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지의 구걸’ 죄인가 중국 단속싸고 시끌

[한겨레] 최근 중국 대도시에서 거지가 늘고 있다. 중국 공안당국은 지난해 말 ‘유랑 인구’ 증가로 도시 미관이 망가질 뿐 아니라 걸인들이 조직을 결성해 구역 쟁탈전을 벌이거나, 어린이를 강제로 구걸행위에 동원하는 등 사회불안을 조성하고 범죄행위를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도시의 공안당국은 이 ‘유랑의 무리’를 단속하기 위해 갖가지 묘안을 짜냈다.


먼저 베이징시는 지난해 12월10일 지하철에서 구걸과 거리공연을 할 수 없도록 조처했다. 상하이시는 지난해 12월25일 지하철 안 구걸행위에 ‘형사범죄 인신 강제처리법’을 적용해, 세 번 이상 적발당하면 ‘공공질서 교란죄’로 구속할 수 있도록 했다(<신경보> 2003. 12. 26.). 난징·선양·청두·쑤저우·창사 등 도시에서도 비슷한 ‘구걸 금지령’이 잇따랐다.

이를 두고 중국 언론과 네티즌 사이에서는 공안당국의 편의주의가 ‘유랑·구걸의 자유’와 ‘인신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는 주장이 터져나오고 있다. <신경보> 지난해 12월27일자 논평이 가장 신랄하다. “만약 거지가 베이징에 오면 공공교통안전을 해쳤다는 죄명을 얻고, 쑤저우로 가면 그의 행위는 <치안관리처벌조례>를 어긴 게 되며, 상하이로 가면 그는 ‘공공질서를 교란시킨’ 형사범으로 변한다.”

<베이징청년보>는 지난달 25일자 논평에서 “구걸도 살아가는 방식의 하나이며, 구걸권·유랑권도 다른 인권과 마찬가지로 존중받아야 마땅하다”며, 아무리 구걸행위가 사람들에게 ‘혐오감’을 준다 하더라도 “혐오감의 유무가 죄의 판단 근거가 될 수는 없다”고 지적한다.

인터넷 포털 <훙망>(2003. 12.29.)에 실린 장쿠이싱이란 필자는 “중국 현행 헌법과 법률 어디에도 구걸을 위법행위로 규정한 조항이 없다”며, “‘구걸금지령’은 공민의 인신 자유권 침해”라는 논리를 폈다. 그는 “인신의 자유를 제한하는 법규정은 최고입법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만 정할 수 있음에도, 각 지방정부가 지금 편법으로 ‘구걸금지령’을 내리고 있는데 왜 전인대는 침묵하고 있느냐”고 질타했다.

리톈륜이란 필자는 <중국경제시보>(2003. 12.16.)에서 이 문제를 중국의 법치와 언론의 수준에 대한 시금석으로 확대 해석한다. ‘구걸금지령’은 걸인의 생계가 걸린 문제인데 이 문제에 관한 “거지의 목소리는 왜 들리지 않느냐”는 게 그의 문제의식이다. 그는 “능동적으로 자기 견해를 표명할 처지가 아닌 사람을 찾아내어 ‘발화되지 않은 말’을 이끌어내는 것이 대중매체 담당자의 직업윤리”라는 마샤오화 인민대 신문학과 교수의 말을 인용한 뒤, “거지에 관한 법을 만들려면 공청회 등을 통해 거지의 의견을 들어보아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거지에게도 발언권을 주어야 한다’는 발상조차 해보지 못한 이들이 어떻게 ‘인민’을 ‘대표’하느냐”며 “문을 걸어잠그고 진행하는 입법과정”을 맹비판했다.

유랑 걸식자의 권리에 대한 논의가 분분하자
베이징 당국은 “걸인 가운데는 늙은이·어린이·환자·불구자가 많아 자구능력이 떨어지므로, 긴급사태 발생시 다른 이들의 대피를 방해할 수 있어서 지하철에서 구걸행위를 금한 것”이라고 궁색하게 해명했다. 이 해명에 대해 차오신생 중난재정정법대학 교수는 <신경보> 투고(1월21일)를 통해 “‘자구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은 공공장소에 나타나지 말아야 한단 말이냐”고 반박했다.

천용먀오는 같은 신문(1월24일)에 발표한 논평을 통해 유랑자의 우범 문제를 형사문제로만 보는 당국의 좁은 시야를 비판한 뒤 이를 사회문제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민과 실직 노동자를 대도시 걸인의 ‘원천’으로 보는 그는 범죄학자 리쓰터의 말을 인용해 결론을 대신한다. “대중의 빈곤이 구걸 관련 범죄의 토양이므로 토양을 개선해야 구걸범죄를 줄일 수 있다. 엄격한 단속만으론 구걸범죄를 막을 수 없으며 농민과 실직 노동자 등 최저층의 생존상황을 개선하는 것이 최선의 형사정책이다.”

‘구걸의 자유’에 관한 최근의 논란은 아무도 대변해주지 않는 최저층 생활자들의 권익 보장을 위한 항변을 통해 법치와 인권의 초석을 놓으려는 중국 지식인들의 분투를 잘 보여준다. 베이징/이상수 특파원

 

중국 거지들은 사무직 근로자보다 더 버는 것으로 조사됐다.

동포신문 동북저널은 3일 랴오닝(遼寧)성의 한 시정부가 거리에서 구걸하는 거지 6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보고서를 인용해 이들은 95% ‘직업거지’였으며 연소득이 적게는 1인당 몇 만 위안(수백만원)에서 많게는 20만위안(2천400만원) 이상이었다고 전했다.

현재 중국인들의 연소득은 약 8천위안(96만원)이며, 이 중 사무직 근로자는 연간 1만2천-3만위안(144만원-361만원)을 버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지들은 대부분 중국 서부 지역 등지의 빈곤한 농촌지역 출신으로 한 마을 주민들이 조직적으로 대도시에 진출해 몰려다니며 구걸을 한다는 것.

담당 조사원은 “거지들은 대개 노인, 어린이, 장애인으로 동정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해 소득이 높을 수밖에 없다”며 “그들은 매일 거리에서 바닥에 부딪힐 정도로 머리를 숙여 인사를 하고 남들의 조소와 무시를 참는 등 인간의 존엄성마저 포기한 행동을 하기에 일반인은 도저히 견딜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정부 관계자는 “이같은 조사를 계속하는 이유는 일반 시민들이 그들의 속임수에 속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이라며 “시민들은 거지들의 실상을 잘 알면서도 거리에서 그들을 만나면 어김없이 동정을 베푼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선일보 2006,02,03일자 참조
 
 
 
중국 명물거지…동냥으로 아들 귀족학교에


거지 팔자가 상팔자라고 하지만 중국 쓰촨성에선 26살 연하의 여대 졸업생과 살림을 차리고 아들을 귀족학교에 보낸 거지가 있어 화제다.

베이징의 조간들이 30일 쓰촨성 신문 화서도시보(華西都市報)를 인용해 일제히 전한 화제의 주인공은 쓰촨성 난충시 펑안현의 `명물 거지' 뤄푸위안. 올해 48살의 뤄는 최근 쓰촨성 러산시 중(中)구 민정국에 혼인 신고를 하려다 자신의 호구(戶口ㆍ호적)가 말소된 것을 발견했다.

뤄푸위안은 이 과정에서 매스컴을 탔다. 혼인 신고 대상이 26살 연하인 러산대학 졸업생 펑웨이(彭衛ㆍ가명)였기 때문이다. 뤄푸위안은 자신의 호적이 말소되고 말소된 호적 기록중 몇군데가 자신의 거주증과 달라 결혼 등기를 하지는 못했지만 펑웨이와 이미 오랫동안 동거생활을 해왔다고 밝혀 주위를 놀라게 했다. 뤄푸위안은 지난 수년간 동냥질을 해 100만위안(약 1억3천만원)을 모아 호화롭게 썼다고 말하고 "내가 돈이 없었다면 평웨이가 내곁에 있었겠느냐"고 호기롭게 반문했다.

더욱 놀랄만한 사실은 뤄푸위안의 아들이 난충시의 귀족학교에 다닌다는 점이다. 고교 1년생인 그의 아들은 지난 2년간 학비가 한번도 밀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신문들은 뤄푸위안의 첫 결혼과 첫 부인의 생사 및 이혼 여부 등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어떤 면에선 자본주의보다 더욱 자본주의 색채가 짙어지고 있는 중국에선 별일이 다 일어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어느 나라나 거지는 있기 마련이지만 거리에서 마주치는 중국의 거지들을 볼때면 그들은 마치 자신의 거지신분을 직업으로 여기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때가 자주 있습니다.

중국에서 거지를 상대할 때 비록 남의 나라 거지라도, 나도 모르게 주머니에 손이 들어가고 그저 동전 한두개를 건네주기도 하지만 구걸을 하는 거지라고 해서 무조건 적선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들면 절강성 항주시의 '汽車東站', 우리식으로 말하면 '항주동부고속버스터미널'이라는 곳의 택시 승강장에서 택시순서를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구걸을 하는 여인이 있는데, 처음 그녀를 본사람은 고개를 돌릴 정도로 심한 화상을 입어 얼굴의 형태는 물론 손까지도 완전히 변형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항주에서 사업을 하는 어떤 한국사업가분과의 대화중에도 우연히 그 여인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고, 역시 그 분도 원래는 중국의 거지들에게는 적선을 잘 하지 않는 편이지만 그 터미널의 수많은 거지중에서 그 여인에게는 꼭 동전 몇개라도 주고 온다고 합니다. 저 역시 그 곳을 지날때 그 여인을 보게되면 그 여인에게 만큼은 그냥 지나치지 않는답니다.
이 얘기는 곧 구걸을 하는 거지라고 해서 무조건 적선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여인처럼 노동력을 상실한 거지에게는 기꺼이 적선을 한다는 것이지요.

그런가하면 중국의 전통악기인 얼후(二胡)같은 악기를 연주하거나 구성진 중국민요를 부르며 구걸을 하는, 이른바 자신의 재능을 이용해 구걸을 하는 거지도 있는데, 이런 경우 역시 맹인이나 장애인이 많아 그들의 연주나 공연을 즐긴 관객 입장에서의 적선을 하기도 합니다.

얼마전 북경(北京)의 '리우'라는 한 거지는 이른바 앵벌이라는 것으로 어린아이들을 동원해 기업형 거지행각을 일삼아 방이 8개나 되는 고급주택에서 T.V,DVD,에어컨,냉장고까지 갖추고 살던중 적발되어 감옥행 신세가 되고 말았다고 합니다.

중국에는 극빈자 최저생계비라고 하는 800위안(우리돈 약12만원)을 훨씬 웃도는 왠만한 봉급생활자에 미치는 금액을 수입으로 벌어들이는 거지가 부지기 수라고 합니다.

저의 경우 거리에서 마주치게 되는 거지중 가장 눈쌀을 찌푸리게 되는 거지들은 신체에 아무런 장애도 없으면서도 그저 아이들을 업거나 손에 이끌고 그 아이에게 일회용 비닐컵을 들려 동냥하는 거지들입니다.

또한 외국인은 거지들에게 빼놓을수 없는 주요타깃입니다.
한번은 직접 목격한 것인데 지하철 안에서 미국인으로 보이는 외국인 몇사람에게 구걸을 하던 아이를 안은 거지 여인이 적선을 거절하고 돌아서는 그 외국인에게 화를 내며 중국말로 마구 욕설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외국인들도 물론 어이없어 했지만 주변에 있던 중국인들도 무척이나 창피해 하고, 결국 몇사람의 중국인들이 그 여인에게 큰소리로 야단을 치자 다음역에서 황급히 내려버리는 것이었습니다.

이때부터 저는 중국의 거지들은 자신들의 거지신분을 전혀 창피해 하지도 않고, 거지신분을 마치 하나의 직업으로 여긴다는 인상을 받았으며, 나름대로 적선의 기준(?)을 갖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들이 중국에 오셔서 거지를 만나신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참고로 중국의 거지들은 매우 집요하고 끈질긴 면이 있어 여러분이 지하철 안에 서있을때 가장 불쌍한 표정으로 빤히 쳐다보며 동냥을 합니다.
때로는 어떤 5~7살 정도의 어린아이에게 몇마오(角)라도 쥐어주면 어느새 어디서 나타났는지 그 또래의 아이들이 벌때같이 달려듭니다.

생활고에 견디지 못한 부모가 내다 버린 아이들과 때때로 신문에도 보도가 되듯이 부모들에 의해 돈 몇푼에 팔려나온 아이들이 바로 우리가 거리에서 마주치게 되는 거지 아이들입니다. <小仙堂 小河>

* 사진: 중국 전통악기를 연주하는 맹인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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