 진다. 맛과 냄새는 별로 특이한 것이 없다. 관공은 방사상의 타원형으로 제법 크며 때때로 각이 지기도 한다. 대는 가늘고 아래외가 비슷하고 약간 속이 비어있는데 질기고 그 색은 갓 색깔과 비슷하다. 소나무와 공생하는 관계로 한 여름에서 가을까지 미국 동부지방 소나무(White Pine) 밑에 무리지어 돋고 두 세 개가 겹쳐 돋는 것이 특징이다. 이 사진은 우리 집 앞에 서 있는 큰 소나무 밑에 소나기 많이 온 다음날 약 100여송이가 돋은 것 가운데 몇 송이를 찍은 것이다. 개인에 따라 이 버섯을 만지면 피부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조심해야 하고 식용이지만 인기는 없다고 한다.

마귀숟갈버섯
www.naturei.net 2008-11-16 [ 최종수 ]

(마귀숟갈버섯. Trichoglassum hirsotum. 영어속명 Velvety Black Earth Tongue. 포자를 만드는 머리 부분과 대가 비교적 뚜렷하게 구분되고 마치 숟갈처럼 생긴 것이 그 특징이다. 흑색에서 흑갈색이고 우단 같은 미세한 털이 있고 건조하다. 대가 긴 편이고 기부는 약간 흰색이다. 여름에서 가을에 걸쳐 물이끼가 자라는 습한 풀밭이나 땅위에 돋는다. 이끼 주변에 있는 많이 썩은 나무에 돋았다. 색깔이 검기 때문에 잘 발견되지 않고 지나치기 쉬운데, 일단 한 개 눈에 띄자 계속 그 주변에 많이 돋은 것을 볼 수 있었다. 독은 없으나 식용가치는 없다. 색깔이 검은데다가 숟갈처럼 생겨서 아마 한국 이름 마귀숟갈버섯이라는 재미있는 이름이 생긴 것 같다.)

골진갓눈물버섯(필자 임시명명)
www.naturei.net 2008-11-16 [ 최종수 ]

(골진갓눈물버섯[필자임시명명], Psathyrella delineata. 영어속명 Wrinkled-cap Psathyrella. 갓은 짙은 적갈색인데 자라면 약간 주황색을 띄운 갈색으로 되고 가장 큰 특징은 갓 위에 무딘 주름처럼 골이 져 있다. 갓 위에 흰 섬유가 덮여 있다가 곧 사라지고 갓 가장자리에 베일이 남아있다. 어린 것은 갓과 대 사이에 하얀 섬유로 막혀있다. 대 가운데가 굵어지고 속이 비어있으며 흰색에서 엷은 갈색의 표면 섬유가 밑으로 갈수록 갈색이 된다. 살은 두터우나 잘 부서지고 맛과 냄새는 별로 없다. 주름은 붙은 형이고 짙은 갈색이다. 포자색은 자갈색이다. 7월에서 9월까지 많이 썩은 활엽수 위에 돋는다. 식용한다고 하는 책도 있고 식용불명이라고 한 책도 있다.)

황금색포자그물버섯(필자 임시명명)
www.naturei.net 2008-11-16 [ 최종수 ]

(황금색포자그물버섯[필자임시명명], Boletus auriporus(Peck.) 또는 Boletus viridiflavus(Coker & Beers). 영어속명 없음. 갓은 분홍색을 띄운 계피색에서 어두운 적갈색이며 갓 가장자리는 그 색이 약간 엷다. 갓 표면은 매끄럽고 습하면 끈적거린다. 갓 겉 껍질을 벗길 수 있고 혀를 대 보면 신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살은 흰색에서 엷은 황색이고 겉껍질 안쪽은 무딘 분홍색을 띄운 갈색 또는 자회색이다. 포자가 나오는 관공부분은 아주 밝은 황색이다가 차츰 황금색을 거쳐 약간 녹색을 띄우는 황색이 된다. 상처내면 서서히 벽돌색으로 변한다. 대는 밑으로 갈수록 약간 굵어지나 거의 아래 위가 비슷하며 기부 없는 황색에서 적갈색 줄무늬가 있다. 여름에서 가을에 걸쳐 참나무 밑 땅위에 단생 또는 산생한다. 식용버섯이다. 학명 auriporus는 "황금색 관공" golden pores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같은 황금색 관공을 가진 아래의 Boletus innixus와 혼동하기 쉽다.)

다발그물버섯(필자 임시명명)
www.naturei.net 2008-11-16 [ 최종수 ]

(다발그물버섯[필자임시명명], Boletus innixus(Frost) 또는 Boletus caespitosus(Peck). 영어속명 Clustered Brown Bolete. 갓은 엷은 적갈색 또는 엷은 계피색 또는 황갈색이고 가장자리가 흔히 자색 또는 붉은 색이며 표면은 윤기가 없고 건조하면 약간 우단처럼 보인다. 젖어도 약간 미끄러울 뿐이다. 노균은 흔히 갓이 갈라진다. 살은 흰색에서 노란색이다. 관공은 어릴 때 밝은 황색이며 상처를 주어도 색이 변하지 않는다. 대는 단단하고 곤봉모양이며 중간이 약간 굵어지다가 기부가 가늘어진다. 노란색 띄우는 갈색 줄무늬가 있다. 초여름에서 가을에 걸쳐 참나무 밑에서 돋고, 영어속명이 보여주는 바와 같이 두 송이 또는 그 이상 다발로 돋는 것이 그 특징이다. 학명 innixus란 "기운다"reclining는 뜻인데 다발로 서로 기대어 돋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위의 B. auriporus와 달리 갓이 건조하고 그 껍질이 벗겨지지 않으며 그 맛이 시지 않고 약간 짠듯한 느낌을 받았다. 위의 두 그물버섯은 한국 미기록종으로 생각되어 비교적 자세히 설명하였다.)

남색젖버섯(필자 임시명명)
www.naturei.net 2008-11-16 [ 최종수 ]

(남색젖버섯[필자임시명명], Lactarius indigo. 영어속명 Indigo Latarius 또는 Blue Milk Mushroom. 갓은 다소 끈적거리고 어린 갓은 안으로 말려 있다가 펴지면서 깔때기 형으로 갓 중안이 움푹 들어간다. 약간 청색을 띄우는 남색이며 짙은 반점이 있다. 살은 남색이며 자르면 남색으로 얼룩진다. 남색의 약간 묽은 젖 액이 나와 나중에 짙은 녹색으로 변색한다. 주름은 대에 붙은 형이며 약간 내린 형이기도 하다. 갓 색깔처럼 상처내면 남색-짙은 녹색으로 변색한다. 참나무와 소나무 혼합림에 주로 돋는다. 이 버섯도 참나무와 소나무가 많은 숲속 물이 고였던 곳에서 발견하였다. 아주 동정하기 쉬운 식용버섯이다.)

이끼벚꽃버섯
www.naturei.net 2008-11-16 [ 최종수 ]

(이끼벚꽃버섯[이지열], 이끼꽃버섯[박완희], Hygrocybe psittacina 또는 Hygrophorus psittacinus Fr. 영어속명은 Parrot Mushroom 또는 Parrot Waxcap[Geroge Barron]. 학명이 그리스어로 "앵무새"parrot를 뜻하기 때문에 붙여진 속명이지만 사실은 그 갓 색깔이 초록색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갓은 처음에 녹색의 점액으로 덮여있으나 자라감에 따라 점액은 없어지고 그 색깔이 황록색-갈색-황색으로 변해 가고 갓 가장자리에 녹색 방사선을 나타낸다. 주름살은 황색이다. 대는 길이가 3-6cm이며 끈기가 있고 위쪽은 녹색이고 아래쪽은 황색이다. 혼합림 숲속 이끼 위에서 4송이를 처음 발견하였다. 유균에서 노균으로 자라감에 따라 그 색깔이 변하기 때문에 다른 버섯으로 오인하기 쉽다. 식용버섯이다.)

최종수(야생버섯애호가,미국)
[2008-11-16 12:15:52]

 

 

 

출처 : 무식한 촌놈
글쓴이 : 오솔길 원글보기
메모 :

죽음에서 피어난 꽃, 황금목이
야생버섯의 신비(49)
 
죽음에서 피어난 꽃, 황금목이

 

 

황금목이
www.naturei.net 2008-12-15 [ 최종수 ]


부러져 마른가지에서
노란 꽃 피었네
죽음에서 피어난 생명
영광의 빛
생의 기쁨 다시 노래하네

이새의 그루터기에서
새싹 돋았네
어둠에서 자라난 생명나무
무성한 푸르른 빛
밝은 내일 다시 비치네

조국 방문 마치고 돌아와 추운 겨울임에도 산행하였다. 겨울나무 숲, 바람 차가우며 여기 저기 눈마저 쌓여있다. 춥지만 겨울 숲은 차분해서 좋다. 겨울나무 사이사이로 저 깊숙이까지 다 들여다보인다. 모든 것이 적나라한 모습. 그 때 내 눈에 들어 온 마른 나뭇가지 하나 땅에 떨어져 있다. 아 - 그런데 거기 노란 꽃이 피어있다. 놀라운 일이다. 어찌 이 추운 겨울에 그것도 부러져 다 죽은 마른가지 위에 노란 꽃을 피울 수 있을까? 그 노란 꽃은 실은 겨울에도 돋는 황금목이(Tremella mesenterica 영어속명 Witches' Butter)였던 것이다.

이 노란 꽃이 전달해주는 여러 상징적 의미에 감탄하면서 깊은 생각에 빠져들었다. 무언가 희망 같은, 새 생명의 벅차오름처럼 가슴 흐뭇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있었다. 지금 세상은 IMF 한파와 똑같은 불황 한파 때문에 더욱 으스스 하고 겨울 기온과 더불어 우리를 더욱 춥고 어둡게 만들지 않는가? 어디를 둘러보아도 따스한 빛이나 희망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들고 어디에다가 마음을 붙이고 살아가야 할지 막연하기만 하다. 그런데 이 황금목이는 죽은 마른가지에서 노란 꽃을 피어내지 않는가? 그 노란 꽃은 죽음에서 다시 피어난 새 생명, 황금색 영광의 빛으로 다시 태어난 생명의 기쁨을 노래하고 있지 아니한가? 커다란 비약일지는 몰라도 어떤 성탄의 깊은 의미, 아니면 부활의 의미를 깨닫는 것 같았다. 그건 분명 희망의 꽃이요, 다시 일어서는 의지의 꽃이며, 내일을 새롭게 여는 약속의 꽃이다.

2008년 한해도 저물어 간다. 비록 어둡기는 해도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밝게 맞이해야 할 시점에 서있다. 부디 저 황금목이처럼 죽음에서도 꽃을 피어내고 어둠에서도 새 생명을 키워내는 밝은 희망으로 새해를 맞이하시기 바란다. 자연을 닮은 여러분들에게 오래도록 강건 평화!!

황금목이
www.naturei.net 2008-12-15 [ 최종수 ]


최종수(야생버섯애호가) 기자
[2008-12-15 08:30:33]

 

 

 

출처 : 무식한 촌놈
글쓴이 : 오솔길 원글보기
메모 :

버섯에서 천연농약이 가능할까?
야생버섯의 신비(50)
 

 

 

팽나무버섯
www.naturei.net 2009-01-02 [ 최종수 ]

(눈속에서도 돋는 늦가을 초겨울 버섯인 팽나무버섯은 박완희, 한국약용버섯도감에 따르면 식물감염 TMV, TRPV의 감염저지효과를 가진 항바이러스성분이 있다고 한다.)

지난 11월 24일 만 6년 만에 악양골 "자닮"을 반가이 다시 찾았다. 6년 전 2002년 월드컵이 열리던 해 여름에 찾았을 때는 "자닮"이 개관한지 얼마 안 된 때였다. 다른 것은 몰라도 강의실 벽을 둘러싸고 있던 책장이 텅 비어 있었고 앞으로 이 책장을 유용한 자료로 꽉 채울 것이라고 하였는데, 이번에 와 보니 책으로 가득 차 있다. 그리고 매 주 "천연농약 전문강좌"가 좋은 반응과 호응 속에 열리고 있다.

강의 자료인 "천연농약 연구노트"를 비롯하여 몇 가지 자료를 건네받으며 숙제 또한 넘겨받았다. 우리 산야에 흔하게 자라는 살충과 충기피에 효험이 있는 독초나 유독식물 이용 외에 독버섯의 독성을 이용하는 방법을 찾기 위하여 독버섯에 대한 이야기를 해 달라는 것이다. 이 숙제를 넘겨받는 순간 우선 귀가 쫑긋한 것은 그 동안 독버섯 중독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이야기를 주로 하였고 독버섯을 이용한 천연농약의 가능성을 점쳐 보지 않았기 때문에 어쩌면 새로운 분야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해 주었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 막연하면서도 언뜻 감이 잡히지 않은 것은 독버섯의 독으로 어떻게 살충이 가능한 것인지 도무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www.naturei.net 2009-01-02 [ 최종수 ]

("자닮" 앞에 서 있는 이 글을 쓰는 사람)

www.naturei.net 2009-01-02 [ 최종수 ]

(천연농약강좌 가 열리고 있는 교실)

이러한 나의 의문에 조영상 자닮 대표는 '왜 독으로 벌레를 죽이는 것(살충)만 생각하느냐, 충이 기피하도록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그렇지' 하면서 시야가 다소 넓어지는 것을 깨닫고 한 번 숙제를 풀어 볼 용기가 생겼다. 혹시 참고 자료가 있을까 하여 우선 책을 찾았다. 마침 "조덕현의 재미있는 독버섯 이야기"라는 책이 있기에 구입하였다. 집에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조 대표가 주신 일본 사람 다나카 마치 지음 "약이 되는 독, 독이 되는 독"(이동희 옮김)이라는 책을 읽으며 독 일반에 대한 개략적 지식을 얻은 다음, "독버섯 이야기"에서 독버섯과 버섯의 독에 대한 설명을 읽으면서 어떤 아이디어를 얻고자 하였다.

독우산광대버섯(Amanita virosa, Destroying Angel)
www.naturei.net 2009-01-02 [ 최종수 ]

(맹독버섯인 독우산광대버섯. 만일 이 버섯의 독으로 천연농약이 가능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박완희 지음 한국약용버섯도감에 보면 이 버섯에 Aspergillus niger라는 곰팡이에 대한항곰팡이 약리작용이 있다. 특히 복숭아탄저병균 Alternaria alternata에 대한 항곰팡이 약리작용이 있다고 한다.)

집에 돌아와 "천연농약 연구노트"를 읽으면서, 우선 눈에 들어온 것은 "자닮"이 지향하는 친환경 농업의 중심 원리였다. 그 중심 원리를 통하여 앞으로 탐구해 가야할 길의 방향과 마음가짐을 가다듬었다. 모든 생명체를 나와 하나로 본다는 자타일체(自他一體) 원리를 버섯과 관련하여 이해하면 독버섯도 나의 이웃, 즉 더불어 살아야하는 가까운 이웃이라는 것이다. 성스러운 것과 속된 것이 둘이 아니라 하나라는 성속일여(聖俗一如), 그리고 절대 선과 절대 악이 있을 수 없다는 원리에서 보면 식용버섯은 좋은 것이고 독버섯은 나쁜 것이라고 분리하여 말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독버섯은 독버섯대로 그 독의 존재 이유와 목적이 있다. 그 독의 존재이유와 목적을 이해하면서 우선 식용버섯과 독버섯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독버섯을 포함한 모든 버섯을 활용하는 방안을 찾아보자는 것이다. 사실 자타일체의 원리를 벗어나 모든 것을 선악 이원론으로 분리 이해하는 데서 인간의 반자연적 행태가 비롯되었고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모든 환경문제와 지구파멸의 문제가 대두된 것이다. 성속일여의 원리에서 독의 과학을 말한다면 독과 약은 둘 다 생물활성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서 본질적으로 같은 존재이며 따라서 독과 약은 같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독과 약의 차이는 물질이 지닌 성질 때문이 아니라 우리 인간이 어떻게 그것을 이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다나카 마치, 약이 되는 독, 독이 되는 독, pp. 14, 16).

조개껍질버섯
www.naturei.net 2009-01-02 [ 최종수 ]

(조개껍질버섯. Lenzites betulina. 영어속명은 학명에 자작나무를 뜻하는 betulina라는 말이 암시하는 것처럼 이 버섯이 자작나무 birch에 돋는다 하여 Birch Lenzites, 또는 이 버섯이 구멍장이과에 속한 버섯이지만 자실체 밑을 보면 주름처럼 생긴 것이 있기 때문에 Gilled Polypore, 또는 색깔이 여러 가지라 Muticolor Gill Polypore 라고도 부른다. 그 색깔이 다양해서 회황색-회갈색-회백색 등 엷은 색에다가 주황색과 갈색 등 여러 색을 가진 환문이 있다. 여름부터 가을까지 여러 활엽수는 물론 침엽수에도 돋는다. 이 사진은 자작나무 그루터기에 돋은 것을 찍은 것이다.

박완희 지음 한국약용버섯도감에 따르면 이 버섯의 항균성분 가운데 감귤궤양병균 Xanthomonas citri, 도열병균 Pyriculariaoryzae, 채소시듦병균 Fusarium oxysporum, 잔디탄저병균 Collectorichum gaminicola에 대한 항균작용이 있다고 하며, 공업용으로 날염, 탈색, 남묵수 藍墨水와 도료제조에 이용된다고 한다.)

독버섯의 독에 대해서만 생각을 고정하여 깊이 사색하는 동안 우선 독버섯의 독을 천연농약에 이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세 가지로 생각되었다. 첫째 버섯의 독을 가지고 직접 충을 죽이는 살충제의 방법, 둘째 충을 쫓아내는 충기피제의 방법, 그리고 셋째 충을 유인하여 한 곳에 끌어 모으는 충유인제의 방법이 그것이다. 그런데 독버섯의 독에 대해서만 생각을 고정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 일인가? 의문이 생겼다. 왜냐하면 독버섯의 독이 직접 파리나 쉬파리 같은 곤충을 죽이는 독버섯도 있지만, 많은 벌레나 곤충들이 독버섯 여부에 관계없이 버섯을 먹는다는 점이다. 즉 맹독버섯을 먹는 민달팽이나 벌레 또는 곤충들이 죽지 않고 살아간다는 점이다.

www.naturei.net 2009-01-02 [ 최종수 ]

(노래기 떼가 버섯 갓 밑에 몰려 있더니 버섯을 건드리자 사방으로 달아나고 있다. 언제나 버섯 주변에는 온갖 벌레나 곤충들이 몰려 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거기다가 독버섯이 아닌 기생균 버섯의 경우 벌레나 곤충 또는 번데기에 침입한 포자가 벌레나 곤충을 죽인 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천연농약의 재료로 독버섯의 독은 물론 그 밖의 일반 버섯 또한 이용할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점에 착안하기에 이르렀다. 앞으로 독버섯의 독을 이용하여 천연농약의 가능성을 타진해 보는 것을 필두로 그 밖의 다른 버섯이 지닌 가능성 또한 타진해 보려고 한다.

이미 전 세계에서 이 분야의 연구가 진행 중일 것이고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기 시작한 것도 사실이기에, 전문가도 아닌 이 글을 쓰는 사람이 이 일이 어느 정도 성공 가능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일단 독버섯의 독성에 대하여 이야기를 전개해 가는 동안 이 글을 읽으시는 독자들은 독자들 나름대로 그 가능성을 타진해 주실 것을 부탁드리는 바이다. 이 글을 쓰는 사람은 순전히 야생버섯 관찰의 아마추어일 뿐이고 고등균류 연구의 전문가들이나 농사의 주체는 바로 여러분들이기 때문이다. 농민이 주체가 된다는 것은 언제나 그들이 모든 건강한 먹을거리 생산의 주체로서 농사 현장의 실천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애광대버섯(Amanita citrina)
www.naturei.net 2009-01-02 [ 최종수 ]

(애광대버섯에는 세 종류의 곰팡이에 대한 항곰팡이 성분이 들어 있는데, 특히 잔디 탄저병균 Colletotrichum graminicola와 인삼뿌리썩음병균 Cylindrocarpon destructans에 대한 항곰팡이 성분이 들어 있다고 한다.)

우선 그동안 "자닮"에 올렸던 버섯 관찰 이야기들을 다시 훑어보면서 두서없지만 지금 우리의 친환경 농법주제와 관련된 이야기가 있었는지 검토해 보았다. 버섯이 생태계에서 하는 역할이 죽은 나무와 같은 유기물질을 분해하여 비옥한 토양을 만들어 줌으로써 식물이 건강하게 잘 자라게 해주는 일이라는 사실은 토양구조 개선과 토양관리 및 토양관리에서 오는 부대효과를 가져온다는 친환경농업의 기본 원칙과 일치하고 있다. 그리고 버섯이 토양의 유기 또는 무기물 균형을 회복시켜준다는 뜻에서 지구의 토양비옥도를 높여주는 주역 가운데 그 일익을 담당해 오고 있다.

건강한 작물이 병충해를 막아준다는 점에 착안해 본다면 그 일에 버섯이 일정 역할을 담당한다는 것은 부엽토 속에 포함된 토착미생물 활용원칙 바로 그것이기도 하다. 버섯은 생태계 안에 있는 모든 생물의 상호의존관계와 주고받음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는 점에서 상생의 원칙과도 일치한다. 기주인 나무와 곤충 또는 다른 버섯의 희생으로 존재하게 되는 기생균 버섯의 존재 역시 자연은 자연으로 견제해야 한다는 진리를 일깨워주기도 한다. 이 또한 친환경농업의 중심 원리가운데 대상에 대한 절대적으로 좋고 나쁨의 이원론적 규정을 내릴 수 없다는 점도 상기시켜주는 것이다.

큰번데기동충하초 모음
www.naturei.net 2009-01-02 [ 최종수 ]

(큰번데기동충하초. 나비목 번데기에 침입하여 생기는 기생균버섯으로 현재 이러한 기생균 버섯의 포자를 배양 이용하여 천연살충제 개발을 위한 연구가 진행 중이라고 한다.)

나아가서 기생균 버섯을 이용한 천연살충제 개발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고 볼 수 있다. 이를테면 동충하초는 송충이, 딱정벌레, 나방이나 나비, 매미, 벌, 잠자리, 메뚜기, 개미, 노린재, 거미 등 벌레나 곤충의 알이나 유충, 또는 그 번데기나 성충에 기생함으로써 그 벌레나 곤충을 죽인다. 그래서 곤충 집단의 수를 조절해 주기 때문에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해충을 방제하는 데에 이용할 수 있다. 동충하초 연구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이신 강원대학교의 성재모 교수는 지나간 20여 년 동안 꾸준히 연구해 오고 있으며, 이미 한국에 자생하는 동충하초 76종(1996년 당시) 이상을 채집 동정(同定)하였다.

성교수에 따르면 대학과 연구소를 중심으로 동충하초를 이용한 살충제 개발에 주력하고 있어서 머지않아 동충하초를 이용한 해충방제의 날이 올 것이라고 한다. 버섯과 곤충의 관계역사 또한 오래된 일이다. 흰개미버섯(Temitomyces, Termite Mushroom)은 흰개미와 공생관계를 이루어 개미는 버섯이 잘 자라도록 나무를 쏠아 잘게 만들어 주고 버섯은 자라면서 흰개미들이 나무를 잘 소화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그리고 개미는 버섯의 균사를 먹이로 삼는다. 말뚝버섯은 그 갓에 냄새나는 초록색 점액질을 만들어 파리와 같은 곤충을 불러 모아 그것을 빨아먹는 파리의 다리나 몸에 포자를 묻혀 번식시킨다.

Jack-O-Lantern(Omphalotus illudens)
www.naturei.net 2009-01-02 [ 최종수 ]

(Jack-o-Lantern 독버섯. 일루딘 에스 illudin S라고 하는 독성분의 항암작용이 뛰어나서 현재 항암치료제 가운데 특히 췌장암치료제를 임상실험 중에 있다.)

"버섯의 독"에 대한 지난 글을 보면 왜 독버섯이 있을까? 라는 물음과 함께 "독버섯의 독성도 그 개성 자체이며 자기의 존재표현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에 그 독성 자체대로 말한다면 악하다 선하다 할 수는 없을 것" 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어느 존재나 그 개성은 그 존재 이유와 목적과 역할이 분명하니 취사선택하기는 어려운 것"이기 때문에 이분법적 사고 가운데 모든 것을 선과 악 둘로 갈라놓고 하나는 취하고 하나는 버리는 일에 익숙한 것이 타당치 않다는 지적 역시 친환경농업의 중심 원리인 성속일여에 일치되는 생각이다.

"목이와 반유태주의"라는 글에서도 어떻게 나쁜 버섯=독버섯=나쁜 사람=유태인, 좋은 버섯=식용 버섯=좋은 사람이라고 하는 이분법적 도식에서 나온 인종차별주의의 악영향이 나치 독일의 유태인 학살에 미치게 되었는지를 지적하였다. "화경버섯에서 암치료약이?"라는 글에서는 화경버섯의 독성을 이용한 항암치료제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기에, 무서운 독버섯도 함께 이웃으로 함께 살아가야할 귀하고 소중한 것임을 지적하였다.

주름버섯
www.naturei.net 2009-01-02 [ 최종수 ]

(주름버섯에도 민달팽이를 쫓는다는 송이의 "버섯 알코올" 1-octene-3-ol 외에도 담배 모자이크 바이러스 TMV 감염 저해 성분이 들어 있다고 한다.)

"송이 맛의 화학성분과 그 비밀"이라는 글은 버섯에서 천연농약을 개발해 낼 수 있는 가능성을 가장 잘 보여준 글이라고 하겠다. 이 글을 쓰는 사람의 농사 경험이라야 고작 10여 년 동안 손바닥만한 텃밭을 일구어 본 것 밖에 없지만, 농사에 가장 골치 아픈 것이 민달팽이의 폐해였다. 만일 민달팽이만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였다. 그런데 송이의 독특한 향을 내는 계피산(신남산) 메틸(methyl cinnamate)이라는 성분과 송이를 부스러뜨렸을 때 발생하는 "버섯 알코올"(1-octene-3-ol)이 민달팽이를 쫓는 물질이라고 하는 사실은 앞으로 민달팽이를 통제하는 충기피제의 좋은 단서를 제공해 주고 있다.

왜냐하면 이 버섯 특유의 냄새를 풍겨주는 계피산 메틸과 "버섯 알코올"은 여러 다른 버섯 종류에서는 물론 다른 식물에서도 발견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버섯 알코올"이 바나나로부터 민달팽이를 쫓아내는 물질이라는 것이 연구 발표되기도 했기 때문에 천연농약 가운데 충기피제의 가능성을 더욱 높여주고 있다. 이미 Epochem이라는 회사에서 이 "버섯 알코올"을 제조 판매하고 있다는 것이다.

양송이(Agaricus bisporus)
www.naturei.net 2009-01-02 [ 최종수 ]

(우리가 시중에서 흔하게 구입할 수 있는 양송이에는 "버섯 알코올 1-octene-3-ol 외에도 휘발성 향기성분이 6종이나 들어 있고 역시 담배 모자이크 바이러스 TMV라는 식물 감염 저해 성분이 들어 있다고 한다.)

또 송이의 균사체에서 발견되는 유기염소 성분은 실제로 DDT 같은 살충제나 2,4-D 같은 제초제로 사용해 온 물질이라 하니 앞으로 버섯의 균사체가 만들어 내는 이러한 물질에 대하여 천연농약 개발이라는 차원에서 더욱 연구되어야 할 것이다. 야생버섯을 관찰하다 보면 죽은 나무위에 어느 한 종류의 버섯이 우세하게 독점 지배적인 모습을 자주 만나게 된다.

즉 한 종류의 버섯 균사체에서 발생하는 화학물질이 다른 종류의 버섯 균사체가 성장하는 것을 억제하기 때문이라는 점을 추측해 낼 수 있다. "버섯으로 지구 다시 살리기"에서는 이미 마이코살충제(mycopestisides)에 대한 이야기를 했고, "버섯과 함께 농사짓기"에 대한 글에서도 버섯과 채소를 함께 재배함으로써 토양구조개선과 좀 더 품질 좋은 작물을 재배할 수 있다 하였다. 이렇게 잠간 잠간씩 언급한 이야기들이 모두 친환경농업의 중심 원리와 천연농약 개발 가능성을 시사해 주고 있다.

히브리성서(구약) 가운데 욥기를 읽다가 문득, "누가 지혜로워서 티끌을 진흙덩이로 만들고, 그 진흙덩이들을 서로 달라붙게 할 수 있느냐?"(욥기 38장 38절) 라는 구절에 눈길이 멈춘다. 자연의 순리는 어느 누구도 간섭할 수 없는 주관자가 따로 있다는 말일 터인데, 인간은 다만 그 순리를 따를 뿐임을 일러 주는 것 같았다. 숙명적 체념으로 그저 묵종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이 가는대로 따르며, 자연이 주는 대로 감사히 받고, 자연이 이르는 대로 거역하지 않고 잘 귀 기울이라는 것이 아닐까? 자 그러면 먼저 오랜 옛날부터 살충 성분을 가지고 있어서 파리를 잡는 데 사용하였다는 광대버섯(Amanita muscaria, 영어속명 Fly Agaric)이 일러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자. @

느타리버섯
www.naturei.net 2009-01-02 [ 최종수 ]

(느타리버섯에도 “버섯 알코올” 1-octene-3-ol과 ostereatin이라고 하는 살선충 殺線蟲 성분이 함유되어 있다고 한다.)

최종수(야생버섯애호가) 기자
[2009-01-02 21:00:48]

 

 

 

 

출처 : 무식한 촌놈
글쓴이 : 오솔길 원글보기
메모 :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