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와 버섯
야생버섯의 신비(31)
 

 

콩나물애주름버섯
www.naturei.net 2008-04-05 [ 최종수 ]

(콩나물애주름버섯. Mycena galericulata. 영어속명은 Common Mycena. 갓 색깔은 회색-회갈색-담황갈색이며 처음에는 원추형에서 종형이나 차차 반구형이 되어 갓 가장자리에 방사상의 주름이 두드러지고, 갓 중앙은 볼록하다. 대는 긴 편이고 회백색인데 기부로 갈수록 담갈색이 된다. 죽은 활엽수 그루터기에 많이 돋는다. 식용할 수 있으나 별로 가치가 없다.)

야생버섯 관찰의 한 묘미란 매튜 폭스(Matthew Fox)의 말을 빌려 말하면 창조 자연계의 아름다움과 오묘함, 그리고 그 우주적 깊이를 관상 음미하는 "긍정의 길"이다. 우리의 모태인 대지(大地)와 동무하는 것과 동시에 그 모태로부터 물려받은 기름진 땅 같은 우리 자신의 땅성(Earthiness)과 동무하는 것이기도 하다. 자연, 땅은 정직하다. 인간 중심적인 이기와 탐욕으로 얼룩진 이 세상에서 저 정직한 땅성을 가지고 태어난 우리 내면의 심층으로부터 어떤 영원의 현존을 체험하는 일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그것은 창조적 에너지의 체험이며 만유에 내재하는 아름다움을 체험하는 것이기도 하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생명경시와 창조 또는 자연에 대한 학대 착취가 만연하여 인간의 의지와 상관없이 그 통제능력 밖의 일이 된지 오래다. 땅의 신음소리가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도처에서 너무나 크게 울려오기 때문에 그 소리가 너무 커서 우리 귀에는 더 이상 들리지 않는다. 그 신음 소리 가운데 하나가 바로 지구온난화 현상과 거기 따른 가공할만한 환경의 돌변과 재난이다.

찰진흙버섯
www.naturei.net 2008-04-05 [ 최종수 ]

(찰진흙버섯. Phellium robustus 또는 Fomes robustus. 여름에 참나무 등 활엽수 고목에 돋는다. 상황버섯의 일종으로 약용버섯이며, 그 생약명은 粘土桑黃[신칭]이다[박완희]. 이 버섯은 죽은 참나무 위에 돋았다.)

2007년 봄에 나온 사이언스 紙(Science)를 보면 일 년에 한 번만 돋던 버섯이 지구온난화 때문에 두 번씩 돋고 있다는 영국 과학자들의 연구결과를 보도하고 있다.  영국 과학자들이 발견한 이러한 사실은 지구온난화가 생물계에 미치는 영향을 추적한 가장 놀라운 사실 가운데 하나라고 한다. 그리고 지구온난화에 따르는 기후의 변화가 생물계의 생활주기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고 하는 연구결과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전에 이루어진 몇 가지 연구는 이를테면  지구온난화에 따르는 기후변화가 꽃을 피우는 식물들 가운데 그 꽃피는 시기를 앞당겨 준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을 뿐이라고 한다.

자갈색참버섯(필자명명)
www.naturei.net 2008-04-05 [ 최종수 ]

자갈색참버섯(필자명명)
www.naturei.net 2008-04-05 [ 최종수 ]

(자갈색참버섯[필자명명]. Lentinus torulosus 또는 Panus conchatus. 영어속명은 Smooth Panus 또는 Conch Panus. 한국미기록종인 듯하다. 갓은 어리고 신선할 때 보라색 또는 라일락 갈색을 띄우지만 차차 늙어 갈수록 갈색을 띄우게 된다. 어릴 때 갓 가장자리가 안으로 말려 있으나 차차 자라면서 펼쳐지고 물결치듯 굴곡을 나타내며 갓 중앙이 오목 들어간다. 느타리버섯처럼 내리주름인데 느타리버섯과 달리 짧은 줄기가 있다. 얼핏 보면 느타리버섯과 혼동하기 쉬우며 식용버섯이지만 질겨서 먹기 힘 든다. 가을과 봄에 죽은 활엽수 그루터기나 쓰러진 나무위에 돋는다. 이 버섯은 이른 봄에 느타리버섯이 좋아하는 죽은 튤립 포플러 나무에 돋았다.)

영국의 과학자 알란 게인즈(Alan Gange)와 그의 동료 연구관들이 315종의 버섯을 관찰 조사해 보았더니 지난 56년간 많은 버섯들의 그 번식기간이 평균 33일에서 그 배가 넘는 74일로 늘어난 것을 발견하였다.  그래서 일 년에 한 번만 돋던 버섯들이 봄과 가을 두 번씩 돋는다는 것을 알아낸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기후변화에 따른 기온상승이 시작된 1970년대 중반 이전에는 들어보지 못한 사실이라고 한다.  과학자 게인즈는 이른  봄 찬 서리로 말미암아 그 균사 성장이 억제 당하던 것이 기온 상승으로 말미암아 서리가 녹아 없어졌기 때문에 버섯이 그 균사 성장을 멈출 필요가 없게 된 때문이라고 믿고 있다. 이렇게 일 년에 한 번만 돋던 많은 버섯들이 이제 일 년에 두 번씩 돋게 됨으로 말미암아 생태계에 큰 변화가 올 것이 예상되는데, 그 이유는 버섯의 균사성장이 배가함으로써 그만큼 죽은 나무와 같은 유기물 분해율도 배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겨울우산버섯
www.naturei.net 2008-04-05 [ 최종수 ]

(겨울우산버섯. Polyporus brumalis. 영어속명은 늦가을 추울 때 돋기 때문인지 Winter Polypore라고 부른다. 암흑갈색 갓 중앙이 약간 오목하게 들어간 둥근모양이며 줄기를 가지고 높이 1-4cm 크기로 똑바로 서 있는데 연한 가죽질이지만 마르면 딱딱해 진다. 미국 동부지역에서는 늦가을 활엽수의 고목이나 마른 가지 위에 돋는다. 그 살이 희며 독은 없지만 질겨서 식용불가능하다.)

가을에만 돋는 버섯들이 봄에도 돋는다면  그 버섯이 식용버섯일 경우 반가운 일일 터이지만 그렇게 반가운 일이라고만 할 수 없는 것은 생물의 생명주기가 크게 변화됨으로 말미암아 생태계에 어떤 갑작스러운 변화가 올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지구온난화가 걱정스러운 것은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기온의 변화에 따른 기후의 급격한 변화와 재난 때문인데,  생물계의 생명주기 변화는 이 땅위에 또 어떤 급격한 변화를 몰고 올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흰주름버섯
www.naturei.net 2008-04-05 [ 최종수 ]

(흰주름버섯. Agaricus arvensis. 영어속명은 Horse Mushroom이다. 미국 동부지방에서는 여름에서 가을까지 비 많이 온 뒤 주로 가정 집 잔디 밭 위에 많이 돋는데 흔히 균륜을 이루고 돋는다. 갓이 제법 큰 편이고 흰색이며 갓 가장자리에 베일 인편이 남아 있고 상처내면 황색으로 변한다. 줄기에 고리가 있다. 맛 좋은 식용버섯이다.)

이렇게 걱정하고 있을 즈음 캐나다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우리를 깜짝 놀라게 만들고 있다.  열대지방이나 아열대 지방처럼 기후가 더운 지방에서나 발견되던 균류(Fungus, 버섯도  fungus의 일종이다)로 말미암는 폐 감염질환이 최근 들어 밴쿠버 섬 지역에서 급증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1999년 브리티시컬럼비아 밴쿠버 아일랜드(Vancouver Island)에 사는 주민이나 방문객은 물론 가축이나 야생동물 사이에 Cryptococcus gattii 감염사례가 발생하기 시작, 2003-05년 에는 세 명의 사람과 8마리의 동물이 감염된 것이 발견되었다.  밴쿠버 섬 이외의 지역에서도 발생하기 시작하였는데, 2007년 1월에 질병통제센터(Centers for Disease Control)에서 발행된 Journal of Emerging Infectious Diseases(Vol. 13, No.1) 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 주에서 고양이 3마리가 감염되었고 오리건 주에서는  사람 두 명이 감염됨으로써, 이 질병이 점점 퍼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왕잎새버섯
www.naturei.net 2008-04-05 [ 최종수 ]

(왕잎새버섯. Meripilus giganteus 또는 Polyporus giganteus 또는 Grifola giganteus. 영어속명은 이 버섯을 건드리거나 상처를 내면 흑변하기 때문에 Black-staining Polypore라고 부른다. 자실체는 엄청나게 큰 부채형 갓이 사방으로 중첩하여 발생하고 회갈색에서 다갈색이고 조직은 질긴 육질인데 처음에는 흰색이지만 차차 흑색으로 변한다. 주름이 없는 구멍장이버섯이며 언제나 가을 잎새버섯보다 먼저 참나무나 너도밤나무 그루터기 주변에 다량 돋는다. 아주 어린 것은 쇠 간 느낌을 주는 식용버섯이라고 하지만 질기고 끓이면 흑색으로 변하기 때문에 식용가치가 없고 다량 섭취하였을 때는 방향감각 장애와 현기증 위장장애를 유발한다고 한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이러한 폐질환 감염이 호주, 아프리카, 인도, 동남아, 남미, 그리고 미국의 남서부 지역과 같은 열대 또는 아열대 지방 아닌 곳에서 급증하는 것은 바로 지구온난화가 그 주원인이 아니냐는 점이다.   이  감염질환을 일으키는 균류는 단세포로 된 담자균류(single-celled basidiomycete fungi)인데, 공기 중에 떠다니는 이 균류의 포자나 균사를 폐 안으로 깊숙이 흡입함으로써 주로 폐에 감염을 일으킨다고 한다.  이 균류는 사람에서 사람으로 또는 동물에서 동물로 또는 동물에서 사람으로 전염되는 것은 아니고 오직 그 균류가 서식하고 있는 환경에 노출되어 흡입함으로써만 감염된다고 한다.  이 균류를 접하기란 흔하지 않겠지만, 만일 흡입하게 되면 허파 깊숙이 들어가 자리 잡고  폐렴을 일으키거나, 아니면 중추신경계통을 공격하기도 하고 뇌로 들어가면 뇌수막염 같은 질병도 일으킬 수 있다고 하니 무서운 일이다.

노란종버섯
www.naturei.net 2008-04-05 [ 최종수 ]

(노란종버섯. Conocybe lactea. 영어속명은 옛날에 공부 못하는 학생에게 벌로 씌우는 원추형 모자처럼 생겼다 하여 White Dunce Cap이라고 부른다. 갓은 크림 흰색이며 원추형인데 갓 중앙은 크림 황색 또는 황토색이다. 방사선 무늬가 있고 습하면 점성이 있다. 주름살은 마르고 거의 붙은형이고 암갈색-계피색이며 살은 부서지기 쉽고 흰색이고 맛과 향이 별로 없다. 포자색은 진한 녹슨색(cinnamon-brown)이다. 봄-가을에 길가, 목초지, 보리밭, 잔디밭, 공원에 많이 돋는 도시형 버섯이다. 식용할 수 없다. 이 버섯은 공원 피크닉 테이블 옆 멀칭한 곳에 돋았다. 피어나자마자 몇 시간 안에 이울고 만다.)

Globe and Mail 지 2007년 2월 9일자 보도에 따르면 2006년 12월 현재 165명의 감염환자가 발생하였고 그 가운데 8명이 사망하였다고 한다. (이상 북미버섯학회지 The Mycophile, Vol.48:2, March/April, 2007, Fungi in the News 가운데서 참고).  물론 조기에 발견하면 항진균제(anti-fungal medication) 투여로 고칠 수 있다고 하지만, 어쨌든 이러한 균류에 의한 질병 발생과 지구온난화 문제는 우리 모두 예사로 여길 것이 아니라 한시도 잊지 말고 진지하게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이다.  

벌레알점균
www.naturei.net 2008-04-05 [ 최종수 ]

(벌레알점균. Leocarpus fragilis. 영어속명은 벌레알같이 생겼다 하여 Insect-egg Mass Slime이라고 부른다. 그 크기가 0.5-1.5mm 밖에 안 되는 아주 작은 주황색 점균이 마치 곤충이 알을 슬어놓은 것처럼 무리지어 돋은 것을 볼 수 있다. 가을에 죽은 잎사귀나 썩은 나무 또는 산 나무에도 돋는다.)


최종수(야생버섯애호가,미국
[2008-04-05 22:03:18]

 

 

 

 

 

출처 : 무식한 촌놈
글쓴이 : 오솔길 원글보기
메모 :
집에서도 버섯을 재배할 수 있나요?
야생버섯의 신비(32)
 

 

느타리버섯
www.naturei.net 2008-04-12 [ 최종수 ]

(느타리버섯의 주름부분이 희한하게 보인다. 아래에 이 글과 함께 실린 버섯들은 모두 인공재배 할 수 있는 버섯이다.)

하루는 필라델피아 서쪽 교외 지역인 해버타운(Havertown, Pa.) 어느 집 옆을 지나가다가 보니까 그 집 울타리 안에  서 있는 죽은 나무에 느타리버섯이 밑에서부터 저 위까지 함빡 돋아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즉시 집 주인에게 그 버섯을 좀 채취해 가도 좋으냐고 물었다. 그 집 주인 할머니는 따가도록 허락해 줄 뿐만 아니라 작은 사다리까지 내어다 주신다.  작은 접시만한 느타리버섯이 얼마나 많이 돋았는지 커다란 백화점 쇼핑 백 두 개에 하나 가득 채취하였다.  그런데 얼마 뒤에 보니까 나무 자르는 사람들이 와서 그 죽은 나무를 베어낸 다음 토막을 내어 싣고 가려던 참이었다. 그래서 그 사람들에게 그 나무토막 두 개만 달라고 하니까 얼른 내어준다.  왜냐하면 사실 그 사람들은 그 베어낸 나무를 가져다 버리려면 처치곤란하기 때문이다.  그 느타리버섯 종균이 먹은 나무토막을 집에 가져와 뒤뜰 한 구석 나무 그늘 밑의 땅을 조금 파고 밑바닥이 좀 묻히도록 묻어 둔 다음 물을 조금씩 뿌려주기 시작하였다.  그랬더니 봄과 가을 두 번에 걸쳐 때가 되면 느타리버섯이 돋아나는 것이 아닌가!  그 나무토막에 느타리버섯이 돋기 시작하면 나는 그것을 신호로 하여 늘 다니는 공원으로 가서 느타리버섯이 돋던 나무들을 다시 찾아  한 바퀴 돌면서 한 소쿠리씩 채취하곤 하였다.  집에 있는 나무토막이 느타리버섯 돋는 때를 알려주는 것이다.  이렇게 느타리버섯을 집에서도 반 인공재배(半 人工栽培)하였던 것이다.

느타리버섯과 팽나무버섯
www.naturei.net 2008-04-12 [ 최종수 ]

(느타리버섯과 팽나무버섯이 함께 돋았다.)

그리고 집에서 한 번 시도해 볼만한 재배방법이 있다.  혹시 버드나무, 포플러나무, 미국에서는 Aspen이나 Tulip Poplar나무 벤 것을 구하여 나무 벤 단면 위에다 신선한 느타리버섯을 올려놓아 포자가 떨어지게 하면 몇 달 뒤 느타리버섯이 돋아나게 할 수 있다.  일주일에 한 두어 번 빗물이나 증류수(수도물도 되지만 수도물이나 경수는 화학성분이 많아서 혹시 포자 발아증식을 저해할 수 있다)를 뿌려주어 포자가 일단 발아하여 그 나무에 퍼지면 일년에 봄 가을로 두 번씩 느타리버섯을 채취할 수 있다.  일단 그 나무에 종균이 발아하여 퍼져있으면 몇 년 동안 버섯을 채취하여 먹을 수 있다.
 
잎새버섯
www.naturei.net 2008-04-12 [ 최종수 ]
  
잎새버섯
www.naturei.net 2008-04-12 [ 최종수 ]

(잎새버섯이 죽은 참나무 그루터기 위에 돋았다. 이 잎새버섯은 야생하는 것을 찍은 것이지만 인공재배가 가능하다. 뉴욕 주 로체스터에 본사가 있는 Wegman이라는 수퍼마켓에서 인공재배한 잎새버섯을 한파운드[450g]에 $39.99 씩 판매하는 것을 보았다.)

버섯을 인공재배 해 온 역사는 매우 오래다.  일설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표고버섯을 약 800년 전부터 재배해 왔다고 하며, 어지간한 조건을 갖춘 집에서는 저마다 집에서 표고를 재배하여 식용한다고 한다. 어지간한 버섯재배 조건이라야  참나무와 그늘, 그리고 종균만 있으면 되는 것이다.  4600여 년 전 이집트에서는 버섯을 “불멸의 식물”(the plant of immortality)라고 하여 신성하게 여겼을 뿐만 아니라, 그 맛 좋은 향기 때문에 일반 평민들은 먹을 수 없었고 오직 파라오 왕만이 먹는 궁중음식으로 생각하였다. 그 밖에도 중국이나 러시아, 그리스, 멕시코, 남미 지방에서는 버섯이 초인적 힘을 가진 것으로 믿어 버섯의례(儀禮)를 통하여 강신(降神)과 신적 접촉의 매개물로 사용하였다는 것은 이미 언급하였다.

노루궁둥이버섯
www.naturei.net 2008-04-12 [ 최종수 ]

(노루궁둥이버섯인데 그 털이 짧은 것이다.)

서양에서 버섯을 인공재배 해 온 역사는 프랑스 루이 14세 시기로 거슬러 올라가 파리 근교 동굴에서 버섯을 재배하기 시작하였고, 곧 영국에도 알려져 손쉽게 재배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신문 잡지를 통하여 점점 인기를 끌게 되었고 종균배양 기술도 늘어났다고 한다.    19세기 말 이 버섯재배 기술이 미국에 전해졌고 특히 미국 동부지역에서 호기심 많은 정원애호가들이 재배를 시도했으나 영국에서 종균을 가져오는 관계로 그 종균이 미국에 도착했을 즈음에는 그 질이 떨어져 재미를 보기 어려웠다고 한다.

곰보버섯
www.naturei.net 2008-04-12 [ 최종수 ]

(이른 봄에 돋는 곰보버섯이다. 특히 색깔이 검고 세모난 것이 검은곰보버섯[필자명명] Morchella elata. 영어속명은 Black Morel이다. 한국 미기록종인 듯하다. 맛 좋은 식용버섯이지만 날로 먹거나 알코올음료와 함께 먹으면 위장장애를 일으킬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곰보버섯도 인공재배가 가능하다.)

1891년 뉴욕 롱 아일랜드에 사는 William Falconer라는 사람이 처음으로 버섯재배법 책을 출판하였고, 1903년에 가서야 미 농림성에서 우수한 순수 버섯종균배양에 성공, 영국 종균에 의존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1914년경에 이르면 버섯재배가 미국 주요산업의 하나로 각광받기 시작하고, 드디어 1924년에 이르러서는 미국에서 생산하는 버섯의 85%가 펜실바니아주 동남부 지역에서 나오게 된다.  1930년 미국인구조사에 따르면 미국 전역의 버섯재배업자 516명 가운데 350명이 펜실바니아주 체스터 카운티(Chester Co.)에 있게 된다.  특히 1970년대와 80년대에 펜실바니아 주립대학교에서 버섯재배기술 향상과 생산성을 높이는 연구로 말미암아 명실 공히 동남부 펜실바니아 지역을 세계의 버섯중심지(the mushroom center of the world)로 만들었다.  미국 필라델피아 지역에 사시는 한인동포들이라면 잘 아시는 Kenneth Square에 있는 저 유명한 식물원 롱우드 가든(Longwood Garden)으로 들어가는 길 바로 왼편에 버섯 뮤지엄에 들르시면 버섯 재배의 역사뿐만 아니라 재배과정을 한눈으로 보실 수 있고, 또 싱싱한 버섯도 구입하실 수 있다. 

붉은덕다리버섯
www.naturei.net 2008-04-12 [ 최종수 ]

(붉은덕다리버섯. 미국 동부지역에서는 초여름부터 가을에 걸쳐 어디를 가나 참 많이 돋는다. 미국인 인종배경에 따라 이 버섯을 즐겨 식용한다. 닭고기 튀겨먹듯 튀겨 먹으면 꼭 닭고기 튀긴 것과 같다고 한다. 주로 어린 것이 연하고 반드시 익혀먹어야 한다.)

위의 버섯재배 이야기는 주로 양송이버섯(Agaricus bisporus) 재배에 대한 이야기이다.  지금은 이른바 exotic mushrooms라고 하여 표고, 느타리버섯, 잎새버섯, 팽나무버섯, 곰보버섯, 붉은덕다리버섯, 노루궁뎅이버섯은 물론 약용버섯인 영지와 상황버섯, 운지, 아가리쿠스버섯까지 여러 다양한 버섯들을 인공재배하고 있다.  특히 버섯을 좋아하는 일본사람들 때문에 이러한 버섯들의 이름이 현재 미국에서 모두 일본말로 불리고 있다는 사실은 한 번 돌이켜 생각해 보아야할 문제라고 본다.  우리들만이라도 우리 고유의 버섯이름이 있기 때문에 한국이름으로 불러야 하고, 일본 이름은 단지 어떤 버섯을 지칭하는 것인지 참고하는 정도로 끝나면 좋을 듯하다. 참고삼아 말씀드리면 shiitake(표고버섯), enokitake(팽나무버섯), maetake(잎새버섯), hiratake(느타리버섯),  그 밖에도 여러 종류의 버섯을 인공 재배하여 일본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다만 일본사람들이 특히 좋아하는 matsutake(송이버섯)은 아직까지 인공재배가 불가능하다. 아마도 이 버섯의 생장 환경조건이 까다로운 때문인 것 같다.  모두 다 잘 아시는 대로 송이버섯은 소나무와 공생관계에 있는 버섯인데, 소나무 가운데서도 최소 15년 이상 25년 된 늙은 적송(赤松)과 공생관계에 있고, 적송의 잔뿌리가 뻗어가는 9월에 그 잔뿌리 주변에만 돋기 때문인 것 같다.  오직 한국 춘천 강원대학교에 계신 성재모 교수가 개발 시험 가운데 있는 방법으로 송이버섯의 액체종균을 베양하여 송이버섯이 돋는 주변에 뿌려서 더 잘 더 많이 돋게 할 수 있을 뿐이다. 
   
운지(구름버섯)
www.naturei.net 2008-04-12 [ 최종수 ]

(운지[雲芝 구름버섯])

우리 한국에서도 여러 다양한 식용, 약용버섯들을 재배하고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2002년 조국방문 때 하동에서 처음으로 새송이버섯을 먹어보게 되었다.  그 때 야생버섯 가운데 어떤 것을 인공 재배한 것이 새송이버섯인지 몹시 궁금하였다. 마침 2006년 12월 13일 한국 KBS 1TV “6시 내 고향” 프로그램 가운데 새송이버섯의 대표 브랜드인 머쉬하트(www.mushheart.co.kr 김금희 사장) 버섯재배단지 방문 이야기를 시청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곳으로 새송이버섯의 학명이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문의한 결과 새송이는 느타리버섯과(科) 느타리버섯속(屬)에 속하는 버섯으로 그 학명이 “Pleurotus eryngii”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원래 이 버섯은 유럽남부, 중앙아시아, 북아프리카 및 러시아 남부 등의 아열대지방의 건조성 초원지대에 자생하는 것으로, 아직 한국에서는 야생으로 채집된 적이 없다고 한다. 물론 그 학명을 가지고 미국 버섯 책을 뒤져 보았으나, 단지 새송이와 비슷한 버섯 (Pleurotus dryinus, 영어속명 Veiled Oyster Mushroom)밖에는 찾을 수 없는 것으로 보아 미국에서도 채집된 적이 없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되고, 혹시 비슷한 기후를 가진 미국 남부지방이나 캘리포니아 지역에서는 자생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한국에서는 1997년경부터 인공 재배되어 “새송이”라는 상품 이름으로 시판되기 시작하였고, 비록 일본에서 인공 재배하기 시작하였으나 상품화와 그 가치는 한국에서 다듬어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한다.  새송이의 특징은 그 육질이 치밀하여 자연송이와 씹는 맛이 비슷하고, 일반 느타리버섯에 비교하여 대가 굵고 길며 그 저장성이 높아서 인기가 있다. 

운지
www.naturei.net 2008-04-12 [ 최종수 ]

(역시 운지[구름버섯]이다.)

이 글을 쓰는 사람은 다른 버섯은 몰라도 다만 표고버섯을 참나무 원목재배한 적이 있고, 다른 세 분들에게 재배 경험담을 들려주고 그 방법을 가르쳐줌으로써 모두 표고버섯 재배에 성공한 사례를 가지고 있다.  혹시 미국에 사시는 한인 동포들 가운데 표고버섯이나 다른 버섯들을 집에서 재배하고 싶은 분들이 계시면 www.fungi.com에 들어가 보시든가
info@fungi.com에 문의하시기 바란다.  그 밖에도 검색어 mushroom cultivation으로 검색하시면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이 글을 쓰는 사람에게 연락주시면 경험담을 말씀드리고 안내해 드릴 수도 있다.

최종수(야생버섯애호가,미국
[2008-04-12 03:15:12]

 

 

 

 

 

출처 : 무식한 촌놈
글쓴이 : 오솔길 원글보기
메모 :
내 고장 버섯들을 알고 계신지요?
야생버섯의 신비(33)
 

 

개덕다리벌집버섯
www.naturei.net 2008-04-21 [ 최종수 ]

(개덕다리벌집버섯. 미 동부지역에서는 곰보버섯과 함께 이른 봄에 돋는 버섯 가운데 하나이다. 어린 것은 식용할 수 있다. )

땀 흘려 땅 갈아먹던 때야
봄 여름 가을 겨울 어느 하루도
땅의 날 아닌 날이 없었지요.
달걀만한 보리알을 맺던
젖줄 같은 대지의 어머니
땅을 가슴에 보듬어 안고
참 지성으로 모셨지요.

하늘의 숨 대신 검은 공기 숨쉬고
비타민 넉넉한 푸성귀 보다
살충제 더 풍부한 채소를 먹으며
물고기도 살 수 없는
물을 마시며 사는 오늘엔
하루 땅의 날이나마 지키지 않으면
하루도 안심할 날이 없는가 보지요.

땅이 살아야 사람이 살고
사람이 바로 살아야 땅이 사는데
마음과 생각이 욕심에 어두워서 그런가
땅을 잘 가꾸고 돌보라던 말은 잊었으니
엿새 창조의 일 손 떼면서
참 보기에 좋았다던 세상엔 가시와 엉겅퀴
탐욕이 내뿜는 검은 연기뿐이지요.

오늘 하루 땅의 날이나마
다시 새 하늘 새 땅을 그리며,
백합꽃 무성하게 핀 사막에
살아서 기뻐 춤추며 흐르는 맑은 물줄기
시냇물 가에 철 따라 새 열매 맺는
젖줄 같은 대지의 어머니 보듬어 안고,
땅을 맡아 돌보라는 말 다시 기억하지요.
(4월 22일, 땅의 날을 맞으면서)

Bloodroot
www.naturei.net 2008-04-21 [ 최종수 ]

(Sanguinaria canadensis. 영어속명은 Boodroot. 빨간 뿌리에서 피 같은 붉은 액이 나온 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교학사에서 낸 김태정, 한국의 야생화 책에 보니 없는 것으로 보아 한국에는 없는 것 아닐까? )

미국 얼레지
www.naturei.net 2008-04-21 [ 최종수 ]

(미국 얼레지. Erythronium americanum. 영어속명 Yellow Fawn Lily 또는 Yellow Adder's Tongue. 봄이면 어디나 많이 피는 꼿이다.)

새 봄과 더불어 날씨도 온화하고 청명하여 야생화 축제가 열린다는 곳을 찾아 갔다. 지금 사는 곳에서 약 50Km 거리의 웨스트 버지니아 주에 있는 양카우어 자연보호지(Yankauer Nature Preserve)라는 곳이다. 포토막 강(Potomac River)을 끼고 펼쳐진 그곳은 본래 양카우어라는 분의 가족들이 여름 별장 지역으로 사용하던 개인 소유의 104에이커나 되는 땅을 1967년에 일반인 누구든지 와서 자연을 배우고 즐기도록 내놓은 땅이다. 아름다운 자연을 통하여 자기 가족들이 향유하던 즐거움을 모든 사람들과 나누고자 하는 갸륵한 뜻이 담긴 곳이다. 지금은 주 정부 자연보호 관청과 제휴하여 Potomac Valley Audubon Society가 관리하는 자연과 환경 교육용으로 사용하게 된 곳이기도 하다.

생강나무
www.naturei.net 2008-04-21 [ 최종수 ]

(생강나무. 유 걸 기자가 알려주셔서 눈여겨보니 미국에도 어느 곳이나 참 많이 볼 수 있다. 온 산에 노랗게 꽃이 피어나고 하이웨이 옆에서도 심지어 인가 근처에서도 어디서나 볼 수 있게 되었다. 어린 가지를 좀 채취하여 차를 달여서 마시게 되었다. 미국에서도 역시 약초이며 열매나 껍질을 갈아서 양념 대용으로 쓰기도 하여 영어속명으로 Spicebush 라고 부른다.)

등산로 곳곳에 읽고 공부할 수 있는 사진을 겻들인 설명 게시판이 서 있는데, 제일 처음 만난 게시판에서 이런 말을 읽게 되었다. "우리가 서있는 곳을 알지 못한다면 그것은 우리가 누구인지를 모르는 것이다"(If we do not know where we are, we do not know who we are.)(Wendell Berr). 어느 한 고장, 내가 살고 있는 곳, 내가 지금 서 있는 땅을 안다고 하는 것은 단지 그 곳에서 눈에 띄는 것들을 바라보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이를테면 나무, 꽃, 동물들을 보는 것 이상으로 그것들 전체를 한 총체적 실체로(as a whole entity)체험한다는 것을 뜻한다. 우리의 모든 감각을 총 동원하여 모든 계절 속에서 새벽과 황혼의 모든 시간 가운데 그 모든 것들을 체험하면서 사는 것을 뜻한다. 한 고장, 내가 살고 있는 지금 이 땅을 알기 위해서는 오랜 세월 동안 그 것들 속에 우리 자신을 완전히 깊이 침잠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

개덕다리벌집버섯(일명 개덕다리겨울우산버섯)
www.naturei.net 2008-04-21 [ 최종수 ]

(개덕다리벌집버섯. 야생화 축제에 다녀오다가 길가에 서 있는 죽은 나무에 커다란 버섯이 참 많이도 돋았다.)

강은 어디서 흘러와 어디로 흘러가며, 산과 언덕과 들판에는 어떤 식물과 나무들이 살고 있고, 어느 식물이 토종식물이며 어느 식물이 외래식물인지, 어떤 버섯들이 돋는지 또 동물들은 어떤 것이 살고 있고 어떤 새들이 날며.....지금 내가 서 있는 이 땅 바로 밑에는 어떤 흙이, 어떤 바위가 있고, 어떤 물길이 흘러가는지....이 모든 것들이 어떻게 서로 연결되어 있고 어떤 혜택을 서로 주고받으며 살아가고 있는지........이런 모든 것들을 총체적으로 알고 이해하고 감각으로 느끼고 체험하면서 함께 더불어 살아가고 있을 때 비로소 우리는 내 고장, 내가 사는 곳, 지금 내가 서 있는 땅을 조금이나마 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온갖 아름다운 새소리를 들으며 진기한 야생화를 바라보면서 등산로를 따라 걷는 동안 내내 이러한 상념들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흰구름버섯
www.naturei.net 2008-04-21 [ 최종수 ]

(흰구름버섯. Trametes hirsuta. 영어속명 Hairy Turkey Tail. 자실체는 부채형-반원형이며 층층이 돋고 그 크기는 일반 운지보다 훨씬 커서 10cm 길이에 그 넓이가 6cm, 그리고 두께가 2cm나 된다. 표면은 아주 건조하고 목질이지만 마르지 않았을 때에는 가죽처럼 질기고 색깔은 희거나 회색을 띄우고 점차 갈색으로 변하며 가는 털이 밀집해 돋아있고 환문을 보여주기도 한다. 포자가 나오는 관공은 흰색이다가 차차 갈색이 된다. 겨울을 나면서 습하면 이끼가 끼어서 초록색을 보여주기도 한다. 죽은 활엽수 토막이나 그루터기에 돋는데 큰 것은 상당히 커서 15-30cm나 되는 것도 있다 한다. 역시 야생화 축제에 가는 길에 작년에 돋은 것을 만나게 되었다.)

여러분들이나 저는 우리가 지금 있는 서있는 땅에 대하여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요? 또 내가 살고 있는 땅을 얼마나 충분하게 체험하고 있는지요? 지금 우리들의 화제와 연결시켜 생각해 본다면, 과연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고장의 버섯들에 대하여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요?........ 내 고장에서 돋는 버섯들은 그 고장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가장 잘 알고 있다. 오랜 세월 동안 그 버섯들과 함께 살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강원도 산골에 사시는 분들이 송이버섯에 대하여 가장 잘 알고 있다. 전라도 담양 대숲 근처에 사시는 분들이 망태버섯에 대하여 어느 누구보다도 가장 잘 알고 있다. 그 버섯들의 생태며 돋는 습성과 돋는 시기는 물론 그 버섯들의 식용여부와 조리하는 방법에 이르기 까지 그 고장 사람들이 가장 잘 숙지하고 있다. 그 버섯들은 그 고장 사람들의 삶의 한부분이며 오랜 세월동안 더불어 살아오고 있기 때문에 어느 누구보다도 잘 아는 것이다.

Potomac 강 옆의 운하
www.naturei.net 2008-04-21 [ 최종수 ]

(Potomac 강가 운하가 당나귀 길 오른 쪽에 보인다. 작은 시내 정도의 물줄기로 작은 화물선이 당나귀에 이끌려 화물을 운송하던 운하다. 강줄기를 따라 건설되었기 때문에 이런 정도의 운하라면 자연 훼손이라고 까지는 말할 수 없겠는데, 오래 전 그 사용이 중단되어 지금은 물길이 끊겨 있고 대신 나무가 무성한 편이다.)

당나귀 길 왼편의 Potomac 강
www.naturei.net 2008-04-21 [ 최종수 ]

(지금은 자전거를 타거나 산책길이 된 당나귀 길 왼편에 Potomac 강이 보인다.)

그러므로 객지 사람들은 자기 고장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그 땅의 사람들에게 그 모든 체험담을 잘 듣고 배우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 조상들은, 그리고 조상들의 좋은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내 고장 사람들은 자연의 선물, 땅의 선물들을 가장 잘 활용하면서도 그 자연과 땅을 잘 가꾸며 보존하면서 수천 년을 살아오고 있다. 그 고장 사람들은 결코 자연과 땅과 선물들을 훼손하지 않는다. 그 고장 자연과 땅에 대하여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금년(2008년)에도 4월 22일은 “땅의 날”(Earth Day)이다. 이 "땅의 날"을 맞아 내 고장 내 땅에 있는 생물 무생물을 포함하여 모든 것을 사랑하고 가꾸고 잘 보존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비록 그것이 하루 피었다가 스러질 버섯이라 할지라도, 그리고 그것이 아무리 보잘 것 없는 미물일지라도 모두 귀하게 여기고 사랑한다면 우리가 서 있는 땅은 언제나 풍요한 혜택을 선물로 줄 것이다. 조국에서 들려오는 객지 사람들의 땅 투기 소식과 운하건설 이야기가 왜 그렇게 마음을 우울하게 만드는지 모르겠다. 우리가 서 있는 땅은 한 번 훼손하면 영원히 그 복원이 불가능하며 또 어떤 재앙을 불러 올지 모른다.

산마늘
www.naturei.net 2008-04-21 [ 최종수 ]

산마늘
www.naturei.net 2008-04-21 [ 최종수 ]

(산마늘, 영어속명 Wild Leek가 무성하게 돋아있다. 한국에서 보는 것과 좀 다르다. 해마다 4월 중순이면 채취하여 먹을 수 있고, 6월 초가 되면 잎은 모두 사라지고 꽃대 한줄기만 돋아나 7월에 부추 꽃처럼 흰 꽃을 피우고 9월에 그 씨가 익는데 특징은 그 씨가 동글동글하다. 파전 부치듯 해물을 넣어 전을 부쳐 먹거나 김치를 담그고 잎이 넓어서 군고기를 쌈 싸 먹어도 좋은 봄철 강장 음식이다. 옛날 인디언들이 이 산마늘이 많이 돋는 곳을 확보하기 위하여 싸움을 벌이기도 하였다 하며 4월이면 북 캐로라이나에서는 산마늘 축제가 열리기도 한다.)

포토막 강은 그 강 동쪽의 메리랜드 주와 서쪽의 웨스트 버지니아 주나 버지니아 주 사이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강이다. 메리랜드 쪽에는 이 포토막 강줄기를 따라 옛날 말이 유일한 교통수단이었던 시절에 만들어 진 운하가 있다. 강과 운하 사이에는 당나귀 길이 있는데 화물 운반용 소형선박을 끌고 다니던 당나귀를 위하여 닦아 놓은 길이다. 그래서 경사가 하나도 없이 평평한 아주 좋은 길이다. 이 평평하고 좋은 길은 오래전 운하 사용이 정지된 뒤 국민들이 와서 산책을 하거나 자전거를 탈 수 있도록 레크리에이션용으로 개방된 길이다. 다른 사람들을 위해 기꺼이 그 넓은 땅을 헌납함으로써 만들어진 야생화 축제장을 떠나 집에 돌아오는 길에 포토막 강줄기를 따라 저 멀리 오하이오 주로부터 저 아래 워싱턴 디씨에 이르기까지 뻗어있는 운하 곁의 당나귀 길을 걸으면서 땅에 대한 이런 저런 생각을 해 본다. 온갖 야생화가 길 양옆 연두색으로 옷 입기 시작하는 숲과 함께 봄을 한껏 찬양하고 있었다.


최종수(야생버섯애호가,미?
[2008-04-21 01:52:35]

 

 

 

 

 

출처 : 무식한 촌놈
글쓴이 : 오솔길 원글보기
메모 :
곰보버섯과 더불어 새 봄이
야생버섯의 신비(34)
 

 

곰보버섯 4송이
www.naturei.net 2008-05-03 [ 최종수 ]

(곰보버섯 4 송이)

나무에 물이 오르기 시작하고 야생화가 피어날 즈음 이 세상 모든 만물이 기지개를 켜고 일어서듯, 생명력이 솟구쳐서인가 많은 사람들이 숲속으로 달려간다. 아직 나무에 잎이 피어나기 전, 오직 생강나무 꽃이 지고 그 잎이 돋기 시작할 때라 숲속 저 멀리까지 보이게 마련인데 사람들의 느린 움직임이 눈에 들어온다. 고개를 숙이고 닭이 모이를 찾는 것처럼 순간순간 허리를 굽혀 무엇을 줍는 듯 보인다. 곰보버섯을 따고 있는 것이다. 땅위를 자세히 보면 아직 누런 낙엽들뿐이지만 낙엽사이로 우스꽝스럽게 생긴 노오란 것이 배꼼이 머리를 내밀고 있다. 그 주변에는 천남성이 새싹을 내고 있다.

튤립곰보버섯(Tulip Morel)과 천남성
www.naturei.net 2008-05-03 [ 최종수 ]

(튤립곰보버섯[필자명명] 두 송이와 천남성. 천남성이 싹을 내어 자라기 시작하고 참나무의 새 잎이 다람쥐 귀 크기 만 하게 움텄을 때가 곰보버섯 철임을 알려준다. 특히 튤립포플러 나무 숲 땅위에 많이 돋기 때문에 일명 Tulip Morel이라고 부르는데 대체로 크기가 일반 노란 곰보버섯보다 작고 가는 편이다.)

빨리 걸으면서 곰보버섯을 찾으면 결코 보이지 않는다. 대체로 곰보버섯은 그 돋아난 주변 환경이나 배경과 비슷하게 섞여 있기 때문에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일단 한 송이가 눈에 띄면 희한하게도 멀었던 눈이 개안한 뒤 모든 사물이 보이듯 그렇게 곰보버섯이 여기저기서 발견되기 시작한다. 숲속 땅위에는 작년 가을에 익어 떨어진 튤립포플러 씨를 담고 있는 솔방울 같이 생긴 것들이 무수히 널려있다. 날개를 가진 튤립포플러 씨들이 바람에 날려 온 땅을 덥고 있다. 곰보버섯 사냥은 그야말로 숨바꼭질이다. 술래가 한 사람 한 사람 발견하듯 줄줄이 찾아내게 된다. 어느 새 저마다 들고 있는 비닐봉지가 묵직하게 내려앉기 시작한다.

곰보버섯과 튤립포플러 씨앗들
www.naturei.net 2008-05-03 [ 최종수 ]

(곰보버섯 두 송이와 튤립포플러 씨앗봉오리. 씨앗들이 흩어져 있다. 이렇게 튤립 포플러나무가 많은 곳에 곰보버섯이 많이 돋는다.)

주중에도 그렇지만 주말에도 주차할 곳이 없을 정도로 길가 여기 저기 주차해 놓은 차량으로 붐빈다. 이렇게 곰보버섯 숨바꼭질이 시작되면 저마다 자기만 아는 비밀 장소를 찾아가기 마련이고, 그 장소는 누구에게도 발설하지 않는다. 초보자가 어디서 그렇게 많은 곰보버섯을 채취하였느냐고 묻는 것은 그야말로 "에티켓이 아니다!" 또 어디서 채취하였다고 일러주는 장소를 고대로 믿는 순진함도 어리석은 짓이다. 멀리 다른 지역으로 이사 가기 전에는 결코 곰보버섯이 많이 돋는 곳을 가르쳐주기 않기 때문이다. 지역에 따라, 이를테면 미네소타 주에서는 곰보버섯을 주버섯(state mushroom)으로 선포하였다 하며, 미국 미시간 주 Boyne City에서는 5월에 곰보버섯 축제나 곰보버섯 채취대회를 열어 가장 많이 채취한 사람에게 상을 준다고 한다. 출발 총포 소리와 함께 수백 명의 사람들이 사방 숲속으로 흩어져 뛰어 들어 간다. 한 시간 반 동안 될 수 있는 한 많은 곰보버섯을 채취한다. 최고기록 보유자는 900송이를 채취한 사람이라고 한다. 그렇게 대회를 열어 가면서까지 곰보버섯을 많이 채취한다면 해마다 곰보버섯이 줄어들지 않을까? 아니다. 조물주가 풍성하신 탓일까, 노련한 버섯애호가의 말에 따르면 오히려 더 많이 돋는다는 것이다. 허지만 대체로 봄 전체 곰보버섯 철을 통하여 10여 송이만 발견하여도 넉넉한 상품을 얻는 것과 같다하니, 이 사람은 금년 봄 단 이틀 동안에 크기도 크고 질 좋은 것 100여 송이를 채취하였으니 무척 운이 좋았던 것이다.

곰보버섯들
www.naturei.net 2008-05-03 [ 최종수 ]

(곰보버섯 한소쿠리)

그러면 곰보버섯을 어디서 찾아낼 수 있을까? 곰보버섯이 돋는 장소에 대한 비밀이 많아서일까, 어디에 많이 돋는다는 말도 가지가지다. 사실 이 사람도 버섯공부 23년 만에 금년(2008년) 봄 처음으로 많이 채취할 수 있었다. 찾기 쉽지 않은 버섯으로 치부한지 오래였다. 이른 봄에 돋기 때문에 다른 산나물 채취에 밀려 곰보버섯은 도외시한 탓인가? 사실 그렇기도 하였다. 곰보버섯은 포플러, 소나무, 벚나무, 검은 호두나무, 야생사과나무 주변에 많이 돋는다고 하지만, 어디서나 그 나무들 주변에 돋는 것은 아니다. 펜실베이니아 중동부 지역에서는 옛 사과 과수원의 사과나무나 죽어가는 느릅나무, 또는 튤립포플러 나무 주변에 많이 돋는다고 한다. 만일 여러분들이 사시는 지역에서 곰보버섯이 많이 돋는 곳을 찾아 가려면 그 지역 사람들이 주로 어떤 곳을 찾아가 버섯을 찾기 위하여 뒤지며 다니는지를 먼저 살피는 것이 가장 빠른 지름길이다.

검은곰보버섯 두 송이
www.naturei.net 2008-05-03 [ 최종수 ]

(키다리곰보버섯 Morchella elata. 라틴 이름 가운데 elata라는 말은 키가 크다는 뜻이다.] 두 송이. 영어속명은 일반적으로 Black Morel이라고 한다.버섯이 돋은 주변을 살펴보면 여러 종류의 낙엽이 보이는데 그 지역의 나무 종류들을 알아 낼 수 있다.)

반으로 갈라 본 검은곰보버섯
www.naturei.net 2008-05-03 [ 최종수 ]

(반으로 갈라 본 키다리곰보버섯. 이렇게 속이 텅 비어 있으면 식용할 수 있는 진짜 곰보버섯이고, 만일 갓 모양이 으깨진 뇌처럼 생겼고 속이 막혀 있으면 그것은 유사곰보버섯 즉 마귀곰보버섯[Gyromitra 종류]이라는 무서운 독버섯이다.)

이 사람이 금년(2008) 봄 곰보버섯을 많이 채취하게 된 경위도 그러하였다. 이 지역으로 이사 와서 특별히 튤립포플러가 많은 숲이 눈에 들어왔다. 쓰러져 죽은 튤립포플러 나무에 느타리버섯이 많이 돋기 때문에 그 나무 있는 곳을 찾아다닌 것이다. 그래서 그 숲에 틀림없이 곰보버섯이 많이 있으리라고 믿었다. 그러니까 작년 2007년 봄 5월 중순에 혹시나 하여 그곳을 찾아갔을 때, 산 여기저기 많은 미국인들이 곰보버섯을 찾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러면 그렇지, 틀림없이 이 숲속에 많이 있다니까......속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미국인들이 저마다 한 봉지씩 들고 숲을 내려온다. 그 다음 날 다시 그 산을 찾아 본격적으로 곰보버섯을 찾아 나섰지만 오직 두 송이만 발견하였을 뿐이다. 이 지역의 곰보버섯 철은 4월 중순에서 5월 중순까지 한 달 간이며 이미 그 철이 지났고 또 모두 채취해 간 뒤였던 것이다. 할 수 없이 다시 일 년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치마곰보버섯(필자명명)
www.naturei.net 2008-05-03 [ 최종수 ]

(치마곰보버섯[필자명명, Morchella semilibra. 속명 Half Free Morel] 한 송이와 노란 제비꽃. 갓이 대에 반만 붙어 있기 때문에 semilibra 즉 Half Free라는 이름이 생겼다.)

금년 봄에는 일찌감치 4월 중순부터 그 곳을 찾아가 어디쯤에 곰보버섯이 많이 돋을까 살펴보았다. 때 마침 곰보버섯을 위하여 꿀처럼 단 비가 하루 종일 그 다음날 아침 까지 많이 내렸다. 다시 그곳을 찾았을 때 아니나 다를까 이미 내가 살펴 둔 곳에 미국 여성 몇 사람이 와서 두리번두리번 버섯을 찾고 있다. 손에는 저마다 묵직한 버섯 봉지를 들고 있었다. 그들이 버섯 찾는 모습을 눈여겨본 다음 그들을 만나 말을 걸고 버섯사진을 찍고 나서 나는 그들과 멀리 떨어져 산을 뒤지기 시작하였다. 곧바로 한 송이가 눈에 띄자 뒤이어 여기저기서 찾아내게 되었고, 운이 좋아 커다란 검은곰보버섯이 많이 돋는 곳을 만나게 되었다.

검은곰보버섯 세 송이
www.naturei.net 2008-05-03 [ 최종수 ]

(키다리곰보버섯 세 송이)

검은곰보버섯 소쿠리
www.naturei.net 2008-05-03 [ 최종수 ]

(키다리곰보버섯 소쿠리)

곰보버섯이 있음직한 곳을 찾아냈다 하여도 그 버섯을 발견해 내기란 쉽지 않다. 곰보버섯은 숨바꼭질에 명수이기 때문이다. 곰보버섯의 모양이 특이하게 생겼는데도 그 버섯은 놀라울 만큼 숨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여기저기 곰보버섯이 많이 돋아 있는 한 복판에 서 있다 해도 찾아내기 어렵다. 마치 쭈글쭈글 말라버린 사과 같기도 하고, 누런 마른 잎 같기도 하며, 특히 솔방울 같이 생겨서 그냥 지나치기가 십상이다. 비라도 내려 젖어 있을 경우에는 뾰족한 돌조각도 곰보버섯으로 보이게 마련이다. 어찌나 눈을 부릅뜨고 곰보버섯을 찾아 해매였는지 밤에 자려고 눈을 감으니 온통 곰보버섯이 여기저기 돋아 눈에 어른거린다.

낙엽 속에 숨어있는 곰보버섯
www.naturei.net 2008-05-03 [ 최종수 ]

(낙엽 속에 숨어 있는 곰보버섯)

곰보버섯 종류와 모양도 여러 가지다. 초보자들의 눈에는 어느 것이나 그저 곰보버섯일 뿐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너 댓 종류가 있다. 그래서 식용할 수 있는 진짜 곰보버섯(True Morel)을 가려서 찾아내기도 어렵다. 잘못하여 독버섯인 유사곰보버섯(False Morel 즉 마귀곰보버섯)을 채취하여 식용하면 중독되어 곤욕을 치르게 된다. 이 사람이 가지고 있는 한국버섯 책들에는 진짜 곰보버섯이 단지 두 종류만 기록되어 있다. 즉 곰보버섯(Morchella esculenta)과 굵은대곰보버섯(Morchella crassipes)이 그것이다. 초보자가 보기에는 둘 다 똑같이 생긴 누런 곰보버섯인데, 단지 이름 그대로 굵은대곰보버섯은 줄기(대)가 굵고 버섯 전체로 보아 그 크기가 더 큰 것만 다르다. 실제로 이 두가지 버섯에 대한 DNA검사 결과 두 개의 다른 종류가 아니고 똑같은 버섯이라고 하며 단지 굵은대곰보버섯은 가장 뒤늦게까지 돋아 있어서 크게 자란 것이라고 한다.

뱀머리곰보버섯[필자명명]과 [노란]곰보버섯
www.naturei.net 2008-05-03 [ 최종수 ]

(사진 왼편에 검은 버섯은 뱀머리검은곰보버섯[필자명명, Morchella angusticeps. 영어속명은 발견 명명자의 이름을 따라 Peck's Morel, 그냥 Black Morel, 또는 뱀 머리처럼 생겼다하여 Snake Head Morel, 그리고 원추형으로 생겼기 때문에 Morchella conica[Conical Morel)등 여러 가지 이름이 있다]과 오른 편에 한국의 통칭 "곰보버섯"[Morchella esculenta. 영어속명 Common Morel, 색깔이 노랗다 하여 Yellow Morel, 또는 Blond Morel, Sponge Mushroom, Dryland Fish, 노적가리처럼 생겼다하여 Haystack 등 다양하다]노란 곰보버섯은 옛 과수원이나 불탄 곳, 죽은 느릅나무 근처, 튤립포플러, 양물푸레나무, 참나무, 너도 밤나무, 단풍나무 숲에 많이 돋는다. 검은곰보버섯보다 약간 늦게 돋는다.)

그러나 북미에는 곰보버섯이 모두 400여종이나 된다고 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흔히 식용할 수 있는 진짜 곰보버섯은 적어도 6종류가 있다. 이 사람이 금년 4월 24일, 25일 채취한 것은 다른 곰보버섯들 보다 좀 일찍 돋는 두 종류였다. 하나는 Morchella semilibera(영어속명 Half-free Morel 또는 Semi-free Morel)라는 곰보버섯인데 사과 꽃이 피기 4주전에 가장 일찍 돋는 것으로, 갓 밑이 줄기(대)에 붙어있지 않고 반만 떨어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영어속명 Half-free Morel이라는 이름이 생겼다. 그리고 대체로 버섯 전체가 작고 갓도 작은 삼각형의 치마처럼 생겼다. 그래서 일단 "치마곰보버섯"이라고 한국 이름을 붙여 보기로 한다. 버섯이 작고 색깔이 누렇기 때문에 누런 낙엽 속에 묻혀있어서 찾아내기 쉽지 않다. 또 하나는 사과 꽃이 피기 2 주전에 돋는 키다리곰보버섯(Morchella elata. 영어속명은 그 갓 색깔이 검기 때문에 Black Morel)이다. 검은 곰보버섯은 서로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Peck's Morel(Morchella angasticeps)과 Conical Morel(Morchella conica)과 더불어 여러 다양한 종류들의 복합체이다.

치마곰보버섯
www.naturei.net 2008-05-03 [ 최종수 ]

(치마곰보버섯 4송이. 노란 곰보버섯보다 7-10일 전에 제일 먼저 돋는다. 갓이 작고 맛이 다른 곰보버섯들보다 제일 못하다.)

반으로 갈라 본 치마곰보버섯
www.naturei.net 2008-05-03 [ 최종수 ]

(반으로 갈라 본 치마곰보버섯. 갓이 반만 대에 붙어 있고 대 속은 텅 비어있다. 여기서 주의 한마디. 꼭 곰보버섯처럼 생겼으나 반으로 갈라 보았을 때 갓과 대 사이가 갓 끝까지 완전히 떨어져 있으면 그것은 곰보버섯이 아니라 Verpa bohemica라고 부르는 심한 위장장애와 근육운동 장애를 일으키는 독성을 가진 독버섯이다!)

곰보버섯을 식용하려면 반드시 익혀 먹어야 한다. 생식하면 중독된다. 곰보버섯에는 무려 21종이나 되는 유리 아미노산을 함유하고 있어서 소고기 보다 더 구수하고 맛이 썩 좋다. 이 사람은 양파를 조금 썰어 넣고 볶거나, 전을 부쳐 먹어 보았는데 기막히게 맛이 좋았다. 달걀과 함께 부쳐서 샌드위치에 넣어 먹어도 좋고 오믈렛을 만들어 먹어도 좋을 것이다. 속이 비어 있기에 다양한 속을 넣어 만드는 요리도 좋을 것이고 수읍에 넣어 조미료 대신으로 사용해도 좋다. 곰보버섯은 인공 재배할 수 있기 때문에 말린 곰보버섯의 가루를 내어 자연산 조미료나 약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될 가능성이 많다고 한다. 몇 번 조리해 먹고도 남을 만큼 많이 채취하였을 경우 볶아서 얼리거나, 생 버섯을 줄에 꿰어 걸어 말려두었다가 가루를 내어 나중에 찌개나 국을 끓일 때 조미료로 쓸 수 있다. 식용할 때 주의할 점은 속이 비어있기 때문에 언제나 반을 갈라 속에 벌레나 이물질이 들어 있나 살펴야 한다. 맛 좋은 식용버섯이지만 때때로 위장장애를 일으키기 때문에 처음 시식해 보는 사람들은 주의해야 한다. 절대로 날로 먹어서는 안 되며 특히 알코올음료와 함께 먹지 말고 또 많은 양을 먹지 말아야 한다.

흰곰보버섯
www.naturei.net 2008-05-03 [ 최종수 ]

흰곰보버섯
www.naturei.net 2008-05-03 [ 최종수 ]

(흰곰보버섯[필자명명], Morchella deliciosa, 영어속명 White Morel. 노란 곰보버섯이 특히 어릴 때 곰보 홈이 파인 안쪽이 회색이고 겉이 흰색이어서 흰곰보버섯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곰보버섯 철이 거의 다 지나갈 즈음 흔히 그 크기가 크고 대의 기부가 굵어져 30cm 높이에 7-8cm 굵기를 가진 노란 곰보버섯을 굵은대곰보버섯[Morchella crassipes, 영어속명 Thick-footed Morel]이라고 부른다. 굵은대곰보버섯이 보이기 시작하면 곰보버섯 철이 다 지나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최종수(야생버섯애호가,미국
[2008-05-03 02:15:35]

 

 

 

 

 

출처 : 무식한 촌놈
글쓴이 : 오솔길 원글보기
메모 :
사막에서도 버섯이 돋는다
야생버섯의 신비(35)
 

 

여호수아 나무(Joshua Tree)
www.naturei.net 2008-05-13 [ 최종수 ]

(캘리포니아  Joshua Tree National Park에 서 있는 Joshua Tree의 모습이다. 이 나무의 이름이 "여호수아 나무"라고 붙여진 경위는 19세기 중엽 모하비 사막[Mojave Desert]을 지나가던 몰몬 교도들이 이 나무를 보고 마치 히브리성서[구약성서]에 나오는 이야기[여호수아 10장 12절 13절] 가운데 여호수아가 하나님께 "태양아...멈추어라" 하고 외칠 때 쳐든 팔 모양을 상기시켜 준다하여 붙인 것이라고 한다.)

지난 해 2007년 1월 15일부터 19일까지 캘리포니아에 다녀왔다.  그 곳에 간 것은 로스안젤리스에서 서쪽으로 약 두 시간 거리에 있는 팜 스프링스(Palm Springs) 바로 옆  Desert Hot Springs에 자리를 잡고, 2박 3일에 걸쳐 그 주변 광야와 사막 체험을 하기 위해서였다.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단 한 번도 물 한 방울 보이지 않는 광야나 사막에 노출된 적이 없이 어디나 숲이 우거지고 물이 넉넉한 곳에서만 살아오던 터였다.   도착한 다음 날은 Joshua Tree National Park에 가서 서너 시간 광야 체험을 하였다. 그저 큰 바위덩어리를 쌓아놓은 듯한 큰 바위 돌 사이사이에 Joshua Tree 라는 선인장도 아니고 그렇다고 Palm Tree도 아닌 진기한 식물이 여기 저기 돋아 있는 곳에서 각자 흩어져 조용히 명상하였다. 바람이 몹시 불고 역시 겨울 날씨라 차가왔다.  약속시간에 다시 흩어지던 장소에 모여서 사막 모래밭을 걸었다.  식물들이 없는 것은 아니나 모두 말랐고 잎은 아주 세미하게 가늘고 잎 끝은 모두 가시처럼 날카롭고 가지에도 온통 가시가 돋아 있으며, 활엽수가 없지 않지만 모두 그 잎이 보일락 말락 아주 작았다. 물론 버섯이 있을 리가 없다. 버섯은 습기가 있어야 돋기 때문에 이런 사막 같은 곳에서는 어림도 없는 일이다. 

Joshua Tree National Park의 모습
www.naturei.net 2008-05-13 [ 최종수 ]

www.naturei.net 2008-05-13 [ 최종수 ]

(점심은 금식하고 각자 흩어져 바위 옆이나 후미진 곳에 앉아 명상하면서 사막영성을 체험하였다.)

이튿날은 Indian Canyon이라는 오아시스 골짜기에 갔다.  주변이 온통 광야와 사막 지경인데 참으로 희한하게도 바위뿐인 골짜기에서 옥수가 콸콸 흘러내린다. 말 그대로 사막의 오아시스인 것이다. 개울 주변에는 Fan Palm이라는 야자수와 플라타나스(영어속명 Sycamore) 같이 생긴 활엽수와 포플러처럼 생긴 나무가 서 있다.  옛날 이 오아시스에 인디언들이 정착하여 호박과 콩과 멜론과 옥수수를 심어 먹고 살았다 한다.  가만히 살펴보니 버섯이 돋아 있다.  두 곳에서 발견하였는데, 모두 무덥고 건조한 기후에도 잘 견디는 포자를 생산하는 구멍장이 버섯에 속하는 말굽버섯 종류였다.

Fan Palm Tree
www.naturei.net 2008-05-13 [ 최종수 ]

(인디언 캐년 오아시스에 서 있는 Fan Palm Tree의 모습이 장관이다.)

사막에서도 버섯이 돋을까?  놀랍게도 사막에 돋는 버섯이 여럿 된다고 한다.  그 가운데서도 땅위의 별이라고 할 수 있는 별 모양의 먼지버섯(Astraeus hygrometricus, 영어 속명 Hygroscopic 또는 Barometer Earthstar)이라는 습도계를 가진 버섯이 있다.  이 버섯은 꼭 별 모양으로 생겼는데 그 별모양의 방사조직(ray) 한 가운데 동그란 포자주머니를 가지고 있어서 그 안에 포자가루가 많이 들어있다. 그래서 건드리면 먼지가 나는 것처럼 포자가루가 펄펄 날아오른다.  그래서 이 버섯의 한국 이름은 “먼지버섯”이고 영어 속명은 땅에서 돋은 별 같이 생겼다하여 “Earthstar”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런데 이 버섯이 사막에서도 돋을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별 모양의 방사조직이 습도계 노릇을 하기 때문이다.  사막에 비가 오지 않을 때에는 그 방사조직을 오므려서 가운데에 있는 포자주머니를 감싸서 보호하다가  비가 오면 즉시 열어서 빗방울에 튕긴 포자가 방출되게 한다.  비가 오지 않으면 일 년이고 이년이고 오므린 채로 기다린다고 한다.  이러한 버섯은 사막이 많은 캘리포니아 서남부 지방에 많이 돋는다.

큰눈물버섯
www.naturei.net 2008-05-13 [ 최종수 ]

(아주 각박한 돌밭 위에도 큰눈물버섯[Psathyrella velutina]이 돋아 있다.)

그 밖에도 사막에 많이 돋는 버섯 가운데 길쭉하게 긴 줄기 위에 둥그런 말불버섯이 붙어 있는 종류들(Stalked Puffballs)이 여럿 된다고 한다.  그 가운데 사막에서 돋는 Desert Shaggy Mane이라고 부르는 버섯이 있다.   멀리서 보면 영락없이 먹물버섯(Shaggy Mane)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줄기가 있는 말불버섯이다.  먹물버섯은 주름이 있고 곧 피어서 시커먼 먹물로 녹아내리지만, 이 버섯은 먹물버섯과 달리 사막에서 비가 오자 즉시 돋아나 타원형의 긴 덩어리 속에 포자를 숨겨놓고 여러 주간 썩지 않고 견딘다고 한다. 

고동색우산버섯
www.naturei.net 2008-05-13 [ 최종수 ]

(사막은 아니지만 아주 건조한 왕모래  땅에서 돋은 광대버섯의 일종인 고동색우산버섯이다.  너무나 건조하여 버섯도 생기가 적고 마른 대주머니와 갓이 갈라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땅 속에서 돋는 감자처럼 생긴 이른바 정력에 좋다는 전설 때문에 한 파운드에 500불에서 1000불을 호가하는 트러플(Truffle) 버섯 종류 가운데 북 아프리카와 중동지방 사막에서 돋는 트러플이 있다고 한다.  모로코에서 이락에 이르는 사막 모래 땅 속에서 돋는 이 버섯은 아주 향기가 좋은 식용버섯이다.  이락 사람들은 맨발로 모래 위에 서서 엄지발가락으로 비비어 보아 다른 모래 보다 좀 단단한 느낌을 통해 이 버섯을 찾아낸다고 한다.

www.naturei.net 2008-05-13 [ 최종수 ]

(풀들이 모두 말라있고 나무들도 모두 잎이 아주 작거나 침엽을 가진 것들이 많다.)

이렇게 땅 속에서 돋는 버섯들은 그 향기로운 냄새로 말미암아 사람이나 돼지, 또는 개뿐만 아니라 다른 작은 동물들이나 곤충이 이 버섯을 캐어 먹게 하고 이 버섯을 먹은 동물들이 돌아다니며 배설하는 똥을 통하여 그 포자를 널리 퍼뜨리는 것이다.  특히 캘리포니아 들쥐나  잔등이 빨간 들쥐들이 그 역할을 담당한다고 한다.  이번 캘리포니아 사막 체험에서도 들쥐 구멍이 모래 위에 수없이 많이 나 있고 실제로 들쥐들이 오락가락하는 것을 몇 번 관찰하기도 하였다.

흰구름버섯과 주걱간버섯
www.naturei.net 2008-05-13 [ 최종수 ]

(흰구름버섯과 주걱간버섯. 사막의 오아시스에 흰구름버섯이나 말굽버섯 같은 구멍장이 버섯이 돋아 있었다.)

도대체 버섯이 돋을 법하지 않은 애리조나 사막지역을 여행하던 어느 부부가 쩍쩍 갈라질 정도로 말라붙은 붉은 진흙 땅위에 무엇인가 허연 물체가 보여서 타고 가던 차에서 내려 가 보았다고 한다. 그랬더니 빨간 진흙 갈라진 틈 사이로 버섯이 돋아 올라오고 있지 아니한가! 그것은 뜻밖에도 주름버섯의 일종인 Agaricus bitorquis라고 하는 기막히게 맛이 좋은 식용버섯이었는데,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보니 마른 진흙 길 갈라진 틈마다 수많은 버섯이 돋고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마른 진흙 틈새를 손으로 파헤치며 버섯을 채취하고 있으려니, 지나가던 캠퍼들이 무슨 일인가 하여 하나 둘씩 RV들을 멈추고 차에서 내려 모두 버섯 채취에 합세하게 되었다. 마침 어느 캠퍼들은 작은 삽을 가지고 온 사람도 있어서 삽으로 마른 진흙땅을 파헤쳐 많은 버섯을 채취하게 되었다. 그날 저녁 여행하다가 버섯을 채취하게된 사람들은 근처에 모두 캠프를 치고 버섯 요리를 한바탕 즐기게 되었고, 그날 사막에서 뜻밖의 맛 좋은 식용버섯을 채취하던 신나는 이야기들을 두고두고 잊지 못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다(Max Lipp의 회고담이 David Arora의 All That the Rain Promises, and More...pp. 122-123에 실려 있다.)

주름버섯
www.naturei.net 2008-05-13 [ 최종수 ]

(아리조나 사막에서 사람들이 많이 채취하여 먹었다는 버섯은 바로 이 주름버섯처럼 생긴 버섯인데 단지 대가 좀 더 굵고 짧은 것이 특징이다.)

최종수(야생버섯애호가,미국
[2008-05-13 09:34:40]

 

 

 

 

 

출처 : 무식한 촌놈
글쓴이 : 오솔길 원글보기
메모 :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