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아이들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 글: 퉁신(童心)
정부의 한 자녀 정책, 가난, 생명경시, 전통적인 남아선호 풍조로 인해 버려지는 아이들의 증가는 중국에서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고아들을 입양하여 그들이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다시 태어나게 하는 중국의 성도들, 이 글은 버려진 아이들을 입양하여 키우면서 하나님의 사랑과 신실하심을 경험한 이들의 간증이다.
버려진 모세와의 첫 만남
내 곁에서 신나게 왔다갔다 뛰어노는 모세의 천진난만한 모습을 볼 때마다 하나님을 향한 감사가 넘친다. 나는 모세를 통해 하나님의 자비와 능력을 보았고, 더불어 인간의 무능력함과 유한함을 깨달았다.
어느 일요일 오후, 나는 딸을 데리고 놀러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원래는 직접 아이에게 옷을 입히지만 이 날만은 아이 스스로 입도록 했다. 워낙 동작이 느려서 옷을 입는 데 한참 걸리는 아이를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전화벨이 울렸다. L자매로부터 걸려온 전화였다. 어느 병원 복도에서 버려진 아기를 발견했는데, 그냥 버려두자니 마음이 편치 않고 데려가 돌보자니 미혼인 그녀에게는 너무나 벅찬 일이라 어찌할 바를 모르고 당황하던 차에, 하나님께서 나를 생각나게 하셔서 전화를 걸었다는 것이다. 그 순간 딸 아이가 조금만 더 빨리 준비를 했거나, 내가 직접 아이를 챙겼다면 전화를 받지 못한 채 밖으로 나갔을 것이다. 나는 그녀에게 곧바로 가겠다고 말했고, 딸과 함께 하나님께서 이 일을 선하게 인도해 주시기를 기도한 후 병원으로 출발했다.
지금의 모세는 무척 귀엽고 사랑스럽지만, 처음 봤을 때 나는 차마 만지지도 못했다. 태어난 지 한 달 정도 된 앙상하게 뼈만 남은 아기가 종이상자에 누워 있었는데 냄새가 지독했다. 얼굴에는 모기에 물려 긁어댄 상처 자국이 가득하여 흉한 모습이었다. 그리고 허리에는 주먹만한 종기가 나 있었다. 나는 아이가 피부병에 걸렸다고 생각하였고, 병이 전염이 될까 무서워 감히 다가갈 수 없었다. 만약 이 아이가 평일에 발견되었다면 곧바로 고아원으로 보내졌겠지만, 토요일에 버려졌기 때문에 병원에 있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때만해도 아이를 집으로 데려올 생각은 없었다. 아이가 하룻밤만 더 모기에 물리면 큰일나겠구나 하는 걱정에, 빨리 아이를 고아원으로 보낼 생각만 했을 뿐이었다.
지난 1년 동안 교회에서 지체들과 함께 버려진 아이들을 고아원으로 보내는 일을 하면서 알게 된 고아원 원장의 명함을 찾기 시작했다. 이 아이도 데리고 가서 잘 돌봐달라고 부탁을 하려던 참이었다. 그런데 웬일인지 아무리 찾아도 명함을 찾을 수 없었다. 하나님은 이러한 우연을 통해 아이를 고아원에 보내는 것을 막으셨던 것이다. 그리고 나로 하여금 아이를 향한 연민을 느끼게 하셔서, 마침내 아이를 안고 집에 오게 되었다. 이 상황을 모르는 사람들은, “당신은 정말 사랑이 많고 착한 분이군요”라고 칭찬하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모세는 가장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 있었지만 나는 아이를 데려갈 마음이 전혀 없었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모세에게 얼마나 미안하고 부끄러운지…. 만일 그 때 성령의 감동이 없었다면 지금 모세와 함께 하는 이 행복은 결코 맛보지 못했으리라.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다닐지라도
나에게 전화를 걸었던 L자매가 이튿날 한 아동병원의 외과의사를 소개해주었다. 아이를 데리고 병원을 찾아갔을 때 의사는, “당장 수술을 받지 않으면 이 아이는 죽습니다. 수술을 하더라도 하반신이 마비될 가능성이 큽니다.”라고 말했다. 걱정이 된 나는 형제 자매들에게 기도를 요청하였다.
모세가 입원해 있을 때, 미국과 이탈리아에서 온 두 자매가 문병을 왔다. 그들은 경제적으로 뿐만 아니라,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배우고 깨닫는 데 도움을 주고 있었다. 외국인까지 문병을 오자 병원 측에서는 모세가 특별한 환자라고 생각했는지 잘 돌봐주었다. 모세의 주치의는 수술 실력이 매우 뛰어났지만 혼자 수술하는 것이 불안했는지, 큰 병원의 전문의를 모셔오자고 제안하였다. 그러나 그 전문의는 너무 유명한 사람이라 과연 시간을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하였다.
월요일 오후 5시에 주치의와 함께 그 의사를 찾아갔다. 그는, 수요일에는 다른 수술이 예약되어 있고 목요일에는 출장을 가야 하니 모세를 수술할 시간은 내일 오전밖에 없다고 하였다. 가장 유능한 의사 선생님에게 수술 받을 기회가 주어진 것이었다. 내일 수술을 하려면 오늘 준비를 해야 하므로 나는 급하게 병원으로 돌아왔지만, 직원들은 이미 모두 퇴근한 터였다. 기도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감사하게도 그때 마침 아동병동을 돌아보고 있는 병원장을 만나게 되었다. 주치의가 그에게 이 수술에 대해 이야기하자 그는, “좋습니다. 모든 파트에 특근을 하도록 지시하여 내일 오전 수술을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하나님께서는 모세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주치의와 전문의, 병원장 등을 통해 모든 것을 세심하게 준비하셨던 것이다.
이튿날, 수술하기 전에 보호자 서명을 했다. 수술 시 발생할 수 있는 좋지 않은 결과를 명시한 여덟 가지 조항들은, 죽지 않더라도 아이가 평생 장애를 안고 살 수도 있다는 심각한 내용들이었다. 아직 2개월도 안 된 젖먹이 모세를 수술실로 보내기 전 우리는 간절히 기도했다.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음은…(시 23:4)” . “천인이 네 곁에서, 만인이 네 우편에서 엎드러지나 이 재앙이 네게 가까이 못하리로다(시 91:7)” 이 말씀들이 우리를 위로하고 강하게 해 주었다. 어린 모세가 받을 고통을 생각하면 막막하고 괴로웠지만, 신실하신 하나님의 약속으로 인하여 나는 평안하였다.
나는 다시 한번 의사를 만나보았다. 그는 나를 위로하면서 말했다. “이와 같은 경우 대부분의 아이들이 기능상의 문제를 겪지만, 이 아이의 상반신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니다.” 라고 말했다. 나는 그에게 담대하게 말했다. “우리 모세는 하반신에도 문제가 없을 겁니다!” 수술 전 나는 의사에게 말했다. “당신은 의사입니다. 당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주십시오. 나머지는 하나님이 책임져 주실 것입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러길 바라시겠지요, 우리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보호자 분께서 믿으셔야 할 것은 신이 아니라 과학입니다.”
이후 모세가 돌이 지나 걸음마를 시작했을 때 나는 이 사실을 의사에게 말했다. “모세의 다리에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그는 안됐다는 표정으로, “그렇게라도 희망을 가지고 계시니 다행입니다”라고 했다. 모세가 이미 걸음마를 하고 있다고 말하자 그는 감짝 놀라며 “정말입니까?”라고 되물었다. 나중에 내가 모세를 데리고 병원을 방문하였을 때 그는 모세에게 뛰어보라고 했고 모세는 깡충깡충 뛰었다. 그리고 나서 그는 말했다. “당신이 믿는 신이 영험하긴 한가 보군요.” 나는 그의 말을 바로 고쳐주었다. “영험한 게 아니라 하나님께서 이모든 이들을 하셨습니다.” 그는 기분이 나쁘다는 듯 따져 물었다. “당신이 믿는 신이 정말 이 일들을 했다고 칩시다. 그럼 왜 당신은 나를 찾아와 수술을 부탁했습니까?” 나는 대답했다. “당신은 단지 하나님의 도구일 뿐입니다. 마치 당신이 수술할 때 쓰는 메스처럼 말이죠. 수술이 성공하고 난 후에 당신은 이 수술칼이 이 모든 일을 해냈다고 말하나요?”
그는 나에게 더 많은 것을 물어보고 싶어했지만, 그가 믿는 과학과 하나님은 상충된다고 여기는 듯 했다. 하나님께서 그를 불쌍히 여기시고 마음의 눈을 열어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우리 역시 하나님의 도구가 아니었던가. 겉으로 볼 때는 우리 몇몇 가정이 버려진 아이들을 돌보는 것 같지만, 그 뒤에는 보이지 않는 많은 기도의 손길들이 있다. 하나님은 각 사람들을 향한 선한 뜻을 가지고 계시며, 한 사람이 아닌 각각의 지체가 연합하여 한 몸을 이뤄가게 하신다.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사랑
모세가 퇴원한 후 아이의 거취를 놓고 나는 다시 간절히 하나님께 기도하기 시작했다. “네 손이 선을 베풀 힘이 있거든 마땅히 받을만한 자에게 베풀기를 아끼지 말며 네게 있거든 이웃에게 이르기를 갔다가 다시 오라 내일 주겠노라 하지 말며(잠 3:27~28)” 하나님은 이 말씀을 통해 나를 인도하시고 사명을 주셨다. 또한 귀중한 약속도 주셨다. “우리 가운데서 역사하시는 능력대로 우리의 온갖 구하는 것이나 생각하는 것에 더 넘치도록 능히 하실 이에게…(엡 3:20)
이제 모세는 우리의 정식 가족이 되었다. 가족 모두 모세를 끔찍이 예뻐한다. 이 사랑이 하나님께로부터 온 것이 아니라면 도저히 불가능한 것이다. 나는 믿고있다. 나의 바라는 것과 생각하는 것을 뛰어넘어 하나님께서 당신의 약속들을 온전히 이루어 가실 것을….
마지막으로 간절히 원하는 것이 있다면 모세가 하나님의 손에 붙잡힌 바 되어 귀하게 쓰임받는 것이다. 이 아이의 삶을 통해 하나님께 모든 영광과 찬송을 돌려드리기를 계속해서 기도하고 있다.
여호와를 의지하는 자가 복이 있도다
모세의 일 이후, 하나님은 우리에게 버려진 아이들을 돕는 일을 시작하게 하셨다. 어느날, 모세가 입원해 있을 때 알게 된 의사에게서 전화가 왔다. 병원에 버려진 아이가 있는데 우리가 그 아이를 맡을 의향이 있느냐는 것이었다. 이것이 우리와 여호수아의 첫 만남이었다.
설명을 들어보니 여호수아의 친부모는 아이를 원치 않아 아이 엄마가 몇 년 전 피임 수술을 받았는데 뜻밖에도 임신이 된 것이었다. 애를 낳고 보니 선천적인 병까지 있어 부모는 아이를 버리기로 하였다. 우리 품에 안겨 집으로 온 여호수아는 태어난 지 겨우 열흘밖에 안 된 갓난아이였다. 온지 얼마 되지도 않아 아이는 폐렴으로 곧바로 병원에 실려갔고, 얼마 후에는 결장(結腸)으로 또다시 입원해야만 했다.
아이는 정상적으로 배설을 할 수가 없었고, 수술을 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간호사들이 매일 관장을 해서 대소변을 볼 수 있게 했는데, 이로 인해 아이의 신체기능이 떨어지고 쇠약해져서 수술을 하기 어렵게 되었다. 의사들은 아이를 집으로 돌려보내 영양을 보충하고, 체중이 조금이라도 늘고 건강해 진 후에 다시 수술을 하자고 제안하였다. 전문적으로 아이 돌보는 사람에게 아이를 맡겨야 하고, 또 관장을 해서 대소변을 볼 수 있게 해주어야만 했다.
놀랍게도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백성들을 통해 이 아이를 보살펴주셨다. 한 부부가 여호수아를 입양하여 돌보겠다고 자원하였다. 이들은 매일같이 정성껏 아이를 간호할 뿐 아니라 합심하여 여호수아를 위해 기도하였다. 그들은 아이가 수술받지 않고 하나님의 능력으로 깨끗이 치유되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하였다. 그러나 하나님은 직접 고치시는 대신 병원에 입원시켜 수술을 받게 하셨다. 당시에는 참으로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에는 우연이란 없다. 여호수아가 입원해 있는 동안 이 부부는 같은 병동에 입원해있는 어린이들의 부모들에게 전도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 세 명의 부모들이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하였고, 여호수아의 주치의 역시 주님을 영접하였다.
이런 부모들은 빠른 시일 내에, 혹은 더 좋은 의사에게 수술을 받기 위해 의사들에게 뇌물을 갖다 바치기도 하였다. 우리 역시 안타까운 마음에 그런 움직임에 동참해볼까 하는 유혹을 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구별된 하나님의 자녀임을 기억하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스스로를 경계하였다. “탐학이 지혜자를 우매하게 하고 뇌물이 사람의 명철을 망케 하느니라(전7:7)” 이 말씀은 우리의 마음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었고, 믿음을 더욱 견고하게 세워주었다. 이때부터 우리는 여호수아에 관한 모든 것들을 하나님께 전폭적으로 맡겠다.
이후에 일어난 모든 일들은,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경험하게 하였다. 가장 좋은 시간에 수술이 이루어졌을 뿐 아니라, 더더욱 신기한 것은 다른 아이들의 수술에는 겨우 한 명 정도 참가했던 전문의들이 여호수아의 수술에는 세 명이나 와서 집도했다는 사실이다. 결국 수술은 순조롭게 끝났다.
퇴원 이후 여호수아의 신체 기능이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았지만, 양부모들은 계속적으로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하였다. 하나님의 은혜가 다시 한번 여호수아에게 임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한 하나님의 종이 집회 후에 여호수아를 위해 안수기도를 하였는데, 그날 이후부터 여호수아의 배설 기능은 완전히 정상이 되었고, 지금은 보통 아이들과 다름없는 건강한 아이로 잘 자라고 있다.
여호수아의 ‘우연한’ 출생, 그리고 이후의 고난은 이미 아름다운 열매로 바뀌어졌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께서 이 아이를 계속 지키고 도우심을 알게 되었다. 하나님은 작고 작은 여호수아를 통해 기적을 베푸셨다. 병동에 복음이 전파되게 하셨고,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케 하셨다.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마 6:33)”
출처 | “絕非偶然” , 「展望中華」12기
중국어문선교회ㅣ번역 | 김미나 |