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麗人 고려인"
러시아를 비롯한 독립국가연합에 거주하는 한인교포를 ‘고려인’이라고 부른다.
러시아·우크라이나·벨로루시·몰도바·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키르기즈스탄·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그루지야 등
독립국가연합 내에 거주하는 한인 교포들을 ‘고려인’이라 부르는데,
러시아어(語)로는 '까레이스키'라고 하며, 고려족 또는 고려사람이라고도 한다.
한국인들이 러시아로 이주하기 시작한 것은 1863년(철종 14)으로,
농민 13세대가 한겨울 밤에 얼어붙은 두만강을 건너서 우수리강(江) 유역에 정착하였다. 이어 1865년(고종 2)에 60가구, 그 다음해에 100여 가구 등 점차 늘어나,
1869년에는 4,500여 명에 달하는 한인이 이주하였다.
이후로도 이민은 계속되었는데, 거의가 농업 이민이었으나 항일 독립 운동가들의 망명 이민도 있었다. 그러나 스탈린의 이른바 대숙청 당시 연해지방의 한인들은 유대인·체첸인 등 소수민족들과 함께 가혹한 분리·차별정책에 휘말려
1937년 9월 9일부터 10월 말까지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되었다.
이들은 화물열차에 짐짝처럼 실려 중앙아시아의 황무지에 내팽개쳐졌는데, 당시 고려인 수는 17만 5000여 명으로, 이 가운데 1만 1000여 명이 도중에 숨졌다.
그러나 고려인들은 강한 생명력을 바탕으로 중앙아시아의 황무지를 개척하고 한인집단농장을 경영하는 등 소련 내 소수민족 가운데서도 가장 잘사는 민족으로 뿌리를 내렸다.그러다 1992년 1월 소련이 붕괴되고 러시아 외에 11개 독립국가로 분리되면서 고려인들이 거주하는 국가에서는 배타적인 민족주의 운동이 확산되었다.
이로 인해 고려인들은 직장에서 추방당하고, 경제적으로도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되자, 다시 연해지방으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하였다. 현재 연해지방 거주 한인들을 중심으로 자치회가 형성되어 자치지역의 실현, 모국과의 교류 확대 등 민족 정체성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활발하지 않다.
1996년 기준 독립국가연합 내 고려인 수는 임시 체류자 2,100여 명을 포함해 총 46만 1145명이다. 국가별로는 러시아에 10만 6852명, 우즈베키스탄에 22만 명, 키르키즈스탄에 2만 명, 카자흐스탄에 1만 7460명, 우크라이나에 8,669명, 벨로루시에 2,000명, 몰도바에 350명, 그루지야에 250명, 아제르바이잔에 100명, 아르메니아에 30명이 거주하고 있다.
◇ 광활한 땅 연해주 - 자연의 보고
연해주 '콩밭'은 더 장관이었다.눈앞에 펼쳐진 게 땅이 아니라 초록 바다 같다는 생각을 들게 했을 정도였다. 그 끝없는 콩밭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은 콩 종자를 가져와 심어놓기만 하면비료도 농약도 필요 없이 잘 자란다고 했다. 그래서 '야생 콩밭'이라고도불리는 그 초록색 바다는 광활하였다.
한반도와 거의 같은 크기의 연해주, 그 넓은 땅에 사는 인구는 겨우 200만을 조금 넘는다고 한다. 서울시에만 천 만 명인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땅을 사용할 수 있는 '방식'도 놀랍다.우리가 돌아본 농장 하나의 크기가 12,600hr 자그마치 3,800만평,아직은 사회주의 체제의 연장선에 있어서 그 땅을 개인이 소유할 수는 없지만, 1hr(3,000평)를 빌리는데 우리 돈으로 연간 1천원만 지불하면 되고, 러시아 정부로부터 49년간 '임대'해 경작할 수 있다고 한다.
고려인들의 '희망'이 여기에 있었다. 러시아에서는 집을 구입하면(주택 등 건물은 자기 소유 등기가 가능하다) 텃밭 500여평 정도가 '무상'으로 함께 주어진다.
러시아인들은 이곳에 자신들이 먹을 감자 정도를 심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데 반해, 고려인들은 그 곳에 비닐하우스 등을 만들어 최대한의 농업 성과를올리고 있었다. 그래서, 연해주의 농가들 중에서 비닐하우스가보이는 집은 거의 100% '고려인의 집'이라고 보면 된다고 했다.그렇게 열심히 텃밭 농사를 잘 짓다 보면러시아인보다 몇 배의 수익이 생겨나고 당연히 많은 일손이 필요한데, 이 때 고용되는 일손은 대부분 러시아인이라고 한다.
고려인들이 농업에서 '슬라브인'을 리드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이 땅이 과연 진정한 주인을 맞이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그러면서 연해주 답사 기간 동안 고도원님께서 매일 밤 아침지기들과의 '정리 시간'마다 던지신 말씀들을 메모해 놓았던 것을 한국에 돌아와 다시 읽어보게 되었다. 누구보다 깊이 연해주의 현실을 둘러보며 여느 답사 여행때보다 유독 말보다 생각이 많으셨던 고도원님의 말씀을정리해 놓은 것을 다시 보니, 그 뜻이더욱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다.
(이 메모 내용을 소개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고도원님께 허락을 구하고 간략하게 정리해 아래에 올려본다.)
[6월22일 (답사 이틀째 밤)]
정말 잘 왔다. 어떤 면에서는 조금 늦었다.
연해주는 우리가 앞으로 가는 길에 길목이 될 것이다
- 역사의 문제, 민족의 문제, 식량의 문제, 네트워크의 길목.
연해주의 광대한 땅덩어리, 고려인의 문제는 국가도,NGO단체도 풀 수 없는 미묘함이 있다.
- 아침편지같은 곳에서 조용히 스며들어 가면서마음의 영토를 넓혀가는 것이 필요하다. 이제 본격적인 변화의 시작점 같다.
역사가 돌고돌아 고려인 재정착이 시작되면서 우리의 먹거리,
좋고 믿을 만한 음식의 농장과 같은 것을 얻을 수 있다.
- 그런 가능성을 발견하고 현장을 볼 수 있는 중요한 답사다.
우리의 관심이 안으로만 돌아앉아 있어서는 안된다.
- 눈을 밖으로 돌려야 한다, 그리고 살펴봐야 한다.
- 그게 비전이고 꿈너머꿈이다.
[6월23일 (답사 셋째날 밤)]
이곳은 거의 자연의 땅이다.
- 먼저 관심을 갖는 사람이 주인이 될 수 있다!
가능성의 땅, 깨끗한 땅, 비옥한 땅, 매우 싼땅, 자연그대로의 땅,
무한대의 땅 - 그 무한대의 가능성이 이곳에 있다.
농장 하나가 김해평야같은 넓이다. 새로운 관심을 갖게 할 수 있다.
몽골 등 다른 곳은 이미 일본, 중국, 독일이 광업권 등 모든 큰 인프라를 선점하고 있지만, 이 곳 연해주는 오로지 한국 사람만이 역사적인 아픔과 더불어 이 연해주 땅을 품고 있다.
- 우리에게 절대절호의 기회의 땅이다.
러시아 정부로부터 49년 임대가 가능하고 그 안에 짓는 건물은
자기 소유가 가능하다. 이 곳만 하더라도 농가와 건물 가격이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
- 당연하다. 부동산의 부가가치가 매우 높다.
관심은 빠를수록 좋다.
- 아침편지 가족 중에 "나라도 가서 투자해보고 싶네.
고려인과 함께 큰 농장하고 싶네" 문의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여기에 동북아 평화연대와 함께 하며 교육하고 농산물을 좋은 상품으로
만들어내면, 고려인에게, 또 우리에게 희망이 있다.
- 그 중에 하나가 '콩'이다.
[6일24일 (답사 넷째날 밤)]
미래의 음식 재료는 무공해여야 한다.
- 최고의 경쟁력도 무공해다.
러시아의 비옥한 땅에서 비료는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 이곳은 순 자연의 무공해 그 자체다.
제대로 된 우리콩이 심겨지고, 연변 최고의 전문가가 자연농법으로 실험하며, 이미 성공을 거두고 있다.
식량이 무기이다. 미래에 대한 대안을 갖고 있어야 한다.
- 민족적 차원으로 접근해야 한다.
오늘 콩밭을 직접 보니, 잘 왔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되었다.
- 보지 않았는가. 지평선을 이루는 콩밭을...
100% 무농약 무공해 '반 야생콩밭'
- '콩'이 연해주를 살리는 길이고, 대한민국을 살리는 길이다.
나의 개인적인 관심과 건강을 위해 콩을 찾아 많이 다녔다.
- 한국인의 기본 식품인 두부, 된장, 청국장 등 항상 문제는 늘 '콩' 이었다.
- 좀 팔린다 싶으면 중국콩으로 대체한다.
- 국산콩은 상품은 좋지만, 단가가 너무 높다.
이곳 러시아 연해주에서 대안을 찾았다.
- 연해주가 최고의 콩의 보고이다.
- 이 좋은 콩을 어떻게 고스란히 한국으로 옮겨와서 아침편지 가족,
꽃마주민,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싼 값에 먹을 수 있게 하느냐가 숙제이다.
고려인들이 차가버섯과 결합해 만든 좋은 청국장을, 제한된 수량으로나마 우선 꽃마주민에게 선보일 날이 있을 것이다.
[6월25일 (답사 다섯째날 밤)]
청국장 찾아 천리만리를 왔다.
무엇보다 제대로 만든 청국장을 발견한 것이 기쁘다.
오래전부터 아내와 더불어 '청국장'에 대한 관심이 컸다.
10여년전부터 국내 안 돌아다닌 곳이 없다.
- 청국장 박사 홍영재 박사와의 만남과 함께 다닌 얘기
문제는 늘 콩이었다.
- 한국에서 국산콩이라고 해도, 믿을 수 있는 좋은 콩 고르기가 너무 힘들었다.
▷ 집에서 청국장을 직접 만드는 고려인 '또냐의 집' 방문 후
우리 고유의 정통방식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 여기에 차가버섯 결합해서 만들고 있다.
여느 공장에서 만드는 것과 다른 맛과 경쟁력이 있다.
- 자기 자신과 가족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만든 것들이다.
[6월26일 (답사 마지막 날 밤)]
러시아가 무서운 잠재력을 갖고 있는 나라임은 틀림없다.
- 러시아와의 관계가 민족적 관심사의 중심에 있다.
- 어떻게 우리나라와 연계해서 서로 역사적 상처를 내지 않고 시너지를 낼 것인가.
사회주의에서 자본주의 사회로 전환하는 과정을 잘 지켜봐야 한다.
경제 현실의 불균형은 아직 주목거리다.
- 러시아인 하루 인건비가 150루블인데, 김치찌개 250루블, 냉면이 400루블...
- 우리로서 상상할 수 없는 불균형이 지금의 현실이다.
무섭게 발전하고 있지만 노동의 질에서는 요원하다.
- 우리 같으면 한 달이면 될 공사를 3개월이 되어도 절반 수준이다.
지금은 그럭저럭 굴러가지만, 대전환점이 반드시 다시 온다.
오늘 류재관대표가 우연하게 외화벌이 나온 '북조선' 사람들을 만났다.
- 하루 일당을 150루블 받는 러시아인들과 달리 그 북한 동포들은
1,000루블을 받고 일하고 있다고 들었다.
- 게으른 러시아인들의 빈 자리를 빠르고, 열심히 하고, 손끝이 야무진
북한 동포들이 채우고 있다.
- 여기에 또 하나의 길이 있다.
장차 통일 후 북한 동포들이 나와도 먹을 것을 제공할 수 있는 땅이
바로 이 연해주이다. 협력의 자리, 매끄럽게, 부드럽게 갈 수 있도록
누군가 눈길을 보내고 준비하고 대비해야 할 것이다.
연해주는 '기회의 땅'이다. 그러나 모든 것은 직접 봐야 보이고,
보아야 길을 찾을 수 있다.
' 고도원님의 연해주 답사기에서'
출처; 산사람블로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