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보버섯과 더불어 새 봄이
야생버섯의 신비(34)
 

 

곰보버섯 4송이
www.naturei.net 2008-05-03 [ 최종수 ]

(곰보버섯 4 송이)

나무에 물이 오르기 시작하고 야생화가 피어날 즈음 이 세상 모든 만물이 기지개를 켜고 일어서듯, 생명력이 솟구쳐서인가 많은 사람들이 숲속으로 달려간다. 아직 나무에 잎이 피어나기 전, 오직 생강나무 꽃이 지고 그 잎이 돋기 시작할 때라 숲속 저 멀리까지 보이게 마련인데 사람들의 느린 움직임이 눈에 들어온다. 고개를 숙이고 닭이 모이를 찾는 것처럼 순간순간 허리를 굽혀 무엇을 줍는 듯 보인다. 곰보버섯을 따고 있는 것이다. 땅위를 자세히 보면 아직 누런 낙엽들뿐이지만 낙엽사이로 우스꽝스럽게 생긴 노오란 것이 배꼼이 머리를 내밀고 있다. 그 주변에는 천남성이 새싹을 내고 있다.

튤립곰보버섯(Tulip Morel)과 천남성
www.naturei.net 2008-05-03 [ 최종수 ]

(튤립곰보버섯[필자명명] 두 송이와 천남성. 천남성이 싹을 내어 자라기 시작하고 참나무의 새 잎이 다람쥐 귀 크기 만 하게 움텄을 때가 곰보버섯 철임을 알려준다. 특히 튤립포플러 나무 숲 땅위에 많이 돋기 때문에 일명 Tulip Morel이라고 부르는데 대체로 크기가 일반 노란 곰보버섯보다 작고 가는 편이다.)

빨리 걸으면서 곰보버섯을 찾으면 결코 보이지 않는다. 대체로 곰보버섯은 그 돋아난 주변 환경이나 배경과 비슷하게 섞여 있기 때문에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일단 한 송이가 눈에 띄면 희한하게도 멀었던 눈이 개안한 뒤 모든 사물이 보이듯 그렇게 곰보버섯이 여기저기서 발견되기 시작한다. 숲속 땅위에는 작년 가을에 익어 떨어진 튤립포플러 씨를 담고 있는 솔방울 같이 생긴 것들이 무수히 널려있다. 날개를 가진 튤립포플러 씨들이 바람에 날려 온 땅을 덥고 있다. 곰보버섯 사냥은 그야말로 숨바꼭질이다. 술래가 한 사람 한 사람 발견하듯 줄줄이 찾아내게 된다. 어느 새 저마다 들고 있는 비닐봉지가 묵직하게 내려앉기 시작한다.

곰보버섯과 튤립포플러 씨앗들
www.naturei.net 2008-05-03 [ 최종수 ]

(곰보버섯 두 송이와 튤립포플러 씨앗봉오리. 씨앗들이 흩어져 있다. 이렇게 튤립 포플러나무가 많은 곳에 곰보버섯이 많이 돋는다.)

주중에도 그렇지만 주말에도 주차할 곳이 없을 정도로 길가 여기 저기 주차해 놓은 차량으로 붐빈다. 이렇게 곰보버섯 숨바꼭질이 시작되면 저마다 자기만 아는 비밀 장소를 찾아가기 마련이고, 그 장소는 누구에게도 발설하지 않는다. 초보자가 어디서 그렇게 많은 곰보버섯을 채취하였느냐고 묻는 것은 그야말로 "에티켓이 아니다!" 또 어디서 채취하였다고 일러주는 장소를 고대로 믿는 순진함도 어리석은 짓이다. 멀리 다른 지역으로 이사 가기 전에는 결코 곰보버섯이 많이 돋는 곳을 가르쳐주기 않기 때문이다. 지역에 따라, 이를테면 미네소타 주에서는 곰보버섯을 주버섯(state mushroom)으로 선포하였다 하며, 미국 미시간 주 Boyne City에서는 5월에 곰보버섯 축제나 곰보버섯 채취대회를 열어 가장 많이 채취한 사람에게 상을 준다고 한다. 출발 총포 소리와 함께 수백 명의 사람들이 사방 숲속으로 흩어져 뛰어 들어 간다. 한 시간 반 동안 될 수 있는 한 많은 곰보버섯을 채취한다. 최고기록 보유자는 900송이를 채취한 사람이라고 한다. 그렇게 대회를 열어 가면서까지 곰보버섯을 많이 채취한다면 해마다 곰보버섯이 줄어들지 않을까? 아니다. 조물주가 풍성하신 탓일까, 노련한 버섯애호가의 말에 따르면 오히려 더 많이 돋는다는 것이다. 허지만 대체로 봄 전체 곰보버섯 철을 통하여 10여 송이만 발견하여도 넉넉한 상품을 얻는 것과 같다하니, 이 사람은 금년 봄 단 이틀 동안에 크기도 크고 질 좋은 것 100여 송이를 채취하였으니 무척 운이 좋았던 것이다.

곰보버섯들
www.naturei.net 2008-05-03 [ 최종수 ]

(곰보버섯 한소쿠리)

그러면 곰보버섯을 어디서 찾아낼 수 있을까? 곰보버섯이 돋는 장소에 대한 비밀이 많아서일까, 어디에 많이 돋는다는 말도 가지가지다. 사실 이 사람도 버섯공부 23년 만에 금년(2008년) 봄 처음으로 많이 채취할 수 있었다. 찾기 쉽지 않은 버섯으로 치부한지 오래였다. 이른 봄에 돋기 때문에 다른 산나물 채취에 밀려 곰보버섯은 도외시한 탓인가? 사실 그렇기도 하였다. 곰보버섯은 포플러, 소나무, 벚나무, 검은 호두나무, 야생사과나무 주변에 많이 돋는다고 하지만, 어디서나 그 나무들 주변에 돋는 것은 아니다. 펜실베이니아 중동부 지역에서는 옛 사과 과수원의 사과나무나 죽어가는 느릅나무, 또는 튤립포플러 나무 주변에 많이 돋는다고 한다. 만일 여러분들이 사시는 지역에서 곰보버섯이 많이 돋는 곳을 찾아 가려면 그 지역 사람들이 주로 어떤 곳을 찾아가 버섯을 찾기 위하여 뒤지며 다니는지를 먼저 살피는 것이 가장 빠른 지름길이다.

검은곰보버섯 두 송이
www.naturei.net 2008-05-03 [ 최종수 ]

(키다리곰보버섯 Morchella elata. 라틴 이름 가운데 elata라는 말은 키가 크다는 뜻이다.] 두 송이. 영어속명은 일반적으로 Black Morel이라고 한다.버섯이 돋은 주변을 살펴보면 여러 종류의 낙엽이 보이는데 그 지역의 나무 종류들을 알아 낼 수 있다.)

반으로 갈라 본 검은곰보버섯
www.naturei.net 2008-05-03 [ 최종수 ]

(반으로 갈라 본 키다리곰보버섯. 이렇게 속이 텅 비어 있으면 식용할 수 있는 진짜 곰보버섯이고, 만일 갓 모양이 으깨진 뇌처럼 생겼고 속이 막혀 있으면 그것은 유사곰보버섯 즉 마귀곰보버섯[Gyromitra 종류]이라는 무서운 독버섯이다.)

이 사람이 금년(2008) 봄 곰보버섯을 많이 채취하게 된 경위도 그러하였다. 이 지역으로 이사 와서 특별히 튤립포플러가 많은 숲이 눈에 들어왔다. 쓰러져 죽은 튤립포플러 나무에 느타리버섯이 많이 돋기 때문에 그 나무 있는 곳을 찾아다닌 것이다. 그래서 그 숲에 틀림없이 곰보버섯이 많이 있으리라고 믿었다. 그러니까 작년 2007년 봄 5월 중순에 혹시나 하여 그곳을 찾아갔을 때, 산 여기저기 많은 미국인들이 곰보버섯을 찾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러면 그렇지, 틀림없이 이 숲속에 많이 있다니까......속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미국인들이 저마다 한 봉지씩 들고 숲을 내려온다. 그 다음 날 다시 그 산을 찾아 본격적으로 곰보버섯을 찾아 나섰지만 오직 두 송이만 발견하였을 뿐이다. 이 지역의 곰보버섯 철은 4월 중순에서 5월 중순까지 한 달 간이며 이미 그 철이 지났고 또 모두 채취해 간 뒤였던 것이다. 할 수 없이 다시 일 년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치마곰보버섯(필자명명)
www.naturei.net 2008-05-03 [ 최종수 ]

(치마곰보버섯[필자명명, Morchella semilibra. 속명 Half Free Morel] 한 송이와 노란 제비꽃. 갓이 대에 반만 붙어 있기 때문에 semilibra 즉 Half Free라는 이름이 생겼다.)

금년 봄에는 일찌감치 4월 중순부터 그 곳을 찾아가 어디쯤에 곰보버섯이 많이 돋을까 살펴보았다. 때 마침 곰보버섯을 위하여 꿀처럼 단 비가 하루 종일 그 다음날 아침 까지 많이 내렸다. 다시 그곳을 찾았을 때 아니나 다를까 이미 내가 살펴 둔 곳에 미국 여성 몇 사람이 와서 두리번두리번 버섯을 찾고 있다. 손에는 저마다 묵직한 버섯 봉지를 들고 있었다. 그들이 버섯 찾는 모습을 눈여겨본 다음 그들을 만나 말을 걸고 버섯사진을 찍고 나서 나는 그들과 멀리 떨어져 산을 뒤지기 시작하였다. 곧바로 한 송이가 눈에 띄자 뒤이어 여기저기서 찾아내게 되었고, 운이 좋아 커다란 검은곰보버섯이 많이 돋는 곳을 만나게 되었다.

검은곰보버섯 세 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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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다리곰보버섯 세 송이)

검은곰보버섯 소쿠리
www.naturei.net 2008-05-03 [ 최종수 ]

(키다리곰보버섯 소쿠리)

곰보버섯이 있음직한 곳을 찾아냈다 하여도 그 버섯을 발견해 내기란 쉽지 않다. 곰보버섯은 숨바꼭질에 명수이기 때문이다. 곰보버섯의 모양이 특이하게 생겼는데도 그 버섯은 놀라울 만큼 숨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여기저기 곰보버섯이 많이 돋아 있는 한 복판에 서 있다 해도 찾아내기 어렵다. 마치 쭈글쭈글 말라버린 사과 같기도 하고, 누런 마른 잎 같기도 하며, 특히 솔방울 같이 생겨서 그냥 지나치기가 십상이다. 비라도 내려 젖어 있을 경우에는 뾰족한 돌조각도 곰보버섯으로 보이게 마련이다. 어찌나 눈을 부릅뜨고 곰보버섯을 찾아 해매였는지 밤에 자려고 눈을 감으니 온통 곰보버섯이 여기저기 돋아 눈에 어른거린다.

낙엽 속에 숨어있는 곰보버섯
www.naturei.net 2008-05-03 [ 최종수 ]

(낙엽 속에 숨어 있는 곰보버섯)

곰보버섯 종류와 모양도 여러 가지다. 초보자들의 눈에는 어느 것이나 그저 곰보버섯일 뿐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너 댓 종류가 있다. 그래서 식용할 수 있는 진짜 곰보버섯(True Morel)을 가려서 찾아내기도 어렵다. 잘못하여 독버섯인 유사곰보버섯(False Morel 즉 마귀곰보버섯)을 채취하여 식용하면 중독되어 곤욕을 치르게 된다. 이 사람이 가지고 있는 한국버섯 책들에는 진짜 곰보버섯이 단지 두 종류만 기록되어 있다. 즉 곰보버섯(Morchella esculenta)과 굵은대곰보버섯(Morchella crassipes)이 그것이다. 초보자가 보기에는 둘 다 똑같이 생긴 누런 곰보버섯인데, 단지 이름 그대로 굵은대곰보버섯은 줄기(대)가 굵고 버섯 전체로 보아 그 크기가 더 큰 것만 다르다. 실제로 이 두가지 버섯에 대한 DNA검사 결과 두 개의 다른 종류가 아니고 똑같은 버섯이라고 하며 단지 굵은대곰보버섯은 가장 뒤늦게까지 돋아 있어서 크게 자란 것이라고 한다.

뱀머리곰보버섯[필자명명]과 [노란]곰보버섯
www.naturei.net 2008-05-03 [ 최종수 ]

(사진 왼편에 검은 버섯은 뱀머리검은곰보버섯[필자명명, Morchella angusticeps. 영어속명은 발견 명명자의 이름을 따라 Peck's Morel, 그냥 Black Morel, 또는 뱀 머리처럼 생겼다하여 Snake Head Morel, 그리고 원추형으로 생겼기 때문에 Morchella conica[Conical Morel)등 여러 가지 이름이 있다]과 오른 편에 한국의 통칭 "곰보버섯"[Morchella esculenta. 영어속명 Common Morel, 색깔이 노랗다 하여 Yellow Morel, 또는 Blond Morel, Sponge Mushroom, Dryland Fish, 노적가리처럼 생겼다하여 Haystack 등 다양하다]노란 곰보버섯은 옛 과수원이나 불탄 곳, 죽은 느릅나무 근처, 튤립포플러, 양물푸레나무, 참나무, 너도 밤나무, 단풍나무 숲에 많이 돋는다. 검은곰보버섯보다 약간 늦게 돋는다.)

그러나 북미에는 곰보버섯이 모두 400여종이나 된다고 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흔히 식용할 수 있는 진짜 곰보버섯은 적어도 6종류가 있다. 이 사람이 금년 4월 24일, 25일 채취한 것은 다른 곰보버섯들 보다 좀 일찍 돋는 두 종류였다. 하나는 Morchella semilibera(영어속명 Half-free Morel 또는 Semi-free Morel)라는 곰보버섯인데 사과 꽃이 피기 4주전에 가장 일찍 돋는 것으로, 갓 밑이 줄기(대)에 붙어있지 않고 반만 떨어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영어속명 Half-free Morel이라는 이름이 생겼다. 그리고 대체로 버섯 전체가 작고 갓도 작은 삼각형의 치마처럼 생겼다. 그래서 일단 "치마곰보버섯"이라고 한국 이름을 붙여 보기로 한다. 버섯이 작고 색깔이 누렇기 때문에 누런 낙엽 속에 묻혀있어서 찾아내기 쉽지 않다. 또 하나는 사과 꽃이 피기 2 주전에 돋는 키다리곰보버섯(Morchella elata. 영어속명은 그 갓 색깔이 검기 때문에 Black Morel)이다. 검은 곰보버섯은 서로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Peck's Morel(Morchella angasticeps)과 Conical Morel(Morchella conica)과 더불어 여러 다양한 종류들의 복합체이다.

치마곰보버섯
www.naturei.net 2008-05-03 [ 최종수 ]

(치마곰보버섯 4송이. 노란 곰보버섯보다 7-10일 전에 제일 먼저 돋는다. 갓이 작고 맛이 다른 곰보버섯들보다 제일 못하다.)

반으로 갈라 본 치마곰보버섯
www.naturei.net 2008-05-03 [ 최종수 ]

(반으로 갈라 본 치마곰보버섯. 갓이 반만 대에 붙어 있고 대 속은 텅 비어있다. 여기서 주의 한마디. 꼭 곰보버섯처럼 생겼으나 반으로 갈라 보았을 때 갓과 대 사이가 갓 끝까지 완전히 떨어져 있으면 그것은 곰보버섯이 아니라 Verpa bohemica라고 부르는 심한 위장장애와 근육운동 장애를 일으키는 독성을 가진 독버섯이다!)

곰보버섯을 식용하려면 반드시 익혀 먹어야 한다. 생식하면 중독된다. 곰보버섯에는 무려 21종이나 되는 유리 아미노산을 함유하고 있어서 소고기 보다 더 구수하고 맛이 썩 좋다. 이 사람은 양파를 조금 썰어 넣고 볶거나, 전을 부쳐 먹어 보았는데 기막히게 맛이 좋았다. 달걀과 함께 부쳐서 샌드위치에 넣어 먹어도 좋고 오믈렛을 만들어 먹어도 좋을 것이다. 속이 비어 있기에 다양한 속을 넣어 만드는 요리도 좋을 것이고 수읍에 넣어 조미료 대신으로 사용해도 좋다. 곰보버섯은 인공 재배할 수 있기 때문에 말린 곰보버섯의 가루를 내어 자연산 조미료나 약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될 가능성이 많다고 한다. 몇 번 조리해 먹고도 남을 만큼 많이 채취하였을 경우 볶아서 얼리거나, 생 버섯을 줄에 꿰어 걸어 말려두었다가 가루를 내어 나중에 찌개나 국을 끓일 때 조미료로 쓸 수 있다. 식용할 때 주의할 점은 속이 비어있기 때문에 언제나 반을 갈라 속에 벌레나 이물질이 들어 있나 살펴야 한다. 맛 좋은 식용버섯이지만 때때로 위장장애를 일으키기 때문에 처음 시식해 보는 사람들은 주의해야 한다. 절대로 날로 먹어서는 안 되며 특히 알코올음료와 함께 먹지 말고 또 많은 양을 먹지 말아야 한다.

흰곰보버섯
www.naturei.net 2008-05-03 [ 최종수 ]

흰곰보버섯
www.naturei.net 2008-05-03 [ 최종수 ]

(흰곰보버섯[필자명명], Morchella deliciosa, 영어속명 White Morel. 노란 곰보버섯이 특히 어릴 때 곰보 홈이 파인 안쪽이 회색이고 겉이 흰색이어서 흰곰보버섯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곰보버섯 철이 거의 다 지나갈 즈음 흔히 그 크기가 크고 대의 기부가 굵어져 30cm 높이에 7-8cm 굵기를 가진 노란 곰보버섯을 굵은대곰보버섯[Morchella crassipes, 영어속명 Thick-footed Morel]이라고 부른다. 굵은대곰보버섯이 보이기 시작하면 곰보버섯 철이 다 지나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최종수(야생버섯애호가,미국
[2008-05-03 02:15:35]

 

 

 

 

 

출처 : 무식한 촌놈
글쓴이 : 오솔길 원글보기
메모 :
사막에서도 버섯이 돋는다
야생버섯의 신비(35)
 

 

여호수아 나무(Joshua Tree)
www.naturei.net 2008-05-13 [ 최종수 ]

(캘리포니아  Joshua Tree National Park에 서 있는 Joshua Tree의 모습이다. 이 나무의 이름이 "여호수아 나무"라고 붙여진 경위는 19세기 중엽 모하비 사막[Mojave Desert]을 지나가던 몰몬 교도들이 이 나무를 보고 마치 히브리성서[구약성서]에 나오는 이야기[여호수아 10장 12절 13절] 가운데 여호수아가 하나님께 "태양아...멈추어라" 하고 외칠 때 쳐든 팔 모양을 상기시켜 준다하여 붙인 것이라고 한다.)

지난 해 2007년 1월 15일부터 19일까지 캘리포니아에 다녀왔다.  그 곳에 간 것은 로스안젤리스에서 서쪽으로 약 두 시간 거리에 있는 팜 스프링스(Palm Springs) 바로 옆  Desert Hot Springs에 자리를 잡고, 2박 3일에 걸쳐 그 주변 광야와 사막 체험을 하기 위해서였다.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단 한 번도 물 한 방울 보이지 않는 광야나 사막에 노출된 적이 없이 어디나 숲이 우거지고 물이 넉넉한 곳에서만 살아오던 터였다.   도착한 다음 날은 Joshua Tree National Park에 가서 서너 시간 광야 체험을 하였다. 그저 큰 바위덩어리를 쌓아놓은 듯한 큰 바위 돌 사이사이에 Joshua Tree 라는 선인장도 아니고 그렇다고 Palm Tree도 아닌 진기한 식물이 여기 저기 돋아 있는 곳에서 각자 흩어져 조용히 명상하였다. 바람이 몹시 불고 역시 겨울 날씨라 차가왔다.  약속시간에 다시 흩어지던 장소에 모여서 사막 모래밭을 걸었다.  식물들이 없는 것은 아니나 모두 말랐고 잎은 아주 세미하게 가늘고 잎 끝은 모두 가시처럼 날카롭고 가지에도 온통 가시가 돋아 있으며, 활엽수가 없지 않지만 모두 그 잎이 보일락 말락 아주 작았다. 물론 버섯이 있을 리가 없다. 버섯은 습기가 있어야 돋기 때문에 이런 사막 같은 곳에서는 어림도 없는 일이다. 

Joshua Tree National Park의 모습
www.naturei.net 2008-05-13 [ 최종수 ]

www.naturei.net 2008-05-13 [ 최종수 ]

(점심은 금식하고 각자 흩어져 바위 옆이나 후미진 곳에 앉아 명상하면서 사막영성을 체험하였다.)

이튿날은 Indian Canyon이라는 오아시스 골짜기에 갔다.  주변이 온통 광야와 사막 지경인데 참으로 희한하게도 바위뿐인 골짜기에서 옥수가 콸콸 흘러내린다. 말 그대로 사막의 오아시스인 것이다. 개울 주변에는 Fan Palm이라는 야자수와 플라타나스(영어속명 Sycamore) 같이 생긴 활엽수와 포플러처럼 생긴 나무가 서 있다.  옛날 이 오아시스에 인디언들이 정착하여 호박과 콩과 멜론과 옥수수를 심어 먹고 살았다 한다.  가만히 살펴보니 버섯이 돋아 있다.  두 곳에서 발견하였는데, 모두 무덥고 건조한 기후에도 잘 견디는 포자를 생산하는 구멍장이 버섯에 속하는 말굽버섯 종류였다.

Fan Palm Tree
www.naturei.net 2008-05-13 [ 최종수 ]

(인디언 캐년 오아시스에 서 있는 Fan Palm Tree의 모습이 장관이다.)

사막에서도 버섯이 돋을까?  놀랍게도 사막에 돋는 버섯이 여럿 된다고 한다.  그 가운데서도 땅위의 별이라고 할 수 있는 별 모양의 먼지버섯(Astraeus hygrometricus, 영어 속명 Hygroscopic 또는 Barometer Earthstar)이라는 습도계를 가진 버섯이 있다.  이 버섯은 꼭 별 모양으로 생겼는데 그 별모양의 방사조직(ray) 한 가운데 동그란 포자주머니를 가지고 있어서 그 안에 포자가루가 많이 들어있다. 그래서 건드리면 먼지가 나는 것처럼 포자가루가 펄펄 날아오른다.  그래서 이 버섯의 한국 이름은 “먼지버섯”이고 영어 속명은 땅에서 돋은 별 같이 생겼다하여 “Earthstar”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런데 이 버섯이 사막에서도 돋을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별 모양의 방사조직이 습도계 노릇을 하기 때문이다.  사막에 비가 오지 않을 때에는 그 방사조직을 오므려서 가운데에 있는 포자주머니를 감싸서 보호하다가  비가 오면 즉시 열어서 빗방울에 튕긴 포자가 방출되게 한다.  비가 오지 않으면 일 년이고 이년이고 오므린 채로 기다린다고 한다.  이러한 버섯은 사막이 많은 캘리포니아 서남부 지방에 많이 돋는다.

큰눈물버섯
www.naturei.net 2008-05-13 [ 최종수 ]

(아주 각박한 돌밭 위에도 큰눈물버섯[Psathyrella velutina]이 돋아 있다.)

그 밖에도 사막에 많이 돋는 버섯 가운데 길쭉하게 긴 줄기 위에 둥그런 말불버섯이 붙어 있는 종류들(Stalked Puffballs)이 여럿 된다고 한다.  그 가운데 사막에서 돋는 Desert Shaggy Mane이라고 부르는 버섯이 있다.   멀리서 보면 영락없이 먹물버섯(Shaggy Mane)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줄기가 있는 말불버섯이다.  먹물버섯은 주름이 있고 곧 피어서 시커먼 먹물로 녹아내리지만, 이 버섯은 먹물버섯과 달리 사막에서 비가 오자 즉시 돋아나 타원형의 긴 덩어리 속에 포자를 숨겨놓고 여러 주간 썩지 않고 견딘다고 한다. 

고동색우산버섯
www.naturei.net 2008-05-13 [ 최종수 ]

(사막은 아니지만 아주 건조한 왕모래  땅에서 돋은 광대버섯의 일종인 고동색우산버섯이다.  너무나 건조하여 버섯도 생기가 적고 마른 대주머니와 갓이 갈라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땅 속에서 돋는 감자처럼 생긴 이른바 정력에 좋다는 전설 때문에 한 파운드에 500불에서 1000불을 호가하는 트러플(Truffle) 버섯 종류 가운데 북 아프리카와 중동지방 사막에서 돋는 트러플이 있다고 한다.  모로코에서 이락에 이르는 사막 모래 땅 속에서 돋는 이 버섯은 아주 향기가 좋은 식용버섯이다.  이락 사람들은 맨발로 모래 위에 서서 엄지발가락으로 비비어 보아 다른 모래 보다 좀 단단한 느낌을 통해 이 버섯을 찾아낸다고 한다.

www.naturei.net 2008-05-13 [ 최종수 ]

(풀들이 모두 말라있고 나무들도 모두 잎이 아주 작거나 침엽을 가진 것들이 많다.)

이렇게 땅 속에서 돋는 버섯들은 그 향기로운 냄새로 말미암아 사람이나 돼지, 또는 개뿐만 아니라 다른 작은 동물들이나 곤충이 이 버섯을 캐어 먹게 하고 이 버섯을 먹은 동물들이 돌아다니며 배설하는 똥을 통하여 그 포자를 널리 퍼뜨리는 것이다.  특히 캘리포니아 들쥐나  잔등이 빨간 들쥐들이 그 역할을 담당한다고 한다.  이번 캘리포니아 사막 체험에서도 들쥐 구멍이 모래 위에 수없이 많이 나 있고 실제로 들쥐들이 오락가락하는 것을 몇 번 관찰하기도 하였다.

흰구름버섯과 주걱간버섯
www.naturei.net 2008-05-13 [ 최종수 ]

(흰구름버섯과 주걱간버섯. 사막의 오아시스에 흰구름버섯이나 말굽버섯 같은 구멍장이 버섯이 돋아 있었다.)

도대체 버섯이 돋을 법하지 않은 애리조나 사막지역을 여행하던 어느 부부가 쩍쩍 갈라질 정도로 말라붙은 붉은 진흙 땅위에 무엇인가 허연 물체가 보여서 타고 가던 차에서 내려 가 보았다고 한다. 그랬더니 빨간 진흙 갈라진 틈 사이로 버섯이 돋아 올라오고 있지 아니한가! 그것은 뜻밖에도 주름버섯의 일종인 Agaricus bitorquis라고 하는 기막히게 맛이 좋은 식용버섯이었는데,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보니 마른 진흙 길 갈라진 틈마다 수많은 버섯이 돋고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마른 진흙 틈새를 손으로 파헤치며 버섯을 채취하고 있으려니, 지나가던 캠퍼들이 무슨 일인가 하여 하나 둘씩 RV들을 멈추고 차에서 내려 모두 버섯 채취에 합세하게 되었다. 마침 어느 캠퍼들은 작은 삽을 가지고 온 사람도 있어서 삽으로 마른 진흙땅을 파헤쳐 많은 버섯을 채취하게 되었다. 그날 저녁 여행하다가 버섯을 채취하게된 사람들은 근처에 모두 캠프를 치고 버섯 요리를 한바탕 즐기게 되었고, 그날 사막에서 뜻밖의 맛 좋은 식용버섯을 채취하던 신나는 이야기들을 두고두고 잊지 못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다(Max Lipp의 회고담이 David Arora의 All That the Rain Promises, and More...pp. 122-123에 실려 있다.)

주름버섯
www.naturei.net 2008-05-13 [ 최종수 ]

(아리조나 사막에서 사람들이 많이 채취하여 먹었다는 버섯은 바로 이 주름버섯처럼 생긴 버섯인데 단지 대가 좀 더 굵고 짧은 것이 특징이다.)

최종수(야생버섯애호가,미국
[2008-05-13 09:34:40]

 

 

 

 

 

출처 : 무식한 촌놈
글쓴이 : 오솔길 원글보기
메모 :
목이(木耳)와 반유태주의(Anti-Semitism)
야생버섯의 신비(36)
 

 

목이(木耳)
www.naturei.net 2008-05-22 [ 최종수 ]

(목이 Auricularia auricula, 영어속명 Wood Ear, Tree Ear, Jelly Ear. 독일어속명 Judasohr, 프랑스어속명 Oreille de Judas.)

우리가 사랑하는 버섯이 반유태주의와 관련되어 있다고 하면 놀랍기도 하거니와 의아하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버섯두려움증(mycophobia)이 인종적 편견과 관련되어 역사 내내 그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인종적 편견을 버섯과 연결하여 우리 인간이라는 종족은 악의 가능성뿐만 아니라 버섯에 대한 비합리적 신념을 꾸준히 지속해 오면서, 동료 인간들에게 악행을 저질러 오고 있다는 사실은 버섯을 사랑하는 우리들이 보기에 매우 불행한 일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젤리형 버섯인 목이(Auricularia auricula)에 대한 이름붙이기 역사와 나치 프로파간다를 돌이켜보면 버섯이 나치즘의 선전 도구가 되어 유태인들은 도둑놈들이요 살인자들이기 때문에 멸종시켜 마땅하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악용해 온 역사가 오래다. 도대체 무슨 말인가? 버섯이 나치 선전문건에 등장한다는 말인가? 놀랍게도 사실이다. 그것도 역사상 그 유례가 없는 아주 고약한 형태로 버섯이 악용되어있다. 더구나 놀라운 것은 그 일이 어제의 일만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1938년에 독일에서 출판된 나치 선전책자가 영어로 번역되어 최근 2004년 10월에 뉴욕, 뉴저지 주 일원에서 이른바 네오나치주의자들에 의하여 배포되었다. 비이성적 버섯공포증이 어린이들에게 인종차별주의를 선전하는 파괴적이고 왜곡된 정치적 만화로 둔갑하였다는 것은 더욱 고약한 일이다.

목이
www.naturei.net 2008-05-22 [ 최종수 ]

(목이. 중국에서 재배하는 목이는 Auricularia polytricha[중국어 발음으로 Mo-Ehr, 영어속명은 Cloud Ears]라고 한다. 목이는 약용으로도 오래 전부터 사용해 왔으나, 피 가운데 혈소판 점착 방해작용 즉 항응혈 또는 혈액 응고억제 성분이 있어서 혈액을 묽게 하기 때문에 심장병 예방에 마치 아스피린 같은 역할을 한다고 한다. 그러나 또 반대로 목이를 많이 넣은 음식을 먹은 뒤 피멍이 잘 들고 코피가 멈추지 않거나 면도할 때 베인 곳에서 피가 계속 나온다든지 여성들 생리 때 다른 때 보다 양이 많이 나온다든지 하는 증상을 보인다고 한다.)

버섯 자체는 악하지 않다. 오직 인간들만이 악하게 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버섯은 인간들처럼 악행을 의도하지도 않는다. 자연의 속성상 어떤 버섯은 인간에게 암을 유발한다든지 치명적 독성을 지닌 것이 있어서 인간에게 해로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인간에게 "해롭다"고 하는 것은 우리 인간이 내린 판단이지 버섯의 것은 아니다. 버섯두려움증은 독성에 대한 두려움이나 곰팡이류로 말미암는 부패에 대한 혐오 때문에 인간의 심성 가운데 깊이 뿌리박고 있고, 그 두려움이 상징적으로 또는 은유적(metaphoric)으로 버섯 세계에 대한 막연한 불안이나 공포 또는 비난을 낳게 하는 것이다. 인류 역사를 통하여 인간들이 버섯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해 왔는지를 살펴보면, 기괴하다, 정떨어진다, 성적 자극을 준다, 위험하다, 마술을 지녔다, 초자연적이다.....그 끝이 없다. "악한 버섯"이라는 관념이 문화적 금기와 관련하여 인종차별주의적 선전에 악용될 경우 영어속명으로 "유태인의 귀"(Jew's Ear)라는 이름을 가진 목이(木耳)에 이르게 되면 지나쳐 버릴 수 없이 더욱 특별한 경우라 아니할 수 없다.

고려주발버섯(이지열)
www.naturei.net 2008-05-22 [ 최종수 ]

(고려주발버섯[이지열]. Peziza badio-confusa. 컵처럼 생겼다하여 영어속명 Common Brown Cup이라는 이름이 생겼다. 봄 5월경에 숲속 개울가 땅 위에 돋는 작은 종지같이 생겼고 얼핏 보면 목이버섯처럼 생겨서 혼동하기 쉽다.  그러나 목이는 나무 위에 돋지만 이 버섯은 땅위에 돋고 잘 부서지며 진한 갈색인 것이 목이와 구별된다. 식용할 수 있지만 반드시 익혀먹어야 한다.)

목이는 세계 어디에서나 돋는다. 중국요리에는 물론 우리 한국에서도 표고버섯과 함께 잡채에 빼놓을 수 없는 음식 재료다. 동서양을 통하여 "목이"(木耳)는 나무에 돋는 귀같이 생긴 버섯이라는 뜻에서 생긴 이름이다. 그래서 영어속명도 "Tree Ear," "Wood Ear," 또는 "Jelly Ear"라고 부르며, 거기다가 어느 버섯전문가는 재미있는 표현으로 "반 고흐의 자화상 가운데 보이지 않는 부분"이라고 하여 모든 이름에 귀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러면 왜 목이를 영어속명으로 "유다의 귀"(Juda's Ear) 또는 "유태인의 귀"(Jew's Ear)라고 부르게 되었을까? 그 경위는 온갖 전설의 숲에 가리어 희미한 그림자만 보여줄 뿐이다. 허지만 그 희미한 그림자를 계속 따라가 보면 저 멀리 기독교인들의 경전인 신약성서 복음서까지 추적해 볼 수 있다. 어쨌든 분명한 사실은 목이의 학명이 19세기에 이르게 되면 "Hirneola auricula-judae"(1874년 Elias Magnus Fries가 이 이름을 확정)라고 알려지게 되었고, 동시에 "유다의 귀"와 "유태인의 귀"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점이다. 사실은 라틴어 학명 가운데 "auricula-judae"라는 말은 문자적으로 "유다의 귀"라는 뜻이다. 그리고 목이가 양딱총나무(elder, Sambucus)에서 돋는 관계로 특히 "유다의 귀"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물론 목이는 여러 다른 활엽수와 침엽수에도 돋는다. 그런데 전설에 따르면 예수 그리스도가 달려 죽은 십자가는 양딱총나무로 만든 것이라고 하는 것과 더욱 중요한 것은 예수를 배반한 가롯 유다가 예수를 대제사장과 장로들(elders)에게 은 삼십 량을 받고 팔아넘긴 뒤 자책감에서 목매달아 죽었는데 그가 목을 매단 나무가 바로 양딱총나무였다는 것이다.

꽃흰목이
www.naturei.net 2008-05-22 [ 최종수 ]

(꽃흰목이 Tremella foliacea 투명하고 하얀 흰목이보다 더 크고 꽃잎처럼 갈라져 겹꽃모양이며 반투명의 연한 분홍색에서 연한 자갈색인데 건조하면 흑색으로 된다. 역시 죽은 활엽수에 돋는다.)

가롯 유다가 자기의 목을 매단 나무가 양딱총나무였다는 기독교 전설은 14세기 문헌들(1362, 1366년)에서 볼 수 있고, 심지어 섹스피어의 "Love's Labor's Lost"(1595)에 보면 "유다는 양딱총나무에 목매달았다"는 구절이 나온다고 한다. 적어도 목이는 엘리자베스 시대 때부터 특이한 버섯으로 널리 알려져 있었고 1581년에 이르면 그림으로 그린 가장 초기의 버섯들 가운데 하나였다고 한다. 그래서 목이가 양딱총나무에서 돋는 버섯이라고 알려지자 신비스럽게도 가롯 유다가 목을 매단 나무도 양딱총나무였다는 전설과 연관되면서 그 나무에 돋은 귀처럼 생긴 버섯은 바로 가롯 유다의 귀를 상징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유다의 귀"가 어떻게 "유태인의 귀"로 둔갑하게 된 것일까?

옥스퍼드 영어사전이나 그 밖의 사전에 보면 목이의 학명 가운데 "auricula-judae" 즉 "유다의 귀"(Juda's Ear)가 잘못 번역되어 "유태인의 귀"(Jew's Ear)가 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단순한 오역일까? 그건 아니다! 옥스퍼드 사전에도 16세기 영국에서 "유태인의 귀"라는 말이 보편화되어 있었다는 것처럼, "유다의 귀"가 "유태인의 귀"로 둔갑한 것은 훨씬 오래 전 일이다. 본래 유다(Judas)는 Judah의 그리스어 철자법이다. 그리고 이 유다(Judah)는 유태민족의 선조 가운데 한 족장의 이름이었다. 예수탄생 전 10세기부터 이 민족은 처음에 유다라고 불렀고, 뒤에 유대아(Judea)라고 불렀다. 그래서 유태인을 뜻하는 "Jew"라는 말도 본래 유다민족의 한 사람이라는 것을 뜻하였다. 서력기원 후 복음서가 편찬될 즈음 예수 배반자 유다에게 그 민족의 이름 유다를 붙여 줌으로써 말하자면 유다는 유태인의 한 원형으로 생각된 것이다. 이어서 중세 가톨릭교회 교리로 말미암아 고조된 유태인에 대한 신경질적 반유태주의가 큰 영향을 끼쳤다. 당시 보편적으로 대중화한 유태인에 대한 편견을 살펴보면 유태인들은 동물처럼 불결하고 사탄의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예수를 배반하고 죽인 책임을 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여기서 예수를 죽인 직접적 책임이 가롯 유다에게 있지 않고 "유태인들"에게 있다고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더구나 두렵고 보기 싫은 것을 대표하는 유태인, 예수를 죽인 자, 곰팡이(버섯)가 서로 연관되면서 "유다의 귀"나 "유태인의 귀"라는 목이의 이름이 굉장한 유동성을 가지고 함께 사용되었을 것이다.

붉은목이
www.naturei.net 2008-05-22 [ 최종수 ]

(붉은목이. Dacrymyces palmatus. Orange Jelly. 봄부터 가을에 걸쳐 죽은 침엽수 고목에 돋는 것이 특징이며 식용불명이다.)

황금목이
www.naturei.net 2008-05-22 [ 최종수 ]

황금목이(한국신칭). (Tremella mesenterica. 영어속명은 Witches' Butter. 겨울에도 눈 녹을 때나 선선하고 습한 봄에 이르기 까지, 그리고 서늘한 여름에 산 속 활엽수 죽은 나무 가지 위에 돋는 것이 특징이다. 비슷하게 생긴 것으로 죽은 침엽수에 돋는 붉은목이와 구별된다. 독성이 없고 식용할 수 있어서 수읍[soup]에 넣어 먹는다고 하지만 별로 식용가치가 없다.)

어쨌든 목이를 “유태인의 귀”라고 하는 것이 16세기 영국에서 일반적이었다는 것을 여러 다른 문헌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이렇게 목이가 여러 미신의 표적이 된다면 그 목이가 돋는 나무도 미신의 표적이 된다. 그래서 어느 지방에서는 양딱총나무를 절대로 불태우지 않는다고 한다. 만일 그 나무를 태우면 사탄을 집으로 불러들이는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목이에 대한 학명이 Auricularia auricula-judae(Fr.) J. Schroet라는 이름을 거쳐 1902년 Lucien Underwood가 목이 학명에서 “유다”(-judae)라는 이름을 빼고 “Auricularia auricula”라는 학명으로 부르기 까지 가롯 유다의 영향은 계속되었고, 특히 목이에 대한 영어속명인 “Juda's Ear”(유다의 귀)와 “Jew's Ear”(유태인의 귀)라는 이름도 그 반유태주의적 색채 때문에 아주 서서히 퇴조하기 시작하였다. 여기서 참고삼아 말씀드리면 다행히 우리 한국에서는 목이를 “유다 또는 유태인의 귀”라고 부르는 법은 없지만, 아직도 그 학명에는 “-judae”가 남아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참고: 이지열, 원색한국버섯도감, 1988에는 “Auricularia auricula-judae”[Bull.ex st. Am] Berk 라고 하였고, 이태수 한국 기록종 버섯총목록, 1990에는 Auricualria auricula[Hook.] Underw. =A. auricula-judae[Fr.] Schroet 라고 되어있으며, 박완희, 한국약용버섯도감, 1999에는 Auricularia auricula[Hook.] Underw.와 A. auricula-judae[Bull.:Fr] Quel 둘 다 사용하고 있고, 김양섭 선생님도 A. auricula-judae(Fr.) Quel이라고 적고 있다.) 이렇게 대체로 한국에서나 미국에서 Auricularia auricula라는 학명을 사용하고 있고 A. aricula-judae라는 학명은 참고하기 위한 것으로 병기하고 있는 것을 볼 때, 앞으로는 아예 반유태주의적(인종차별주의적) 의미를 없애기 위하여 참고용으로라도 “-judae"는 아예 빼버리는 것이 좋을 듯하다.

들주발버섯
www.naturei.net 2008-05-22 [ 최종수 ]

(들주발버섯. Aleuria aurantia. 색깔과 모양이 벗겨 논 오렌지 껍질 같다 하여 영어속명은 Orange Peel이라고 부른다. 식용할 수 있다고 하지만 맛이 없다고 한다. 땅위에 돋는다.)

그런데도 “유태인의 귀”라는 목이 이름이 끼친 영향은 좀 더 무서운 결과를 가져왔다. 1938년 독일 출판사 사장이자 제3제국의 가장 악독한 나치 선전자였던 Julius Streicher라는 사람이 “독버섯”(Der Giftpilz)이라는 책을 출판하였다. 이 책은 어린이들을 위한 그림책 형식으로 아돌프 히틀러의 유태인 말살정책을 전폭 지지하는 유태인에 대한 무서운 기소장이 된 책이다. 버섯을 주요 주제로 삼아 상상력과 이야기를 동원하여 유태인들이 독일 사람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무서운 악마적 괴물이라고 묘사함으로써 어린이들에게 반유태인적 사상을 주입하려고 고안된 책이었다. “유다의 귀”라고 부르면서 많은 부정적 연상을 지닌 저급 유기체라고 하는 목이와 극심한 박해의 대상이었던 유태인을 하나로 보아 오던 역사를 고려한다 하여도 이 책은 그 유례가 없는 것이었다.

주발버섯 류(미동정)
www.naturei.net 2008-05-22 [ 최종수 ]

(Peziza 즉 주발버섯의 일종인데 나무 위에 팽나무버섯과 함께 돋아 있다. 정확한 이름은 아직 미동정이다.)

허지만 이야기의 시작은 순진하게도 독일이나 동유럽 가정의 문화전통에 따라 숲에서 한 가정이 버섯을 채취하는 장면을 묘사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어머니가 아들에게 세상에는 좋은 버섯이 있는가 하면 독버섯이 있는 것과 똑같이 착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해로운 인간도 있다고 하면서 결론짓기를 가장 지독한 독성을 가진 독버섯은 바로 유태인들이라고 한다. 이 이야기는 한 가정이 숲에 가서 식용버섯과 독버섯을 가려내는 전형적인 이야기이지만, 버섯 이야기는 단지 나치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시작에 불과하다.

“우리 아이들은....현존하는 가장 위험한 독버섯이 유태인이라는 것을 배우지 않으면 안 된다. 독버섯이 어디나 돋는 것과 똑같이 유태인도 세상 어느 나라에서나 볼 수 있다. 흔히 독버섯이 가장 무서운 참화에 이르게 하는 것과 똑같이 유태인도 불행과 고통과 질병과 죽음의 원인이다.”

이 책의 겉표지를 보면 두터운 입술에 퉁방울눈을 가진 창백한 얼굴의 스테레오타입 유태인 초상화인데 그 생김새가 광대버섯 모자를 쓴 것 같다. 이 유태인의 붉은 턱수염은 광대버섯의 고리(ring)처럼 그렸고 다윗의 별이 그려있는 똥똥한 배는 광대버섯의 컵받침(대주머니) 같다. 이처럼 유태인에 대한 비이성적 비방 중상과 의인화한 버섯두려움증이 소름끼칠 정도로 짝을 이루고 있다. 이 책의 메시지는 분명하고 그 상상력 또한 아주 혼란스럽다. 버섯이 반유태주의와 동일시되어 “순진한” 독일인들을 죽음과 파괴로 몰아넣는 독성으로 강조되어 있다. 일찍이 출판된 그 어떤 어린이 책도 이처럼 극단의 증오를 가르치는 책이 없을 것이다. 그래서 William Shirer라는 분은 이 책을 낸 Julius Streicher를 가학성변태자(sadist), 도색서적출판자(pornographer)라고 불렀는데, 이차대전 뒤 전범자 재판에서 인류에게 저지른 죄로 사형선고를 받고 뉴렘베르그에서 처형되었다. 그러나 언제나 회초리를 들고 다니던 그는 이미 악의 포자를 수없이 뿌리고 난 뒤였다.

노란다발버섯
www.naturei.net 2008-05-22 [ 최종수 ]

(노란다발버섯. Naematoloma fasciculare 또는 유럽에서는 Hypholoma fasciculare. 영어속명은 Sulfur Tuft. 이 버섯 역시 노란 뽕나무버섯과 같은 시기에 죽은 활엽수 그루터기에서 돋는 뽕나무버섯과 아주 흡사한 버섯 Look-alikes 이다. 그런데 뽕나무버섯의 포자색은 흰색인데 비하여 이 노란다발버섯의 것은 엷은 보라색이며 그 맛이 쓴 것이 특징인 독버섯이다. 미국에서는 단지 위장장애만 일으키는 독버섯이지만, 유럽이나 일본과 한국에서는 치명적 독버섯이다. 그래서 맹독성을 가진 광대버섯 세 종류와 함께 요인 암살 등 정치적 버섯으로 악용되었다.)

앞에서 잠시 말했지만 이 “독버섯”이라는 책은 제3제국의 역사적 유물로만 끝난 것이 아니라, 최근 인터넷으로부터 다운로드 받은 영어판 “독버섯”이 뉴욕, 뉴저지 주 일원에서 백인우월주의자들 손으로 다시 유포됨으로써 버섯으로 말미암는 상상력과 은유의 힘을 빌려 인종차별주의를 전파하게 된 것이다. 이 네오 나치주의자들을 반대하기 위하여 그들을 가리켜 맹독버섯인 “알광대버섯”이라고 보도한 1998년 스위스 뉴스만화도 공포와 증오의 대상을 버섯과 동일시하였는데 그 저변에 버섯두려움증이 흐르고 있기는 매한가지다. 그 뒤에도 버섯두려움증과 반유태주의는 계속하여 소설에 등장하고 있다. 그래서 노벨문학상을 받았던 Guenter Grass조차 그의 소설 “The Flounder”(1977)에서 요인 암살용으로 사용될 수 있는 독버섯을 “정치적 버섯”(political mushroom)이라고 말할 정도다. 그가 염두에 둔 독버섯은 노란다발버섯, 마귀광대버섯, 알광대버섯, 독우산광대버섯 등 네 가지다. 이와 같이 정치적 버섯의 예들은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수도 없이 많은데 가장 악독한 최근의 정치적 버섯은 원자폭탄이 폭발했을 때 솟아오르는 “버섯구름”(mushroom cloud)이 바로 그것이다.

독우산광대버섯
www.naturei.net 2008-05-22 [ 최종수 ]

(독우산광대버섯 5송이)(치명적 독성을 가진 독우산광대버섯이다. Amanita virosa. 영어속명은 Destroying Angel. Amanitin이라는 독성을 가진 맹독버섯인데 한 송이만 먹어도 간을 손상시켜 어른이 죽는다. 미 동부 지방에 가장 많은 치명적 광대버섯이다.)

예수의 십자가 처형은 분명히 로마인들의 처형방식이지 유태인들의 처형방식이 아니다. 그러므로 역사적으로 예수를 죽인 것은 로마인들이었다. 유태교에서 분화하여 독자적인 길을 걷게 된 초기 기독교인들은 로마인의 박해를 모면하기 위하여 그들의 호의와 환심을 얻을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예수를 죽인 책임을 로마인들의 손에서 벗겨내어 유태인들에게 떠넘기기 위해 히브리성서(구약성서) 여기저기에서 이야기 거리들을 끌어 모아 만들어 낸 이야기가 바로 복음서에 나오는 배반자 이야기이고, 그 배반자에게 유태민족의 이름인 유다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던 것이다. 그 때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예수를 죽인 책임을 유태인의 원형인 유다뿐만 아니라 전체 유태인들의 등에 짊어지웠다. "그 사람의 피에 대한 책임은 우리와 우리 자손들이 지겠습니다"라는 마태복음서의 말은 지난 2000년 동안 유태인들에게 내린 사형선고였다. 이렇게 기독교인들이 꾸며낸 이야기가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온갖 전설이 덧붙어 자라가면서 결국 반유태인적 감정의 발로에 악용되어 가롯 유다가 목매어 죽었다는 나무에 돋는 버섯의 이름으로 명명되고, 버섯두려움증을 배경으로 유태인에 대한 인종적 편견과 인종차별주의를 부추기는 상징과 은유적 방편이 된 것이다.

이제 한국사회도 다인종, 다민족 사회가 되었다. 혹시 우리 안에 인종적 편견이나 타민족에 대한 배타성이 자리 잡고 있지나 아니한지 살펴보게 된다. 특히 독선적 기독교 근본주의 신앙을 가진 이들이 복음서에 나오는 꾸며낸 이야기를 문자적으로 읽은 결과가 어떻게 인류 역사에 무서운 결과를 낳았는지도 기억하면서, 버섯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이제 더 이상 목이를 "유다의 귀"(auricula-judae)라고 불러서는 안 될 것이다.

좀목이
www.naturei.net 2008-05-22 [ 최종수 ]

(좀목이. Exidia glandulosa. 영어속명 Black Witches' Butter.)

(필자 주: 이 글은 미국의 버섯잡지 "Fungi" Vol. 1, No. 1: Spring 2008, pp.12-17에 실려 있는 David W. Rose, "Notes from Underground: Auricularia auricula, Anti-Semitism, and Political Mushrooms"를 대본으로 삼아 초역하면서 유다에 대한 설명에 다소 부족하다고 느낀 성서신학적인 부분을 첨가하여 쓴 글임을 밝혀둡니다. 복음서의 가롯 유다 이야기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하여 자세히 알기 원하시는 분들은 존 스퐁 지음 최종수 옮김, "예수를 해방시켜라,"한국기독교연구소, 2004, pp.327-350, "가롯 유다: 기독교인들이 꾸며낸 사람?"을 보시기 바랍니다.)

최종수(야생버섯애호가,미국
[2008-05-22 06:56:08]

 

 

 

 

 

출처 : 무식한 촌놈
글쓴이 : 오솔길 원글보기
메모 :
화경버섯에서 암 치료약이?
야생버섯의 신비(37)
 

 

미국 동부지역의 Jack O'Lantern
www.naturei.net 2008-06-01 [ 최종수 ]

(밝은 주황색을 가진 Jack O'Lantern 버섯의 아름다운 모습. 갓이 피어나기 전 이 유균 버섯은 잔디 위에 돋았는데, 실은 땅에서 돋는 것이 아니고 땅 속에 묻힌 썩은 나무뿌리에서 돋는 것이다.)

(다시 알려드립니다: 연재되고 있는 이 글은 순전히 아마추어 야생버섯 애호가의 버섯 관찰과 버섯에 관한 명상의 글입니다. 혹시 야생버섯을 채취하여 식용하시려는 목적으로 이 글이나 이 글과 함께 실린 버섯 사진들을 사용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물론 최대한의 노력으로 정확하게 버섯을 동정해 내고 그 이름도 되도록 한국 버섯이름, 영어 속명, 학명을 모두 기록하려 하지만, 잘못 기재된 경우도 있을 것이오니 독자들의 조언이나 바로잡아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편의상 한국이름을 모르는 경우 제가 임시로 이름을 붙여 부르기도 하였습니다. 역시 바로 잡아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 글을 쓰는 사람이 미국 동북부 지역에 살고 있는 관계로 이 지역에서 만난 버섯과 그 사진들을 주로 실을 것이오니 사정을 참작해 주시기 바랍니다.)

미국 동부지역에는 해마다 여름부터 가을에 걸쳐 무성하게 돋는 독버섯 가운데 Jack O'Lantern이라고 부르는 버섯이 있다. 할로윈 때 모든 미국 가정에서 집 앞에 장식용으로 사용하는 주황색 호박의 색깔을 가진데다가 밤이면 유균 주름에서 야광을 낸다하여 붙여진 영어속명이다. 미국 가정에서는 10월경에 이 호박을 사다가 속을 파내고 눈 코 입을 도려낸 다음 그 안에 불을 켜 둔다. 10월 31일 만성절(萬聖節) 전야에 아이들이 온갖 할로윈 의상을 입고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Trick or Treat!"(과자 안주면 장난칠 태야!) 하고 외친다. 그러면 그 집에서는 과자나 사탕 초콜릿 등을 나누어 준다. 옛날 한국에서 음력 정월 보름 날 밤 집집마다 다니며 "제웅이나 보름 줍쇼!" 하던 기억이 새로운데 그 비슷한 풍속이다.

www.naturei.net 2008-06-01 [ 최종수 ]

(이 버섯은 내리주름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잘못하면 역시 내리주름을 가진 식용버섯인 꾀꼬리버섯과 혼동을 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꾀꼬리버섯은 지상생이며 색깔이 노란 색이고 주름이 무딘 것이 특징이다.)

그런데 이 독버섯의 독성분 가운데 Illudin S를 화학적으로 약간 변형시킨 것이 Irofulven인데 이 물질이 새로운 암치료제로 각광을 받고 있다. 2001년 미국 식약청(FDA)에서는 새로운 암치료제로 임상 실험하는 것을 승인하였다. Irofulven은 DNA의 하나로 급속하게 자라는 악성종양 세포분열을 방해함으로써 암세포 증식을 차단하여 마침내 그것을 소멸시키는 물질이다. 2002년 텍사스 대학교 암치료연구센터에서 실험 연구한 결과 Irofulven의 세포 파괴 작용에 정상세포는 최저한의 근소한 반응을 보이지만 악성종양 세포는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이 연구의 결론은 이러한 Irofulven의 독특한 이중적 반응 작용이 항암치료제 개발의 근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www.naturei.net 2008-06-01 [ 최종수 ]


MGI Pharma 제약회사와 국립암연구소(National Cancer Institute)에 의하여 실시된 제 1, 제 2 단계의 임상실험에서 Irofulven은 약물저항적인 암을 포함한 악성종양을 축소시키는 희망적인 결과를 보여주었다. 특별히 항암치료제에 대한 반응이 정지된 췌장암 환자들에게 놀라운 결과를 나타냄으로써 치명적인 췌장암 환자들에게 커다란 희망을 주었다. 이러한 좋은 결과를 바탕으로 췌장암 치료를 위한 제 3단계 Irofulven 임상 실험이 시작되었다. 식약청의 신속한 검토와 승인은 항암치료제 개발을 위한 중요한 이정표가 된 것이다.

돋은 지 오래된 노균
www.naturei.net 2008-06-01 [ 최종수 ]

(돋은 지 오래된 노균이다. 색이 변해서 갈색이 되었다.)

Irofulven은 그 발견역사 또한 특이한데 샌디에고 캘리포니아대학교의 화학 교수인 Trevor McMorris와 같은 대학교 의과대학 병리학 교수인 Michael Kelner가 공동 개발한 것이다. 본래 약으로 사용하기에는 너무나 강한 독성을 가진 독버섯의 Illudin S 라는 독성분을 변형시켜 얻은 반합성 물질이다. 또 Illudin이라는 독성분들은 50여 년 전 뉴욕식물원에서 당시 Clitocybe illudens(영어속명 Jack O'Lantern. 현재 미국 록키산맥 동쪽에서 돋는 것은 Omphalotus illudens, 서쪽에서 돋는 것은 오렌지색에 올리브색이 섞여있어서 O. olivascens라고 한다. 미국에서 돋는 이 두 버섯이 유럽에서 돋는 O. olearius라는 버섯의 북미형인지 아닌지는 아직 논쟁 중이다)이라고 부르던 독버섯에서 추출한 것이다. Illudin 독성분들 가운데 항생물질(1950), 항바이러스 물질(1963), 항암물질(1979)이 들어있다는 것이 계속 발견되었다. Illudin 독성분들에 대한 이야기는 처음에 1950년 뉴욕식물원에서 Marjory Anchel, Annette Hervey, William Robbins 등 세분이 Clitocybe illudens(Schw.)라는 독버섯으로부터 Illudin S와 Illudin M이라고 하는 두 독특한 항생물질을 추출 보고함으로써 시작 되었다. 뉴욕식물원에서는 흥분된 순간이었는데, 1963년 뉴욕식물원에 합세한 Trevor McMoriis 교수는 Marjory Anchel과 더불어 Illudin S와 Illudin M에 대한 화학구조를 제안하였다.

유균의 모습
www.naturei.net 2008-06-01 [ 최종수 ]

(역시 유균인데 잘못하면 뽕나무버섯부치나 뽕나무버섯으로 오인하기 쉽다.)

이 일이 있기 몇 달 전 일본의 독버섯인 화경버섯(Lampteromyces japonicus[Kawamura] Sing.으로부터 “Lampterol"이라는 물질이 추출되었다. (물론 이 화경버섯은 한국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이 물질은 미국의 Jack O'Lantern 버섯에서 추출된 Illudin S와 똑같은 물질이라는 것도 밝혀졌다. 화학적 분류와 비교형태학이 정통 분류학의 주요주제라고 할 때, 미국 Jack O'Lantern 버섯과 일본의 화경버섯에 똑같은 Illudin S가 발견된 것은 이 두 버섯종(種)에 대한 분류학적 운명에도 영향을 주는 것이다. 그래서 1983년 Nair 외 두 사람은 Mycologia라는 버섯잡지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 두 버섯이 같은 Illudin을 포함하고 있어서 서로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새로 분류된 Omphalotus과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하였다. 1999년 Kirchmair 외 두 사람은 호주에서 돋는 Omphalotus nidiformis와 북미 서부지역에서 돋는 O. olivascens var. indigo에서도 Illudin 독성분들이 포함되어있다고 보고하여, Omphalotus 속(屬)을 위한 Illudin 독성분들의 분류학적 특성을 확인하였다. 또 Thorn 등은 분자적 연구방법을 사용하여 Omphalotus속과 화경버섯속 사이의 밀접한 관계를 제시하고 독성분을 포함한 다른 이유를 들어 두 버섯이 모두 Omphalotaceae에 속한 단일발생적인 것임을 주목하였다. 2004년 Kichmair등은 DNA 검사에 기초하여 Omphalotus 속의 계통발생론을 발표하였다. 두 버섯 사이의 계통발생학적인 관계를 규명한 이들은 화경버섯과 Omphalotus에 속한 버섯들 모두 그 안에 Illudin 독성분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화경버섯을 Omphalotus 속 안에 포함시키는 일에 관계가 있다고 하였다.

www.naturei.net 2008-06-01 [ 최종수 ]

(죽은 나무 그루터기 주변에 무성하게 돋아있다. 한국에서 돋은 화경버섯 사진은 Daum 카페 "버섯골" 가운데 "한국의 버섯"에 보면 광릉수목원에서 찍은 화경버섯의 모습과 함께 밤에 발광하는 모습도 보실 수 있다. 물론 일본의 화경버섯 사진도 보실 수 있다.)

1987년 Trevor McMoriis 교수가 샌디에고 캘리포니아대학교로 간 뒤 Michael Kelner 교수와 함께 Illudin 독성들을 항암제로 평가 발표하였다. 특별히 Illudin S는 인간의 암세포에 대항하여 높은 암세포 죽이기를 보여준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러나 문제가 있었다. Illudin S가 시험관 안에서와 생체 안에서 뚜렷한 항암성을 보인 반면에 치료지수는 보잘 것 없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치료지수란 치료효과를 내는 용량과 중독효과를 내는 용량을 비교 평가해 보는 일을 말한다. 그런데 전에는 가장 희망적인 것이었지만 딱딱한 암덩어리의 경우 Illudin S의 치료지수는 별로 높지 않았던 것이다.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Illudin S로부터 반합성 항암제인 새로운 acylfulvenes를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이것은 딱딱한 암 덩어리에 대항하여 눈에 두드러지는 항암성을 지속하면서 Illudin S 보다 훨씬 더 강력한 치료지수를 보여주었다. 앞으로 그 치료지수를 계속 개선하면서 좀 더 효력 있는 항암제로 입증될 것이다. Trevor 교수는 이 물질에 대한 특허를 신청하였다.

www.naturei.net 2008-06-01 [ 최종수 ]

(많이 피어난 모습이다.)

2001년 미국 식약청은 Irofulven에 대한 국제적인 임상실험을 승인함으로써 제 3단계 임상실험에 진입함과 동시에 더욱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약물저항성을 가진 암도 억제하는 희망찬 모습을 보여 주어 특히 더 이상 달리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제한된 치료에 만족할 수밖에 없는 치명적 암에 대헤서도 희망적이다. 부작용은 다른 화학치료제와 다를 것이 없지만 앞으로 항암 치료에 높은 효력을 나타낼 가능성이 충분한 것이다.

그러나 Irofulven 임상실험 승인 몇 달 뒤 MGI Pharma 제약회사는 제 3단계 임상실험을 중단하였다고 한다. 환자들 눈의 망막에 이상이 오는 부작용이 예상보다 심했기 때문이다. 2005년 보스톤 암센터에서는 Irofulven 용량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 어쨌든 Irofulven은 여러 종류의 암을 치료하는 임상실험 결과를 계속 평가 중이다. 다른 항암 치료제와 병행할 때 좀 더 호의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도 보여주었다. 어느 항암치료제나 인간에게 사용할 때 그 효력과 안전 둘 다 갖추어야 한다. 이 목적을 위해 Jack O'Lantern 이라는 독버섯의 독으로부터 추출한 Irofulven이 암 치료약으로 완전 승인 받기 까지 멀고도 힘든 길을 가야 할 것이다. 오직 시간과 임상실험 노력이 그 일을 조속하게 해내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www.naturei.net 2008-06-01 [ 최종수 ]

(숲속에 여기 저기 무더기로 돋아 있다.)

"암흑가의 독버섯, 흑사회." 이 말은 최근 뉴스의 헤드라인이다. 우리 사회에 슬그머니 스며들어 갑작스럽게 그 위세를 떨치고 있는 범죄조직의 불법도박, 마약, 매춘 등 사회악에 대하여 독버섯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무엇이든지 좋지 않은 것이 갑자기 무성하게 자라는 것이면 그것이 생물이든 생각이든 "독버섯처럼 돋아난다"고 한다. 우리 속에 잠재한 버섯두려움증(mycophobia)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경계해야 할 대상에 대한 의인화한 버섯으로 표현되고 있는 것이다. 정말 독버섯은 나쁘기만 한 것일까? 야생버섯에 대한 이 글을 연재하기 시작하면서 둘째 글 가운데 이 Jack O'Lantern 버섯에 대하여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처음에는 아름다운 모습에 넋을 잃을 정도인데 이 버섯이 무서운 독버섯이라는 생각이 들자 두려운 마음이 든다." 그러나 독버섯이 생명을 살릴 수도 있다는 데 생각이 미치자 이젠 독버섯도 귀하고 소중하다는 것을 다시 깨닫게 되면서 다시 그 아름다움에 빠져들게 된다. 독버섯이지만 더욱 사랑스러움과 경외감마저 느끼게 된다.

(필자 주: 이 글은 Fungi, Vol. 1, No. 1: Spring 2008, pp. 18-20에 실려 있는 Elinoar Shavit, "Irofulven-Halloween Trick or a Beacon of Light을 초역하면서 다른 의견을 덧붙인 것이다.)


최종수(야생버섯애호가,미국
[2008-06-01 07:15:21]

 

 

 

 

 

출처 : 무식한 촌놈
글쓴이 : 오솔길 원글보기
메모 :
곰보버섯 뒷 이야기
야생버섯의 신비(38)
 

 

목각한 곰보버섯 세송이
www.naturei.net 2008-06-11 [ 최종수 ]

(목각한 곰보버섯 세 송이가 이웃집 뒷 정원 나무 밑에 세워져 있다.마치 미국에서 돋는 곰보버섯의 세종류를 대표해 보여주는 것 같다.)

이제 이 사람이 사는 지역의 곰보버섯 철이 완전히 지난 지 3주 가까이 되었다. 2008년 봄 4월 중순부터 5월 중순까지 한 달 동안 곰보버섯을 관찰하기 위하여 거의 날마다 산에 올랐는데 다른 두곳에서는 발견할 수 없었고 오직 한 곳 캐톡틴 산(Catoctin Mountain)에서만 발견할 수 있어서 총 여덟 번이나 그 산에 올랐다. 갈 때마다 2, 30송이에서 100여 송이 까지 관찰 할 수 있었는데, 최소한 세 종류가 그 시기를 달리하여 돋아난 관계로 그 모양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산행하는 틈틈이 버섯 도감 여러 권을 샅샅이 뒤졌고, 또 곰보버섯만 전문으로 다룬 책을 주문하기도 하였다. 버섯 관찰 20여년 만에 처음으로 곰보버섯에 대하여 많은 것을 공부하였고 또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앞에 실었던 "곰보버섯과 더불어 새 봄이"라는 글의 뒷이야기로 이 글을 올려드림으로써 야생버섯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미국 곰보버섯에 대한 좋은 정보 나눔의 기회를 가져보고자 기대해 본다. 이 글은 Michael Kuo, Morels, Ann Arbor: The University of Michigan Press, 2005 책을 초역 발췌한 내용이다.

May-apple
www.naturei.net 2008-06-11 [ 최종수 ]

(May-apple. Podophyllum peltatum. 미 동부지역에서는 4월 중하순에서 5월 중순 사이에 하얀 꽃이 피고 대체로 5월 하순에 달걀 모양의 노란 열매가 달리는데 이 열매는 새콤한 것이 레몬 같아 먹을 수 있으나 잎과 뿌리에는 독이 있다. 이 풀이 돋아나서 잎이 피면 곰보버섯 철이 돌아 온 것을 알 수 있다. )

곰보버섯은 땅 속 온도가 화씨 50도, 섭씨 10도 정도 되었을 때 처음 3-4일 사이에 돋기 시작하여 4-14일간에 걸쳐 천천히 성숙하게 되고 그 뒤 약 3주간을 머물면서 노균이 된다. 다른 버섯과 비교하여 그 성장이 상당히 느린 편이다. 미국에서 곰보버섯이 돋는 것을 알려주는 것 가운데 참나무 잎이 다람쥐 귀만큼 자랐을 때, May-apple이라는 한국의 우산나물처럼 생긴 풀이 3-6인치 정도 자라서 그 잎이 피었을 때, 야생화 가운데 Trillium 꽃이 피기 시작할 때, 개나리꽃이 피었을 때, 노란곰보버섯은 라일락꽃이 피었을 때 등 알려주는 것이 많다. 그리고 옛 사과 과수원이나 산불 났던 곳에 곰보버섯이 돋는 다는 것은 동부지역에는 해당 안 되며 주로 서부지역에만 해당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 사람이 2008년 봄 경험한 바에 따르면 튤립 포플러나무가 주종을 이루고 간간 참나무와 다른 활엽수가 섞여 있는 숲 속 땅위 낙엽 사이에서 주로 발견하였는데 개울가에 약간 언덕진(slope) 곳을 슬슬 올라가면서 살펴보면 발견할 수 있었다. 돌이 많은 곳이라 해도 낙엽이 쌓인 곳이면 돌 틈을 비집고 돋은 것도 많았다.

검은곰보버섯 두송이
www.naturei.net 2008-06-11 [ 최종수 ]

(검은 곰보버섯 Black Morel 두 송이. 검은 곰보버섯이 가장 먼저 돋는다.)

북미주에는 대체로 세 종류의 곰보버섯이 있는데, 검은곰보버섯(Black Morel), Half-Free Morel, 그리고 노란곰보버섯(Yellow Morel)이 그것이다. 제일 먼저 돋는 것은 검은곰보버섯이며, 검은곰보버섯이 돋기 시작한지 1-2주 안에 Half-Free 곰보버섯이 돋기 시작한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나 이 Half-Free곰보버섯은 해마다 많이 돋는 것이 아니고 해 갈이를 하는 것 같아 특히 많이 돋는 해를 가리켜 "Half-Free Morel Year"라고 부른다. 아마도 금년 2008년이 많이 돋는 해였던 것 같아 본인도 참 많이 발견하였다. 4월 중하순에 제일 먼저 눈에 띄어 5월 초순까지 많이 채취하였다. 북미주의 Half-Free 곰보버섯은 두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미 동부지역에서 돋는 것이고 또 하나는 미 서부지역 특히 오리건 주에서 돋는 것이다. 그리고 이 Half-Free 곰보버섯은 유럽에서 돋는 것과 같은 것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고 한다.

Half-Free Morel
www.naturei.net 2008-06-11 [ 최종수 ]

(Half-Free Morel은 검은곰보버섯 다음에 돋아 노란곰보버섯과 검은곰보버섯 사이의 다리를 놓아준다.)

노란곰보버섯은 검은곰보버섯이 돋아난 지 2-3주 뒤에 돋는다. 2-3주에 걸쳐서 천천히 돋고 4-6주간을 지내면서 노란곰보버섯 철이 계속된다. 머리 부분이 대에 완전히 붙어있고 검은곰보버섯처럼 가장자리(rim)가 없다. 갓(머리 부분)의 요철부분 가운데 오목한 홈 안쪽에 회색을 띄우는 곰보버섯은 노란곰보버섯의 어린 것이다. 오목하게 파진 홈 안쪽(pit)은 검거나 진한 회색을 띄우고 도드라진 능선(ridge)은 연한 색깔인데, 노란곰보버섯이 돋아나기 시작할 때 많이 볼 수 있다. 그러나 회색을 가진 곰보버섯은 낙엽에 덮여 있던 검은곰보버섯의 어린 것일 수도 있다.

노란곰보버섯 두송이
www.naturei.net 2008-06-11 [ 최종수 ]

(노란곰보버섯 Yellow Morel 두 송이)

흰 곰보버섯(White Morel)은 거의 언제나 노란곰보버섯이다. 어떤 지역에서는 노란곰보버섯의 색깔이 너무 엷어서 다 성숙한 뒤에도 흰색으로 남아 있다고 한다. 바로 이러한 곰보버섯을 가리켜 흰곰보버섯이라고 하며, 또 어떤 사람들은 아직 어린 검은곰보버섯의 능선 색깔이 엷은 색깔이기 때문에 흔히 흰곰보버섯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DNA 검사 결과 회색을 가진 곰보버섯이나 하얀 곰보버섯은 각기 다른 종류의 곰보버섯이 아니고 단지 곰보버섯의 성장단계의 차이에서 보여주는 색깔일 뿐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흰곰보버섯 모음
www.naturei.net 2008-06-11 [ 최종수 ]

(흰곰보버섯 M. deliciosa모음)

좀 더 놀라운 이름은 붉은곰보버섯(Red Morel)이라고 부르는 곰보버섯인데 흔히 마귀곰보버섯(Gyromitra) 류를 가리키는 것이다. 물론 이 마귀곰보버섯은 참 곰보버섯이 아니고 전혀 다른 종류인 유사 곰보버섯일 뿐만 아니라 무서운 독버섯이다. 물론 먹어도 중독되지 않는 사람도 있다고 하며, 심지어 유럽 핀란드에서는 마귀곰보버섯을 판매하기도 하고 통조림까지 있다고 하지만 해마다 미국에서 약 30명-100명이 중독되고 전 세계적으로 약 10%의 치사율을 보인다고 하며 냄새만 맡고도 사망하였다는 기록이 있다고 하니 조심해야 하고 절대로 식용해서는 안 된다. 머리 부분이 일그러진 뇌처럼 생겼고 반을 갈라보면 속이 막혀있다. 또 곰보버섯과 유사하게 생긴 것 가운데 Verpa bohemica라는 버섯이 있는데 이 버섯을 반으로 갈라 보면 그 갓이 대 꼭대기 끝에만 붙어있는 것이 그 특징이다. Half-Free 곰보버섯과 혼동하기 쉬운데 이 곰보버섯은 갓이 반만 대에 붙어 있어서 쉽게 구분 지을 수 있다. Verpa도 갓 표면이 주름져 있기 때문에 갓 모양으로 구별하기 보다는 갓이 대에 붙어 있는 모양으로 구별하는 것이 가장 좋다. (참고: 이 Verpa bohemica 버섯의 사진은 Daum 블로그 "아름다운 버섯나라"에서 우산돌이님이 강원도 내면 쪽에서 발견 촬영한 것을 보실 수 있다.) 그리고 이 Verpa bohemica와 유사한 것으로 Verpa conica라는 버섯이 있는데 bohemica와 달리 갓이 주름져 있지 않고 대 속이 흰 솜 같은 것으로 채워져 있다. 둘 다 미 동부지방 보다는 남부나 중서부, 서부 해안 지역에서 발견된다고 한다.

펜실베이니아 형 흰곰보버섯(M. deliciosa)
www.naturei.net 2008-06-11 [ 최종수 ]

(펜실베이니아 형 deliciosa 모음)

곰보버섯에 대한 설명은 주로 유럽에서 발견한 것들을 유럽학자들이 이름을 붙인 것들이다. 허지만 북미의 검은곰보버섯은 유럽의 그것과 같은 것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한다. 가장 최근의 북미 곰보버섯에 대한 과학적 분류는 주로 미시간 주에서 발견한 것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긴 해도 1995년 Nancy Smith Weber가 한 것으로 이 분은 오직 4종류가 있다고 하였다. 최근에 DNA 검사법이 도입되기 전 과학자들은 Weber의 분류를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그러나 1995년 이후 DNA 연구 결과 북미에는 적어도 10여종 또는 그 이상의 곰보버섯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생긴 모양대로 분류하는 형태학적 분류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3-30여종의 곰보버섯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허지만 형태학적 분류는 언제 어디서 얼마나 무엇에 왜 중점을 두고 판단 분류되었느냐에 따라 다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많다고 한다. 곰보버섯을 전문으로 연구하기 위하여 "곰보버섯 자료수집 프로젝트"(Morel Data Collection Project)를 시작한 Michael Kuo는 우선 13종으로 구분하고 있다.

크게 나누어 참곰보버섯(True Morel)과 유사곰보버섯(False Morel)이 있다. 참곰보버섯은 머리 부분의 오목하게 들어간 부분에서만 포자를 방출하고, 머리 부분이 대에 완전 또는 적어도 반 이상이 붙어 있고, 대를 반으로 갈라보면 대 속이 완전히 텅 비어있다. 그러나 유사곰보버섯인 Verpa와 Gyromitra는 갓 또는 머리부분 전체에서 포자를 방출하고, 갓이 대에서 완전 떨어져 있다. 대를 반 갈라보면 대 속이 완전히 텅 비어있지 않고 허연 솜 같은 것이 막혀있다. 북미에서 발견되는 참곰보버섯의 종류는 아래와 같다. 모두 DNA 검사를 거친 결과로 분류한 것들이다. 아직도 계속 자료를 수집 중이고 또 검사를 진행하는 가운데 있기 때문에 여기 언급된 것들뿐이라고 단정 짓기에는 아직 이르다.

1. 북미의 Half-Free Morels(Morchella semilibera)

Half-Free Morel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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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lf-Free Morel은 갓이 대에서 떨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Half-Free Morel 반 가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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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lf-Free Morel은 갓의 반만 대에 붙어 있다.)

미국에는 두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동부지역에서 돋는 것과 또 하나는 서부지역 오리건에서 돋는 것이다. 검은곰보버섯과 노란곰보버섯 사이의 다리를 놓아 주는 것처럼 두 곰보 버섯이 돋는 시기 중간에 돋는다. 갓의 반만 대에 붙어 있는 것이 동정의 열쇠가 된다. 대 속은 완전히 텅 비어 있다. Verpa bohemica와 혼동할 수 있다. Verpa는 갓이 대에서 완전 떨어진 형이고 대 속에 흰 솜 같은 것이 들어 있다.

2. 북미의 노란곰보버섯(Yellow Morel)

노란곰보버섯 네 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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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곰보버섯 네 송이)

노란곰보버섯 노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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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보버섯 철이 지나감에 따라 노란 곰보버섯도 색이 변하고 누워있다.)

전형적인 북미 노란곰보버섯(Classic North American Yellow Morel)은 적어도 5종류가 있다고 한다. 그 가운데 흰곰보버섯인 북미 deliciosa는 두 종류가 있는데 둘 다 19세기 스웨덴에서 Fries가 설명한 것과 동일하다. 또 1995년 Weber가 설명한 것과도 동일하다. 그러나 여타 북미의 delisiosa와는 일치되지 않는다. 이 버섯은 주로 미 동부지역에서 보고되어 있고, 중서부에서는 양물푸레나무(ash)와 튤립나무 밑에서 돋고, 펜실베이니아에서는 튤립 포플러나무 밑에서 돋으며, 오하이요 미시시피에서는 히코리나무 밑에서 돋는다. 이 사람이 사는 서북 메릴랜드 Catoctin Mt. 에서는 튤립 포플러나무 밑에서 돋는다. 일반적으로 전형적인 북미 노란곰보버섯과 비교하여 그 크기가 작고 움푹 파인 홈(pits)과 능선(ridges) 사이의 공간이 넓은 편이며 좀 더 수직적으로 배열되어 있다. 즉 머리 부분의 크기에 비하여 오목하게파진 홈이 큰 편이며 수직으로 배열되어 있다. 색깔은 노란색이거나 또는 어릴 때 회색에서 거무칙칙한 갈색을 띄우고 시간이 지날수록 지저분한 노란색-꿀 색을 띄운다. 능선은 어릴 때 엷은 노란색이거나 흰색이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노란색으로 된다. 흔히 버섯도감에 M. deliciosa는 상당히 다른 종류의 곰보버섯으로 설명되어 있고 특히 그 색깔이 움푹 파인 홈 안의 색은 회색이고 능선은 흰색이라고 설명되어 있지만 본래 1822년 Fries의 설명에는 그런 말이 없고 대신 그 특징으로 머리 부분 끝이 뾰족하고 홈과 능선이 수직적으로 배열되어 있는 작은 종류라고 되어있다. 현재는 여러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 하얀 능선을 가지고 있고 좀 더 크며 둥근 것도 노란곰보버섯의 어린형(유균)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전형적인 북미 노란곰보버섯(Classic North American Yellow Morel)

흔히 곰보의 요철부분이 불규칙하며 오목하게 들어간 곳이 어릴 때는 거의 검다가 회색을 거쳐 차차 연한 노란색으로 된다. 특히 노란 곰보버섯은 동부지역과 중서부 지역에 많아서 록키산맥 동부에 집중된 듯하다. 그래서 회색을 가진 곰보버섯은 노란곰보버섯과 다른 종류가 아니라 노란곰보버섯의 초기 성장단계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것이거나 돋아난 환경 탓으로 생긴 것이다. 그리고 이른 바 굵은대곰보버섯 역시 노란곰보버섯의 노균에 지나지 않는다. 즉 굵은대곰보버섯(M. crassipes)은 DNA 검사결과 노란곰보버섯과 동일종인데 단지 습도, 온도, 성장기의 연장 등으로 대가 굵어지고 꾸부러지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회색 곰보버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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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을 보여주는 곰보버섯)

노란곰보버섯 가운데 현재 일리노이,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캐나다의 온타리오에서 채집된 것은 양물푸레나무, 플라타나스, 단풍, 튤립 포플러, 소나무 White Pine과 단풍나무 혼합림 밑에서 돋고, 늙어갈수록 색이 엷어지고 대에 거친 주름이 생기는 것이 있다. 그리고 사우스 다코타, 미시간에서 돋는 것은 요철이 불규칙하고 능선이 희며 오목하게 들어간 곳이 흑회색인 것(마치 한국 문경에서 처음 발견되었다는 문경곰보버섯과 아주 흡사한 것)은 White and Red Pine 소나무와 단풍나무 혼합림 즉 침엽수와 활엽수 혼합림 밑 사질 땅위에 돋는 곰보버섯이 있다.

Morchella rufobrunnea(The Blushing Morel) 캘리포니아 붉은점박이곰보버섯

이 버섯은 서부지역 버섯 도감에서 M. deliciosa라고 설명된 것과 동일한 곰보버섯이다. 현제 캘리포니아 해안과 멕시코 걸프 해안에서 발견되고 있다. 이 버섯은 1998년 멕시코 베라크루즈Veracruz에서 발견된 것을 Gaton Guzman과 Fidel Tapia에 의하여 처음 설명되었다. DNA 검사 결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발견된 것과 동일종임이 밝혀졌다. 돋는 곳은 멕시코의 경우 1350m 고도의 아열대 숲속과 나무를 베어 그루터기만 남은 길 가 사질 땅위에 돋는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심지어 주변에 나무도 없는 뒤뜰이나 정원, 주차장 주변의 역시 사질 땅위에 돋고 있다. 처음에 돋은 어린 것은 머리 부분 능선이 두텁고 흰색이며 파인 홈 안은 검은 색이다. 이 버섯을 비비거나 노균이 되면 머리 부분이 붉은 색, 분홍색-오렌지색으로 변하는 것이 특징이다. 머리 부분의 모양은 끝이 뾰족한 원추형이며 요철부분이 수직으로 배열되어 있다. 그래서 북미 M. deliciosa와 혼동하기 쉽다. 노균은 요철부분이 불규칙하게 주름져 있고 덜 수직적이다. 홈 안은 어릴 때는 흑회색이고 노균이 되면 갈황색으로 되고 능선은 어릴 때는 흰색-엷은 회색이지만 늙으면 역시 갈황색이 된다.

3. 북미의 검은곰보버섯(Black Morel)

검은곰보버섯 머리부분 대에 붙은 모양
www.naturei.net 2008-06-11 [ 최종수 ]

(검은곰보버섯의 머리 부분이 대에 붙은 모양)

검은곰보버섯 모음
www.naturei.net 2008-06-11 [ 최종수 ]

(검은 곰보버섯 모음)

검은곰보버섯은 흔히 머리 부분 밑쪽의 가장자리가 아주 얕고 대에 붙어있다. 어릴 때에는 능선이 엷은 색이지만 낙엽에 덮여 있지 않는 한 곧 검게 흑색이 된다. DNA검사에 따르면 북미에는 전형적인 검은곰보버섯 외에도 다른 4종류가 더 돋고 있다고 한다. 북미 버섯도감에 나오는 가장 흔한 이름은 다음 세 가지인데, Michael Kuo는 그 어느 학명도 사용하기를 꺼리고 있다.

(1) Morchella conica.....이 이름은 가장 혼란스럽고 혼동을 일으키는 이름이다. 19세기 유럽에서 설명된 것은 간단한 것만큼 그 의미도 없다고 한다. 왜냐하면 이 버섯이 검은곰보버섯을 지칭한 것인지 아니면 노란곰보버섯을 염두에 둔 것인지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북미 버섯도감 저자들은 모두 검은곰보버섯을 지칭하는 데 이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미 북서부 태평양 연안 지역의 상업적 곰보버섯 채취자들은 산불이 났던 지역에서 돋는 머리 부분 끝이 뾰족한 곰보버섯을 가리켜 conica라고 부르지만 이렇게 부르게 된 연유는 알 수 없다. 물론 이 버섯이 DNA 상으로 특별히 다른 검은곰보버섯과 구별되는 종류인지도 분명하지 않다. 그래서 Michael Kuo는 conica라고 불러야 할 특별한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다.

(2) Morchella elata.....원래 이 학명은 1822년 스웨덴에서 Fries가 명명한 이름인데 많은 북미 버섯도감 저자들이 검은곰보버섯을 설명하기 위하여 그대로 따르고 있다. 그러나 Fries의 설명이 너무 엉성하고 조잡하여 북미에서 돋는 검은곰보버섯에 사용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물론 스웨덴의 자료와 북미의 여러 다른 검은곰보버섯들을 직접 비교 검토해 보면 밝혀지겠지만, 그러한 elata라고 부를 수 있는 타입의 곰보버섯이 북미에는 존재하지 않고 또 스웨덴에도 여러 다른 검은곰보버섯들이 돋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문제를 쉽게 해결하기 어렵다고 한다. 여기서 참고삼아 말씀 드리면 한국에서는 라틴어 elata라는 말이 "키가 크다"는 뜻이기 때문인지 "키다리곰보버섯"이라고 부르는 것 같다. 이 글을 쓰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한국자료에서는 이 버섯을 찾을 수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검은곰보버섯으로 보이는 사진은 오직 Daum 카페 "야생버섯이 좋은 사람들"에서 팽이님이 촬영하여 올린 것(팽이님은 Morchella conica로 추정)을 볼 수 있고, 특히 이 분이 제주대학교 구실잣밤나무 낙엽아래에서 2007년 3월 23일에 촬영한 여러 사진이 역시 Daum 카페 "버섯골"의 우수회원님앨범 가운데 곰보버섯류에서 볼 수 있다. 팽이님은 M. conica로 추정했지만, "버섯골"지기 김창환님은 M. elata로 추정하고 있다. 물론 "버섯골"에 나와 있는 다른 분들의 사진들 가운데 경기도 용인에서 발견하였다는 약초꾼님의 것과 울릉도에서 보았다는 훔바바님의 것도 있다.

(3) Morchella angusticeps(Peck's Morel).....1879년 Charles Peck가 뉴욕 주 알바니 서쪽에서 채취한 곰보버섯에 붙인 이름이다. 사실 그는 머리 부분의 끝이 뾰족한 것을 염두에 두었으나 두 가지 형태가 있다고 하였다. 하나는 머리 부분이 좁고 가는 것과 또 하나는 머리 부분이 좀 더 넓은 것이다. 그는 현미경적 관찰로 포자의 크기와 형태 등을 근거로 M. conica 및 M. elata와 구별하였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 따르면 Peck의 현미경적 관찰은 미숙할 뿐만 아니라 곰보버섯에 대한 현미경적 관찰은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다양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더 큰 문제는 Tom Volk가 지적한 것처럼 Peck의 설명이 노란곰보버섯에 대한 것인지 검은 곰보버섯에 대한 것인지 분명하지 않다는 점이다. 그는 머리 부분의 색깔을 언급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그가 그린 곰보버섯 그림은 오목하게 들어간 홈의 색깔을 누르스럼 하고 능선도 엷은 색깔로 그렸던 것이다.
M. angusticeps가 어떤 경위로 검은곰보버섯으로 해석되기 시작했는지는 모르지만 1928년 즈음 Seaver의 설명은 이미 오목한 홈 안쪽은 누르스럼하고 가장자리 쪽은 거무칙칙한 갈색이며 바깥 쪽 능선은 검다고 하였다. Seaver는 오직 검은곰보버섯만 다루면서 그런 말을 하였다. 그 뒤로 Weber를 포함한 다른 버섯도감 저자들이 M. angusticeps를 원래 Peck의 설명이나 묘사와 모순되는 데도 불구하고 모두 검은곰보버섯을 가리키게 되었다. 허지만 북미 곰보버섯 가운데 어느 것을 진짜 M. angusticeps라고 불러야할지는 DNA 검사와 비교해 보아야 할 것이다. Peck의 곰보버섯이 DNA 검사 결과 검은곰보버섯으로 판명될지도 의문이다. 그래서 Volk는 아예 Peck의 설명과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이 이름을 쓰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하였다.

전형적인 북미 검은곰보버섯(Classic North American Black Morel)

전형적 검은곰보버섯(펜실베이니아 형)
www.naturei.net 2008-06-11 [ 최종수 ]

(전형적인 북미 검은곰보버섯. 메릴랜드 서북부에 있는 Catoctin 산에서 발견한 것이지만 펜실베이니아 주가 아주 가깝게 있기 때문에 펜실베이니아 형(形)이라고 보아 좋을 것이다.)
DNA 검사결과 검은곰보버섯이야 말로 북미 전역에 걸쳐 가장 널리 분포되어 돋고 있다. 미국 중서부와 동부지역 숲속에서 돋는 곰보버섯이 검은곰보버섯의 "전형적"(typical)인 모습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그 외양이 상당히 다양한 곰보버섯이기도 하다. 형태상으로만 본다면 여러 종류가 있다고 할 수 밖에 없다. 중서부와 동부지역에서는 주로 양물푸레나무와 튤립포플러나무 밑에서 돋고, 간혹 너도밤나무와 단풍나무 혼합림, 사시나무포플러(aspen), 참나무와 히코리나무 혼합림, 심지어 침엽수 밑에서도 돋는다. 서부지역에서는 특히 높은 지대의 더글러스전나무(美松) 밑에서, 그리고 산불 났던 곳에서 돋는다. 머리 부분의 오목 들어간 홈은 엷은 색이고 능선은 어릴 때 엷은 색이지만 곧 검게 된다. 머리 부분의 모양은 원추형이지만 둥근 것과 통통한 것도 볼 수 있다. 홈 파인 곳이 수직으로 골이 지어진 것이 특징이다. 그 모양과 색깔이 다르다 하여도 DNA 검사결과 모두 동일종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이렇게 다양한 검은곰보버섯 가운데 검은대곰보버섯(Black Foot Morel)은 2003년 캘리포니아에서 발견된 검은곰보버섯 가운데 대가 검고 머리 부분 능선도 많이 무딘 전체로 보아 검은 우단처럼 생긴 것이 발견되었다. DNA 검사결과 특이한 종류로 판명되었고 산불 났던 곳에서 돋고 오리건, 몬타나, 콜로라도에서도 볼 수 있다고 한다. 1949년 Moser는 유럽 알프스 산에서 돋은 검은대곰보버섯을 가리켜 M. esculenta var. atrotomentosa라고 하면서 그는 이 버섯 설명 가운데 머리 부분과 대가 대체로 우단처럼 보이는 검은색이라고 하였다. 버섯 학자들 사이에 이 atrotomentosa라는 이름의 타당성에 대하여 논쟁 중이라고 한다. 북미의 검은대곰보버섯은 Moser가 성명한 것에 따라 알프스 산에서 돋는 것과 같은 것일 가능성이 있지만, 그렇게 결론 내리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한다. 왜냐하면 세상에 검은 우단형 대를 가진 곰보버섯이 오직 한 종류뿐이라고 단정 짓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 밖에도 검은곰보버섯들 가운데 북가주, 텍사스, 오리건에 돋는 것과 북서 태평양 연안 지역의 산불 난 곳에서 돋는 것이 있지만 아직 연구 중이라고 한다. 

최종수(야생버섯애호가,미국
[2008-06-11 22:11:34]

 

 

 

 

 

출처 : 무식한 촌놈
글쓴이 : 오솔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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