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T 5기 건강법으로 삶을 리모델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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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로 내려보내는 데 힘들어 먹는 것도 두렵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장 건강은 먹는 데서 상당 부분 좌우된다. 그럼 어떤 음식을 어떻게 먹어야 할지 챙겨본다. 튼튼한 장을 위해서 이 정도는 먹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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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만 챙겨 먹어도 당신 장은 몰라보게 튼튼해진다.
1 싱싱한 베리류를 많이 먹어라
라즈베리, 블루베리, 크랜베리, 블랙베리를 충분히 섭취하면 종양의 성장을 억제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미국 오하이오 주립 대학교의 연구 논문에 따르면, 대장암을 유발하는 화학 물질을 주사한 실험용 쥐에게 라즈베리를 섭취시켰더니, 이를 섭취하지 않는 쥐와 비교해서 악성 종양이 80% 적게 발견되었다. 논문의 주요 작성자인 게리 스토너 박사는, “안토시아닌, 폴리페놀릭과 같은 베리류에 함유된 성분들이 종양이 성장하는 데에 필수적인 혈관의 형성을 억제시킨다”고 설명하면서, “이미 암 판정을 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 실험이 진행 중이며,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2 요구르트를 매일 2백g씩 먹어라
장에는 뭐니뭐니해도 유산균이다. 좋은 균을 늘려주기 때문이다. 비피더스균을 비롯한 많은 유산균은 위산이나 담즙산에 의해 죽게 되므로 매일 일정량의 유산균을 지속적으로 먹는 게 제일 좋다. 그러다 보면 좋은 균이 늘어나 이 균이 우세한 장내환경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남양유업 ‘불가리스’, 한국야쿠르트 ‘윌’ 등이 있지만, 최근에는 위산에 강해 장까지 도달하는 유산균을 사용한 프로바이오틱스 요구르트도 있다. 매일유업 ‘프로바이오GG’가 대표적이며, 유산균을 캡슐 속에 넣어 장까지 도달하게 하는 ‘빙그레 캡슐 요구르트’도 있다. 3 우유 한잔으로 좋은 균을 만들라
우유에 함유되어 있는 영양소 중에서도 장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은 당질인 젖당乳糖이다. 락토오스라고도 하는 젖당은 장내에 살고 있는 좋은 균의 먹이가 되어 좋은 균을 늘리는 역할을 한다. 이 또한 매일 2백ml의 우유를 마시면 좋다. 우유의 소화효소가 없어서 마셨다하면 설사를 한다면 치즈를 먹어라. 우유를 발효시켰으니 우유의 영양이 응축되어 있을 뿐 아니라 살아 있는 유산균이나 효모도 들어 있다. 4 섬유소가 풍부한 옥수수를 먹자
눈에 보이는 그대로를 믿는다면 결장이 깨끗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현미경으로 살펴보면 그렇지 않다. 미국 메릴랜드 대학교 실험실의 보고서에 따르면 옥수수에 들어 있는 섬유소의 한 성분이 결장암의 성장을 억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수석 연구원인 A.K.샴수딘 박사는 “그뿐만 아니라, 암세포가 분열(증식)하는 것을 막아준다”고 부연 설명한다. 2주에 한 번씩 버터를 약간 두른 옥수수를 먹어라. 스웨덴 스톡홀름의 카롤린스카 인스티튜트의 연구 보고에 따르면, 버터에 두른 옥수수를 먹으면 포화 지방을 섭취하게 되겠지만, 암 예방에 효과적인 지방인 복합 리놀레산을 섭취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음식을 버터에 흠뻑 적셔서 먹어도 된다는 이야기는 물론 아니다. 너무 기름진 음식은 심장 질환을 유발하게 된다. 5 발효식품 ‘절임’을 놓치지 말라
절임의 재료인 야채에는 비타민과 미네랄, 식이섬유가 풍부하게 들어 있어 장청소하는 효과가 있지만, 절일 경우 유산균의 활동이 더해져 쾌변 효과가 커진다. 절임식품에 들어 있는 유산균은 혈압과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가바’라는 성분을 생성하는데, 절이는 시간이 길수록 발효가 진행되어 유산균이 늘어나므로 가바도 늘어난다. 6 차를 자주 마시자
설탕을 듬뿍 넣은 차는 곤란하다. 하지만 최근 여성들 사이에 유행하는 차를 한번 마셔 보는 것도 좋겠다. 미국 오리건 주립 대학교에서 최근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백차white tea를 마시면 DNA 손상을 방지하고 암세포의 활동을 억제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염증 생성에 관여하는 효소인 COX-2의 억제제로서, 발암 물질의 힘을 약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백차는 녹차의 경우와 같이 찻잎에서 얻어지는 것으로 잎이 완전히 펼쳐지기 전 싹이 흰색의 미세한 털로 덮인 상태에서 수확된다. 녹차보다는 가공 처리를 덜 거치며 단맛을 지닌다. 매주 2~3잔씩 백차를 마시면, 대장을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7 설탕 대신 올리고당을 사용하라
설탕과 비슷하지만 열량은 설탕의 약 절반인 올리고당은 소화 흡수가 잘되지 않기 때문에 혈당치 상승을 억제한다. 대장에 도달한 올리고당은 비피더스균의 먹이가 되어 대장에 항상 살고 있는 유산균인 ‘상재 유산균’을 대량으로 증가시킨다. 웰치균 등 나쁜 균도 자연스레 감소하게 된다.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는 가정용 올리고당은 CJ ‘백설 쌀올리고당’과 대상의 ‘청정원 옥수수100% 올리고당’ 등이 있다. 하지만 콩, 우엉, 바나나, 아스파라거스, 양파, 죽순, 마늘 등에도 올리고당이 들어 있으니 식품을 통해서 섭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하루 10g정도의 올리고당을 섭취하는 게 적당하다. 8 카레를 자주 먹자
카레의 노란색을 만드는 주성분인 강황에 결장암 세포가 노출되면 암세포가 파괴되는 효과가 있다. 매운 맛을 내는 심황 역시 암세포를 억제시키는 효능이 있다. 인도가 세계적으로 대장암 발병률이 낮은 이유에 의심할 여지가 없는 셈이다. 9 변비 잡는 고구마도 빼놓을 수 없다
고구마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셀룰로오스 식이섬유는 물을 흡수하는 힘이 강해 장에서 잘 흡수되지 않고 대변량을 늘려 변비를 해결한다. 장의 연동운동도 활발하게 해주고 대장 벽을 청소하는 빗자루 역할을 해서 숙변 제거에도 좋다. 토양 속 영양성분을 그대로 흡수한 유기농 고구마를 먹으면 그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 고구마를 잘랐을 때 껍질 안쪽의 흰 액체에 함유되어 있는 야라핀은 고구마 특유의 성분으로, 배변 효과가 있으며 가열해도 파괴되지 않는다. 또한 고구마 껍질에 들어 있는 폴리페놀의 일종인 클로로겐과 안토시아닌에는 황산화 작용이 있다. 따라서 고구마는 껍질째 삶거나 쪄서 먹는 게 좋다. 10 무말랭이를 우습게 보지 마라
말리기 전의 무보다 식이섬유가 15배나 많이 들어 있다. 건조되면서 식이섬유가 응축되기 때문인데, 철 함유량은 48배, 칼슘은 22배나 많아진다고 한다. 빈혈이나 골다공증 예방에도 효과적이니 평소 자주 먹는 게 좋다. 11 탁월한 장 청소부, 곤약을 취하라
곤약은 영양소가 거의 없다. 주성분은 ‘글루코만난’이라고 불리는 수용성 식이섬유. 이 글루코만난은 수분을 보유하는 능력이 뛰어나 대변의 양을 늘리고, 장벽을 자극해서 연동운동을 촉진한다.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 담즙산 등을 흡착해 체외로 배설하고 장 속을 깨끗하게 해주므로 그야말로 뛰어난 ‘장 청소부’라고 할 수 있다. 시중에서는 ‘삼호곤약(250G)’ 등의 제품을 구입할 수 있고, ‘라면모양 미소된장맛 곤약 세트’(8인분)를 이마트 등에서 1만9천6백원에 구입할 수 있다. 12 콩, 팔방미인답게 장에도 효과적이다
대두에 함유되어 있는 ‘대두 올리고당’은 적은 양이라도 장내 비피더스균의 먹이가 되어 좋은 균이 우세한 환경을 만들며, 대변의 양과 배변 횟수도 늘린다. 식이섬유도 풍부하므로 연동운동을 자극해 배변을 원활하게 한다. 두부나 청국장 등 여러 가지 콩 제품은 역시 매일 먹는 게 좋다. 13 미역, 다시마, 톳 등을 섭취하라
해조류에 함유되어 있는 수용성 식이섬유는 물에 녹아 대변의 양을 늘리고, 특유의 점액 성분으로 수분이 부족한 대변을 부드럽게 만든다. 이외에도 혈압을 낮추고 면역력 증강 등 효능이 있으니 욕심껏 먹어줄 일이다. 14 충분한 양의 물을 단숨에 마시라
대변을 적당히 부드럽게 해서 배출하는 데 물만큼 좋은 게 있을까!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물부터 마실 일이다. 꿀꺽꿀꺽 시원하게 물을 들이켜면 S상결장에 쌓여 있던 소화물이 부드럽게 직장으로 이동한다. 맹물을 마시는 게 힘들다면 우유나 요구르트, 야채 또는 과일 주스 등으로 대신해도 좋다. 중요한 것은 충분한 양의 수분을 단숨에 마시는 것이다. 15 과일은 기회가 되는 대로 많이 먹어라
과일은 그 종류를 불문하고 장에 좋다. 특히 말린 과일은 생과일에 비해 식이섬유가 몇 배로 늘어나므로 특별히 많이 먹을 일이다. 건조시켜 수분이 줄어든 만큼 식이섬유가 응축되어 있기 때문인데, 건포도의 경우 말리기 전보다 8배, 바나나는 7배, 말린 살구는 6배나 많다. 조금만 먹어도 식이섬유를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는 것. 이렇듯, 장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만큼 장에 좋은 식품들도 많으니 너무 걱정만 하지 말고 식생활로 예방하는 현명함을 발휘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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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몸의 기관 중 중요하지 않은 기관은 없겠지만, 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기관을 꼽는다면 서슴치않고 '간(肝: liver)'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 어느 간장약 광고 문구에 '우리몸이 천냥이라면 간은 구백냥이다.'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원래는 '...눈은 구백냥이다.'가 맞을겁니다만, 그만큼 간이 중요하다는것을 강조하기 위한 말입니다.
또한 우리나라에는 유독 간과 연관된 속담이나 관용구도 많습니다.
'간에 붙었다가 쓸개에 붙었다가 한다.' (자기에게 조금이라도 이익이 되면 지조없이 이편에 붙었다가 저편에 붙었다가 한다.)
'간빼먹고 등친다.' (겉으로는 비위를 맞추며 잘해 주는 척하면서 정작 요긴한 것을 옳지 못한 방법으로 빼앗는다.)
'간에 기별도 안간다.' (먹은것이 너무 적어서 먹으나 마나 하다.)
'간이 철렁하다.' (너무 놀라서 충격을 받다.)
'애간장을 녹인다.' (아양 따위로 상대방을 매혹시킨다.)
'간이 크다.' (겁이 없고 대담하다.)
'간이 부었다.' (눈치없이 겁없는 말이나 행동을 한다.)
등등...
이야기가 잠시 딴길로 갔습니다만, 간이라는 기관이 아주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주는 하나의 예라고 생각됩니다. 이렇둣 중요한 기관임에도 현대인에게서 간은 여러가지 원인으로 혹사를 당하고 있습니다. 또한 잘못된 의학상식과 무지로 말미암아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로 손상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간의 구조와 기능
간은 우리 몸의 우측 상복부에 위치해있습니다.
말은 우측 상복부입니다만, 우측 횡격막(diaphragm) 바로 아래에 일부가 횡격막에 부착된채로 거의 대부분이 늑골(rib)과 늑연골(costal cartilage)로 이루어진 흉곽안에 들어가 있어서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간 표면의 대부분은 장측복막(visceral peritoneum)이라는 얇은 막으로 덮여있는데,
무장막구역(bare area)이라고 하는 부분은 장측복막으로 덮여있지 않고 횡격막과 직접 부착되어 있습니다.
간의 위치
늑골과 늑연골로 이루어진 흉곽의 보호를 받고 있다.
정상 성인의 간의 무게는 1,200~1,500g 정도로 체중의 약 2%를 차지합니다.
그러나 신생아의 경우에는 체중의 약 5%를 차지할 정도로 체중에 비해 상대적으로 간의 무게가 많이 나가는데, 이는 태아 시기와 신생아 초기에 간에서 조혈작용(hematopoiesis, 혈액의 성분을 만드는 작용)을 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무거운 간이 우측 상복부에 매달려있을 수 있도록 간과 횡격막, 후복막 등을 연결해주는 구조물들이 있는데, 그중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은 겸상인대(falciform ligament)로 간을 좌엽(左葉: left lobe)과 우엽(右葉: right lobe)으로 나누는 경계가 됩니다. 보통 좌엽이 우엽보다 5~6배 정도 더 크고 두꺼우며, 이 좌엽과 우엽의 경계부 하방으로 간동맥(hepatic artery), 문맥(portal vein), 담관(bile duct), 림프관(lymphatic duct)이 지나가는 부분인 간문(肝門: hepatic hilum)이 있습니다.
좌엽과 우엽으로의 구분 외에 몇 개의 분절(segment)로 나누기도 하는데, 이는 너무 전문적이기 때문에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간과 간인대의 구조
간의 가장 큰 특징중의 하나는 혈액공급을 이중으로 받는다는 점(dual blood supply)입니다. 인체의 모든 장기는 동맥(artery)으로 혈액이 들어와서 모세혈관(capillary)을 거치면서 산소와 영양분 등의 교환이 이루어진 후 정맥(vein)으로 나가게 되어있습니다. 그러나 간은 간동맥(hepatic artery)과 문맥(portal vein) 두 혈관으로 부터 혈액공급을 받습니다. 간동맥을 통해서는 다른 장기에서와 마찬가지로 산소가 풍부한 동맥혈이 유입되어 간세포에서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교환이 이루어지게 하고, 문맥을 통해서는 위나 장에서 흡수된 영양분 등을 포함한 정맥혈이 유입되어 간에서 영양분의 가공처리 및 저장과 독소의 해독이 이루어지게 합니다.
간동맥을 통해서는 분당 400ml 정도의 혈액이 유입되고, 문맥을 통해서는 분당 1,200ml 정도의 혈액이 유입되므로, 간의 혈액공급은 간동맥을 통해서 1/4 정도, 문맥을 통해서 3/4 정도가 이루어진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간 주변의 혈관 및 담관의 분포
간세포(hepatocyte)는 길다란 밭이랑처럼 배열되어있고, 그 사이사이의 골처럼 패인 곳을 동양혈관(洞樣血管: sinusoid)이 지나가는데, 간으로 들어온 간동맥과 문맥이 점점 가늘어져서 만나게 되는 부분이 이 동양혈관이라고 부르는 약간 넓은 혈관입니다.
이곳에서 혈액내의 산소와 영양분 등은 간세포로 들어가고, 간세포내의 이산화탄소와 대사산물 및 노폐물 등은 혈액내로 빠져나오는 교환(exchange)이 이루어집니다.
동양혈관의 혈액은 중심정맥(central vein)이라는 작은 혈관으로 모인 후, 간소정맥(hepatic venule)과 간정맥(hepatic vein)을 거쳐서 대정맥(vena cava)으로 향하게 됩니다.
중심정맥을 중심으로 형성된 육각형 모양의 기능적인 최소 단위를 간소엽(肝小葉: hepatic lobule, acinus)이라고 합니다. 이 간소엽이 층층이 쌓여서 간 실질을 이루고 있는 것입니다.
정상성인에서 간세포(hepatocyte)의 수는 약 2,500억개로 간을 구성하는 세포의 약 60% 정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간세포의 크기는 약 13~30 μm이고, 세포질(cytoplasm)은 주로 포도당(glucose)의 저장형태인 글리코겐(glycogen)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체 간세포 용량의 18%가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가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양의 미토콘드리아를 가지고 있습니다.
간이 수행하는 화학공정의 종류는 현재 알려진것만 해도 500여가지에 이르며, 생산하는 효소의 종류도 1,000가지 이상이나 됩니다. 이러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고, 그래서 에너지의 생산공장인 미토콘드리아가 많이 있는것입니다.
이 외에 간세포 내에는 세포내 대사산물이나 외계 이물질의 분해작용에 관여하는 리소좀(lysosome)이나, 기타 엔도좀(endosome), 페록시좀(peroxisome) 등의 소립자들이 많이 존재하여 여러가지 대사작용에 관여합니다.
간의 기능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은 위와 장을 통해 흡수된 영양분을 우리 몸의 요구에 맞추어서 가공하고 저장하는것입니다.
우리 몸의 3대 영양소인 탄수화물(carbohydrate), 지방(fat), 단백질(protein)은 소화과정을 거쳐서 각각 탄수화물은 포도당 등의 단당류(單糖類: monosaccharide)로, 지방은 지방산(脂肪酸: fatty acid)과 글리세롤(glycerol)로, 단백질은 아미노산(aminoacid)으로 분해되어 흡수된 후 일차적으로 간을 거치게 됩니다.
이 3대 영양소 뿐만아니라 무기질이나 비타민(vitamine) 등도 흡수된 후 간을 거치게 되는데,
간에서는 이러한 물질들을 재가공하여 직접 간내에 저장하거나 우리 몸의 필요한 곳으로 보내게 됩니다.
그러한 기능의 대표적인 예로 당대사(糖代謝: glucose metabolism)를 들 수 있습니다.
포도당은 우리몸에서 가장 기본적인 연료로, 이산화탄소와 물로 연소되면서 필요한 에너지를 발생시킵니다. 특히 뇌(brain)는 오직 포도당만을 연료로 사용하며, 근육(muscle)도 초기에는 포도당을 연료로 사용합니다.
이러한 포도당을 우리몸 구석구석으로 공급해주는 역할은 혈액을 통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혈액 내의 포도당 농도(혈당)는 일정하게 유지되어야 합니다.
그러한 역할을 수행하는 호르몬(hormone)은 주로 췌장(pancrease)에서 분비되는데, 포도당의 농도가 감소될 때에는 글루카곤(glucagon) 등의 호르몬을 분비하여 글리코겐을 포도당으로 분해시켜서 혈당을 올리고, 포도당의 농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면 인슐린(insulin)을 분비하여 포도당을 소비시키거나 글리코겐으로 전환시켜서 혈당이 떨어지게 합니다.
이때 간은 글리코겐의 주요 저장고로서의 역할을 하면서, 이 글리코겐이 언제든지 필요할 때에 즉각적으로 포도당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합니다.
위와 장에서는 우리몸에 필요한 물질 외에도 각종 약물들도 흡수를 합니다.
이러한 약물들도 일단 간을 거치면서 산화(oxidation), 환원(deoxidation), 메틸화(methylation), 아세틸화(acethylation) 등 여러가지 화학반응이 일어나게 되는데, 간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유독한것은 무해하게 변환시키고 과잉된 물질은 그 형태를 바꾸어 생물학적 작용을 제거시킵니다.
알코올, 니코틴, 몰핀, 수면제, 일반 약제 등 우리가 섭취한 거의 모든 약물이 간에서 대사가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특히 알코올의 경우는 간에서 80~90%가 분해됩니다.
(나머지는 땀이나 소변으로 배출되거나 폐를 통해서 호흡으로 빠져나가기도 합니다.)
간의 기능이 떨어진 경우에는 이러한 해독작용 역시 저하되기 때문에 간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는 약물의 투여에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간의 해독작용은 비단 외부에서 섭취된 약물에만 해당되는것은 아니고, 체내에서 형성된 대사산물에도 적용이 됩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암모니아를 요소로 바꾸는 기능입니다.
단백질에서 분해된 아미노산이 에너지원으로 쓰이기 위해서는 완전 분해되어 물과 이산화탄소로 되어야 하는데, 이때 질소 원자가 암모니아(ammonia)로 됩니다.
그런데 이 암모니아는 체내에 축적되면 독성이 생기므로 바로 체외로 방출시키거나, 좀 더 독성이 약한 물질인 요소(urea)로 전환하여 잠시 저장하였다가 방출하여야 합니다.
암모니아를 요소로 전환하는 반응 경로가 바로 간에서 일어나는 오르니틴 회로(ornithine cycle, 요소 회로(urea cycle))입니다.
이 과정은 간세포에 있는 오르니틴(ornithine), 시트룰린(citrulline), 아르기닌(arginine) 세 가지 아미노산이 유기질소 화합물의 분해 결과 형성된 암모니아와 이산화탄소를 결합시켜 요소를 만들어내면서 순환하는 과정입니다.
이렇게 간에서 만들어진 요소는 혈액을 따라 신장에 도달하고, 신장에서 걸러져 방광에 저장되었다가 오줌과 함께 배출됩니다.
간이 기능을 하지못하는 간부전(肝不全: hepatic failure) 상태에서 간성혼수(hepatic failure)가 발생하는 원인이 바로 요소로 전환되지 못하고 체내에 쌓인 암모니아 때문입니다.
또한 간은 외부에서 들어온 이물질 제거에도 도움을 줍니다.
간혹 대장에 살고있는 수많은 세균중 일부가 혈액으로 유입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만약 이 세균들이 제거되지 못하고 그대로 증식하게 된다면, 패혈증(敗血症: sepsis)이라는 무시무시한 상태로 빠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문맥을 통해서 간을 거치면서 간에 있는 쿠퍼세포(Kupffer cell)의 작용으로 이러한 세균들은 깨끗하게 걸러져서, 간을 빠져나간것은 미처 1%도 되지 않게 됩니다.
쿠퍼세포는 감마글로불린(γ-globulin)을 생산하여 세균 뿐 아니라 바이러스 등의 이물질을 포착하여 제거하는 작용을 합니다.
간의 기능중에서 또다른 중요한 기능은 단백질의 합성입니다.
간에서는 알부민(albumine)을 비롯하여 혈액응고에 관여하는 피브리노겐(fibrinogen)이나 프로트롬빈(prothrombin) 등의 단백질을 하루에 약 15~50g 정도 합성하는데, 혈액 100ml에 있는 6~8g 정도의 전체 단백질 중에서 약 90%가 간에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때문에 간경변(liver cirrhosis) 등으로 인하여 간기능이 심하게 저하된 환자는 간에서 충분한 양의 단백질을 합성해내지 못하기 때문에 혈액내의 단백질이 부족해지고, 삼투압의 차이로 부종(edema)이 발생하게 됩니다. 또한, 혈액응고 단백질도 부족해지기 때문에, 특별한 이유없이 코피가 나거나 잇몸에 피가 나기도 하고 지혈이 잘 되지 않으며, 피부에 점상출혈(pethechia)이 나타나는 등 출혈성 경향이 발생하게 됩니다.
간에서 합성하는 물질로 또 하나 중요한것은 담즙(bile juice, 쓸개즙)입니다.
이 담즙은 빌리루빈(billirubin, 담즙 색소), 담즙산(bile acid) 그리고 콜레스테롤(cholesterol)이 주성분이고 기타 무기질과 소량의 호르몬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담즙은 지방의 소화력을 증진하고 장운동을 활발하게 만들며 소장에서 세균의 증식을 억제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간은 매일 1L 가량의 담즙을 생산해서 담낭(gallblader, 쓸개)으로 보내는데, 담낭에 일시 저장되어 있던 담즙은 소화과정 동안에 십이지장으로 배출됩니다. 배출된 담즙의 주요 성분은 소장에서 흡수되어 문맥을 거쳐 간으로 돌아오고 이것이 다시 간세포에서 담즙의 생성 분비를 촉진케 하는 작용을 하게 됩니다.
담즙의 장-간 순환(entero-hepatic circulation) 모식도
간의 중요한 또다른 기능으로 각종 비타민(vitamine)과 철분(Fe) 및 구리(Cu)나 아연(Zn) 등의 미네랄을 저장하는 저장기능을 들 수 있습니다.
보통 외부에서 비타민 공급이 없어도 비타민 A는 10개월 이상 지탱할 수 있고 B12는 1년 이상, D는 3~4개월 정도 지탱할 수 있다고 합니다.
철은 적혈구(red blood cell, RBC)를 구성하는 헤모글로빈(hemoglobin)의 주요 성분인데, 간에는 순환혈액속에 있는 양보다 더 많은 양의 철이 '페리틴(ferritin)'이라는 형태로 저장되어 있습니다. 만약 출혈 등의 원인으로 순환혈액 속의 철이 부족하게 되면 곧바로 간에 저장되어 있는 철이 사용됩니다.
이러한 비타민이나 무기질의 저장기능 외에, 간의 저장기능으로 무엇보다 중요한것은 혈액 자체를 저장하는 기능입니다. 평소에 간에는 보통 450ml 정도의 혈액이 저장되어 있는데, 이는 전체 순환혈액량의 10%에 해당하는 양입니다.
이 저장량은 필요에 따라서 늘어날 수도 있는데, 많게는 전체 혈액량의 약 1/3에서 1/2까지를 저장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기능은 우리몸의 혈액 순환량을 조절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심장의 기능이 나빠져 혈액을 충분히 내보낼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한다면 간이 일시적으로 대량의 혈액을 저장하여 순환혈액량이 적어지도록 조절하여 심장의 부담을 줄여주기도 하고, 추울 때는 간에 혈액을 집합시켜서 피부의 혈관을 수축시킴으로 체온이 밖으로 소모되는 것을 방지하기도 합니다. 또한 갑작스런 혈액의 소실이 있을 때에는 저장되어 있던 혈액을 내보내 일시적으로나마 순환혈액량을 늘이는 역할을 합니다.
이 외에 간은 몇 가지 호르몬에 영향을 미치는데, 대표적인것이 여성 호르몬을 파괴하는 기능입니다. 간경변 등이 발생한 남성 환자에서 가슴이 커지거나 털이 없어지는 등의 여성화가 나타나는 원인이 바로 여성 호르몬을 파괴하는 간의 기능이 충분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와같이 간은 엄청난 일을 수행하기 때문에 비록 그 무게는 체중의 2~5%에 불과하지만
에너지 소모는 20%에 이르고 산소 소비는 20~25%에 이릅니다.
또한 재생능력도 탁월해서 간기능이 상실되는 위험으로부터 최소화 시킵니다. 간의 놀라운 재생 능력은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는데, 그리스 신화의 프로메테우스(Prometheus) 이야기가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프로메테우스는 제우스(Zeus)가 감추어두었던 불을 훔쳐서 인간에게 내어줌으로 인류에게 최초의 문명을 가르쳐준 장본인이라고 합니다.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이름의 의미대로 프로메테우스는 앞날을 내다볼 수 있었는데, 제우스에게 그 장래에 관한 비밀을 가르쳐주지 않아서 노여움을 사게되고, 결국 코카서스(Caucasus)에 있는 바위산에 쇠사슬로 묶인채 독수리에게 간을 쪼아 먹히는 형벌을 받게됩니다. 그런데, 밤사이에 그 간이 말끔하게 정상으로 자라나서 낮에는 다시 독수리에게 쪼아 먹히는 일이 반복되어 영원한 고통을 받게 될 처지였는데, 유명한 영웅 헤라클레스(Hercules)에 의해 구원을 받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독수리에게 간을 쪼아 먹히는 프로메테우스의 신화에 대한 그림
프로메테우스의 이야기처럼 하룻밤 사이에 자라나는 정도는 아니지만 간의 재생능력이 뛰어난것은 사실입니다. 정상 성인의 경우에는 전체 간 용량의 40%만 남게 되더라도 원래의 크기로 회복될 수 있으며, 이러한 능력 때문에 부분 간이식술(partial liver transplantation)이 가능합니다. 즉, 공여자(donor)에게서 전체 간의 50~60%를 부분 절제하여 수여자(recipient)에게 이식을 시행하게되면, 보통 하루에 70ml 정도의 간조직이 생성되어 젊은 사람의 경우에는 공여자나 수여자 모두 3~5주만에 정상 크기로 회복될 수 있다고 합니다.
간의 재생능력이 뛰어나다는 이야기는 다시 말해서 상당량의 간조직이 파괴되거나 소실되더라도 남은 부분으로도 충분히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되는데, 대개의 간질환에서 병이 한참 진행된 후에야 증상을 보이는 것이 바로 이러한 이유입니다.
때문에 평소에 미리미리 간질환을 체크하는것이 중요하며, 특히 우리나라에는 B형 간염(hepatitis B)이 많기 때문에 더욱 신경을 써야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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